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기술교육의 요람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올해들어 3명의 학생이 자살했다. 세번째 학생이 투신 자살로 숨지자, 총장(서남표)은 카이스트 누리집에 글을 올렸고, 글을 읽은 한 학생은 대자보를 남겼다. 서 총장은 총장으로서 당연 입장을 표명해야했다. 총장이 남긴 글에는 실패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혜를 모으자고 이야기했지만, 사태의 핵심을 비껴간 변명의 글에 가깝다는 학생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아무튼 변명이든 질타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대화의 물꼬가 터졌다는 측면에서는 평가받을 만하다. 



캐나다 윈저 대학 서상철 교수
가 쓴 글의 제목은
< 죽어가는 카이스트의 6만 원짜리 아인슈타인들/읽어보기(클릭)>. 서 교수는 카이스트의 징벌적 등록금제 지적했다. 평점 3.0(만점 4.3)에서 0.01점이 낮아질 때마다 약 6만원이 등록금에 부가된다고 한다. 2.0 미만의 평점을 받은 학생은 최대치로 600만 원의 수업료가 부가될 수 있다고 한다. 씁슬하다. 물론 세 학생이 성적과 등록금 때문에 전적으로 자살의 벼랑 끝에 몰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학점과 경쟁 보상주의는 분명 6만원 짜리 천재들을 양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카이스트에 재학중인 학생이 남긴 대자보 글



서교수가 쓴 글을 읽으면서, 중국의 국보 나라의 스승이라고 불리는 원로학자 지센린의 말이 떠올랐다. 천재는 선천적으로 천재성을 띄고 태어난 사람도 있겠지만, 교육에 의해 길러진 천재도 있다. 지셴린은 ‘천재가 두렵다고’ 말했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 천재라 해도 사실은 편재(偏才). 즉 ‘특정 분야에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일뿐이다. 자신에 대해 애정은 있어야겠지만, 그 애정이 지나쳐 자만심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지셴린)”

 

 지셴린의 경고는 천재가 자만심에 빠져 사람들로부터 따돌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 말이다. 천재가 오만함에 빠지면, 평범한 사람보다 못하다는 것. 결국 천재가 천재다움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가정교육과 인성교육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 타인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천재는 천재가 아니라는 것.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다는 뜻. 0.01 학점에 6만 원짜리 천재의 현실은 슬프다. 천재가 아니라 천재를 죽음으로 몰아갈 수 있는 천재만들기가 슬프다. 서교수는 아인슈타인이 만약 0.01 학점에 6만원이 부가되는 징벌적(경쟁) 등록금제 환경에서 공부했다면, 그 유명한 상대성 이론이 나왔을까, 라면 묻는다. 



“ 한 수학자가 있었다. 심오한 숫자와 수학기호들이 그의 머릿속을 자유자재로 휘젓고 다니며 놀라운 수학적 능력을 과시했다. 남들은 발견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해내고, 남들은 풀지 못하는 방정식 따위를 거뜬히 풀어냈다. 사람들은 그들 천재라고 불렀다. 그런데 현실 생활로 옮겨가면 그의 지능은 초등학생보다도 못했다. 돼지고기 한 근이 3.3원이면, 다섯 근이 얼마인가? 그는 이 정도 질문에도 머뭇거리며 대답하지 못했다”(다지나간다 중에서/ 지셴린)


 경쟁과 희생이 아니라, 실패의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교육환경이 절실하다. 기다림도 필요하다. 인성교육과 인문학적 소양이 없는 천재만들기. 외골수 천재는 결국 사회부적응자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업적과 실적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업적을 위한 업적, 성적을 위한 성적지상주의는 천재의 길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했으면 한다. 카이스트는 지금이라도 징벌적 등록금제를 폐지하고, 학생과 학부모와 함께 대화의 문을 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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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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