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KACE입니다.


KACE 인문교육원 박재희 대표님의 오디오클립 채널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아침을 여는 "고전의 대문"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158




라디오 시사고전 박재희 교수가 돌아왔다!

KBS1라디오 시사고전과 EBS 손자병법 등을 진행한 고전 해설자이자,

《고전의 대문》을 쓴 박재희 교수가 월요일 오전 7시에 고전의 답을 들고 찾아옵니다.

사마천의 사기에서 만난 암살 이야기,

불통하는 리더의 결말,

다양하게 살아갈 권리 등 현실 속 다양한 사건과 이야기에 대해

동양고전이 주는 다양한 상상과 해석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공자는 자신을 ‘술이부작 述而不作’이라는 말로 정의하였습니다.

자신은 창조자가 아니라 전달자라는 다소 겸손한 정의입니다.

맹자 역시 공자의 위치를 집대성集大成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조그만 편린들을 모아 크게 완성하였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새로운 문을 만든 창조자가 아니라,

지나간 지혜를 모아 고전의 대문을 만들었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박재희, 《고전의 대문》에서 매주 월요일 아침 7시에 업데이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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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명량으로 다시 이순신 장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1970년대 이순신 장군은 국가에 대한 충성의 화신으로, 충무공 이순신, 성웅 이순신 등으로 그려졌지만 이번 이순신 장군에 대한 관심은 정부나 국가 주도가 아닌 국민들이 진정한 지도자의 출현을 바라는 갈망이라는 점에서 명확히 다르다. 진정 이 시대는 영웅을 필요로 하고 있고, 사리사욕(私利私慾)에 물들지 않은 순수하고 고결한 불멸의 지도자를 바라고 있음이 분명하다.

 

숭례문이 불길에 싸여 무너지는 상황에서 어느 지도자도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할 때 국보 1호가 타오르는 것을 그저 가슴을 쓸어내리며 바라봐야만 했던 국민들은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자기들만 살겠다고 승객들을 뒤로 한 채 구조선에 오르는 승무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또 한번 이 시대의 진정한 지도자를 생각하게 됐다. 병영의 어두운 곳에서는 병사들의 집단 구타와 따돌림이 만연한데 오로지 자신의 자리와 진급에 영향을 줄까봐 쉬쉬하며 덮어 버리기에 급급한 책임자들의 작태는 이제 국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 더 이상 책임과 공익을 위한 지도자의 출현은 요원하다는 탄식까지 자아내고 있다. 이순신은 이제 우리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진정한 지도자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기본부터 다시 묻고 있는 것이다.

 

‘장군은 진격을 명령함에 칭찬과 명예를 구하고자 해서는 안 된다(進不求名)! 후퇴를 명령함에 문책과 죄를 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退不避罪)! 진격과 후퇴의 판단 기준은 오로지 백성들을 보호하는 데 있으며(惟民是保), 그 결과가 조국의 이익에 부합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利合於主). 이렇게 진퇴를 결정하는 장군이 진정 국가의 보배다(國之寶也).’ <손자병법>에 적혀 있는 장군의 소명의식이다. 인사권자의 눈치나 보면서 어떻게든 진급이나 바라고, 세상의 공명심에 사로잡혀 오로지 자신의 이름 석 자 알리는 것이 성공인 줄 착각하는 사람은 애초부터 지도자의 자격이 안 된다는 것이다. 스펙이나 잘 쌓아서 남보다 먼저 진급하는 것이 공직의 최선 목표고 나중에 문제 생길 일은 직접 결정하지 않아서 모든 책임에서 벗어나기에 급급한 지도자라면 반드시 수백 번 고쳐 읽어야 할 구절이다.

