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죽기 직전까지 배워야 한다는 할머니 말씀은 옳다. 공부라고 요즘 애들 잡는 그런 공부만 있는 건 아니니 괜스레 심리적 압박을 느낄 필요는 없다.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공부는 의무교육도 아니고, 시대 흐름에 떠밀려 획득해야할 자격증 시험 과정도 아니다. 즐기면서 배우면 그 뿐이다. 자유의지로 모였으니 생각이 비슷한 좋은 친구를 사귈 수도 있고, 그 동안 몰랐던 재능이 드러나 다시 꿈을 꿀 수 있는 용기가 생길 수도 있다. 제 스스로 찾아 하는 공부는 맛있다. 일단 시작하자.

 

 

 자발적 인문학 공부

 

인문학이라는 단어에 겁먹지 말자. 인문학이란 바꿔 말하면 ‘어떤 분야이든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의 모든 종류의 공부’일 뿐이다. 내가 왜 이러고 사나 싶은 사람, 사는 게 뭐 별 거 있나 싶은 사람, 좀 더 잘 살고 싶은 사람, 좀 더 게을러지고 싶은 사람, 잘난 척 하고 싶은 사람, 겸손해지고 싶은 사람 등 누구나 배우면 되고 배울 수 있다.

 

 

배우는 기쁨에 흠뻑 빠지고 싶다면 <연구공간 수유+너머>

 

한국 대중지성 담론을 이끌고 있는 연구자들의 생활공동체다. 공부를 향한 열정과 즐거움이 대단하다. 인문학 강좌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분위기가 소박하고 진솔하며 친근해 마음이 한결 가볍다. 그들 스스로도 머리와 입으로 이루어진 지식인과 공부하면 할수록 생활에 대한 실감이 사라지는 공부는 경계한단다. 책도 읽고 영화도 읽는 금요인문강좌,《임꺽정》과《동의보감》등을 읽고 이야기 하는 세미나, 고전강독, 미술강좌, 표현강좌, 청소년고전학교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일주일 내내 열리는 별별 주제의 세미나는 일반인들에게도 열려있다. 요가, 빵 만들기 같은 몸으로 하는 운동에도 열중하는 연구원들의 일상과 공부 내용이 홈페이지에 빼곡히 올라있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www.transs.pe.kr, 02-3789-1125

 

 

소외된 그리고 새로운 문화 잡종에 주목하는 <문지문화원 사이>

 

‘예술의 근간을 이루지만 당장의 상업적 요구에서 떨어져 있어 소외되고 있는 분야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잡종들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흥미롭고 전문적인 강좌들이 많다. ‘위기의 부동산-부동산 문제의 이해와 대안’같은 특강과 ‘나만의 요리책 만들기’ 같이 귀에 익숙한 강좌도 있으니 겁먹지 말고 모두 둘러보길 권한다. 강좌 소개가 잘되어 있어 이것만 봐도 공부가 되는 것 같다. 새 계절마다 새로운 아카데미가 시작되며 여름 아카데미의 경우 인문ㆍ사회, 과학, 문학, 연극ㆍ공연, 디자인ㆍ미술, 독립미디어 워크숍, 이야기창작학교, 글쓰기학교, 미디어아트랩 분야에 40여 개의 강좌가 있다. 학문적, 예술적, 직업적으로 새로운 자극을 모색하기에 손색이 없을 듯싶다.
www.saii.or.kr, 02-323-4207

 

 

일상의 인문 정신과 교양을 갈망하는 이를 위한 <풀로엮은집>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인문, 교육, 철학, 문학, 예술, 교양 강좌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으로 차고 넘친다. 일상의 인문 정신과 교양을 갈망하는 일반인들의 참여가 높다. 12개의 온라인 아카데미와 저렴한 단 한 번의 결제로 30일 동안 무한 반복 청취가 가능한 온라인 아카데미가 있으니 취향과 시간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당대의 핵심적 주제에 대해 고민하는 상상특강도 인기가 높다. ‘문화적 진정성과 지적 수준을 확보한 기획, 눈높이를 낮춘 세련된 진행’이라고 자평한다. 아이들과 떠나는 인문 놀이 여행인 고무신 학교도 운영 중이다. 교육 외에도 음악소풍, 세계문명기획, 푸른음반 프로젝트 등 재기발랄한 활동들이 많아 홈페이지를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www.puljib.com, 02-734-5953

