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 종결자는 아마도 중국 제나라 때 사람인 동방삭일 듯싶다. 선녀인 서왕모의 복숭아를 훔쳐 먹은 덕분에 무려 삼천갑자(三千甲子, 18만 년)를 살았다고 전해진다. 중국인 특유의 과장이 더해졌을 테다. 그러나 도통 믿기 어려운 수명보다 귀에 쏙 박힌 건 그가 베고 잤다는 베개다. 뭔가 대단한 걸 베고 잤겠지 싶었는데 뜻밖에도 동방삭이 애지중지했던 베개의 실체는 달랑 종이 석 장이다. 고침단명(高枕短命). 베개를 높게 베면 명이 짧아진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무조건 낮게만 베면 장수할 수 있다는 걸까? 단순한 겉모양과 달리 베개는 몸에 대한 고민과 배려에서 비롯된 속 깊은 물건이다. 그래서 찬찬히 살펴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기능적이며 과학적이다. 만약 잠을 설친다거나 잠에서 깬 느낌이 개운하지 않다면, 어떤 베개를 어떻게 베고 잤는지부터 살펴볼 일이다. 잘 고른 베개는 숙면을 보장할 뿐 아니라 여성들이 무척이나 신경 쓰는 목주름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다.

 

코골이와 붓는 얼굴, 베개 높이가 원인일 수도
앉으나 서나 바른 자세는 중요하다. 누웠을 때도 마찬가지다. 하루 종일 바삐 움직인 뼈들이 제자리를 찾고 몸이 온전히 휴식을 취하려면 잠잘 때 자세가 발라야 한다. 사람의 몸은 옆에서 보면 완만한 S자를 이룬다. 평평한 바닥에 누워서도 이 자세를 자연스럽게 유지하려면 바닥과 뒷목 사이에 생기는 작은 공간을 메워 주어야 한다. 베개는 어깨와 머리(뒤통수) 사이의 목을 C자형으로 자연스럽게 받쳐 주어 잠자는 동안 경추(목뼈), 요추(허리뼈), 척추(등골뼈)들을 바르게 펴주는 역할을 한다. 많은 이들이 베개는 머리로 벤다고 생각하는데, 머리가 아닌 목에 베야 하며, 가장 좋은 건 목과 머리를 동시에 받쳐 주는 거다. 그래야 하루 종일 무거운 머리를 지탱하느라 고생했을 목 근육을 말끔히 풀어 줄 수 있다.

 
베개 높이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목 근육이 긴장하고 경추와 디스크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베개 탓만 할 수는 없겠으나 코를 고는 건 베개가 높아 목이 꺾이는 바람에 기도가 좁아졌기 때문일 수 있다. 아침에 얼굴이 붓는 건 베개를 베지 않았거나 높이가 너무 낮아 심장이 얼굴보다 높은 곳에 있었던 게 원인일 수 있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높이는 6~8cm다. 이때 베개 높이는 베개를 베고 누웠을 때 눌린 높이다. 보통 자신의 팔 두께쯤이면 적당하다고들 한다. 아이보다 어른이, 여성보다 남성의 것이 더 높다. 살이 쪘다거나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이 있다면 1~2센티미터쯤 더 높인다. 개인차가 있는 만큼 이 숫자들을 기준으로 하여 자신에게 맞는 높이를 찾으면 된다.

 

더 폭신하게? 더 딱딱하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는 동안 20~30번쯤 뒤척인다. 베개가 너무 딱딱하면 머리 중 어느 한 부분만 닿기 때문에 불편하고, 너무 푹신하면 베개 높이가 낮아져 머리와 목이 지나치게 내려간다. 베갯속은 머리를 적당히 고정시켜 주는 정도가 좋다. 예를 들면, 메밀로 만든 베개 정도의 딱딱함과 부드러움을 갖춘 베개가 알맞다.

 
골라서 베세요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 사이에서 최고의 호텔로 꼽힌 서울의 한 호텔에는 '베개 메뉴판'이라는 것이 있다. 숙면을 위해 메뉴판에 오른 베개들은 국화향 베개, 메밀 원통형 베개, 옥 베개, 깃털 베개 등 열 가지쯤이다. 베갯속은 크게 자연에서 얻은 것(씨앗, 곡물, 말린 꽃, 나무, 목화솜, 동물의 털 등)과 특정 특정 화학적 가공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메모리폼, 라텍스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사람마다 체질, 수면 습관, 취향이 제각각이니 되도록이면 머리와 목에 직접 받쳐 본 다음 고르도록 한다. 이때 천장을 보고 바로 누웠건 옆으로 누웠건 두루 편해야 하며, 목뼈를 잘 지지해 주어 몸이 어느 한곳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하는 건 기본이다.

 

씨앗ㆍ곡물ㆍ꽃ㆍ나무ㆍ황토ㆍ숯ㆍ옥… 베개

자연에 깃든 고유의 기운을 중시했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는 베개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예로부터 베갯속으로 즐겨 사용한 것은 복숭아, 매실, 대추, 결명차 등의 씨앗과 메밀, 녹두, 조, 보리 등의 곡물과 메밀 겉껍질, 왕겨 같은 곡물의 껍질, 구절초같이 향이 있고 치료 효과가 있는 꽃, 나무, 숯, 옥 등이다. 성질이 찬 메밀은 지금도 베갯속으로 즐겨 쓰인다. 조는 알갱이가 작아 부드러우며 머리를 좋게 한다 하여 아기 베개로 인기 있다. 누에고치도 베갯속으로 쓰이는데 통풍과 습기 조절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피톤치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편백나무, 소나무 등을 잘게 잘라 넣은 베개도 나왔다. 음이온과 원적외선이 나온다는 토르말린, 황토를 작은 구슬로 가공해 넣은 것도 있다.

 

이들 베개는 대개 베갯속을 넣은 천이 지퍼로 마무리 되어있어 내용물을 빼고 더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높이를 만들 수 있다. 사람의 몸과 친화력이 높고 오랜 시간을 거쳐 안전성이 검증된 것들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곡물 같은 경우 벌레가 생길 수 있으니 자주 햇볕에 널어 말려 주어야 한다.

 

목침은 척추 디스크 질환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딱딱하기 때문에 베는 자세가 무척 중요하다. 질환이 있다면 꼭 전문가의 조언에 따른다.

 

솜ㆍ털 베개

예전에는 목화솜이 주를 이루었지만 관리가 수월하지 않아 지금은 폴리에스터나 마이크로 화이바 원단을 가공한 솜, 극세사 솜들이 대세다. 특수 가공을 통해 항알레르기나 항균력을 높인 솜 베개는 포근하며 느낌이 부드럽고 값도 싸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소재이기는 하나 통기성은 좀 떨어질 수 있으니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피하도록 한다. 털(오리나 거위 깃털, 양모 등) 베개의 경우에는 천식이나 비염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푹신하고 사용감이 좋은 만큼 꺼지기도 쉬우니 오래 사용했다면 높이를 다시 살피도록 한다.

 

메모리폼ㆍ라텍스 베개

메모리폼은 미국 항공 우주국에서 개발한 신소재로 스펀지를 특수 가공 처리해 복원력을 높인 것이다. 메모리폼보다 좀 더 고가인 라텍스는 고무나무 껍질에서 나오는 액체를 추출한 물질(천연고무액)로 탄성이 좋고 자연 항균 효과와 진드기나 박테리아를 예방해 주는 성질이 있다. 말리거나 빨지 않아도 되고(물, 햇볕, 고온에 약하다) 위생적이라는 이유로 최근 주부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베개인데 인기만큼이나 무척 많은 제품이 나와 있고 품질도 제각각이라 구입하려면 공부가 좀 필요하다.

