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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태어날 병원에서 만들어준아기 첫울음 동영상 보고 나는 병원에서 아기를 낳지 말아야지, 하고 처음으로 생각했다. 태어난 아이 몸에서 분비불을 떨어내고 정돈하면서 작은 고무펌프의 뾰족한 주둥이가 자꾸 아기의 눈을 툭툭 찌르는데도 담당 간호사는 별로 대수로워하는 같지 않았다

작은 아이를 수건으로 박박 닦아내는 통에 아기의 몸은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렸다뿐만 아니라 탯줄을 자르기 위해 준비된 스테인리스 가위는 아기의 엉덩이 밑에 깔려 있었다. 엄마 뱃속에서 편안히 있다 나온 아이에게는 봉변이었겠다 싶었다나오자마자 환한 불빛 아래 누군가의 손에 잡혀 이리저리 흔들리며 닦이는 아기를 보고 있노라니, 무슨 자랑이라고 저런 영상으로 남겨두었을까도 싶었다. 도대체 누굴 위한 과정인지……. 

와중에도 카메라 각도에 맞춰 손가락 , 발가락 개가 있음을 알려주며 아빠와 엄마의 이름을 카메라에 한번 비추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화면 속의 조카 아이는 재빨리 처리해야 어떤 대상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아무리 아이들이 줄지어 태어나는 대형 산분인과라고 해도 조금 조심스럽게 아기를 다뤄줬으면 좋으련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자가 테스트를 통해서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 제일 먼저 했던 일은 산부인과를 방문한 것이다

어쩐지 의사의 입을 통해 확인받아야만 임신이 분명해질 것만 같았다. 분만은 나중이 일이니 나중에 고민하면 된다는 생각도 있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검사들
 

내가 다닌 산부인과는 서울에서 제일 가운데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신뢰를 갖고 찾는 곳이니만큼, 예약은 필수다. 사전에 예약을 하고 방문했을 때는 예약환자들 중간에 끼어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한두 시간 기다리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 첫아이를 가진 엄마들은 대개 병원의 지시를 고지식할 정도로  따른다. 얼마나 충실히 순종하는가에 따라 안전하게 아이를 낳을  있다는 신념 같은 생길 지경이다.

아이 가진 엄마가 병원에 가면 처음에는 엄마의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를 살피기 위해 임신부의 위험인자·가족력·임신력 등을 알아보며, 초음파를 통해 임신부의 자궁·난소 태아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빈혈·혈액형·풍진·매독·에이즈·간염· 기능·혈액응고 등을 알아볼 있는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하게 된다. 이미 아이를 낳아본 경험이 있는 엄마들의 경우는 비용을 생각해 "이런 보건소에서 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줄도 알지만 대부분의 엄마들은 병원이 제시하는 스케줄을 고스란히 따르는 보통이다.

임신 12주까지는 2주에 병원을 방문해 아기가 건강한지를 검사해야 한다고 하기 때문에 꼬박꼬박 병원에 가게 된다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1분도 되는 시간 동안 의사와 면담을 한다. 의사에게 듣는 말은 이렇다.

"아기는 주수에 맞게 크고 있네요. 특별한 이상은 없지요? 2 후에 봅시다."

뭔가 아쉬움이 잔뜩 남지만, 아기는 주수에 맞게 크고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어 초음파 사진 장만 손에 병실 문을 나선다. 혈액검사 상으로 아무 이상이 없으면, 의사는 다음에 엄마가 말하는 문제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입덧이 심해 아무것도 먹어요" 하면 병원에서 먹으라고 권하는 임산부 종합영양제(철분, 엽산) 먹어도 괜찮다, 이런 답을 듣는다.
 


