얼마전 구두 한켤레를 장만 했다.
나는 성격이 그리 급한편은 아니지만,
쇼핑만큼은 속전속결~한층한바퀴 원칙에 의거하여 이루어 진다.
하지만 그런 내게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물건이 있으니~~그건 바로 '구두'
올해로 74세 되신 아버지는 반세기 50년 가량 구두를 만드시고 고치시는 일을 해 오셨다.
지금도 동네 골목에 한평 짜리 조그마한 수선가게를 운영하고 계신다.
생계를 위한 것이 아니시다 보니 주인은 하루에 절반 이상 자리를 비우시기 일쑤~
일명 배짱장사?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부터
아버지는 늘 좋은 구두를 저렴한 가격에 사다 주시고는 새벽마다 번쩍번쩍 닦아 놓으셨고,
사람이 신발이 깨끗해야 마음도 함께 깨끗해 지는법 이라는 말씀도 잊지 않으셨다.
그러하신 아버지 덕에
직장생할 10년 차가 넘기까지~
돈을 내고 구두를 닦는 다는건 왠지 해서는 안될일 처럼 느껴졌고,
10만원이 넘는 구두 한켤레도 내게는 크나큰 사치처럼 느껴지곤 했었다.
그러다 얼마전 큰 맘 먹고 나름에 비싼 구두 한켤레를~두 눈 질끈 감고 사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 비싼 구두가 신으면 신을수록 영~ 불편하고, 허리에 통증까지 오기 시작하여
어쩔수 없이 전문가이신 아버지에게 진단을 의뢰하기에 이르렀다.
구두에 달인 께서는 거짓말 안보태서
10초도 감상 안하시더니~~혀를 차신다.
다시는 이런 신발 사지 말라신다.
"사람이 신을수 있도록 만들어야지"라면서...
결국 명절 연휴를 통해 새롭게 태어난 구두.
바닥과 속을 다 치료해 놓으셨다.
깨끗이 닦아서 장성한 자식을 끝까지 사랑하는 노부의 마음까지 넣어 놓으셨다.
구두가 비쌌던 이유는
아버지의 사랑을 덤으로 끼워팔았기 때문이었나 보다~~^^

글: 박형준 이사

구두.jpg
 

 

[출처 : (사)함께하는아버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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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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