 

 

* 이 밖에, 비제도권 철학의 대표적인 연구 공간으로 동서양 철학사를 화려하게 수놓은 인물들의 사상과 예술 장르들에 대한 철학적인 이야기들이 실감나게 전개하고 있는 철학아카데미 www.acaphilo.or.kr, 02-2279-2871,  탄생 배경이 '한의학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가 가능한 공간'이었던 만큼 동양철학강좌를 많이 갖추고 있는 고전아카데미 www.classics.or.kr, 02-583-6566, ‘미친 교육’에 대항한 현실 교육의 대안과 정치, 철학, 신학, 문학 영화 및 인류 공통어 에스페란토 등의 강좌가 준비되어 있는 인문학 연구모임 다중지성의 정원 daziwon.ohpy.com, 02-325-2102, 매월 토론을 통해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확인하고, 서로의 지혜를 모으는 정기 콜로키움을 운영 중인 지행네트워크 jihaeng.net / 02-823-4926와 지역 생활협동 네트워크 민중의집 www.jinbohouse.net, 02-333-7701에서 운영 중인 회원 혹은 관심있는 이들이 기획하고 직접 강사로 나서는 생활의학ㆍ생태주의ㆍ논어강독 시민강좌, 영화감상 및 토론강좌인 쪽방극장들도 눈여겨보자.

  

 

 제대로 ‘안녕’하기 위한 공부

 

누구나 때가 되면 떠나야 한다. ‘죽음’이란 단어가 지닌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입에 올리기 꺼려하지만 잘 죽는(Well dying) 일은 곧 잘 사는(Well being) 일이기도 하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도 얻을 수 있다.

 

 

다음을 풍요롭게 하는 <아름다운 이별학교>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는 학교다. 강좌는 죽음을 앞두고 알아야 할 핵심적인 내용들로 구성된다. 죽음에 앞서 자신을 돌아보는 일에서부터 다양한 죽음의 사례(호스피스)를 통해 보는 아름다운 죽음, 장기 기증의 의미와 안내, 특히 상속법과 법적인 유언장을 작성하는 강좌는 다른 곳에서는 듣기 힘든 특별한 강좌다. 주최 측은 어떻게 하면 좀 더 의미 있고 아름답게 삶을 정리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지만 삶에 지친 이들에게 더 권하고 싶다. 
www.beautifulfund.org, 02-730-1235

 

 

* 각 지역 노인복지관에도 관련 강좌가 마련되어 있다. 더 나아가 말기환자들이 고통 없이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호스피스 교육에도 관심을 가져보면 좋겠다. 각당복지재단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 www.kakdang.or.kr, 02-736-1928

 

 

신세대 시니어 다시 날다 <행복설계아카데미>


풍부한 삶의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시니어들이 비영리 단체에 재취업 형태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비영리기구(NPO) 활동가 양성 교육 프로그램이다. 120시간 동안 진행되는 NPO 기본 교육과 NPO 현장 탐방, 인턴 체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료 후 대안학교, 지역시민단체, 국제구호단체 등의 비영리단체에 상근활동가, 자문위원, 자원활동가 등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교육 자료, 참가자들이 직접 올린 참가 후기와 NPO 탐방기, 일터 정보들이 자세히 담겨 있다.  
happy.makehope.org, 02-2031-2120~6

 

 

 자연, 평화, 나의 삼각관계에 관한 공부

 

 