불안감 때문에 받게 되는 정밀 검사
 

엄마 마음 편한 최고라지만 입덧도 가라앉고, 편안히 임신 기간을 보낼 즈음이면, 때마다 예정돼 있는 각종 검사가 또다시 불안감을 불러온다. 보통 12 전후에 시행하는 1 정밀초음파검사. 일명 '목덜미 투명대 측정'으로 불리는 검사는 초기에 태아의 염색체 이상인 다운증후군을 선별하는 검사를 말한다. 태아의 뒷목 피부 아래 특정 부위의 크기가 정상 범위 이상으로 증가된 경우에는 다운증후군이나 선천성 심장기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검사를 하는 동안 산모의 마음을 졸이게 만든다

그러나 12주차에 검사만으로 끝이 아니다. 병원에 따라 1, 2차를 함께 분석하는 통합 검사(integrated test: 다운증후군의 선별률이 가장 높은 검사로 알려져 있고 신경관 결손, 에드워드증후군 등의 기형도 선별할 있다.) 하기도 하고 쿼드 검사(다운증후군을 판별하는 임신 중기에 하는 검사) 하기도 한다. 친구 중에는 쿼드 검사로 다운증후군 고위험이 나왔으니 양수검사를 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양수 검사는 비용만으로도 엄청난 부담이지만,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겪는 산모의 심리적 고통은 비용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다행히 양수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음을 듣고 친구는 안정을 찾았지만, 애초부터 그런 검사가 없었더라면 하지 않아도 걱정이었을 거라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건강한 아기일까 아닐까를 생각하느라 정작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를 맞이해야 하는 시기를 고통으로 보냈으니 말이다

12 이후 임신 중기에는 달에 병원을 방문하게 되고 그때마다 해야 검사들이 빼곡하다. 12주에는 목둘레 투명대 검사와 1 혈액 검사를, 16주에는 2 혈액 검사를, 20주에는 2 정밀초음파(태아의 각종 장기까지 들여다보는 과정), 24 즈음에는 임신성 당뇨 검사를 하게 된다. 모든 진료는 검사 주치의가 결과만 간단히 알려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므로 특별한 이상이 없는 산모의 경우, 다행스럽게 정말 아무 말도 듣지 못한다. "검사 결과 이상 없고요, 아이는 크고 있고요, 다음 달에 봅시다."
 


아직도 조산원에 다니는 사람이 있어요
 

내내 이런저런 검사를 하고도 고작 아기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으며 산모에게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통보 식의 대답을 들을 뿐인데도, 여전히 대부분의 산모들이 출산을 위해 찾는 역시 병원이다. 어쩌면 요즘 대부분의 산모들은 병원이 아닌 다른 대안을 생각해 적이 없을는지도 모른다. 조산사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낳는 것은 옛날옛적에나 있었을 법한 일쯤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조산원의 존재를 혹시 안다고 해도 '만일 위험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하는 두려움 때문에 선뜻 조산원을 선택하지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혹시 벌어질지도 모를 위급상황을 염려해 대부분의 산모들이 조산원을 기피하지만, 내가 만나 조산원에서 아이를 낳은 엄마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선택에 대해 만족스러워 했다. 그들은 한결같이 둘째나 셋째를 낳을 때도 조산원을 택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첫째 때에는 조산원도 정기적으로 다녔지만, 출산 경험이 생기고 나니 임신 기간 중간에 , 아기 낳을 즈음 다시 정도 가게 되더라는 엄마들도 많았다.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어떤 문제적 상황으로 보는 아니라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같았다아직도 조산원이라는 데가 있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서  있듯 전국에 조산원은 고작 스물여 , 서울에도 두세 곳밖에 남아 있지 않다

조산원에 가는 횟수는 산모에 따라 다르지만, 달에 정도 검진을 받는 보통이다. 조산원에서는 초음파로 간단히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시기마다 엄마가 해야  역할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해 준다. 몸의 어딘가에 이상이 있으면 불편하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 먹을거리 등을 조언하고 지압 등을 해준다. 또한 자연분만을 위한 운동(계단운동이나 오리걸음) 알려주기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하면서 천천히 진행되는 조산원의 진료를 받으면 부모가 가까이 계시는 사람들은 친정엄마를 만난 느낌이 든다고 한다병원에서 해주지 않던 많은 이야기들, 산모로서 그리고 아이를 맞이하는 엄마로서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는 일에 대해 여러 가지 정보와 깨달음을 얻게 된다. 병원에서는 마치 아이를 갖는 일이 환자라도 듯한 느낌을 지울 없고 매번 검사를 받을 때마다 걱정을 떨쳐버릴 없었다면 조산원에서는 자연스런 삶의 과정으로 여이게 된다며 조산원을 찾는 산모들은 대개 비슷한 말을 했다