 

‘전쟁은 국가의 가장 큰 일이다(兵者 國之大事). 백성들이 죽고 사는 땅이다.(死生之地). 국가의 존망이 달려 있는 길이다(存亡之道). 그러니 신중히 살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不可不察也).’ 공직에 나서기 전에 국가의 대리자로서, 국가의 안녕과 국민의 생존에 책임을 진 사람으로서 공직 선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내용이다.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무엇을 하려고 있는 사람인가? 나는 왜 이 일을 하려 하는가? 이에 대한 기본 질문 없이 그저 자리나 보존하고 남보다 위에 서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됐을 때는 조직이 무너지고 조직원의 생존이 위태롭게 됨은 너무나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 시대 새삼 영웅 이순신이 다시 각광받고 조명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시대는 스펙보다는 기본을 갖춘 지도자를 요구하고 있고 불굴의 의지로 위기를 돌파해 낼 능력 있는 지도자를 갈망하고 있다. ‘신에게는 아직 전선이 열두 척이 있나이다(今臣戰船尙有十二)!’ 참으로 든든하고 믿음직한 국민에게 충성하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두려움을 용기로 전환시키고 사람을 하늘처럼 받들 수 있는 지도자를 우리는 간절히 원하고 있다.

 

박재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taoy2k@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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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치, 안목에서 나온다


세상에 어떤 물건이든 쓰는 사람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똑같은 기술이라도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기술의 가치가 전혀 달라진다는 것은 결국 그 기술을 바라보는 사람의 안목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있던 것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더 큰 효용성을 만들어 내는 것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장자(莊子)>에는 손 안 트게 하는 약의 가치에 대한 우화가 있다. ()나라에 대대로 빨래만 전문으로 해서 먹고사는 집안이 있었다. 이들은 겨울철에도 빨래를 해야 했기 때문에 찬물에 손과 발을 담그더라도 손발이 트지 않는 비법의 약을 만들어 사용했다. 일명불균수지약(不龜手之藥)’, ()을 트지() 않게() 하는 약()이었다. 어느 날 그 지역을 지나던 과객이 백금을 주고 그 기술을 팔라 했고, 거액을 준다는 말에 기술을 과객에게 넘겼다. 과객은 그것을 가지고 오()나라 왕에게 가서 자신을 장군의 직책에 등용해 줄 것을 청했다. 그때 오나라와 원수 관계에 있었던 월()나라가 군대를 일으켜 오나라로 쳐들어 왔는데, 때는 찬바람 부는 겨울철이었고 마침 양자강 유역에서 수전(水戰)을 하게 됐다. 장군이 된 과객은 손 안 트는 약을 대량으로 만들어 자신의 병사들에게 바르게 해 강한 전투력으로 월나라 군대를 대패시켰다. 그 후 그 과객은 땅을 하사받아 제후가 되고 대대손손 부를 누리며 살았다. 장자는 이 이야기 말미에 이렇게 말한다. “똑같이 손 안 트게 하는 약인데, 누구는 그것을 가지고 제후로 봉해지고, 누구는 평생 빨래하는 직업을 못 벗어났다. 이것은 같은 물건이라도 누구에 의해 어떻게 사용되는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다.” 결국 안목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물 안에 개구리라는 말이 있다. <장자>는 이 우화를 말하면서 새로운 안목과 가치로 세상을 보려면 내가 있는 우물 속에서 과감하게 나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물 안의 개구리에게는 우물 밖의 하늘에 대해 설명해 줄 수가 없다. 여름에만 살다 가는 벌레에게는 겨울철 얼음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 조그만 동네에서 최고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뽐내는 사람에게는 세상에 더 큰 지식을 이해시킬 수 없다. 그들은 모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공간(space)과 시간(time), 지식(knowledge)의 그물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송나라 사람은 손 안 트게 하는 기술을 오로지 빨래하는 데만 사용했고, 과객은 그 기술로 군대 보급품을 만들어 병사들에게 지급해 겨울철 승리의 전략으로 사용했다. 똑같은 기술이지만 쓰는 사람의 안목에 따라 그 가치가 완벽하게 달라진 것이다. 미래 학자 앨빈 토플러는 그의 책 <부의 미래(Wealth Revolution)>에서 새로운 부의 혁명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고질적인 병폐(Deep Fundamentals)공간과 ‘시간’지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새로운 공간으로 항해하고(Stretching Space), 새로운 속도를 만들어 내고(Re-arranging Speed), 새로운 지식으로 무장했을 때(Re-trust Knowledge) 비로소 미래 부의 혁명 시대에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그의 주장은 <장자>의 우물 안의 개구리 우화와 너무 닮아 있다. 이제 한 가지 기술만으로 세상을 석권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융합과 복합적 사고만이 새로운 창조적 선두의 자리에 설 수 있다. 우리가 인문학에 관심을 기울이고 경험하지 못한 곳으로의 열망을 갖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은 새로운 가치와 안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박재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원본: http://www.dongabiz.com/article/view/1206/article_no/6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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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상처로 남지 않으려면