 

우선 라텍스 함량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함유량에 따라 100% 천연라텍스(천연 고무나무에서 추출된 원액 최소 80% 이상 함유), 천연라텍스(80% 미만 함유), 100% 라텍스 혹은 합성라텍스(겉은 천연 라텍스와 비슷하지만 석유 추출물 등으로 제조된 것)로 나뉜다. 천연라텍스에서는 식빵 냄새가 나지만 합성라텍스인 경우 석유와 비슷한 냄새가 난다. 원산지도 중요한데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것이 천연인 반면 유럽산은 주로 합성이다. 인증 마크, 인증서, 품질 보증 기간(최소 10년 이상)을 꼭 확인한다. 되도록이면 전문점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수면의 질을 높이는 기능성 베개들

수면과 건강의 상관관계가 속속 밝혀지고 수면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능성 베개가 나왔다. 숙면과 몸 곳곳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을 예방, 교정, 치료하는 데 중점을 둔다. 어느 회사에서는 키에 따라 수십 종의 베개를 구분해 선보이기도 한다. 컴퓨터 사용으로 인한 굽은 목을 교정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베개, 뇌파를 이용해 숙면을 유도하는 베개, 음이온과 원적외선 방출로 수면 중 혈액순환을 돕는 베개, 목주름 방지 베개 등이다. 또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 되어 목은 물론 팔, 무릎, 발목처럼 굽어 있는 부분의 관절을 풀어 주는 베개, 주로 옆으로 누워 자는 사람이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다리 사이에 끼고 잘 수 있도록 한 베개, 체온과 압력에 의해 형태가 바뀌는 베개, 옆으로 누워 자는 사람들을 위해 바로 누웠을 때보다 옆으로 누웠을 때가 더 높은 베개도 나와 있다. 이러저러한 치료 효과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제조사에서 내세우는 홍보 문구를 무조건 믿기보다는 전문가의 조언이나 제품의 안팎을 꼼꼼히 살펴 고르도록 한다.

 

베갯잇 자주 빨면 피부도 좋아해

일단, 땀 흡수가 잘되고 공기가 잘 통해야 한다. 얼굴에 직접 닿는 부분이니만큼 부드러워야 하고 빨래도 쉬워야 하니 무명이나 순면같이 천연의 부드러운 소재가 알맞다. 잡지사에 근무하는 어느 뷰티 담당 기자가 들려준 피부 관리법은 뜻밖에 베개 빨래다.

 

"얼굴에 뾰루지가 자주 나는 편이라 좋다는 화장품은 다 써봤는데, 가장 좋은 건 베갯잇을 자주 빠는 거더라고요. 누가 베갯잇에 묻어 있는 머리 기름이며 땀이 뾰루지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면서 베갯잇을 깨끗이 관리하라고 했거든요. 베갯잇을 매일 빨고부터는 뾰루지가 사라졌어요."

 

아이들은 자는 동안 어른보다 땀을 많이 흘리니 더 자주 빨아 준다. 만약 여의치 않다면 베갯잇 위에 손수건을 한 겹 깔아 두고 손수건만 수시로 빠는 것도 방법이다. 빨래하는데 드는 시간이며 수고를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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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꽃분홍색 삼중보온메리를 이불 속에 몰래 묻어두고 집을 나선 어느 겨울 아침, 책가방을 메고 달음박질치는 뒤통수 뒤에서 들리는 엄마의 고함소리. “멋 부리다 얼어 죽는다!” 늦가을부터 입기 시작해 봄 꽃샘추위를 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내복 벗는 이쁜 습관이 든 건 하루 종일 얼어 ‘죽지 않을 만큼’ 고생한 그날부터였다. 내복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이중적이다. 말로는 내복 따위 우습고 부끄럽고 불편하다지만 벗겨보면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7명이 입는다. 5,60대 다음으로 많이 입는 건 의외로 20대다. 이상기온으로 기습한파가 몰아치면서 내복회사 매출은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월 기온이 연일 영하로 내려갔을 때는 판매가 생산을 앞지르면서 내복대란이 일기도 했다. 오늘날 내복은 매우 과학적인 건강 필수품이자 감각적인 패션 아이템이다. 멋에 죽고 사는 젊은 그들도 반할 만큼 얇고 따뜻한데다 예쁘기까지 하다. “몸에 착 붙는, 보드랍고 따뜻한 맛”에 중독되면 끊기(벗기) 쉽지 않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내복 입으면 면역력도 높아져

내복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은 체온 유지다. 내복을 입으면 체감온도가 3도쯤 높아진다. 체온이 잘 유지되면 혈액 순환이 잘 되고 신진대사도 활발하다. 면역력도 높아진다.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은 30% 약해지고, 체온이 1도 오르면 다섯 곱절 활성화된다. 날이 추워졌다고 실내 온도를 지나치게 높이면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가 커져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면역력은 더욱 약해진다. 그러니 한겨울에 한껏 달궈진 집안에서 반팔 입고 지내는 건 참 못난 짓이다.

건조한 겨울 날씨에 실내 온도를 높이면 공기는 더욱 건조해지고 피부의 수분도 빨리 많이 빼앗겨 가려움증이 생기기도 쉽다. 민감한 피부, 아토피성 피부라면 더욱 괴로운데 이때 내복을 입고 실내 온도를 낮추면 습도 유지에 도움이 된다. 내복을 입으면 피부와 내복 사이에 습기가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중동 사람들도 당연한 듯 내복을 꼭 챙겨 입는다. 일교차가 무려 30도 이상 되는 이곳에서의 가장 손쉽고 효율적인 건강관리 비법도 ‘잘 껴입기’란 걸 알 수 있다. 간혹 뚱뚱해보이기 때문에 내복을 입지 않는 이들이 있는데, 자신을 냉정히 돌아볼 일이다. 나쁜 식습관과 운동 부족 등으로 불어난 살 때문인지, 두께 1mm도 되지 않는 얇은 내복 때문인지 말이다.


어떤 내복을 입을까

내복은 체온 유지를 위해 맨살 위에, 거의 매일, 하루 종일 입어야 하는 옷인 만큼 보온성과 착용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땀 흡수며 통풍은 잘되는지, 무게는 가벼운지, 두께며 신축성은 적당한지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요즘 출시되는 내복들은 보온성과 착용감이 훌륭하고 대부분 항균, 방취, 정전기 방지 기능도 더해져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내복’을 검색하면 눈으로 대충 훑는 것만도 한참 시간이 걸릴 만큼 많은 제품들이 나와 있다. 크게 소재, 기능, 디자인으로 나눌 수 있다. 주로 입는 겉옷과 체질, 취향을 염두에 둔다면 고르기가 좀 수월하다. 예를 들면, 어디서(일상 시, 레포츠 시 등), 어떻게(겉으로 보이게, 안보이게), 어떤 모양(목이 드러나는, 드러나지 않는 등), 어떤 무늬, 어떤 색을 입을까 등 말이다.

길이도 9부(손목, 발목까지 오는 길이), 7·8부(겉옷 밖으로 보이지 않도록 팔꿈치, 무릎 조금 아래까지 오는 길이), 5부(반팔, 허벅지 중간까지 오는 길이), 3부(무척 짧은 치마 속에도 입을 수 있는 길이) 등으로 여러 가지가 나와 있어 어떤 겉옷 속에도 티내지 않고 감쪽같이 입을 수 있다. 무늬도 줄무늬, 물방울무늬에 흡사 추상화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색의 큰 꽃무늬부터 작고 귀여운 꽃무늬까지, 이밖에 티셔츠 같은 겉옷과 구분이 안될 만큼 ‘안에 입는 옷’ 내복의 고정관념을 깨는 감각적인 색과 디자인의 내복도 눈길을 끈다.

만약 예민한 사람이라면 기능이나 디자인보다는 소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기능이 많고 그 기능들의 효과가 극대화된 제품일수록 합성 섬유의 비율이 높고 갖가지 화학적 가공이 더해진 경우가 많다.




순면 내복

내복 예찬론자들은 피부에 직접 닿는 소재로는 예나 지금이나 순면이 으뜸이라고 입을 모은다. 피부과 전문의들 또한 피부가 예민하다면 100% 천연 면 소재인 순면 내복 입기를 권한다. 순면은 본디 다른 천연 소재에 비해 촉감, 흡습성이 좋은데, 섬유 기술이 발달하면서 더욱 가볍고 부드러워졌다. 천연 섬유의 단점으로 꼽히던 신축성도 나아졌다. 순면 내복은 40수면을 기본으로 해서 60수, 80수, 최근 200수까지 나왔다. 수는 실의 굵기를 뜻하며 숫자가 높을수록 가늘고 부드러운 실로 짠 원단이어서 촉감이 부드럽고 촘촘하다. 농약이나 화학 비료 없이 재배한 목화에서 추출한 유기농 면 제품도 꾸준히 늘고 있다.   

