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 정00예요. 기억나세요? 3년 전 선생님으로부터 에니어그램을 배운... ”

“아~ 그럼요. 미아리에서 수원까지 공부하러 오셨던 분이시잖아요”

“오늘 불현듯 선생님이 생각나서 전화 드렸어요. 저 이제 졸업발표회만 하면 졸업해요.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싶었어요.”

 

3년 전, 에니어그램을 공부했던 수강자 중 한 분의 갑작스러운 전화에, 나는 너무나 흥분됐다. 시 그녀는 유치원에 다니는 딸을 둔 30대 중반의 어머니로, 딸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의 원장님으로부터 소개 받았다며, 내게 전화를 했었다. 마침 강의가 막 시작하는 수업이 있었는데 애석하게도 어머님이 사는 곳 서울과 멀리 떨어진 수원에 있는 한 학교였다. 무슨 일인지 하루라도 공부를 빨리 시작하고 싶다고 했다. 그 어머님은 전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2시간이나 걸리는 교육장까지 한 주도 빠짐없이 열심히 수강을 하셨다.


 본격적으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이 어머니가 다급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딸을 키우면서 나타나는 본인의 폭력적인 모습이 너무 싫고, 자기감정을 통제하기가 어렵다는 고백을 하셨다.

 “아이가 자꾸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요. 아이가 길을 가다가도 저의 신경을 긁으면 길거리에서 아이를 때리고, 다른 사람의 시선이 의식되면 근처의 건물로 끌고 들어가 계단 밑에서 구타를 하기도 해요”

 
매일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리고 눈물로 통회를 하지만 그 때뿐이고 또 다시 반복되는 자신의 행태가 어쩔 수가 없단다. 그녀는 유난히 열심히 공부하며 자신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던 중 에니어그램을 통해 자기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어린 시절의 부모로부터 맞고 자랐던 흔적이 투사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때 적절히 처리하지 못한 감정이 내제되어 있다가 약하고 만만한 자녀에게 투사(대물림)되었던 것이다.

 

다행히 공부가 중반기로 들어서면서 어머님은 명랑함을 회복했고, 아이와의 행복한 시간을 사례로 내 놓았으며 아이의 천식성의 기침이 멎었다고 “선생님. 소름이 돋아요!” 라며 기뻐했다. 또 좋아진 자신의 변화로 남편과의 관계도 회복이 되었으며, 늦게라도 대학을 진학하고 싶다는 소망을 남편이 선선히 동의하여 넉넉지 않은 가정경제에도 불구하고 지방의 2년제 대학의 성악과에 지원해 입학을 했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오늘 전화를 받은 것이었다.

 

누구에게나 남들에게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신이 취약한 부분을 스스로 부끄럽다 여기며 자꾸만 감추려고만 할 때는 진짜로 부끄러운 것으로 끝나게 되며, 계속해서 나와 주위를 괴롭히게 된다. 하지만 나의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이것을 건강히 딛고 일어서야 하는 것이다. 이럴 때 에니어그램은 나를 ‘나’로 바로 보게 하여, ‘나’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격려해주며, 건강한 ‘나’로 발전해나갈 수 있는 밑거름을 마련해준다.

 
내가 ‘나’로 바로 산다는 것.
이것은 ‘내’자신 뿐만 아니라 나와 함께 살아가는 가족. 더 나아가 세상까지도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나는 어려서 세상을 변화시키려했다. 그러나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중략>.

죽음의 문턱에서 나는 문득 깨닫는다. 만일 내가 내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누가 아는가? 그 바람에 세상까지 변화되었을지. <나 자신> 中에서

 

에니어그램을 통해 자신과의 싸움에서 멋지게 승리한 어머님과의 통화는 강의로 지쳤던 나의 어깨에 힘을 주었고, 오랫동안 행복한 미소를 멈출 수 없게 해주었다. 그리고 나에게 다시 질문한다. ‘나는 나로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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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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