슬픔이 극에 이르면 아픔이 되고, 아픔이 도를 넘으면 상처로 남는다. 슬픔과 아픔은 인간으로서 숙명처럼 겪어야 할 인생의 과정이라 쳐도 그 슬픔과 아픔이 도를 넘어 상처로 남아서는 안 된다. 상처는 지울 수 없는 흉터가 돼 평생 그 아픔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논어>에서 공자는 ‘애이불상(哀而不傷)’을 말한다. 그는 인간의 감정을 노래한 <시경(詩經)>관저(關雎)’ 장을 평론하면서슬프지만() 그 슬픔이 상처()로 남지는 않았다고 했다. 귀한 생명들을 지켜주지 못해 차마 입에 담기도 안타까운 이번세월호참사의 희생자 유족들과 그 아픔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슬픔이 상처로 남지 않기를 기원하며애이불상(哀而不傷)’의 구절을 가슴에 새겨본다.

 

참사의 문제점을 논하는 다양한 시각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리더의 소신과 책임의식 부재에 대해 가장 많은 지적이 나온다. 승객을 책임져야 할 선장과 승무원들은 본인들의 책임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려고 도망가기에 급급했고, 구조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나 책임을 진 리더들은 한시가 급한 현장에서 어느 누구도 소신껏 구조명령을 내리거나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나중에 책임질 일은 하지 않겠다는 보신주의의 완결판을 모두 보여준 것이다. 지난 번 국보 1호 숭례문에 불이 났을 때도 소방방재청이나 문화재청 어느 누구도 기와를 뜯고 진입해 물을 뿌리라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밤새 팩스만 주고받았다. 결국 국보 1호 숭례문은 잿더미로 주저앉고 말았다. 내 앞에 닥친 재해가 나의 생명을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되고 나의 자리를 흔들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만 있었다. 내가 책임져야 할 것이 무엇이고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소명의식도 없었던 것이다. 이순신 장군은 아무리 인사권자의 명령이라도 백성과 나라의 보존에 위배된 명령이라면 거부할 줄 알았다. 자신이 판단해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과감하게 명령을 내렸다. 자신의 생명이나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장군으로서 보민(保民)과 보국(保國)의 소명의식을 어김없이 보여준 진정한 리더였다.

 

<손자병법(孫子兵法)>에 보면 장군이 전장에서 진격과 후퇴를 명령하는 판단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진격을 명령함에 칭찬과 명예를 구하고자 하지 마라(進不求名)! 후퇴를 명령함에 문책과 죄를 피하려 하지 마라(退不避罪)! 진격과 후퇴의 판단 기준은 오로지 백성들을 보호하는 데 있으며(惟民是保) 그 결과가 조국의 이익에 부합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利合於主). 이렇게 진퇴를 결정하는 장군이 진정 국가의 보배인 것이다(國之寶也).’ 국보(國寶)급 리더의 소신과 결정에 대한 <손자병법>의 구절이다. 인사권자의 칭찬과 비난에 연연해 생사의 갈림길에서 우왕좌왕하는 하는 사람이라면 리더로 있을 자격이 없다. 나중에 어떤 비난과 책임을 지더라도 현장을 정확히 읽어내고 결정했더라면 슬픔이 상처로 남지는 않았을 것이다.

 

슬픔이 상처가 돼서는 안 된다. 비록 자신만 살고자 했고 자신의 자리에만 급급한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슬픔이지만 아픔까지만 허용하고 상처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 스펙과 시험만으로 그 자리에 오른 사람들, 오로지 자신의 생명과 자리에만 연연하고 정작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직분과 소명의식이 없는 사람은 어느 누구든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된다.

 

박재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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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KACE입니다.