만약 임신초기에 출혈이 있으면, 호르몬제를 써서 유산을 예방하는 방법이 아닌 조산원에서는 밀가루를 먹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 내려온 민간요법으로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권하는 것이기도 하다. 떨어진 태반을 붙이는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밀가루에도 들어있으니 해볼 만한 방법이다

조산사의 도움을 받는 출산은 보통 가족이 함께 한다. 걸어 다녀도 상관없고, 자유롭다. 외출하고 싶으면 외출도 한다. 서서 낳든, 기어 다니다 낳든, 산모가 원하는 대로 출산하는 자연스럽다. 분만대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아기가 태어날 , 아빠는 아이를 받거나 탯줄을 자르는 과정에도 참여한다. 조산원에서는 촉진제를 비롯한 어떤 분만 유도제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저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에 따라 조산사가 필요한 조력을 뿐이다. 그렇게 태어난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환한 불빛에 얼굴 찡그릴 일도 없고, 이리저리 흔들리지도 않으며, 엄마의 따뜻한 가슴 위에서 한참을 달라붙어서 누워 있게 된다. 아이는 세상에 나온 혼돈을 엄마의 심장 고동을 들으며 진정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조산사는 출산이 가족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의료적으로 개입하려고 하지 않는다. 말이나 감정적으로, 혹은 약물이든 간에 개입이 많을수록 출산 과정이 자연스러움에서 멀어진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조산사는 아기와 산모의 희망을 믿고, 아기가  힘으로 세상을 만날 있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조산사의 도움으로 아이를 낳은 엄마들은 한결같이 밤새도록 진통을 해도 지치지 않고 기다려주는 조산사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밖에 나온다고 입을 모은다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 조산사의 도움도 받지 않을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만에 하나'라는 상황 때문에 조산사는 아기를 낳는 내내 옆에 붙어있다. 만일 아이가 너무 지쳐 있을 정도로 산모가 시간 진통을 했는데 몸에서 열이 나거나 하면, 당연히 병원으로 보낸다. 그러나 산모의 몸에서 특별히 문제가 없고, 아이에게도 문제가 없다면 특별히 약물은 쓰지 않는다. 조산사는 어떤 상황보다 민첩하고 노련하게 그간의 경험으로 지금이 응급상황인지 아닌지를 판별한다.

 


아이가 정상인가, 비정산인가보다 중요한 엄마 자신 돌아보기 

 

내가 찾아간 곳은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열린가족조산원'이란 곳이었다. 따뜻한 온돌방에는 이부자리가 깔려있고, 십여 동안 그곳에서 천여 명도 넘는 아기들이 세상과 만났다고 했다엄마들이 편안히 있도록 평범한 가정집처럼 꾸며져 있었다. 진료실에 있는 병원 침대와 초음파 기계가 아니었다면, 그곳은 그저 편안히 있는 쉼터와 같은 느낌이었다. 열린가족조산원의 서원심 원장은 많은 산모들이 임신 기간 중에 아이의 '정상·비정상'에만 관심이 있는, 그런 세태가 추구하는 목표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임신과 출산은 넓게 자신을 확장시킬 있는 기회이자, 자신을 편안히 돌아볼 있는 기회이며, 자신을 다시 새롭게 하는 과정의 시간인데 시간을 그저 아이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에 대한 관심으로만 보내는 안타깝다고

조산원에서도 감염, 빈혈 등의 여부를 확인할 아주 기본적인 혈액 검사 결과는 요구하지만, 기형아 검사는 하지 않는다. 그것이 출산 시에 영향을 주지 않을뿐더러 검사 결과가 가능성을 이야기할 , 정확한 사실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괜한 스트레스로 인해 행복하게 지내야 마땅한 임신 기간을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로 불행하게 보내는 것을 막고자 함이다.

