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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6 우리집 냉장고 공개해 보니, 창피해요? 1


부모들 알뜰살뜰 살림 지혜도 자녀교육입니다.아이들은 부모들을 보고 자란다.^^



“먼저 고백을 하나 해야겠다. 나 역시도 오이가 썩어 곰팡이가 필 때까지 냉장고에 두는 것은 예사요 나중에 먹을 셈 치고 냉동실에 넣어둔 떡은 유통기간이 지나도록 먹지 않았으며 어느날 냉장고를 뒤지다 보면 비닐에 둘둘 말린, 기억나지 않는 음식들이 튀어나오곤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오늘 열어보는 이 냉장고는 우리 집 냉장고 속 풍경이기도 하다.”

 

냉장고 전격 공개


 경기도 수지에 사는 최모 씨(46세)에게 냉장고를 공개해주겠냐고 이야기를 했다. “엄청 더러운데...” 하면서도 선선히 냉장고를 열어주겠다고 승낙한다. 오늘 열어보는 냉장고 주인장 최모 씨는 중학교 다니는 딸아이를 둔 결혼 15년차 가정주부다.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남편과 함께 세 식구가 아파트에서 단출하게 살고 있다.

 

쓰레기가 가장 많이 나온 냉동실


먼저 냉동실을 살펴보기로 했다. 냉동실을 열자마자 보이는 것은 온통 둘둘 말린 비닐봉지들이다. 음식물을 거의 비닐봉지에 쌓아 넣어 두었기 때문에 냉동실에 들어있는 비닐봉지 양도 만만치 않을 듯 했다.
냉동실에 음식물을 모조리 꺼내 부엌바닥에 내려놓자 한구석에 가득 쌓인다. 이 양에 주인장도 놀랐는지 “오메, 징한거.”하며 말을 멈추지 못했다.


장 봐다가 쟁여놓은 것들도 있지만 가을에 갈아놓은 고춧가루, 가격이 착할 때 한 접 사다가 까놓은 마늘, 시어머니가 보내준 참깨처럼 이런 저런 양념류도 만만치 않은 공간을 차지한다. 조금씩만 사다 먹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겠지만 고춧가루나 마늘 등은 제철에 사야 맛도 좋고 값도 싸다. 살림하는 사람이라면 제철에 값 쌀 때 사다가 쟁여놓고 먹어야 한다는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또 한 칸을 가득 차지하는 것은 생선들이었다. 이 집은 고기를 잘 먹지 않는 대신 생선을 많이 먹는단다. 갈치, 고등어, 아나고, 낙지, 갑오징어, 조개, 동태, 가리비, 굴 까지 늘여놓고 보니 생선가게를 열어도 되겠다. 이렇게 자잘하게 종류가 많아진 것은 식구가 적어 한 번에 많은 양을 요리해 먹지 않기 때문이다. 갈치 한 토막, 고등어 두 토막 등 자잘하게 남은 생선들이 냉동실을 메우고 있었다.


냉장고 속을 뒤진 김에 냉장고 청소를 같이 해보았더니 냉동실에서 가장 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나왔다. 유통기한 지난 만두며 오래된 생선과 고기까지 버려야 하는 양이 20리터를 족히 넘고도 남았다. 음식물도 그렇지만 비닐봉지 쓰레기도 냉동실에서 대부분 나왔다. 쓰레기가 많이 나온 것은 냉동실에 두면 덜 상한다고 생각해 우선은 넣어두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갈 때 우리는 냉동실에 무엇이 있는지 잊어버린채 장을 본다. 그렇게 잊혀진 음식물들은 결국 음식물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화장품에서 약까지 없는 것이 없는 냉장실


냉장고에 먹을 것만 들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제 냉장고는 신경 써서 보관해야 할 그 무언가를 넣어놓는 수납장 구실도 해주고 있다. 이 집 냉장고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가족 영양제, 소화제, 강아지 약, 화장품에서 개밥까지 참 다양한 것들이 냉장실에 들어 있었다.


냉장실도 꺼내어 쌓아두고 보니 양이 만만치 않다. 우리가 이렇게 많이 먹고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 중에서도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다양한 소스와 양념들이었다. 마요네즈, 케찹은 기본이요 돈가스 소스, 초코시럽, 바질, 멸치액젖에 카레가루까지 들어가 있었다. 어느 집에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이런 소스들을 보면 음식문화가 참 많이 서구화 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야채 칸에 들어 있는 야채들은 이미 시들거나 물러진 것이 많았다. 냉장고 청소를 하다 보니 야채 또한 가장 많이 쓰레기로 버려졌다.