 

KACE인문교육원의 박재희 대표님의 도서가 출판되어 소개해드립니다.

 

 

 

"고전의 대문"

사서편, 인생에서 꼭 마주치는 질문들에 대한 동양고전의 답

 

 

책소개

인생에서 꼭 마주치는 질문들에 대한 동양고전의 처방전!

라디오 시사고전의 해설자, 30만 베스트셀러 《3분고전》으로 청소년에서 CEO까지 고전 열풍을 일으킨 박재희 교수의 「고전의 대궐 짓기 프로젝트」 제1탄 『고전의 대문: 사서 편』. 동양 정신문명의 근간이 된 《대학》, 《논어》, 《맹자》, 《중용》 등 사서 고전에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곡 마주치는 마음에서 미래까지 질문들에 대한 답을 길어낸다.

저자는 ‘불안과 절박감 속에서 피어난 꽃’으로 《논어》를 설명하는 파격적인 해석을 보여주는가 하면, 주자에서 피터 드러커까지 동서고금을 종횡무진 넘나드는 풍부한 논거와 사례들을 제시한다. 나아가 1,000년 전 동양문명의 르네상스를 이끈 고전들을 모멘텀으로 삼아 지금 나의 르네상스, ‘흥()의 혁명’을 이루어내 진정한 자기 부활에 성공할 것을 제안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도서구입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097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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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에게 가장 두려운 장애물이 무엇이냐고 <뉴요커>() 칼럼니스트가 질문하자 그는누군가 지금 차고에서 전혀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있지 않을까가 가장 두렵다라고 대답했다. 빌 게이츠가 가장 두려워한 것은 큰 빌딩도 아니고 대규모 자본도 아닌 차고에서 차가운 피자를 먹으며 잠도 안자고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2005년도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여러분 앞날에 좋은 길이 있더라도 편안한 길보다는 힘들고 어려운 길을 선택하라고 하면서 “Stay hungry!”를 외쳤다. 편안하고 안락한 선택보다는 배고픈 선택이 오히려 인생을 더욱 위대하게 만들 것이란 경험에서 나온 충고였다.

 

동양의 병법서 <손자병법>에서는 승리의 전투력은 안락하고 편한 환경에서 커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힘들고 어려운 극한 상황에서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파부분주(破釜焚舟)!’ 밥해 먹을 솥을 깨고, 타고 갈 배를 스스로 침몰시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절박함을 만들면 오히려 승리할 수 있다는 역경전략이다. 지금의 역경과 고통은 조직을 힘들게 하지만 먼 안목으로 보면 조직을 단련시키고 성장하게 하는 커다란 동력이 될 수 있다.

 

역경이 오히려 생존의 근거가 된다는 이론 중에 메기 효과(catfish effect)가 있다. 냉장 시설이 없던 시절, 유럽 북해지역 어부들이 청어를 먼 곳으로 운송할 때 수조에 청어의 천적인 메기 몇 마리를 집어넣어 청어가 오히려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더욱 싱싱하게 살아 있을 수 있게 했다는 이론이다. 아놀드 토인비 박사와 이건희 회장이 자주 인용함으로써 유명해졌다. <맹자>는 위대한 조직은 모두 역경 속에서 꽃을 피웠다고 정의하면서 지금의 걱정과 근심이 오히려 나를 긴장시켜 살리게 만들 것이고 편안함과 즐거움이 오히려 나를 죽게 할 것이란 화두를 던지고 있다. ‘생어우환(生於憂患)! 사어안락(死於安樂)!’ ‘우환이 나를 살리게 할 것이고, 안락이 나를 죽음으로 인도할 것이란 뜻이다. 안락사(安樂死)! 조직이 편안하고 즐거운 상황이라면 조직의 생존에 이미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조선 전기 문신이었던 강희맹(姜希孟) 선생은 어느 도둑의 이야기를 통해 역경과 우환이 오히려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어느 도둑이 아들을 데리고 부잣집에 도둑질을 가르치러 갔다. 부잣집 보물창고에 자식을 가두고 일부러 소리를 내어 집주인에게 발각되게 한 후에 본인은 먼저 빠져 나왔다. 창고에 갇힌 아들은 살아나가기 위해 온갖 꾀를 부려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고 집으로 돌아와서 자신을 가둔 아버지를 원망했다. 도둑은 자식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소이군여자(吾所以窘汝者), 내가 너를 그런 위기에 빠뜨린 것은, 내소이안여야(乃所以安汝也)! 너에게 어떤 위기가 닥쳐도 정신 차릴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함이었고, 오소이함여자(吾所以陷汝者) 내가 너를 함정에 빠뜨린 것은, 내소이증여야(乃所以拯汝也) 너에게 앞으로 닥칠 수 있는 위기에서 구원하고자 함이었다.’ 군색(窘塞)함이 오히려 훗날 편안()하게 할 것이고, 역경()이 훗날의 위기에서 구출()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도() 선생 철학이었다. 자식을 편안하고 아무 고생 없이 키우는 것이 결국 자식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고 자식에게 비록 고통을 주고 어려운 상황을 주었지만 그것이 자식의 성장에 더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교육법이었다.