친환경 소재 + 가공 내복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갖가지 천연 성분을 더해 만든 내복들도 늘었다. 콩, 대나무, 해조류 등 자연 원료에서 추출한 성분을 섞어 짠 섬유나 혹은 주로 면 원단에 녹차, 우유, 진주, 은, 황토, 숯, 맥반석, 게르마늄, 키토산 같은 특정 성분을 입혀 가공한 소재로 만들어진다. 내복회사들은 천연 성분들이 지닌 고유의 효능, 곧 피부 보호, 항균, 항취, 온도 조절 기능들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건 텐셀 소재의 내복이다. 텐셀(정확히는 리오셀 섬유)은 목재(유칼립투스 나무 등) 펄프에서 물리적 방법으로 추출한 섬유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천연 섬유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히는 레이온계의 화학 섬유다. 화학 섬유로 인한 환경 파괴와 건강에 대한 고민과 반성으로부터 개발된 섬유여서 다른 화학 섬유에 비해 제조 및 폐기 시 공해 발생률이 낮고, 천연 섬유와 화학 섬유의 장점을 두루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볍고 부드러우며 땀 흡수가 잘된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특히 산후조리 중인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구입 시, 텐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하더라도 텐셀보다 다른 합성 섬유의 비율이 훨씬 높은 경우도 있으니 섬유 조성 비율을 꼭 확인하도록 한다.

안타깝게도, ‘친환경’이니 ‘천연’이니 하는 단어가 붙었을수록 성분이며 가공 과정이 정말 천연이고 친환경인지 제품의 안팎을 두루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천연의 원료로부터 비롯된 것이기는 하나 함유된 양이 극히 적고, 성분 추출 및 가공 과정에서 여러 화학 성분이며 화학적 방법들이 더해져 만들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믿을 수 있는 회사의 제품으로 선택하고 제품 설명서도 꼼꼼히 읽어보도록 한다.

천연 염색 전문 업체인 ‘약초보감’(www.obang.net, shop.hansalim.or.kr)의 내복들은 환경에 관심이 남다른 이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대부분 직접 짠 100% 순면에 쑥, 황토, 밤토, 강황, 오배자, 도토리, 쪽, 부평초, 옥, 참숯 같은 천연 원료를 이용해 염색을 하기 때문에 촉감이 부드럽고 색이며 향이 은은하다. 또 천연 염색 후 나온 찌꺼기들은 논밭에 뿌려 천연 비료로 재활용할 만큼 사람과 자연에 해가 적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발열 내복

자체 개발(혹은 수입)한 발열 기능이 있는 섬유로 만든 일명 ‘열나는 내복’이다. 대개 레이온, 아크릴, 폴리에스테르, 폴리우레탄 같은 화학 섬유를 각 회사들만의 비율로 섞고 가공한 합성 원단에 가공 처리를 해서 만든다. 몸에서 나오는 수분을 흡수해 열을 내고 섬유 사이에 있는 공기층이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원리로 면 소재보다 얇지만 따뜻하고 빨리 마른다는 장점이 있다. 

패션 내복 

이런 저런 이유로 내복 입기를 꺼리는 청소년, 2·30대 젊은층에서 인기다. 내복이 갖는 장점인 보온성에 가벼운 착용감, 다양한 색과 디자인까지 갖춘 속옷 겸 겉옷이다. 갈색, 회색, 검정색 같은 차분한 색부터 노란색, 초록색, 파랑색, 보라색 등 겉옷에서나 볼 수 있는 감각적인 색에 목둘레선도 브이넥, 라운드넥, 터틀넥 등으로 나와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일본 글로벌 의류 브랜드에서 출시한 제품의 경우 작년 한 해 동안 한국, 뉴욕, 런던, 파리, 중국, 홍콩 등 전 세계에서 5천만 장 이상이 팔렸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의류회사와 속옷 전문회사에서도 앞 다투어 패션 내복을 선보이고 있다. 얇은 두께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주로 발열 기능성 소재가 사용되며 신축성이 좋아 정장이나 코트같이 두꺼운 겨울옷의 맵시를 잘 살려준다. 

기능성 내복

겨울 등산, 스키, 스노보드 등 레포츠 활동에 유용하다. 외부 활동을 위한 내복인 만큼 고기능성 소재로 만들어져 추운 기운을 막고 보온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다른 내복들에 비해 땀이 빨리 마르고 신축성, 항균기능도 좋다. 

그밖에, 스타킹처럼 봉제선이 없는 내복, 노년층이나 실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이들을 위해 관절(어깨, 팔꿈치, 무릎) 부위에 천을 두세 겹 덧댄 관절 내복, 100% 메리노울로 만들어 특히 보온성을 올린 순모 내복도 있다. 삼중, 이중직 원단으로 만들어져 다른 것들에 비해 도톰한 두께의 내복(일명 보온메리, 에어메리)은 순면 내복과 더불어 예나 지금이나 꾸준히 사랑받는 내복계의 스테디셀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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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특히, 그녀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그녀들은 내가 오기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꽃미남이냐고요? 보자마자 “와~”라며 탄성을 지르는 이도 있지만 누군가를 한눈에 사로잡을 만큼 잘생기진 않았습니다. 이들은 내 외모보다는 내가 품고 있는 자연의 향취를 즐기며, 내 장점들을 재빨리 알아보고 포용할 만큼 영민합니다.

안녕하세요.

나는 전남 여수시 돌산읍 평사리 산 318번지에 살고 있는, 스물한 살 난 유자나무입니다.

 
밀림 속 유자나무?

한려수도 남해 바닷가 돌산섬에 자리한 두란농장. 1988년부터 이곳에서 내 친구 김광부(66세) 씨와 동고동락 해왔습니다. 그는 한때 큰 배의 선장으로 오대양을 누비던 바다 사나이였으나 푸른 숲이 그리워 고향에 돌아와 산을 개간하고 3천 그루의 유자나무를 심었습니다. 왜 하필 나였냐고요? 나뭇가지에 달린 노란빛 유자 열매가 보석처럼 찬란하고 예뻤다고 합니다. 귀하게 얻은 막내딸을 보자마자 동글동글한 야생 콩란을 닮았다며 ‘두란(豆蘭)’이란 환상적인 이름을 붙인걸 보면 그에겐 그리 뜬금없는 일도 아닌 듯싶습니다.

 
농장을 방문한 사람들은 대개 눈을 동그랗고 뜨고 이렇게 묻곤 합니다. “아니, 유자는 어디 있습니까?” 하긴 모눈종이에 점찍듯 평지에 일렬종대로 심어진 유자나무, 유자밭만 봐왔던 그들 눈에는 내가 쉽게 보이지 않을 겁니다. 지금 나는 남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서쪽 언덕 위, 오동나무 건너편, 소나무 앞에 있습니다. 옆에는 후박나무가 있고, 저 멀리 산벚나무, 대나무, 찔레넝쿨도 있습니다. 고사리, 취, 둥굴레, 산마, 하수오까지 지천입니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농장이 아니라 울창한 숲에 살고 있는 셈입니다. 옛날 옛적 내 먼 조상들이 그랬듯 말입니다.

 

마침내 면이 섰습니다

 
김광복 씨는 인공적인 것이라면 질색을 합니다. 플라스틱도 싫어하고 시멘트도 싫어합니다. 농장 입구 길을 시멘트로 포장한 것도 불과 몇 년 전의 일입니다. 당연히 농약도 싫어할 밖에요. 그래서 이날 이때껏 농약이란 건 단 한 방울도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80년대는 바야흐로 대량 생산의 시대였고, 질보다 양이 더 높은 가치였습니다. 수많은 생명들이 약에 취해 해롱댈 때 나는 김 씨의 기대 속에서 맨 정신으로 버텼습니다.

 

남들 눈에는 우리가 우습고 한심스럽게 보였나봅니다. 하루는 농업을 담당한다는 관리들이 찾아와 온갖 잡목으로 우거진 이 곳을 보고는 “이게 무슨 농장이냐”며 혀를 끌끌 차는 걸로 시작해, 나를 향해 “에게, 몇 개 달리지도 않았네”라며 속을 뒤집어 놓은 일도 있습니다. 관행농으로 재배하는 유자나무가 7년이면 첫 수확을 하는데 반해, 나는 적어도 12,13년은 지나야 수확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들이 뭘 몰라도 한참 몰랐던 거지요.

