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하루 앞 둔 지금도, 구제역(우제류가축의 급성전염병)이 그칠줄 모르고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 편에서는 한 고귀한 생명이 태어나고, 또 한편에서는 이름 모를 전국의 많은 동물들이 숨져가고 있네요.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농가에서 보낸 글 하나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습니다. <축산농 아들의 살처분 일지>.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이 글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애써 키운 소들을 살처분해야 하는 심정은 어떨까요. 말로 표현할 수가 없겠지요. 121마리의 소들. 소들이 죄가 있겠습니까. 13년간 애지중지 일궈낸 삶의 터가 한 순간에 사라지는 풍경을 떠올려 보십시오. 부모의 심정은 그 부모의 심정을 바라보는 아들의 심정은.


축산농가의 아들이 쓴 글은 12월19일 밤 11시부터 12월 22일 오전4시30분까지의 살처분 일지입니다. 글 곳곳에 풍경의 상처가 담겨있습니다. 현장에 없어도 현장에 간 것 같은 생생함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글을 읽은 누리꾼들 또한 대다수가 같이 슬퍼하고 있지만, 대규모 축산업 공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명이 위협받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구제역으로 살처분 된 가축에 대해 보상을 받겠지만, 보상으로 그 상처들이 아물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오후6시:
저랑 아버지, 동생이 마지막 가는 소들을 위해 고급사료를 주었습니다
방역담당자,,, 안락사를 위해 주사기에 독약 주입

무엇보다도 120두 정도 규모의 한우농장에 도달하는데 저의 집은 13년 걸렸습니다. 그 동안의 주말과 휴일도 없이 노력과 고생하신 저의 부모님의 땀은 누가 보상을 합니까?

 이땅의 자존심 한우,,,, 라고하면서 유명 여가수가 웃으면서 선전합니다. 이땅의 자존심 한우/한돈을 생산하는 Producer들이 지금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과연 소비자인 저 그리고 우리는 언제까지 웃으면서 쇠고기나 삼겹살에 소주를 마실수 있을까요...

 
구제역 살처분 축산농가 아들 유동일 드림

  P.S. 현장의 방역담당자 및 축산행정 담당자들은 정말 고생하시고,, 축산농가와 함께 고통을 나누는 좋은 분들입니다

*전문 읽어보기>>

 

연합뉴스 사진을 봅니다. 한 할아버지와 소 한마리. 소의 눈망울이 선하게 다가옵니다. 오늘은 성타 전야입니다. 구제역으로 본의 아니게 죽어간 가축들과 가축들을 보내면서 눈물 흘리고 상처받은 모든 분들에게 마음으로나마 위로의 기도를 드리고 싶네요.



소 /김기택


*이미지출처>>http://photo.naver.com/view/2010121616211220725


소의 커다란 눈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한데
나에겐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없다.
소가 가진 말은 다 눈에 들어 있는 것 같다.

말은 눈물처럼 떨어질 듯 그렁그렁 달려 있는데
몸 밖으로 나오는 길은 어디에도 없다.
마음이 한 움큼씩 뽑혀나오도록 울어보지만
말은 눈 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


수천만 년 말을 가두어두고
그저 끔벅거리고만 있는
오, 저렇게도 순하고 동그란 감옥이여.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서
소는 여러 번 씹었던 풀줄기를 배에서 꺼내어
다시 씹어 짓이기고 삼켰다간 또 꺼내어 짓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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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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