 

안락과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세상이다. 직장은 안정이 우선이고 인생은 안락해야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역경과 근심이 오히려 긍정적인 생존의 계기가 될 것이란 생각도 해봐야 한다. 안락사(安樂死)! 우환생(憂患生)! 안락은 죽음이요, 우환은 생존이다! 지속적인 생존을 꿈꾸는 자, 안락과 우환 속에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너무나 자명하다.

 

박재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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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위기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주로 발생한다. 말은 예상되는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예측하고 준비를 철저히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은 무방비 상태에서 맞이하기 때문에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다. 예상된 태풍이나 기상재해는 위기를 막기 위해 준비와 대비를 한다. 미리 준비만 한다면 피해를 가능한 줄일 있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한 재해는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하기에 피해가 천문학적으로 수밖에 없다. 한때 한국 경제의 근간을 흔들었던 IMF 관리체제는 예측되거나 예상된 것이 아니었기에 피해가 더욱 막심했다. 그러나 전부터 계속해서 제기된 경제 위기에 대한 경고는 학습된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대비하고 있기에 충격이 완화돼 새로운 방법을 찾아 피해를 줄여나가고 있다.

 

조선 후기 학자였던 서계(西溪) 박세당(朴世堂) 선생은 사람의 위기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더욱 크게 발생한다고 강조하면서불려지환(不慮之患)’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생각() 못한() 곳에서 재앙() 발생한다 뜻이다. ‘인간의 위기는(人之患), 생각하고 예상한 곳에서 일어나지 않는다(不作於其所慮), 항상 생각지 못한 곳에서 일어나는 것이다(常作於其所不慮者也).’ 박세당 선생의 <남화경주해산보(南華經註解刪補)> 나오는 글귀다. 평소에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을 체크하고 조심한다.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 징후가 보이면 병원을 찾거나 자신의 습관을 조절한다. 그러나 평소에 건강에 자신 있다고 큰소리치 아무런 대비도 하던 사람은 크게 건강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위기를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은 이미 위기를 벗어날 대안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해 일부러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미래에 일어날 있는 위기에 대해 항상 고민하 대비하는 것은 생존의 기본 원칙이다.

 

<논어(論語)>에는 미리 다가올 위기에 대해 깊은 고민과 성찰을 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시일에 재앙을 당한다는 구절이 있다. ‘사람이 미래 다가올 위기에 대해 고민하고 대비하지 않으면(人無遠慮), 반드시 가까운 시간에 근심이 생길 것이다(必有近憂).’ 깊은 성찰과 미래를 대비하는 심모(深謀) 원려(遠慮) 없으면 반드시 위기를 맞이하게 것이란 경고다. 기업이 지금 잘된다고 해서 지속적 생존이 가능하지 않다.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를 고민하지 않으 가까운 시일에 사업 기반이 흔들리게 된다. 국가 역시 미래의 생존전략을 제대로 세워놓지 않으면 가까운 시일에 치명적인 국난(國難) 당할 있다.