 

남해의 따뜻한 날씨 속에 바닷바람과 풍부한 햇볕을 흠뻑 빨아들이며 뿌리부터 힘을 키울 동안 김씨는 부지런히 퇴비를 만들어 지게에 얹고는 가파른 산비탈을 오르내리며 뿌려주었습니다. 닭똥과 톱밥, 설탕을 섞어 발효시킨 것부터 쌀겨, 여수의 멸치공장에서 나온 멸치가루까지!

 

2005년 드디어 유기농농산물 판매처에 유자 열매를 팔고나서 받은 돈은 일금 12만 원. 팔수도 있구나,라고 감격스러워하는 그를 보며 비로소 면이 섰습니다. 나를 믿고 끝까지 기다려준 그가 참 고맙습니다.

 
과잉보호는 사양합니다

 
내가 한 해 동안 얼마나 바쁘게, 또 열심히 살고 있는지 알려드리면 이렇습니다.

4월에 첫 순을 내고, 5월이면 꽃을 피웁니다. 열매가 그러하듯 꽃도 향이 기가 막힙니다. 6월에는 작은 사탕알 만한 연둣빛 열매를 냅니다. 차츰 알이 굵어지고 노란빛을 띠어 10월 말쯤에는 전체가 노랗게 변합니다. 9월까지는 즙이 많지만 10,11월쯤 되면 즙이 줄어들면서 껍질이 두꺼워집니다. 유자 열매는 추워야 본격적으로 익으니 맛과 향은 11월 말이나 12월 초가 가장 좋습니다. 따낸 열매는 생육으로 팔기도 하고, 즙이나 차로 만들어 내놓기도 합니다. 이듬해 봄까지 김씨는 1만 5천여 평 숲 속을 누비며 도장지(웃자람가지)를 쳐냅니다. 가지가 하늘을 향해 직선으로 쭉 뻗으면 열매를 잘 맺지 못하니까 일일이 손으로 잘라주는 겁니다.

 

나는 물을 무척 많이 먹는 나무입니다만, ‘자연 그대로’를 외치는 그는 일부러 물을 더 주는 법이 없습니다. 덕분에 빗물과 바닷바람이 실어다 주는 짭조름한 물까지 잘 빨아들이는 법을 스스로 터득해가는 중입니다. 힘들지 않냐고요? 글쎄요, 과잉보호는 사양합니다.

 

특히, 겨울에 안성맞춤

 
이제 열매 자랑을 좀 해볼까 합니다.

향은, 가히 감동적입니다! 모두들 내 앞에서는 코를 벌름거리며 무장해제 됩니다. 향수나 화장수, 방향제의 원료로 쓰이는 것도 이 때문일 겁니다. 특유의 오일 성분은 피부에 좋은 영향을 발휘합니다. 영양도 풍부합니다. 비타민C의 함량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사과의 25배, 레몬의 3배로 과일 중 단연 으뜸입니다. 칼슘도 사과, 바나나보다 무려 10배나 더 많이 들어 있어 성장기 아이의 뼈 성장에, 어른들의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8종류의 유기산 중 가장 많이 든 것은 구연산으로 이 성분은 비타민C와 함께 피로 회복에 좋습니다. 현미에 든 비타민B1도 있으니 평소 백미 먹는 이에게 권할 만하지요.

 

플라보노이드, 히스페리딘같은 항암성분도 가지고 있으며 이는 혈압을 안정적으로 조절해주어 뇌졸중을 예방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술독을 풀어주어 음주자에게 좋다고도 나와 있습니다. 사시사철 곁에 두고 먹어도 좋지만 이맘때면 감기가 잦고, 줄어든 일조량으로 쉽게 피로해지며, 피부가 건조해지고, 뇌졸중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을 감안할 때 특히 겨울에 먹기 좋은 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포인트는 껍데기! 건더기까지 꼭꼭 씹어 먹고

 

 

열매는 무척 시어서 그냥 먹기 보다는 껍질과 과육을 얇게 저민 다음 설탕에 절여 차로 즐겨 먹습니다. 생즙을 내어 주스처럼 마시기도 합니다. 즙과 물을 2대 8 비율로 섞고 꿀을 한 숟가락 넣어 마시면 피로 회복에 그만입니다. 만약 차로 먹는다면 뜨거운 물보다는 따뜻한 물을 권합니다. 비타민C는 뜨거운 물에 약하니 말입니다.

 

유자차의 활용은 무궁무진합니다. 잼처럼 빵에 발라먹어도 좋고, 샐러드에 끼얹을 드레싱을 만들 때 넣으면 향긋함과 새콤함이 샐러드의 격을 한층 높여줍니다. 생선 조림에 넣는다면 유자향이 비린내를 물리쳐 평범한 조림 요리의 반전을 맛볼 수 있습니다. 유자약식과 유자설기, 유자양갱, 유자카스텔라, 유자머핀, 유자셔벗도 일품입니다. 유자 넣은 유자식혜, 유자식초, 유자술도 있습니다. 기억하기 어렵다고요? 꿀, 조청, 물엿, 설탕 대신! 그리고 상큼한 향이 필요한 어느 음식에든 넣으십시오.

 

여름이 지나면 유자차의 색이 변할 수 있는데, 냉동실에 두고 먹을 만큼만 덜어 냉장고에 보관한다면 변하는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유자차를 마실 때 건더기를 먹지 않는 이들이 많은데 그 영양을 생각한다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유자는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습니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노란 겉껍질, 흰 속껍질, 과육, 씨를 각각 한약재로 만들어 치료에 사용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좋은 영양들 거의가 과육보다 껍질에 몰려있으니 건더기까지 꼭꼭 씹어 모두 드십시오. 잘 만들어진 유자차라면 쫀득쫀득 씹힐 겁니다.

 

울퉁불퉁 못생겨야 진짜

       

 


마지막으로 당부할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내년에는 부디, 내 열매를 좀 더 느긋하게 기다려주길 바랍니다. 유자는 12월 초순이 가장 잘 익었을 때이고, 맛있을 때입니다. 나를 좋아해주는 것은 기쁘고 고마운 일이나 10월부터 성화를 하는 통에 좌불안석입니다. 나는 성장촉진제를 먹지 않는 유자입니다. 때때로 김 씨는 너무 오래 품고 있게 하여 미안하다고 하지만, 마지막 한 알까지 잘 키워내는 것은 나의 중요한 소임입니다. 남들보다 빨리 먹겠다는 생각보다는, 딱 알맞은 때에 더불어 먹겠다는 넉넉한 마음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내 열매는 예전에도 그랬듯 앞으로도 울퉁불퉁 거뭇거뭇 못생겼을 겁니다. 죽었다 깨나도 말간 얼굴은 될 수 없습니다. 울퉁불퉁하고 온통 노르스름하며 두툼한 껍질, 그것이 내 열매의 참 모습입니다.

 

올 겨울도 나와 함께 건강하길, 내가 지닌 향과 영양으로 몸의 감기는 물론 마음의 감기도 말끔히 치유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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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한 살의 김재홍 씨는 왜 옛길을 걷느냐는 물음에는 머뭇거렸지만 꿈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바로 말문을 열었다. 마흔에 길을 걷고부터 세상일에 유순해졌고 사람을 그리워하게 되었으며 꿈이 생겼다. 그의 변화를 듣고 나니 그가 걷고 있는 옛길이 무엇인지 더욱 궁금해졌다.


2000년 김재홍 씨는 아내 송연 씨와 함께 내면의 자유와 행복을 찾기 위해 인도여행을 계획했고 그 전초전으로 동해안 도보여행에 나섰다. 길을 걸으며 우리 땅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고 마침내 옛길 탐사를 시작했다.《대동여지도》,《해동지도》와 같은 옛 지도와 옛 문헌을 사전조사하고 마을에 가서 어르신들의 구술을 받아 옛길의 흔적을 좇았다. 그들이 걸은 길은 영남대로(서울~부산) 950리, 삼남대로(서울~해남) 970리를 포함하여 무려 4천㎞가 넘는다. 2005년에는 옛길을 발굴하고 복원하자는 소박한 마음을 정리한《옛길을 가다》라는 책도 펴냈으며 지금은 경기도 의정부에서 ‘옛길 따라’라는 주막집을 운영하고 있다. 조선시대 한양에서 경흥의 서수라까지 연결했던 옛 경흥대로가 뻗어 있다는 이유로 건물 3층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가게 자리를 얻었다. 또한 발로 뛰며 모은 옛 지도와 자료, 그리고 생생한 경험이 담긴 여행기를 인터넷 사이트 ‘자유촌(www.jayuchon.com)’에 올려 옛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과의 교류도 활발히 하고 있다. 겨울의 초입, ‘옛길 따라’에서 김재홍 씨를 만났다.

