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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15 고 앙드레김, ‘겸손과 친절의 미학’

* 추억의 사진 : 앙드레김과 배우 윤정희씨가 함께

 

 
오늘은 한국 패션디자인의 마중물이 되었던 순백의 영혼 앙드레김 발인일입니다. 패션디자인 분야는 문외한이지만, 고인이 그동안 이루었던 패션 디자인 세계나, 인터뷰자료를 보니 요즘 세태에 사람들이 배우고 간직해야 할 것들이 몇 가지 떠올랐습니다.

 

앙드레김은 본명(김복남)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1999년 ‘옷로비 의혹사건’이지요. 외화밀반출 혐의를 받고 있던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의 부인 이형자씨가 남편의 구명을 위해 고위층 인사의 부인들에게 고가의 옷로비를 한 사건입니다.

 

옷로비 사건 조사를 위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특별검사제도가 도입됩니다. 앙드레김은 이형자씨가 구입한 옷이 자신의 가게에서 판매되었다는 이유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됩니다. 앙드레김은 국회의원들의 서릿발 같은 질문에도 주눅이 들지 않고, 차분하게 답변을 합니다. 청문회가 끝난 뒤에도 청문회 소속 국회의원들과 관계자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앙드레김은 참 친절하고 예의가 바른 분이었다고 합니다. 칠십이 넘은 나이에도 마음은 어린아이처럼 맑았습니다. 흰 색을 좋아해서만은 아니지요. 마음 또한 순수했습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거나 최고가 되면, 성공의 이름으로 목에 힘이 들어가고 거만과 위세를 떠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인은 전혀 그렇지 않았지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패션디자이너로서 고인을 평가하는 것 보다 인간으로서 걸어온 고인의 길이 더 값져 보입니다.

 

지나친 겸손은 부담스럽지만, 고인은 균형을 유지한 것 같습니다. 고인의 친절이 고인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는 인간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말의 폭력과 차별이 횡행하고 있는 세상에서 앙드레김의 언행은 본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예의, 친절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이니까요.

 

‘우행(牛行)’ 이라는 말이 있지요. 소의 걸음걸이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소에게 배울 수 있는 갖가지 미덕을 함께 포함하고 있습니다. 근면성실하고 우직한, 쉽게 지치거나 중단하지 않는...

 
고인은 외길을 걸어왔고, 다시 외길로 떠났습니다. 고인이 남긴 업적이 아니라 고인이 남긴 겸손과 친절의 미학을 살려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앙드레김이 가장 좋아했던 노래 중에 하나, 조수미의 카치니 아베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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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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