 

우리가 평소에 걱정하던 일은 의외로 위기로 번지지 않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에서 위기가 생겨난다는 것은, 결국 위기를 미리 막고 대비하려면 우리가 생각지 못한 곳부터 차근차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며 무심코 지나쳤던 곳에서 진정 위기가 터진다는불려지환(不慮之患)’, 생각지도 못한 곳에 위기가 기다리고 있다는 서계 박세당 선생의 글을 통해 혹시라도 우리가 방심하거나 놓치고 있는 곳은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

 

박재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taoy2k@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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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는 말이 피부에 와 닿는 세상이다. 탄탄하다고 생각돼 누구나 믿었던 기업이 하루아침에 부도가 나서 무너지기도 하고, 잘나가던 사람이 어느 날 끝도 없이 추락해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추기도 한다. 무리한 사세 확장과 돌려 막기 회사채 발행으로 결국 불행을 자초한 어느 대기업은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을 더욱 확인시켜준다. 갑자기 무너지는 것이 어찌 기업과 사람뿐이겠는가? 잘나가던 나라도 변화하는 세상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경제가 피폐해지고 사회가 근간부터 흔들리는 것을 보면 어느 누구도 방심하고 영원한 생존을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는 시대다.

 

기업이 무너지고, 잘나가던 사람이 추락하는 것은 결코 큰일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평소에 하찮게 여기고 별 볼일 없다고 무심코 지나친 것이 원인이 돼 암담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잠깐 방심해 잘못 투자한 곳에서부터 기업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 행동 하나 때문에 더 이상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는 상황에 이르는 것을 보면 큰 문제보다는 작은 문제에 더욱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큰일이 일어나기 전에는 반드시 조그만 전조들이 있다. 그래서 미래에 닥칠 화를 미리 막는 사람들은 큰일이 터지기 전에 보이고 느껴지는 조그만 조짐들에 눈과 귀를 기울인다. 큰 지진이 일어나기 전엔 많은 조짐들이 있기 마련이다. 짐승들은 미리 그 조짐을 느끼고 피하는데 사람은 그 조그만 조짐들을 무시하고 아무런 대책 없이 있다가 결국은 큰 재앙을 당한다. ‘천 길 높이의 큰 둑(千丈之隄)도 사소한 개미구멍이 커져서 무너지는 것이며(以螻蟻之穴潰), 백 척 높이의 큰 집(百尺之室)도 굴뚝 아궁이에서 시작된 불이 원인이 돼 잿더미로 변하는 것이다(以突隙之烟焚)!’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재앙의 기원에 관한 글이다. 개미나 땅강아지가 파놓은 조그만 구멍을 발견했지만 무시하고 지나쳤기에 큰 둑이 어느 날 무너지게 되고, 아궁이의 불씨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기에 궁궐 같은 큰 집이 어느 날 불타서 전소되는 화를 입게 된다. 별것 아니라고 그냥 지나쳐 버린 조그만 일들이 더 이상 걷잡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일이 커지기 전에 미리미리 작은 구멍을 메우고 작은 불씨를 끄는 게 상책이다.

 

사람이 길을 가다 넘어지는 이유는 큰 바위나 산에 걸려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나뭇가지 하나 때문이듯이 평소에 방심했던 문제가 결국 무너지고 추락하는 이유가 된다. ‘사람은 산에 걸려 넘어지는 경우는 없다(人莫躓于山). 개미 언덕에 걸려 넘어지는 것이다(躓于垤).’ 청나라 심덕잠(沈德潛)이 편찬한 <고시원(古詩源)>에 수록된 글귀다. 지난 역사를 보면 나라가 망하고 역사 속에서 사라지는 이유는 외적의 침입이나 엄청난 자연 재해가 아니라 그 나라 내부의 조그만 문제들이 쌓여서 망하는 경우가 많다. 국론의 분열, 기득권층의 이기심, 지도자들의 부패, 이런 것들이 결국 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었다.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그 안에 잠재된 예비된 재앙의 불씨를 제대로 끄지 못하면 결국 큰 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천 길 높은 둑도 조그만 개미구멍이 커져서 무너지고, 길 가던 사람이 개미 언덕에 걸려 넘어진다는 글귀를 읽으면서 우리 사회에 무심코 지나치는 개미구멍이나 개미 언덕은 없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박재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taoy2k@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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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언론이 살아 있어야 한다. 옳고 그른 것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정론(正論)이 살아 있다면 그 나라와 조직은 무게중심을 잡으며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언론은 위대한 지도자들이 세상을 제대로 다스리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었다. 아무리 혹독한 비판이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지도자가 성군이 됐고 존경받는 리더로 기억됐다. 내가 하는 일에 반대한다고 해서 권력을 앞세워 탄압하거나 입을 막는 지도자는 어김없이 몰락의 길을 걸었다.