 

몇 시간을 걷다보니 사람이 그리워졌다.
걷지 않았으면 더 망가졌을 것이다.
덜어내는 법, 핑계대지 않는 법을 배웠다.

 


그래서 처음 계획했던 인도에는 다녀왔나. 아니. 우리 옛길을 걷느라 다른 나라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걷기 여행이 유행이다. 원래 도보여행을 즐겼나. 나는 속도를 즐기는 사람이었다. 차를 몰고 나가서 부산에서 점심 먹고 목포에서 저녁 먹고 다시 의정부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최대한 속도를 높여 내가 정한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면 그뿐이었다. 인도 배낭여행에 앞서 우리 땅은 제대로 알고 있나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부산하면 떠오르는 게 해운대와 태종대가 고작이더라. 우리 땅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민망한 일이었다. 체력 훈련 겸 우리 땅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자 도보여행을 나서게 되었는데 첫날부터 발에 밤톨만한 물집이 잡혀 이틀 만에 포기하고 돌아와야만 했다. 물집이 아물기를 기다려 목표했던 태안반도만 걷기로 했는데 이 땅의 무엇에 홀렸는지 걸음이 계속 이어져 동해안과 민통선을 거쳐 강화까지 내쳐 걸었다. 하지만 이런 여행으로는 우리 땅을 알았다고 장담할 수 없기에 고민 끝에 옛길이라는 화두를 붙잡게 되었다. 

 

옛길은 어떻게 찾았나.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지지’를 길잡이로 해서 길을 찾는다. 조선시대의 옛길은 지금의 고속도로에 해당하는 길이다. 대동지지에 모두 열 개나 되는 큰길이 경로별로 자세히 적혀 있으나 수십 갈래로 변한 오늘의 길에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 옛길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난 그날부터 행복한 고생이 시작되었다. 옛 지도와 문서를 직접 뒤져 자료를 찾았다. 지금은 어디든 가면 지도를 살 수 있지만 2000년도만 해도 경기도 수원에 있는 국립지도원에 가서 신분증을 보여주어야만 5만분의 1 지도를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한문세대가 아니다. 아버지 옥편을 잡고 뒤늦게 한자공부도 했다. 걸어서 보름 걸리는 삼남대로를 준비하는데 석 달이 걸렸다. 지금까지 고산자의 열 개의 길 중 다섯 곳을 다녔다. 옛길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개발이 안 된 곳일수록,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곳일수록 많이 남아있다.

 

 

걷기에 좋은 길도 있고 그렇지 않은 길도 있겠다. 도보여행에서 가장 기쁠 때가 흙을 밟을 때다. 너른 흙길은 환상적이다. 평소에는 걷지 못하는 이런 흙길이 남아있는 것이 고맙기만 하다. 한여름 찻길, 아스팔트 길은 열기가 대단하다. 지루하고 징그럽다. 짜증나고 불안하다. 어렸을 적에 걸었던 갯벌에 대한 추억이 그리워 처음 도보여행을 서해안으로 잡았는데 여러모로 힘든 길이었다. 해안선이 30% 넘게 사라졌다는 뉴스를 듣긴 했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갯벌이 아니라 방조제만 실컷 걷다왔다.
 

길은 쉽게 사라지지도 생겨나지도 않는다. 길이란 사람과 사람을 잇고 마음과 마음을 잇는다. 길이 길을 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동물에게도 그들의 가족과 무리를 잇는 길이 있을 텐데 길을 만든다면서 다른 길을 허투루 끊어도 되는 것인지. 누구든 생명의 길을 가질 권리가 있으니 길을 사람만의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잘못이다. 길을 걸으면서 삶의 근거와 정서가 인위적으로 갈라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책에 “옛길을 따라 걷는 것은 옛사람과 함께 가장 원시적인 걸음으로 미래로 향하는 가슴 따뜻한 여행이자 끝이 없는 여행이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걷는다는 것, 걸음은 곧 만남이다. 걸으면 내 밖의 세상과도 만날 수가 있다. 더구나 옛길은 옛사람과도 만날 수 있어 더욱 좋다. 길에 얽힌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사람이 있는 곳에 길이 있듯이 조선의 문화와 경제를 이어주던 한양 천릿길을 일제가 어떻게 바꾸며 왜곡했는지 또 자동차에 의해 소멸한 길이 어떻게 부활했는지도 숨김없이 보여주고 있기에 옛길은 살아 숨쉬는 역사박물관이자 미래를 알려주는 예언자이기도 하다. 어렵사리 찾아낸 길에서 나라를 구해낸 이순신 장군의 발자국을 좇는 영광이며, 유배가는 다산 정약용의 탄식을 듣기도 한다. 어사또 이몽룡의 금의환향을 따르기도 한다. 옛길에서 옛사람을 만난다. 고산자 할배, 심청이와도 이야기를 나눈다. 길에 서면 누가 어떤 일로 어떤 아픔과 설움과 기쁨을 가지고 갔는지가 보인다. 또 걸을수록 원시가 미래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걷다보니 자동차가 정말 몹쓸 존재인거다. 걷고부터 운전을 하지 않는다. 휴대전화도 안 쓴다.

 

걷고 나서 또 무엇이 달라졌나. 지금은 사람이 곧 길이다, 라고까지 말하지만 처음에는 사람을 피해 걸었다. 현지인들에게 폐를 끼치지 말자는 마음도 있었고 사람이 싫어서이기도 했다. 내가 원래 모가 많이 난 사람이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봐 넘기기가 힘들었다. 헌데 혼자서 몇 시간을 걷다보니 사람이 그리워졌다. 걷지 않았으면 더 망가졌을 것이다. 덜어내는 법, 핑계대지 않는 법을 배웠다. 걸으며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은 어떤 세상도 아니고 그 누구도 아닌 나이자 내 몸뚱이였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여행 중에는 소소한 다툼이 잦다. 부부끼리 의견 충돌도 꽤 있었겠다.
내가 함께 떠나자고 아내를 꼬드겼다. 해안선을 따라 걸을 때는 나 혼자였기에 입에서 곰팡이 냄새가 날 지경이었다. 무척 외로웠다. 그래서 아내 보고 같이 가자고 했다. 우리는 무엇을 정할 때 결정하기까지는 치열하게 고민하지만 한 번 결정하면 무조건 따른다. 함께 옛길을 걷자고 했을 때 아내는 적극적이었지만 생업까지 놓자는 의견에는 반대했다. 그러다가 끝내 결정을 해버리니 그대로 따라주었다. 출발 전 이 여행이 안 해도 될 부부 싸움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싶은 걱정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걷기로 나선 길이었고 걷는 일에 대해서는 나나 아내나 아무 것도 모르니 명령이 아니라 의논을 할 수밖에 없다. 집에서는 없던 의논하는 버릇이 생겼다. 매일 끼니를 고르는 일도 곤혹스러워 나중에는 서로 저녁은 당신이 골라라 그러면서 떠넘기곤 했다. 둘 이상의 여행에서 생각을 하나로 통일하려고 들면 다툼이 일어난다. 매사에 강요하면 안 되더라. 그래도 혼자 다니는 여행은 등 긁어주는 사람도 없는데 서로 위로와 격려가 되었다.(웃음) 

 

책에 짐 꾸리기에 대한 내용도 적어놓았던데 정말 그 정도면 충분할까. 도보여행을 처음 한다면 무엇이 필요하고 필요하지 않은지 알 수 없다. 이럴 때는 필요하다 싶은 것을 모두 싸들고 하루만 다녀보면 답이 절로 나온다. 그 다음 필요치 않은 것을 추려내 우체국을 찾아 집으로 부치면 금방 해결된다. 불안하니까 짐이 늘어나는 거다.  