 

그래도 냉장고에 먹을 것이 없는 이유


냉장고에서 꺼내놓은 음식물을 펼쳐놓으면 그 양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양이 많은 만큼 밥상에 오르지도 않고 버려지는 음식물도 만만치 않다. 어떤 이는 그렇게 많이 있는데 또다시 장을 보러 가는 평범한 주부들을 보고 책임을 탓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집 냉장고 속 풍경이 꼭 살림하는 주부들의 관리 소홀 탓일까?


주부들이 늘 하는 말이 막상 밥상을 차리려고 보면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대형냉장고에 김치냉장고까지 두고 살림하면서도 밥상을 차릴 때 먹을 것이 없어서 고민하게 되는 이유는 무얼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먹을 것이 없다’가 아니라 ‘먹고 싶은 것이 없다’라고 말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똑같은 반찬으로 2끼니만 상을 차려도 나가서 맛있는 거 먹자고 졸라대는 아이들이나 달걀후라이라도 부쳐 오라는 남편들의 성화에 주부들은 새로운 반찬을 만들어야 한다.


김치와 짱아찌 하나만 있어도 언제든지 즐겁게 밥상에 앉을 수 있는 마음을 갖지 않는 이상 냉장고 속에 넘쳐나는 음식들은 줄어들지 않는다. 더 단순한 삶, 채우기보다 비우는 즐거움으로 살지 않는 이상 우리는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버리는 삶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오늘, 우리집 냉장고는 우리가 얼마나 많은 욕망을 움켜쥐고 사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냉장고가 커질수록 신선도는 떨어진다


우리나라에 냉장고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60년대라고 한다. 이로부터 40여 년이 지나는 동안 부의 상징이었던 냉장고는 이제 살림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600리터가 넘는 대형냉장고의 등장은 2001년 양문형 냉장고의 출현이 그 시작이다.


핵가족 시대에 외식은 늘어나는데 냉장고의 용량이 나날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얼까? 
냉장고가 변변치 않았던 시절에는 2, 3일에 한 번씩 가까운 시장에 가서 야채와 고기를 사와야 했고 보따리에 이고지고 오는 불편함에 한꺼번에 많은 양을 사오기도 힘들었다. 그러던 것이 일주일에 한번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자동차로 쉽게 실어오는 생활로 변하면서 한꺼번에 많은 양을 사게 되어 대형냉장고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또한 아파트란 집은 바람이 잘 통하지도 않고 빛이 잘 들지도 않으니 냉장고 말고는 식품을 저장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 곡식은 벌레가 잘 슬고 과일도 금방 시들어 버리니 이 모든 것을 집어넣자면 더욱더 큰 냉장고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냉장고가 커질수록 우리네 밥상은 오히려 건강함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냉동실에 오래 저장해두고 먹는 생선이나 고기는 말 할 것도 없고 사온지 이삼일만 지나도 시들해지는 야채들을 꺼내 먹어야 하니 밥상이 신선해 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좋지 않은 음식들로 차려지고 있는 중이다. 냉장고가 커질수록 버리는 음식물 양도 많아진다고 하니 냉장고 크기, 다시 고민해 봐도 좋지 않을까?

 

2주일은 장을 보지 않고 지낼 수 있다


먹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요리를 한다고 재료들을 골라보니 15가지 종류나 할 수 있었다. 이리저리 궁리한다면 더 많은 요리를 만들어 먹을 수 있지 않을까?
매일 새로운 요리를 해서 내놓는다고 해도 무려 2주일을 보낼 수 있는 종류였다. 실제로 냉장고를 공개한 최모씨에게 지금 식료품으로 장을 보지 않고 얼마나 지낼 수 있겠냐고 물어보니 두주는 가능할 것 같다고 한다. 냉장고에 들어가 있지 않은 식료품도 있으니 정말 탈탈 털어서 요리한다면, 단순한 반찬으로 소박하게 먹는다면 그 이상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최모 씨는 여전히 “냉장고에 먹을 것이 없다.”라고 느껴진다고. 냉장고 청소 후 냉장고가 헐렁해지자 그 느낌은 더 강해지는 것 같았다. 늘 냉장고를 가득 채우고 생활했기 때문에 냉장고가 헐렁해지자 무언가 더 사와야 한다고 생각되는 듯했다. 일상적인 장보기에도 분명 습관적인 욕망이 함께 작용하는 것일 게다.


지금 우리집 냉장고에는 얼마나 많은 음식들이 나의 욕망과 함께 잠자고 있을까?

 

 

냉장고 속 대공개!!