 

고대 성군이었던 순() 임금은 비방지목(誹謗之木)이라는 나무를 궁궐 앞에 세워 놓고 누구든 정치에 불만이 있다면 그 기둥에 글을 새겨 비방하도록 했다. 국가의 행정이나 관직자의 비리를 누구든 비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나무였다. 사람들이 비방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비방지목에 자신의 의견을 모두 써놓게 하여 국가의 균형을 잡아나갔다. 순 임금에 앞서 요() 임금도 북과 깃발을 매달아 놓고 누구든 와서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를 터놓았다. 감간지고(敢諫之鼓)는 어느 누구든 감()히 간()하여 말할 수 있는 북[()]이란 뜻으로 조선시대 신문고와 같은 역할을 하던 북이었다. 요 임금은 자신의 정치에 대해 잘못을 범하는 것이 있다면 누구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북을 쳐서 말할 수 있도록 했다. 진선지정(進善之旌)은 좋은() 의견을 올리는() 깃발()이라는 뜻이다. 요 임금은 이 깃발을 설치해 누구든 좋은 의견이 있으면 깃발을 흔들어 자신의 의견을 아무런 장애 없이 말할 수 있도록 했다.

 

나의 장점만 말하는 사람은 나를 해치는 사람이고(道吾善者 是吾賊), 나의 단점을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나의 스승이다(道吾惡者 是吾師)’라는 <명심보감> 구절이 있다. 누구든 나에 대한 칭찬을 듣고 싶어 하지만 나의 단점과 문제점을 정확히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나를 성장시키는 스승이 된다는 것이다. 권력자들이 앞에서 귀에 듣기 좋은 말에 마음을 빼앗긴다면 자신에게 재앙이 미치는 것을 알지 못하고, 결국 몰락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그래서 맹자는 신하를 고를 때 나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 한두 명 정도는 둬야 비로소 현명한 지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맹자는 과감하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신하를 불소지신(不召之臣)이라고 한다. 내가 함부로 오라 가라 부를() 수 없는 신하()라는 뜻이다. 불소지신의 역할은 소수의견을 내놓는 것이다. 요즘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기업들에 불소지신 몇 명만 있어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남들이 가서는 안 될 길을 주장하며 확장을 부르짖을 때, 정도와 상식을 주장할 수 있는 불소지신을 둔다는 것은 조직의 행운이다. <논어>에서 공자는 머릿수만 채우는 신하를 구신(具臣)이라 하고 옳은 말을 하다가 안 되면 과감하게 물러날 줄 아는 신하를 대신(大臣)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와 기업에 머릿수만 채우는 구신(具臣)들이 넘쳐난다면 그 나라의 미래는 암울하다.

국가와 조직의 문제를 과감하게 비방할 수 있는 비방지목(誹謗之木)을 세우고 어떤 문제도 과감하게 간언할 수 있는 감간지고(敢諫之鼓)를 매달아야 한다. 함부로 할 수 없는 불소지신(不召之臣)과 직언, 쓴소리를 할 수 있는 대신(大臣)을 키워야 한다. 그것이 국가와 조직의 균형을 잡아나가는 데 무게중심이 돼 발전과 번영의 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쓴소리가 귀에는 거슬려도 국가 미래를 위한 정론이라면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위정자들의 자세다.