현장에서 직접 듣는 생명평화 메시지 <생명평화학교>


여름과 겨울 각 한 차례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되며 생명과 평화를 기본으로 하여 주제는 매번 달라진다. 지난 겨울에는 도법 스님과 생명평화탁발순례단이 지난 5년간의 순례를 통해 제시한 화두인 ‘단순 소박한 삶을 위하여’를 주제로 삼아 생명평화 100대 서원 절 명상, 숲길 걷기, 공동체 대화 및 단순 소박한 삶과 마을운동, 아쉬람, 공동체 마을 만들기 같은 강연으로 채워졌었다. 가족 단위 참여도 가능하다.
www.lifepeace.org, 063-636-1950

 

 

초록별을 위한 실천이 넘치는 <녹색교육센터>

 

녹색연합에서 운영하는 교육센터. 아이들 대상 프로그램이 특히 알차다. 매년 여름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중학생 대상 미래세대 섬 환경 캠프, 야생동물학교부터 어린이 백두대간생태학교, 초록별지구학교 같은 어린이 녹색캠프와 시민 대상 기후변화 연속강좌, 비움과 나눔의 잔치라는 이름의 녹색 단식과 명상, 정말 알고 보존해야할 빼어난 자연 유산을 향해 떠나는 녹색순례 등 아기자기 하고 경쾌한 현장 프로그램이 많아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www.greenedu.or.kr, 02-6497-4855

 

 

일상과 세계의 평화를 꿈꾸는 <나눔문화>


시적 감수성이 풍부한 진행이 인상적이다. 100회 전통의 월례모임인 나눔문화포럼은 사회 문화 경영 영성 사회운동 과학기술 등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의 강연과 참가자들의 질의로 이루어진다. 우리 시대 핵심 현안을 꿰뚫는 지성과 각 문화권 전문가들의 현장감 있는 연속강좌인 평화나눔아카데미, 매주 토요일 고전 100권 읽기로 실력을 쌓고 토론하는 대학생나눔문화 등이 있다. 빈민지역 아이들과 직접 농사를 짓고, 밥상을 차리고, 좋은 책을 읽고 쓰는 주말체험학교도 운영 중이다. 홈페이지에서 강의 내용을 볼 수 있다. 
 www.nanum.com, 02-734-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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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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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 평론가 이범이 전하는 ‘학원비 절약형 자녀교육’

 




1

이들은 수능이 코앞에 다가오면 지금 공부한 것이 남아있을지 불안해하고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대부분 ‘무작정’ 공부를 합니다. 고3이면 공부를 12년을 했던 아이인데 노하우가 이것밖에 안 되는 것입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데 특목고 전문학원에서는 전 과목 뺑뺑이를 돌립니다. 학원에서 계획 ‧ 평가를 다 하니까 개인이 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재수생은 한 번 시험을 치러봤는데도 ‘무작정’ 하고 있습니다. 복습기술은 중학교 때부터 길러야 합니다. 체크하는 것이 복습의 출발점입니다. 어제 본 것을 다시 보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충분히 필요한 시간입니다. 체크를 하고 2~3일 안에 반드시 복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리기술도 중요합니다. 월간계획표를 세우지 마십시오. 그것은 인간으로서 안 되는 것입니다. 재수 없으면 하루 만에 어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27일분을 다시 고쳐야겠지요. 그래서 주간계획표를 짜야 합니다. 일요일 저녁에 짜는 것이 좋고, 실제로 당일이 되면 실행한 것을 써보는 것이 좋습니다.

 

노는 것도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몰아서 노는 아이, 매일 노는 아이가 있는데요. 저는 한 과목을 50분 이상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50분 이상 하면 효율이 떨어지는 내 한계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50분 하고 놀다가 과목을 바꿔서 50분을 공부했습니다.

 

책 중에 <성공하기 위한 7가지 습관> 이라는 책을 싫어합니다. 아는 사람 중에 7가지를 반대로 하는 사람이 있는데 엄청나게 성공했습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생각엔 엄마들이 쓴 공부법 책이 가장 해롭습니다. 빗나가는 애한테 점잖게 얘기한 후 스터디 머신으로 만드는 책은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이들은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하는 말을 들으면 열 받습니다. 그건 개인에 해당되는 것이고 모두에게 맞는 건 아닙니다.

