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작품에 나타나는결혼의 양상이나 남편의 상,

아내의 상은 개인의 특성에 못지않게

문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외국이나우리나라의 문학작품에서 명멸하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의 입장을 살펴보면

남성들의 환상에 맞는 아내의 자리에 오르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입센의 ⟪인형의 집⟫의 노라는

종달새처럼 노래하는 철없는 귀여운 아내 역을 오랫동안 해왔다.

그러나 남편이 자기를 한 인간으로 대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집을 떠난다.

이즈음 같으면 하품이 나올 정도의 진부한 이야기지만

당시에 이 희곡이상연되었을 때 사람들의 경아고가 비판은 사회를 뒤흔들었다.

아내의 자리를 스스로 박찬 여자의 이야기는 비극으로 끝을 맺어야

교훈이 이루어질 텐데 노라가 집을 떠나는 장면에서 희곡이 끝나기 때문이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안나는

보론스키와의 사랑을 위해 남편은 물론

눈동자처럼 아끼던 아들의 곁까지 떠나 이탈리아로 사랑의 도피행을 한다.

불행한 사랑의 전형적인 여주인공으로 알려진 안나는

마침내 모든 것을 잃고 브론스키의 사랑에만 집착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태도가 냉담해진다고 느끼자 절망하여

달려오는 열차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는다.

이소설은 결혼한 후에 다른 남자에게 끌리는 아내들에게

 기차에 뛰어들고 싶지 않으면 조심하는 것이 좋다는 상당한 교훈이 되었다.

 

체홉의 ⟪귀여운 여인⟫의 올렌까는

남편을 따라 생각하고 느끼고 감동하며

희로애락을 완전히 남편의 그늘에 맡기고 따라가는 여인의 전형으로 나타난다.

극장주인 남편과 살 때는 연극이 가장 중요해 보이고 목재를 다루는 상인과 살 때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재라고 믿는다.

두 번째 남편도 잃고 삶의 모든 희망과 의견을 잃었던 올렌까는

집에 하숙했던 수의사와 가까워지면서 동물들의 처우가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을 갖게 된다.

그녀는 당시 남편들이 바라던 영원한 아내상 중의 하나였다.

 

파스테르나크의 ⟪의사 지바고⟫에는

아내 토니아와 애인 라라가 나온다.

지바고는 아내를 존중하고 사랑하지만 라라에게 향하는 열정으로서의

애정을 지니고 있지는 안다.

토니아는 질투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아내로 행동하며

깊었을 마음의 상처를 내색하지 않는다.

그녀는 러시아를 떠난 후 다시 남편을 만나지 못하지만

정숙한 아내의 잔상으로 우리의 기억에 남아있다.

 

프로벨의 ⟪보바리 부인⟫의 엠마 보바리는

도덕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부도덕한 여자의전형이다.

그녀는 착하고 지루한 의사 남편 샤를르를 견디지 못하고

천박한 지주 르돌프와 애정행각을 벌인다.

그에게서 버림받고는 레옹이라는 젊은 청년과

허영에 찬 육체의 유희를 나누다가 빚에 쫓겨 독약을 먹고 숨을 거둔다.

냉정하게 엠마를 평하는 사람들은 사랑 때문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논리 때문에 엠마를 평하는 사람들은 사랑 때문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논리 때문에 돈에 쫓겨 죽은 여성의 전형으로 그녀를 보기도 한다.

 

메리메의 ⟪칼멘⟫의 칼멘은 결혼할 수 없는 정열적인 탕녀의 전형이다.

아내가 되어 요리를 하고 바느질을 하는 칼멘을 우리는 상상하기 어렵다.

작가가 그녀를 결혼시키지 않고 돈 호세의 칼에 찔려 숨지게하는것도

다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내의 높은위치에 그녀를 자리잡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모파상의 ⟪목걸이⟫의 마띨드는

하급관리의 아내 신분에 맞지 않게 상류층의 신분을 동경한다.

단 한번의 파티에 친구에게 빌린 목걸이를 하고 참석했다가

목걸이를 잃어버려 그것을 갚느라고 고생을 해가며

하층계급 부인 같은 신분으로 떨어져 내린다.

작가는 마지막에 그 목걸이가 가짜였다는 사실을 드러냄으로써

이 여인이 허영의 제물로 바쳐버린 젊음과 아름다움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

아내의 귀감이 되려면 이렇게 어리석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중노동과 아름다움의 반납이라는 희생으로 그녀는 아내의 자리에서 축출되지는 않는다.

 

 

 

문학은 시대에 다른 인간정신의 다양성을 보여주며

총체적 인간관을 제시하고 있다.

문학의 바탕에는 개인적 체험을 비롯해서

사람들의 소망이 함께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실제 사회의 양상과 사람들의 생각하는 방식이 문학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문학은 그것이 속한 시대와 사회를 벗어나지 못한다.

 

 

문학은 당대의 상상력과 연결되어 있어

남성들이 바라는 아내의 입장에 맞지 않는 여자에게

고독이나 소외, 따돌림이나 죽음이라는 가혹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앞으로 어떤 아내상이 문학작품에서 나타날 것인지 궁금한 일이다.

 

 

과연 어떤 아내 상이 바람직한가.

진정한 사랑은 어떤 것인가.

결혼은 과연 합리적인 제도인가.

결혼이나 이혼이라는 선택에 정답이 존재하는가.

 

 

 

[출처: 우애령 에세이 '결혼은 결혼이다'中에서]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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