 

박재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taoy2k@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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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면서 나아가고() 물러남(退), 나타나고() 숨는() 것은 중요한 선택이다. 진퇴(進退)와 현은(見隱)의 선택을 잘못하면 패가망신(敗家亡身)을 할 수도 있고, 인생에 오점을 남길 수도 있다. 세상에 도()가 있으면 나아가 나의 꿈과 능력을 발휘하지만 세상이 혼란하여 도()가 없는 때라면 조용히 뒤로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것도 세상의 변화를 읽어내는 군자들의 처신이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아가 능력을 발휘하고(天下有道則見), 천하에 도가 없으면 조용히 물러나 수신에 힘써야 한다(無道則隱).’ 군자는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정확히 알아서 처신해야 한다는 <논어>의 구절이다.

 

능력과 덕성을 겸비한 사람은 늘 여러 곳에서 유혹이 있기 마련이다. 정치권에 영입을 권유받기도 하고 높은 자리를 비워두고 초빙받기도 한다. 그런데 아무리 높고 귀한 자리라도 그곳에 어떤 곳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발을 들여놓는다면 인생이 구차해 지고 지금까지 쌓아 온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가 있다. 또한 내가 있는 자리가 아무리 탐나더라도 있어서는 안 될 자리라면 한시라도 빨리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지혜로운 처신이다.

 

<논어>에 위태로운 곳에는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위방불입(危邦不入)’ 위태로운 나라에는 애초부터 들어가지 말라는 권고다. 위기를 겪고 있는 판에 잘못 발을 디디면 그 위기의 중심에 설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발을 들여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요즘 대기업의 자금위기에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금 손실이 우려된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위기에 빠진 나라에는 들어가서 안 된다는 원칙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투자라는 것이 수익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 위험이 높을수록 고수익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수익 이전에 손실을 고민한다면 위태로운 판에는 처음부터 안 끼는 것이 좋다. 정치판이나 조직도 들어가서는 안 될 판이 있다. 그런 곳에 아예 발을 들여놓지 않아야 일신이 평안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위기가 예상되는 판이라면 일찌감치 발을 빼는 것이 좋다. ‘난방불거(亂邦不居)’ 혼란한 판에는 머물지 말고 발을 빼라는 것이다. 아직 위기가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다가올 위기가 예상된다면 모든 것을 버리고 그곳에서 빠져 나오는 것도 지혜로운 자들의 인생철학이다. 이미 내가 몸담고 있는 곳에 위기가 다가왔다면 내 몸과 목숨을 바쳐 위기를 돌파해야 하지만 아직 위기가 다가오지 않았다면 시간 있을 때 조용히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좋다. 물론 내 자리를 포기하고 나온다는 결정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겪을 후환을 생각하면 한시라도 발을 빼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내가 투자한 곳이 혼란해 위기가 예상된다면 비록 손해가 나더라도 빠질 줄 아는 결단이 필요하다. 혹시라도 하는 마음에 시간을 놓친다면 혼란은 위기로 변해 발을 빼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

 

<손자병법>에는 나아가고 물러나는 진퇴(進退)에 대한 기준이 있다. ‘진불구명(進不求名)!’ 앞으로 진격함에 명예를 구하지 마라! ‘퇴불피죄(退不避罪)!’ 후퇴를 결정함에 죄를 피하려고 하지 마라! ‘유인시보(惟人是保)!’ 오직 사람의 목숨을 보존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모든 진퇴의 판단 기준은 남의 칭찬과 비난에 의해 결정해서는 안 되고 오로지 생존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난세다. 어제까지만 해도 설마 무너지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기업이 하루아침에 몰락의 길을 겪고, 그토록 강했던 조직의 기강이 흔들리고, 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을 보면 나아가고 물러나는 진퇴(進退)와 나타나고 숨는 현은(見隱)의 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가슴속 깊이 새기게 된다. 위태로운 판에는 아예 끼지 마라! 혼란한 곳에서는 미련 없이 자리를 내놓고 신속히 빠져나와라! 비록 세상을 살아가는 군자들의 인생철학이지만 하루하루 불확실성 속에 사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진퇴(進退)란 무엇인지를 들려주는 고전의 지혜다.

  

박재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 taoy2k@empal.com

필자는 조부에게 한학을 배우고 성균관대에서 동양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수학했다. 고전의 재해석을 통한 새로운 미래사회 가치를 연구하고 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지내고 현재 포스코 전략대학 석좌교수,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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