 

책을 보면서 힌트는 얻을 수 있지만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스스로 노하우를 익혀야 합니다. 아이가 머리가 안 좋아서 학원을 보내면, 머리도 안 좋은데다가 공부 기술도 없는 아이가 되고 고등학교 때에는 밀리게 됩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성적이 끝까지 간다는 말이 가장 어이가 없는 말로 들립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갈 때 실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100% 기술이 없어서 입니다. ‘무작정 열심히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은 공부를 깔보는 것이지요.

 

중학교 때 전 과목 학원을 다니지 마세요. 학원을 다니려면 목적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보완할 부분이 있다던가, 기간별로 과목별로 이용해야 할 때 필요합니다. 전 과목은 단기적으로 좋겠지만 장기적으로 해롭습니다. 인터넷강의를 많이 이용하십시오. 인터넷 강의의 가장 좋은 점은 돈을 아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EBS나 강남구청 강의, 메가 스터디 같은 사설 인터넷 업체들도 좋습니다. 좋은 점은 자기가 주도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기술이 다칠 일이 없다는 것이지요. 계획 ‧ 실행 ‧ 평가를 스스로 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주입식 강의이지만 공부기술을 해치지 않지요. 그리고 헷갈리는 부분만 다시 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공부의 유연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좋아하는 과목부터 하루에 20분 정도 듣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낫습니다. 단지 중요한 걸림돌은 채팅이나 게임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데스크 탑을 없애고 노트북으로 바꾸십시오. 노트북은 들고 나가면 됩니다. 그리고 약속을 해야 합니다. 하루에 한 시간만 한다는 식으로 약속을 하면 안 됩니다. 몇 시에서 몇 시까지 하겠다고 분명하게 약속을 해야 합니다. 이건 중독이라서 어쩔 수 없는 것이지요. 놔둬서 저절로 나아지지는 않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이런 것들이 중요합니다.

 
2

우리나라 엄마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아이가 바로 옆집 아이입니다. 같은 반에 누구는 뭘 배우는지 관심이 굉장히 많아요. 그 학부모 중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면 고강도 사교육을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영어학원 하나 다니는 것 빼고는 바둑, 피아노 등을 다니게 하는데 그것도 싫다고 하면 안 보냅니다. 옆집 아이한테 관심 갖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왜냐하면 옆집 아이가 경쟁상대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옆집 아이는 유행이나 기획 상품일 경우가 많지요. 사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이상한 기획 상품이 하나 있는데요. 한자급수 따는 것입니다. 그것 따면 성균관대 동양학부 일부대학 국문과 사립대에서 일부 점수를 줍니다. 다시 말해 한자는 대입이랑 상관없다는 것이지요. 취업과는 상관이 있습니다. 한자급수를 따는 것은 아이들한테 취업준비를 시키는 것입니다. 기업에서는 왜 한자를 따질까요? 일할 때 필요하면 인터넷을 보면 됩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 임원진들이 한자를 중시하는 세대라서 그렇습니다. 수직적인 커뮤니케이션 때문인데 그 분들이 은퇴하는 것은 10년도 안 남았습니다. 한자가 지금은 유행하지만 10년 후에는 지속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면 한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냐고 물어봅니다. 제 생각에는 급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감각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같은 글에 다른 뜻이 있다는 것을 알면 됩니다. '사구 : 모래 사 언덕 구' 하는 식으로 예측능력이 생기면 됩니다.