 

짐 꾸리는 법을 찾듯 꿈도 길에서 찾은 것인가. 물론!(웃음) 2년만 다녀보자 했던 길이었는데 10년이 흘렀다. 길은 하나의 점으로부터 시작한다. 사람이라는 점과 점이 이어지면 마을이 되고, 다시 마을을 이어 마침내 길이 된다. 마치 몸의 핏줄과도 같다. 우리에게는 우리 고유의 길이 있었지만 어느덧 잊혀져가고 사라져 간다. 옛길은 기록해야 한다. 내가 기록하고 있는 지리지로 모든 이들이 옛길을 쉽게 접하고 내 뒤에 걷는 이들이 쉽게 걸었으면 좋겠다. 좀더 자료가 모이고 여유가 생긴다면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옛길학교를 열고 싶다. 우리의 아름다운 옛길과 옛길에 담긴 자연과 문화,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싶다. 당장은 올 겨울에 관동대로를 걸을 예정이다. 옛길에 널린 산딸기를 간식으로 먹을 수 없는 것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15kg의 배낭을 짊어지고 걷기에 겨울은 충분히 좋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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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프랭클린은 에세이 《즐거운 꿈을 꾸는 방법》에서 ‘침대에서 일어나 베개를 툭툭 쳐서 뒤집어 놓고, 이부자리는 적어도 한 스무 번은 탈탈 턴 다음, 침실 문을 활짝 열어 공기를 시원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옷을 벗고 침실 안을 돌아다닌다. 찬 공기가 불쾌해지기 시작할 때 침대 속으로 들어가면 금방 잠이 드는데, 이때의 잠은 달콤하고 기분 좋다.’고 밝히고 있다. 옛 어르신의 별난 습관쯤으로 무심코 들어 넘기기에 그의 조언은 상당히 과학적이다. 개개인의 몸과 마음의 건강상태며 취향은 백양백색이고 숙면을 위한 방법 또한 그만큼 다양하겠지만 다음의 ‘일반적’인 방법들을 알아둔다면 편안한 잠자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잠자기는 거룩한 권리이자 자랑스러운 의무


잠을 잘 자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잠을 인정하고 좋아하는 일이다. 잠자는 행위를 인생의 가장 큰 낭비이고 성공의 적이라 여겨 부끄러워하고 죄책감마저 갖는다면 잠자리에 누워서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고 숙면을 취할 수도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장되어 온 평균 필수 수면시간은 8시간쯤이다. 서양인의 평균 수면시간이 7~8시간인데 반해, 잠에 부정적인 동양인은 6시간이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으니 내게 맞는 수면시간을 알아두면 좋다.

 


잠자리 들기 전에 몸과 마음의 릴렉스


잠을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스트레스이다. 주말이나 휴일에 늦잠을 자는 이유는 평일 동안 받았던 스트레스와 자극이 줄어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잠들기 한 시간 전에 가벼운 맨손체조나 스트레칭으로 몸의 근육을 풀어주도록 한다. 단, 격한 유산소운동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은 금물이다. 명상도 좋다. 잠들기 30분 전에는 언성을 높이지도 말고 컴퓨터나 TV도 보지 않도록 한다. 이런 행위는 은근히 자극적이어서 뇌를 긴장시킨다.


잠자리에 누웠는데도 20분 동안 잠이 오지 않는다면 일어나 조용히 책을 보거나 하는 편이 낫다. 꼭 자야 한다거나 혹은 덜 자야 한다는 등의 잠에 대한 강박은 잠을 더 멀리 달아나게 한다.

 

 

충분한 햇볕과 깊은 어둠, 옛날 옛적 그대로의 생체리듬


매일 같은 시간에 잠들고 기상하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습관을 들이면 뒤척임없이 잠자리에 들 수 있고 알람시계 없이도 눈이 번쩍 떠질 것이다. 원래 인간은 다른 동물들처럼 스케줄표와 알람시계 없이도 거의 같은 시간에 잠이 들고 깨어나는 생명체이다.


생체리듬을 살리기 위해 낮에는 옛날의 인류가 그랬듯 햇볕을 충분히 쬐도록 한다. 밝은 빛에 노출되면 생체시계가 제대로 작동해 야간 수면의 질이 높아진다. 잠자기 두 시간 전에는 밝은 형광등을 끄고 은은한 불빛의 램프를 켜서 생체시계를 잠들기 준비단계로 전환시킨다. 

 

 

몸통은 차갑고 발은 따뜻하게 


체온은 얼마나 빨리 잠드는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취침 전 샤워나 가벼운 운동을 권하는 이유는 모두 체온과 관련이 있다. 체온이 떨어지면 잠이 잘 온다. 취침 한두 시간 전에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면 체온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데 이러한 현상은 잠이 잘 드는데 효과적이다. 단, 취침 바로 직전에 오랫동안 너무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찬물 목욕 또한 체온을 올려 잠을 깨운다. 격한 운동도 체온을 지나치게 올린다. 


발을 따뜻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잠자기 전 몸통의 체온은 떨어지는 반면 손과 발은 혈관이 팽창하면서 체온이 올라간다. 곧 손발이 따뜻해진 만큼 몸통은 차가워지기 때문에 잠을 잘 자는데 도움이 된다. 손과 발은 몸통보다 1~2℃가 낮지만 잠이 깊어질수록 온도 차이는 줄어 나중에는 전혀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편 전기장판같이 인위적으로 열을 높여주는 도구는 잠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약간의 체온 상승도 잠을 방해하기에 충분한 요소이다.

 


잠들기 전 만약 꼭 먹어야 한다면 우유를


잠들기 서너 시간 전에 저녁식사를 마쳐 자는 동안 소화기관이 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만약 배가 고파 잠들기 힘들다면 수면을 유도하는 아미노산인 트립토판 성분이 든 우유를 조금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유는 예로부터 자연 수면제로 불렸다. 달걀, 치즈, 바나나, 콩, 두부 등에도 트립토판 성분이 들었다.
반면 카페인, 알코올, 흡연은 잠을 방해한다. 흥분과 각성 효과가 있는 카페인이 든 초콜릿, 차, 커피, 탄산음료들은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하고, 빠른 숙면을 원한다면 오후 중반부터는 아예 마시지 않는 편이 좋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혈류 속으로 빠르게 흡수되어 잠이 오지만 후반부의 렘 수면량은 감소한다. 술을 많이 마시면 마실수록 깊이 잠들기 어려워 수면의 질은 떨어진다. 담배 속 니코틴은 일종의 흥분제로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잠을 방해한다.    

 

 

오직 ‘잠’만을 위한 담백한 잠자리 풍경


침실에는 베개와 이불, 작은 스탠드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 침실에서는 오직 잠만 자도록 하고 모든 방해 요소를 없애 편안한 수면 환경을 만든다. 인테리어는 소박하고 단순할수록 좋다.

 

소음과 빛, 온도와 습도
최대한 조용히, 강한 조명은 피한다. 낮 동안 활동했던 시각과 청각을 잠재워야 수면 리듬을 되찾을 수 있다. 수면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어두운 곳에서 잘 분비되고 밝은 곳에서는 분비가 억제된다. 밤에는 빛을 완벽히 차단하고 아침에는 햇살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소리에 민감하다면 시계도 치워둔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뇌에 수면을 유발하는 최적의 온도는 15~20℃ 정도이다. 침실 온도가 이쯤 되면 몸 중심의 온도가 낮아져 편안하게 잠들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습도는 50%가 적당하다. 환기는 기본이다. 

 

베개와 이불
베개는 너무 높으면 목이 구부정하게 되어 목근육이 긴장 상태에 있기 때문에 깊은 잠에 빠지기 힘들다. 낮거나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그렇다. 목과 머리의 곡선에 꼭 맞는 것으로 각자의 습관, 취향에 맞게 고르면 된다. 이불은 무거우면 자는 사이 몸에 부담을 주니 가볍고 부드러운 것으로 선택한다.

 


잠을 부르는 파란색과 라벤더


파란색은 긴장, 불안감을 가라앉히고 두통, 신경성 고혈압, 불면증, 신경통, 히스테리 등의 치료에 쓰인다. 흰색, 베이지색, 옅은 갈색도 비슷한 효과를 준다.  


천연 아로마 오일을 목욕물이나 잠옷, 베개에 한두 방울 떨어뜨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라벤더는 예로부터 천연 마취제이자 최면제로 쓰였다. 캐모마일과 일랑일랑도 불면증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향들 외에도 기분과 취향에 맞게 자극적이지 않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향을 찾아 사용하면 된다.     