임신을 엄마라면 누구나 달을 하루같이, 아기와 건강하게 마주할 만남의 시간을 마음속으로 그리고 있을 것이다. 시작이 아기와 엄마가 원하는 모습대로, 철저히 아기가 원하는 방식 그대로였으면 한다. 그곳이 병원이든, 조산원이든, 집이든 항생제·촉진제·마취제 같은 인위적 개입 없이 아이와 엄마의 힘으로 평안하게, 아빠의 따뜻한 손길이 응원하는 가운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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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조카가
태어날 병원에서 만들어준아기 첫울음 동영상 보고 나는 병원에서 아기를 낳지 말아야지, 하고 처음으로 생각했다. 태어난 아이 몸에서 분비불을 떨어내고 정돈하면서 작은 고무펌프의 뾰족한 주둥이가 자꾸 아기의 눈을 툭툭 찌르는데도 담당 간호사는 별로 대수로워하는 같지 않았다.   작은 아이를 수건으로 박박 닦아내는 통에 아기의 몸은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렸다뿐만 아니라 탯줄을 자르기 위해 준비된 스테인리스 가위는 아기의 엉덩이 밑에 깔려 있었다. 엄마 뱃속에서 편안히 있다 나온 아이에게는 봉변이었겠다 싶었다나오자마자 환한 불빛 아래 누군가의 손에 잡혀 이리저리 흔들리며 닦이는 아기를 보고 있노라니, 무슨 자랑이라고 저런 영상으로 남겨두었을까도 싶었다. 도대체 누굴 위한 과정인지……. 



와중에도 카메라 각도에 맞춰 손가락 , 발가락 개가 있음을 알려주며 아빠와 엄마의 이름을 카메라에 한번 비추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화면 속의 조카 아이는 재빨리 처리해야 어떤 대상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아무리 아이들이 줄지어 태어나는 대형 산분인과라고 해도 조금 조심스럽게 아기를 다뤄줬으면 좋으련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자가 테스트를 통해서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 제일 먼저 했던 일은 산부인과를 방문한 것이다어쩐지 의사의 입을 통해 확인받아야만 임신이 분명해질 것만 같았다. 분만은 나중이 일이니 나중에 고민하면 된다는 생각도 있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검사들
 

내가 다닌 산부인과는 서울에서 제일 가운데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신뢰를 갖고 찾는 곳이니만큼, 예약은 필수다. 사전에 예약을 하고 방문했을 때는 예약환자들 중간에 끼어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한두 시간 기다리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 첫아이를 가진 엄마들은 대개 병원의 지시를 고지식할 정도로  따른다. 얼마나 충실히 순종하는가에 따라 안전하게 아이를 낳을  있다는 신념 같은 생길 지경이다.

아이 가진 엄마가 병원에 가면 처음에는 엄마의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를 살피기 위해 임신부의 위험인자·가족력·임신력 등을 알아보며, 초음파를 통해 임신부의 자궁·난소 태아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빈혈·혈액형·풍진·매독·에이즈·간염· 기능·혈액응고 등을 알아볼 있는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하게 된다. 이미 아이를 낳아본 경험이 있는 엄마들의 경우는 비용을 생각해 "이런 보건소에서 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줄도 알지만 대부분의 엄마들은 병원이 제시하는 스케줄을 고스란히 따르는 보통이다.

임신 12주까지는 2주에 병원을 방문해 아기가 건강한지를 검사해야 한다고 하기 때문에 꼬박꼬박 병원에 가게 된다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1분도 되는 시간 동안 의사와 면담을 한다. 의사에게 듣는 말은 이렇다.

"아기는 주수에 맞게 크고 있네요. 특별한 이상은 없지요? 2 후에 봅시다."

뭔가 아쉬움이 잔뜩 남지만, 아기는 주수에 맞게 크고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어 초음파 사진 장만 손에 병실 문을 나선다. 혈액검사 상으로 아무 이상이 없으면, 의사는 다음에 엄마가 말하는 문제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입덧이 심해 아무것도 먹어요" 하면 병원에서 먹으라고 권하는 임산부 종합영양제(철분, 엽산) 먹어도 괜찮다, 이런 답을 듣는다.
 