 

사교육에서 엄마를 구워삶기 가장 좋은 것이 수학입니다. 왜냐하면 수학공부에 대해서 모두들 상처가 많지요. 소비자가 다 공포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 시장이 될 수 없는 것이지요. 수학을 조금 하면 심화 ‧ 경시를 합니다. 한국수학올림피아드에 입상하려면 ‘죽도록’ 공부해야 합니다. 월화수목금금금 다녀야지요. 거기에다가 재능까지 요구합니다. 이것은 기술의 영역이지요. 나머지는 다 들러리입니다. 나중에 밑거름이 되지 않겠냐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은 수학공부를 시킬 때 초등학교 때 반복연산 수학을 하는데 이것이 일본 것입니다. 연산을 잘하면 수학을 잘하는 것으로 착각을 합니다. 고등수학부터 단순연산의 의미가 없어집니다. 외국은 시험 볼 때 계산기를 들고 들어가 시험을 보는데요. 연산은 수학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초등학교 수학은 설명을 하게 시켜보아야 합니다. 원리나 풀이과정을 알게 풀어야 합니다. 답 빨리 내서 고등수학을 잘 하는 것이 아니지요. 중학교 때부터 원리의 체계가 생깁니다. 기억과 경험에 의해서 푸는 것이 습관이 되면 원리를 배우지 못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고등학교 수학을 잘 할 수 있는 방식이 더 떨어집니다. 어려운 문제는 기억과 경험으로 풀지 못하거든요. 원리를 아는 것이 경제적인 공부입니다.

 

영재는 테크닉이 필요없습니다. 선행학습을 하려면 중2 때 이과로 갈 사람은 그때가 찬스입니다. 초등학교 때 정석 푸는 아이가 있는데 수능 1등급을 받지 못합니다. 초등학생이 정석을 푸는 것은 기계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가능하지만 학교진도와 벌어지면 많이 잊어버리고 적응능력도 떨어집니다. 중2 수학은 고등수학과 상관이 없습니다. 중3부터 연관이 있지요. 그때 이중진도를 나가면 됩니다. 중2 때 중3 것을 같이 나가면 1년이 끝나고 이과 수학 하면서 논술을 준비해야 하거든요.

 

이과 논술은 긴 서술형 수학, 과학 문제입니다. 논술이 아니지요. 수학, 과학 진도가 다 끝나야 논술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선행학습이 좋지는 않지만 이과는 필요하지요. 한국의 공부벌레들이란 책이 있지요. 고등학교 100명을 뽑아서 설문조사를 한 것입니다. 거기 보면 수학선행을 한 시점을 보면 평균이 중2입니다. 무조건 초등학교 때 정석 푸는 것은 아니지요. 수학적 재능을 타고난 것 때문에 착시현상이 생긴 것입니다. 언어는 후천적이고 수학은 선천적인 경우가 많지요.

 
3

다음엔 영어 얘기를 하겠습니다. 미국 14개 대학에서 중도 탈락한 인종을 조사해보니 한국이 44%로 일등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대학교육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는 정답 빨리 찾는 것에 익숙하고 객관식이 많습니다. 미국 한 고등학교 시험 문제를 보고 놀랐습니다. 그쪽에서는 세계사, 세계지리가 굉장히 중요한 과목입니다. 세계사 문제로, 영국군 한 명이 총탄이 비 오듯 쏟아지고 있는 참호 속에서의 상황 묘사인데 ‘위 영국군사가 당시 유럽정치의 어떤 맥락과 과정을 거쳐서 저 상황에 처했는지와 앞으로 그 병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설명하라’ 는 문제였습니다. 우리와 수준이 다릅니다.