 


참고도서: 《달콤한 잠의 유혹》(폴 마틴 지음, 베텔스만 코리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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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진 골목 안 소문난 칼국수집. 칼국수에 곁들여 나오는 이곳 무생채는 새콤달콤하고 아삭해서 ‘리필’이 필수다. 집에서는 절대로 낼 수 없는 맛. 역시 할머니 손맛이야, 라며 오물거리는 사람들을 향해 할머니가 들려준 맛의 비밀은? “식초도 좀 넣고… 마지막으로 사카린을 꼭 넣어. 아주 조금만 넣으면 돼. 그래도 맛이 나. 많이 넣으면 못써. 너무 달거든. 내가 이렇게 자세히 얘기를 해줘도 집에서 만들면 그 맛이 안 난대. 내가 손맛이 있나봐.” 흐흐… 사카린? 아, 그 사카린?! 정 많은 할머니의 사카린, 엄마의 올리고당, 짐승 아이돌이 선전하는 콜라 속 액상과당, 껌 속 자일리톨, 소주 속 스테비오사이드… 음식 속에 노골적으로 혹은 은밀하게 들어있는 단맛의 정체가 모두 설탕인 것은 아니다. 만약 어떤 이유로 단맛을 멀리하고자 한다면 단맛에 씌워진 가면들도 낱낱이 익혀두어야 한다.

옛날 옛적 천연의 달콤한 영양 덩어리 꿀에서부터 비롯된 단맛의 역사는 지독하게 달기만 한, 난해한 화학기호 덩어리 인공감미료로까지 진화(혹은 퇴보)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식품첨가물 용어집 용어 설명에 의하면 감미료는 ‘식품에 단맛을 부여하는 식품첨가물’이라고 되어 있다. 전 세계에는 6천여 가지의 감미료가 존재한다. 감미료는 원료가 어디서 왔는지에 따라 자연에서 얻어진 천연감미료와 화학적 기술을 이용해 얻어진 인공감미료(정식 명칭은 화학적 합성품), 가공 과정에서의 정제 여부에 따라 정제당과 비정제당, 탄수화물계냐 아니냐에 따라 탄수화물계 감미료(설탕 등)와 당뇨병 환자들이 주로 섭취하는 당알코올계 감미료(자일리톨 등), 체내에서 단백질처럼 소화 흡수되는 아미노산계(아스파탐 등) 같은 비탄수화물계 감미료, 설탕을 기준으로 한 단맛의 정도에 따라 저감미 감미료와 고감미 감미료, 영양성분을 지니고 있는지에 따라 영양적 감미료와 비영양적 감미료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꿀이나 설탕 같은 천연감미료는 대부분 영양적 감미료로, 먹으면 체내에서 대사되어 에너지를 만든다. 화학적 합성품인 인공감미료는 대부분 비영양적 감미료다. 비정제당에는 꿀, 엿, 조청, 비정제 설탕 등이, 정제당에는 정제 설탕(백설탕, 황설탕, 흑설탕), 물엿, 올리고당, 액상과당 등이 있다. 정제당은 사탕수수, 사탕무와 옥수수 전분 등이 원료인 천연감미료이지만 꽤 길고 복잡한 정제 과정을 통해 단맛만 빼낸 것이기 때문에 영양은 거의 없고 단맛만 있다는 점에서 인공감미료와 닮았다.




천연감미료에는 꿀과 사탕수수(무)로 만든 설탕, 곡식으로 만드는 엿, 뿌리에서 단맛이 나는 식물인 감초 외에도 당류인 포도당, 과당, 이성화당, 젖당 등이 있다. 인류가 맛본 최초의 단맛은 꿀이나 과일 같은 식물의 열매였을 것이다. 꿀이 얼마나 귀했는고 하니 일본의 옛 문헌에 따르면 백제의 왕자가 일본에 와서 직접 양봉을 가르쳤고, 《삼국사기》에는 신라 신문왕이 왕비를 맞을 적에 보낸 폐백에 꿀이 들어 있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꿀과 과일을 대신해 인간의 단맛 욕구를 충족시켜준 것이 엿과 설탕이다. 서양이 사탕수수(무)에서 설탕을 얻기 위해 수많은 아프리카인들을 노예로 전락시키고 사탕수수 즙을 끓이기 위해 나무를 마구 벌목해 숲을 파괴한데 반해 동양의 엿은 그 생산과정이 비교적 소박하고 평화롭다.

엿은 밥(곡식)에 엿기름물을 섞어 약한 불에서 오래도록 뭉근하게 고아(당화) 졸인 것이다. 엿기름은 보리에 물을 부어 싹을 틔운(발아) 다음 말려 가루를 낸 것이다. 싹이 틀 때 생긴 아밀라아제라는 효소는 쌀의 전분과 반응하여 전분을 제일 작은 분자(단당류)로 쪼개어 달게 변화(당화)하도록 만든다. 밥이 몸속으로 들어가면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엿의 원료는 찹쌀, 멥쌀, 보리, 조, 수수, 옥수수, 고구마 등 전분이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친환경 식품을 만드는 곳에서는 보리, 멥쌀, 찹쌀을 주로 쓰지만 보통 식품업체들은 값싼 옥수수가 대세다. 엿기름 대신
미생물에서 대량으로 뽑아낸 효소(아밀라아제)를 당화의 원료로 쓰는 곳도 늘고 있다.

굳은 형태로 되어 있는 엿을 과자처럼 먹었다면, 묽게 고아서 굳지 않은 엿인 조청은 설탕처럼 음식에 들어가 단맛을 내는 감미료의 역할을 담당했다. 짙은 갈색으로 설탕처럼 정제나 표백과정을 거치지 않아 각종 영양성분이 살아 있고 단맛이 온화한 것이 특징이다. 단맛이 조금 무겁고 음식의 색이 어두워지는 단점이 있지만 조림이나 고기를 재울 때 넣으면 윤기를 더해주고, 무침이나 볶음 요리를 만들 때 맨 나중에 조금 넣으면 오래 두고 먹어도 풍미와 빛깔이 유지된다.

조청은 묽은 엿이라는 의미에서 물엿이라고도 불리지만 현재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물엿과  조청은 엄연히 다르다. 조청을 닮은 물엿 옆에는 요리당, 올리고당들도 나란히 놓여 있다.

묽은 엿의 형태(물엿)인 전통적인 ‘조청’과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물엿’ 제품의 가장 큰 차이는 원료와 묽기, 정제 여부다. 조청은 대개 쌀 등의 곡식으로 만드는데 비해 ‘물엿’은 값싼 옥수수 전분으로 만들고 있다. ‘조청물엿’이라는 애매모호한 이름으로 유통되는 제품의 원료 역시 100% 옥수수이다.

제조과정으로 보면 원래 물엿은 조청의 전 단계로 물엿을 조금 더 오래 졸이면 조청이 되는 것이지만 시중의 물엿은 잘 굳고 끈적임이 심한 조청보다 농도가 묽어 사용이 간편하고, 표백이나 정제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색이 맑고 투명해 음식에 넣어도 음식 본래의 색이 그대로 유지된다. 볶음이나 구이, 무침 요리를 할 때 마지막에 넣으면 윤기가 나고 깔끔한 단맛을 더할 수 있어 많이 쓰인다. 과자회사들도 설탕 다음으로 물엿을 많이 쓴다.

요리당은 주재료가 설탕의 원료이다. 제품에 따라 올리고당이나 물엿이 더 들어가기도 하고 캐러멜 색소를 섞어 진한 색을 내기도 한다. 맑은 갈색으로 조청과 물엿보다는 달고 농도가 묽어 두루두루 사용하기 편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물엿이나 올리고당에 비해 뒷맛이 개운하지 않고 음식에 넣었을 때 윤기도 덜하다. 역시 정제과정을 거친 정제당이다.