불안감 때문에 받게 되는 정밀 검사
 

엄마 마음 편한 최고라지만 입덧도 가라앉고, 편안히 임신 기간을 보낼 즈음이면, 때마다 예정돼 있는 각종 검사가 또다시 불안감을 불러온다. 보통 12 전후에 시행하는 1 정밀초음파검사. 일명 '목덜미 투명대 측정'으로 불리는 검사는 초기에 태아의 염색체 이상인 다운증후군을 선별하는 검사를 말한다. 태아의 뒷목 피부 아래 특정 부위의 크기가 정상 범위 이상으로 증가된 경우에는 다운증후군이나 선천성 심장기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검사를 하는 동안 산모의 마음을 졸이게 만든다

그러나 12주차에 검사만으로 끝이 아니다. 병원에 따라 1, 2차를 함께 분석하는 통합 검사(integrated test: 다운증후군의 선별률이 가장 높은 검사로 알려져 있고 신경관 결손, 에드워드증후군 등의 기형도 선별할 있다.) 하기도 하고 쿼드 검사(다운증후군을 판별하는 임신 중기에 하는 검사) 하기도 한다. 친구 중에는 쿼드 검사로 다운증후군 고위험이 나왔으니 양수검사를 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양수 검사는 비용만으로도 엄청난 부담이지만,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겪는 산모의 심리적 고통은 비용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다행히 양수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음을 듣고 친구는 안정을 찾았지만, 애초부터 그런 검사가 없었더라면 하지 않아도 걱정이었을 거라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건강한 아기일까 아닐까를 생각하느라 정작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를 맞이해야 하는 시기를 고통으로 보냈으니 말이다

12 이후 임신 중기에는 달에 병원을 방문하게 되고 그때마다 해야 검사들이 빼곡하다. 12주에는 목둘레 투명대 검사와 1 혈액 검사를, 16주에는 2 혈액 검사를, 20주에는 2 정밀초음파(태아의 각종 장기까지 들여다보는 과정), 24 즈음에는 임신성 당뇨 검사를 하게 된다. 모든 진료는 검사 주치의가 결과만 간단히 알려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므로 특별한 이상이 없는 산모의 경우, 다행스럽게 정말 아무 말도 듣지 못한다. "검사 결과 이상 없고요, 아이는 크고 있고요, 다음 달에 봅시다."
 


아직도 조산원에 다니는 사람이 있어요
 

내내 이런저런 검사를 하고도 고작 아기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으며 산모에게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통보 식의 대답을 들을 뿐인데도, 여전히 대부분의 산모들이 출산을 위해 찾는 역시 병원이다. 어쩌면 요즘 대부분의 산모들은 병원이 아닌 다른 대안을 생각해 적이 없을는지도 모른다. 조산사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낳는 것은 옛날옛적에나 있었을 법한 일쯤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조산원의 존재를 혹시 안다고 해도 '만일 위험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하는 두려움 때문에 선뜻 조산원을 선택하지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혹시 벌어질지도 모를 위급상황을 염려해 대부분의 산모들이 조산원을 기피하지만, 내가 만나 조산원에서 아이를 낳은 엄마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선택에 대해 만족스러워 했다. 그들은 한결같이 둘째나 셋째를 낳을 때도 조산원을 택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첫째 때에는 조산원도 정기적으로 다녔지만, 출산 경험이 생기고 나니 임신 기간 중간에 , 아기 낳을 즈음 다시 정도 가게 되더라는 엄마들도 많았다.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어떤 문제적 상황으로 보는 아니라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같았다아직도 조산원이라는 데가 있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서  있듯 전국에 조산원은 고작 스물여 , 서울에도 두세 곳밖에 남아 있지 않다

조산원에 가는 횟수는 산모에 따라 다르지만, 달에 정도 검진을 받는 보통이다. 조산원에서는 초음파로 간단히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시기마다 엄마가 해야  역할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해 준다. 몸의 어딘가에 이상이 있으면 불편하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 먹을거리 등을 조언하고 지압 등을 해준다. 또한 자연분만을 위한 운동(계단운동이나 오리걸음) 알려주기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하면서 천천히 진행되는 조산원의 진료를 받으면 부모가 가까이 계시는 사람들은 친정엄마를 만난 느낌이 든다고 한다병원에서 해주지 않던 많은 이야기들, 산모로서 그리고 아이를 맞이하는 엄마로서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는 일에 대해 여러 가지 정보와 깨달음을 얻게 된다. 병원에서는 마치 아이를 갖는 일이 환자라도 듯한 느낌을 지울 없고 매번 검사를 받을 때마다 걱정을 떨쳐버릴 없었다면 조산원에서는 자연스런 삶의 과정으로 여이게 된다며 조산원을 찾는 산모들은 대개 비슷한 말을 했다