 

우리는 수능이나 내신 모두 객관식이지요. 다른 나라는 아예 서술형이거나 논술형입니다. 우리는 정규수업시간에 SAT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이러면 새로운 것 만들어내기, 자기생각 정리가 안 되지요. 아이비 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받았는데 일주일에 400페이지가 되는 영어논문을 읽어야 합니다. ‘이것을 읽고 너의 아이디어가 무엇이냐’ 는 질문에 답을 해야 합니다. 숙제가 많이 나오는데 많이 읽고 자기 생각을 써야 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중도 탈락률이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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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는 중2 남자아이가 있었는데 축구전문기자가 꿈이라고 합니다. 영어학원을 다니기 싫어했지요. 그래서 두 달만 다니자고 타협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피파홈피에 들어간 적이 있느냐고 한 후 영어학원 다니면서 그 사이트 가서 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효율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제 아이가 동물을 좋아합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 년 구독료가 삼만 오천 원입니다. 구독할 필요도 없습니다. kids.nationalgeographic.com에 가면 다 있습니다. 관심분야가 있으면 그것을 위주로 해야 합니다. 학원은 보조적인 것이지요. 저는 타임즈에서 영화관련 기사를 주로 봤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한 시간 대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지요. 문법은 중학교 때 한 학기만 잡고 하면 됩니다. 일본식 문법서는 폐해가 많다는 것을 알고 영어로 된 문법서만 보았습니다. 쓸데없이 외워야 할 문법내용을 최소화해주거든요. 어휘도 중학교 때부터 체계적으로 하면 됩니다. 어휘 관련된 좋은 책이 많으니까 꾸준히 하면 되고요. 영어의 실력이 남다른 애들은 어휘 책을 안 봐도 됩니다. 주제별 소재별로 찾아보고 소재적, 연관어를 스스로 정리하면 됩니다. 어휘학습서는 상황을 고려해서 쓰면 됩니다.

 

얼마 전에 분당에 있는 학교 3군데를 갔었습니다. 그곳에서 '공부는 뭡니까' 하고 물어보았거든요. ‘지식을 머리에 쌓는 겁니다’, ‘외우는 거요’하고 대답했습니다. 공부는 지식을 머리에 쌓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당연히 대학입시도 지식을 묻는 것이라고 엄마들은 생각합니다. 하지만 역량을 테스트하는 문제가 많습니다. 언어영역이 대표적인데요. 처음 본 지시문으로 독해력, 추론능력을 테스트합니다. 논술은 논증 능력까지 봅니다. 지식을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지요. 출제자의 의도를 추론하는 능력을 테스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언어영역은 감으로 찍는다는 미신이 생긴 것이지요.

 

지식은 정신을 차리고 나중에 노력하면 따라 잡는 것도 가능하고 만회가 됩니다. 역량은 초등학교, 중학교까지가 중요합니다. 고2때까지 역량을 못 키운 애들은 어떻게 해도 안 됩니다. 영어도 그렇습니다. 제가 아는 어느 분은 아이가 6살이 되어도 영어를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강남의 최고급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데 그 동네에서는 거의 천연기념물이지요. 언제 시작하는지는 얼마나 고급영어를 할 수 있는지와 상관이 없습니다. 아이가 얼마나 고급한국어를 하는지가 문제가 됩니다.

 

독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엄마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뉴스를 보는 것을 권유합니다. 중학교 때부터 시사주간지를 봐야 합니다. 문학서적도 그렇고 공통점은 아이들이 철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지요. 내가 아닌 남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시사주간지는 가장 논술적인 글이 많습니다. 주기도 주간지가 적당합니다. 주간지가 언어영역에 나오는 지문과 많이 겹칩니다.

 

그와 더불어 토론과 읽기를 많이 권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30분도 좋으니까 말을 시켜야 합니다. 독해는 읽기만 해도 좋아지지만 추론과 논증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안 되는 것이 쓰기와 말하기 교육입니다. 학교수업을 빼고 나면 나머지 공부는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대신 면접 ‧ 논술 ‧ 토론의 차이는 많이 납니다. 이것의 특징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런 것은 전략적으로 조기에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진국의 교육일수록 말하기 ‧ 쓰기를 강조하는데 우리나라는 전혀 없지요.

 

*구미도서관에서 열렸던 교육평론가 이범 선생의 교육강좌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참고하거나 도움되는 내용이 있으면 좋겠네요, 버릴 것은 버리고 얻을 것은 얻어내고...^^(좁쌀세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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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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