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날

우리 아이가 탄생했어요.

기쁜 출생이었죠.

 

하지만 이일 저일로 바빴고,

치러야 할 고지서도 많았기에

내 아이는 내가 없는 사이에 걸음마를 배웠고,

나도 모르는 사이 말을 배웠죠.

 

아들은

"나는 아버지 같이 되겠어요"

"아버지 꼭 아버지를 닮을 거예요"

"아버지 언제 오세요?"라고 물었죠.

 

아버지인 나는

 "글쎄다, 하지만 언젠가는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을 수 있겠지"

. . . . .

 

내 아들이 10살이 되었군요.

"공 사주셔서 참 감사해요"

"아버지, 함께 놀아요"

"공 던지기 좀 가르쳐 주세요"

 

 아버지인 나는

"오늘은 안되겠다, 할 일이 많단다"

 

아들은

"괜찮아요" 하며 밝은 웃음을 머금은채 나갔죠.

 

 그래도 아들은

" 나는 아버지 같이 될거예요"

" 아시죠? 나는 아버지 같이 될거예요"

" 그런데 언제 오세요? "

 

아버지인 나는

"글쎄다. 하지만 그때는 즐거운 시간을 갖자꾸나"

. . . . . 

 

아들이 며칠 전

대학에서 돌아왔더군요.

사내답게 컸 길래 나는 말했지요.

"내 아들아 네가 자랑스럽구나. 잠시 함께 앉아 있자꾸나"

아들이 고개를 저으며 미소로 말하길

"차열쇠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어디좀 다녀올께요. 이따 뵈요"

아버지인 나는

"언제돌아오니? 아들아~"

 

아들은

"글쎄요. 하지만 그때는 함께 좋은 시간을 갖도록 하죠"

 

. . . . .

나는 은퇴한지 오래이고

아들은 결혼을 하고 이사를 나갔죠.

지난달 아들에게 전화를 해서

"괜찮다면 한 번 볼 수 있겠니?"

 

아들은

"그러고 싶어요. 아버지. 제가 시간만 낼 수 있다면요.

  새 직장 때문에 바쁘고, 애들은 감기에 걸렸어요"

"아버지와 얘기하게 되어 반가웠어요"

 

아버지인 나는... 

전화를 끊고 

문득 깨닫게 됐죠.

 

내 아들이 나랑 똑같이 컸다는 것.

내 아들이 꼭 나와 같다는 것.

"언제 집에 오니? 아들아"

"글쎄요, 하지만 그때는 즐거운 시간을 가지도록 하죠. 아버지!"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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