가족: 3인 가족(40대 부부와 중학생 자녀)
주거환경: 아파트
냉장고 용량: 양문냉장고 676리터(냉장실 426리터, 냉동실 250리터), 김치냉장고 120리터
1.5리터 생수병 530개가 들어가는 용량임
냉장고 속 식품 종류  총 113가지
냉동실 42가지(사진1)
냉장실 66가지(사진2)
김치냉장고 5가지(사진3)
가공식품 수 39가지

냉장고에서 나온 음식쓰레기양(사진4)
약 40리터 (24가지 종류를 버렸음)
가정용 음식물 쓰레기봉투
2리터짜리 약 20개 분량
냉장고에서 나온 비닐쓰레기양(사진5)
10리터

 

냉동실엔 무엇이 들어있을까?


●떡(5): 쑥가래떡, 떡국떡, 송편, 인절미, 떡볶기떡
●양념(1): 깐마늘
●생선(13): 고등어, 갑오징어, 조개, 아나고, 동태, 매생이, 굴, 낙지, 갈치, 간고등어, 조가비살, 황태, 정체를 알 수 없는 생선
●건어물(11): 오징어채, 마른오징어, 쥐포, 마른새우, 황태채, 지리멸치, 볶음멸치, 국물멸치, 다시마, 미역, 김
●가루(7): 감자가루, 핫케익가루, 우리밀가루, 쑥가루, 깐들깨가루, 안깐들깨가루, 고춧가루
●가공식품(7): 후랑크소세지, 햄, 핫도그, 튀김만두, 찐빵, 가공돈가스, 카레가루
●고기(2): 찌개용 돼지고기, 양념용 돼지고기
●기타(6): 완두콩, 자른인삼, 건표고버섯, 볶은깨, 삶은 팥, 월남쌈페이퍼
상해서 버린 것
찐빵, 튀김만두, 후랑크소세지, 가공돈가스, 아나고, 간고등어, 갑오징어, 갈치, 마른오징어, 안깐들깨가루, 조개, 양념용 돼지고기, 정체를 알 수 없는 생선, 햄, 카레가루, 떡볶이떡

 

냉장실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야채(18): 토란, 목이버섯, 양배추, 상추, 시금치, 양파, 피망, 호박, 가지, 당근, 팽이버섯, 무, 꽈리고추, 파, 우뭇가사리, 배, 레몬, 밤
●소스와 양념(11): 까나리액젓, 멸치액젓, 국간장, 돈가스소스, 초코시럽, 마요네즈, 케찹, 토마토 소스, 인도산 카레가루, 인스턴트 카레, 바질
●주류(4): 포도주, 전통주 2종, 맥주
●반찬(8): 오징어젓, 총각김치, 동태전, 조기찜, 고구마줄기나물, 갓김치, 김치, 콩장
●차(2): 유자차, 모과차
●음료(3): 생칡즙, 두유, 우유
●기타(19): 파인애플 통조림, 비타민제, 잇몸약, 소화제, 건강보조식품, 강아지약, 약 9종, 화장품, 인절미, 순두부, 씻은 쌀
상해서 버린 것
토란, 상추, 시금치, 피망, 꽈리고추, 레몬, 총각김치, 콩장
●김치냉장고(5)
늙은 호박, 귤, 볶은 깨, 명란젓, 김장김치 4상자

 

 

냉장고 속 잠자고 있는 식재료로 요리를 하면 몇 가지나 나올까?
기본적인 양념이 있고 상한 재료들을 모두 먹을 수 있다면
이 냉장고 안에 든 재료들만 가지고 수십 가지 요리가 가능하다.


굴매생이국 : 굴, 매생이, 마늘
멸치볶음 : 멸치, 꽈리고추, 볶은깨 오징어채볶음 : 오징어채, 볶은깨 떡국 : 떡국떡, 국물멸치, 다시마, 마른새우, 당근, 양파, 파, 김, 마늘 김구이 : 김  돼지고기 김치찌개 : 돼지고기, 김장김치,  마늘, 파 고등어 조림 : 고등어, 무, 마늘, 파 갈치구이 : 갈치 해물 순두부찌개 : 갑오징어, 조개,  순두부, 파, 팽이버섯, 마늘
햄구이 : 햄 김치해물전 : 낙지, 갑오징어, 조기비살,  김치,    밀가루   호박나물 : 호박, 피망, 마늘, 볶은깨 시금치나물 : 시금치, 파, 마늘, 볶은깨 양배추쌈 : 양배추 
돈가스 : 가공 돈가스, 돈가스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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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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