만약 임신초기에 출혈이 있으면, 호르몬제를 써서 유산을 예방하는 방법이 아닌 조산원에서는 밀가루를 먹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 내려온 민간요법으로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권하는 것이기도 하다. 떨어진 태반을 붙이는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밀가루에도 들어있으니 해볼 만한 방법이다

조산사의 도움을 받는 출산은 보통 가족이 함께 한다. 걸어 다녀도 상관없고, 자유롭다. 외출하고 싶으면 외출도 한다. 서서 낳든, 기어 다니다 낳든, 산모가 원하는 대로 출산하는 자연스럽다. 분만대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아기가 태어날 , 아빠는 아이를 받거나 탯줄을 자르는 과정에도 참여한다. 조산원에서는 촉진제를 비롯한 어떤 분만 유도제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저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에 따라 조산사가 필요한 조력을 뿐이다. 그렇게 태어난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환한 불빛에 얼굴 찡그릴 일도 없고, 이리저리 흔들리지도 않으며, 엄마의 따뜻한 가슴 위에서 한참을 달라붙어서 누워 있게 된다. 아이는 세상에 나온 혼돈을 엄마의 심장 고동을 들으며 진정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조산사는 출산이 가족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의료적으로 개입하려고 하지 않는다. 말이나 감정적으로, 혹은 약물이든 간에 개입이 많을수록 출산 과정이 자연스러움에서 멀어진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조산사는 아기와 산모의 희망을 믿고, 아기가  힘으로 세상을 만날 있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조산사의 도움으로 아이를 낳은 엄마들은 한결같이 밤새도록 진통을 해도 지치지 않고 기다려주는 조산사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밖에 나온다고 입을 모은다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 조산사의 도움도 받지 않을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만에 하나'라는 상황 때문에 조산사는 아기를 낳는 내내 옆에 붙어있다. 만일 아이가 너무 지쳐 있을 정도로 산모가 시간 진통을 했는데 몸에서 열이 나거나 하면, 당연히 병원으로 보낸다. 그러나 산모의 몸에서 특별히 문제가 없고, 아이에게도 문제가 없다면 특별히 약물은 쓰지 않는다. 조산사는 어떤 상황보다 민첩하고 노련하게 그간의 경험으로 지금이 응급상황인지 아닌지를 판별한다.

 


아이가 정상인가, 비정산인가보다 중요한 엄마 자신 돌아보기 

 

내가 찾아간 곳은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열린가족조산원'이란 곳이었다. 따뜻한 온돌방에는 이부자리가 깔려있고, 십여 동안 그곳에서 천여 명도 넘는 아기들이 세상과 만났다고 했다엄마들이 편안히 있도록 평범한 가정집처럼 꾸며져 있었다. 진료실에 있는 병원 침대와 초음파 기계가 아니었다면, 그곳은 그저 편안히 있는 쉼터와 같은 느낌이었다. 열린가족조산원의 서원심 원장은 많은 산모들이 임신 기간 중에 아이의 '정상·비정상'에만 관심이 있는, 그런 세태가 추구하는 목표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임신과 출산은 넓게 자신을 확장시킬 있는 기회이자, 자신을 편안히 돌아볼 있는 기회이며, 자신을 다시 새롭게 하는 과정의 시간인데 시간을 그저 아이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에 대한 관심으로만 보내는 안타깝다고

조산원에서도 감염, 빈혈 등의 여부를 확인할 아주 기본적인 혈액 검사 결과는 요구하지만, 기형아 검사는 하지 않는다. 그것이 출산 시에 영향을 주지 않을뿐더러 검사 결과가 가능성을 이야기할 , 정확한 사실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괜한 스트레스로 인해 행복하게 지내야 마땅한 임신 기간을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로 불행하게 보내는 것을 막고자 함이다.

임신을 엄마라면 누구나 달을 하루같이, 아기와 건강하게 마주할 만남의 시간을 마음속으로 그리고 있을 것이다. 시작이 아기와 엄마가 원하는 모습대로, 철저히 아기가 원하는 방식 그대로였으면 한다. 그곳이 병원이든, 조산원이든, 집이든 항생제·촉진제·마취제 같은 인위적 개입 없이 아이와 엄마의 힘으로 평안하게, 아빠의 따뜻한 손길이 응원하는 가운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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