올리고당은 설탕보다 덜 달다는 단점을 ‘건강한 단맛’으로 내세우며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감미료 중 하나다. 부엌에서의 쓰임이나 효능도 설탕, 조청, 물엿, 요리당을 아우른다. 식품회사에서도 앞 다투어 커피에 넣는 커피용 올리고당, 잼이나 시럽 대신 발라먹고 섞어먹는 어린이용 올리고당까지 내놓고 있다. 올리고당은 과자, 음료, 심지어 분유에도 들어있다. ‘섬유질과 영양분이 제거된 칼로리 덩어리’로 지탄받고 있는 설탕을 대신해 올리고당은 칼로리가 낮고 체내에서 수용성 식이섬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프락토 올리고당의 경우 비피더스 유산균의 먹이가 되어 균을 증식시킨다는 점도 올리고당의 이름값을 높이는 데 한 몫한다. 올리고당은 체내에서 소화효소에 반응하지 않는다. 소화 흡수율이 떨어진다. 올리고당을 저칼로리 식품으로 광고할 수 있는 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섭취가 더디면 혈당치도 덜 올리고 충치도 만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올리고당은 과연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무결점 단맛일까. 프락토 올리고당의 원료는 아이러니하게도 원당이고 이소말토 올리고당은 간혹 쌀이거나 역시 옥수수다. 이들은 모두 소화가 되지 않는 탄수화물 덩어리일 뿐 비타민이나 미네랄 같은 영양성분은 전무한 정제당이다.

올리고당은 양파, 우엉, 마늘 등에도 들었지만 그 양이 극히 적어 우리 몸이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사람의 몸속에서 가까스로 만들어지는  올리고당이 인위적으로 갑자기 듬뿍 들어오면 탈이 날 수밖에 없다. 올리고당을 과량 섭취했을 때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설사가 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식품학자들이 챙겨먹으라고 권하지도 않고, 효능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올리고당을 고집할 요량이면 올리고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제품들이 정말 ‘순수’ 올리고당인지 따져봐야 한다. 다른 값싼 당류가 더 많이 들어간 경우도 꽤 있다. 또 설탕보다 단맛이 덜해 자칫 지나치게 많은 양을 섭취하고도 덜 달게 먹었다고 착각하며 내심 흐뭇해할 수 있으니 먹는 동안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원료들이 수입해온 원당이나 옥수수 등인 점도 생각해볼 대목이다.

설탕을 대신해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정제당이 올리고당이라면, 가공식품 회사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정제당은 액상과당이다. 거의 대부분의 음료에 액상과당이 들어간다. 

과당은 과일 속에 많이 들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당류 중 가장 달고, 차가울수록 단맛이 더 강해진다. 첫맛은 상쾌하고 뒷맛은 깔끔하다. 결정 혹은 액상 형태로 팔리고 있는데 결정과당(꿀이나 과일에서 추출한 순수과당)은 우리가 직접 살 수 있지만 액상과당은 주로 가공식품 업체에 팔린다.

이쯤 보면 설탕의 대체당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어 보이지만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의 저자 안병수 씨는 그의 책에서 ‘설탕보다 더 해롭다’고 단언한다. 과일이나 꿀이 아닌 옥수수에서 뽑아낸(또 옥수수!) 액상과당(HFCS: High Fructose Corn Syrup: 고과당 옥수수 시럽)은 설탕보다 6배쯤 더 달면서도 값은 훨씬 싸다. 액상과당은 식욕억제호르몬 분비를 줄이기 때문에 액상과당이 든 음식을 먹으면 배부른 것을 잘 느끼지 못해 과식을 하게 된다. 설탕이 든 콜라를 한 번에 많이 마시는 건 한계가 있지만, 액상과당이 든 콜라는 훨씬 많은 양을 마실 수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먹고 싶어진다. 액상과당 섭취량과 비만율이 거의 동일하게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에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간에 지방이 쌓이게 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액상과당이 눈총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옥수수에서 뽑아낸 전분당이기 때문이다. 옥수수는 콩과 함께 세계에서 유전자 조작이 가장 많이 되고 있는 식품 가운데 하나다. 액상과당은 과자, 빵,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주스, 드링크제 등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들어간다. 고과당 액상과당, 고과당시럽, 고순도과당, 옥수수시럽, 과당 함유 포도당 시럽은 모두 액상과당을 이르는 말이다. 간혹 물엿이라고 표기되는 경우도 있다.

정제당에 대한 반성이 일면서 비정제 설탕과 천연감미료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었다.

메이플 시럽, 아가베 시럽, 꿀가루 등의 천연감미료로는 가공 과정이 비교적 단순해 정제당에 비해 영양이 살아있다. 메이플 시럽은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이 먹었다는 단풍나무 수액을 원료로 한 것이다. 꿀가루는 꿀을 건조시켜 만든 것으로 천연감미료, 설탕보다 조금 낮은 칼로리, 알칼리성 식품으로 선전되지만 꿀 외에 다른 당류가 섞인 경우도 있으니 꼼꼼히 살펴야 한다. 멕시코에서 나는 아가베 선인장(용설란의 일종)에서 추출한 아가베 시럽도 인기다. 설탕보다 달지만 칼로리며 당지수가 낮아 당뇨병 환자들도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당이 70~90%에 달해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과당은 포도당처럼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지는 않지만 지나치면 간에 지방이 쌓이게 할 수 있다.

언젠가부터 ‘천연감미료를 사용한 웰빙식품’이란 홍보문구 아래 자일리톨이 든 껌, 스테비오사이드가 든 소주, 에리스리톨이 든 커피믹스도 등장했다.

소주에 들어가 단맛을 내는 스테비오사이드(Stevioside)는 국화과 식물인 스테비아 잎에서 얻어지며 설탕보다 300배 강한 단맛을 낸다. 남아메리카 파라과이 주변이 원산지로 이곳 원주민들이 400년 이상 사용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은 1970년대에 세계 최초로 스테비아 잎에서 쓴맛을 빼고 단맛만 나는 스테비오사이드를 추출하는 화학적인 방법을 알아내고 30년 이상 감미료로 사용해오고 있다. 하지만 스테비오사이드의 안전성에 대한 의견은 아직 어지럽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러시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등지에서는 허용되어 사용되고 있으나 미국에서는 식품원료가 아닌 식이보조제로 허용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에서는 허가를 보류한 상태다. 실험에서 매우 낮기는 하지만 급성 독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음료, 술 등에 사용되고 있다. 청량음료, 커피, 홍차는 물론 어묵이나 소시지, 건어물에도 들어간다. 간장에도 넣어 구수한 맛을 더 한다. 인체에서 대사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되기에(한편에서는 체내에서 분해되어 해로운 물질로 바뀐다는 의견도 있다) 아이스크림이나 빙과류에 설탕 대신 넣어 칼로리는 줄이고 청량감을 높인다.
 
청량감을 내는 당알코올의 일종인 자일리톨(Xylitol)은 자일로스라는 천연 당류에 수소첨가 반응을 시켜서 얻는다. 식품위생법에서는 자일로스를 화학첨가물로 분류한다. 자일리톨은 충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일리톨을 먹지 않는 충치균은 번식을 할 수 없고 결국 굶어(?) 죽는다. 몸속에서 정상적으로 대사되지 않는 것도 우리 몸이 자일리톨이라는 물질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칼로리는 낮지만 많이 먹으면 설사가 날 수도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커피믹스에 설탕 대신 들어가 ‘칼로리는 반으로 커피 맛은 그대로’ 유지시켜 준다는 에리스리톨(Erythritol), 1일 섭취 허용량이 특별히 제한되어 있지는 않지만 유기가공식품에는 사용할 수 없는 소르비톨(D-Sorbitol)을 비롯해 이노시톨, 말티톨, 만니톨, 락티톨, 이소말트 등 자일리톨과 같은 당알코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과량 섭취 시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인공감미료는 ‘단맛이 나는 화학적 합성품’으로 합성감미료, (설탕을 대신한) 대체감미료로도 불린다. 대부분의 인공감미료는 고감도 저칼로리 감미료로 뇌를 자극해 설탕의 수백 배나 되는 강한 단맛을 느끼게 하지만 영양소는 제로에 가까워 주로 당뇨병 환자와 비만 환자용으로 이용되었다. 인공감미료는 식품포장지에 용도와 명칭(예를 들어 합성감미료(수크랄로스))이 표시된다.

인류 최초의 인공감미료는 로마인이 만든 사파(Sapa)였다. 당시 포도주는 신맛이 무척 강했기 때문에 제조업자들은 포도주에 단맛 나는 사파를 넣어 팔았다. 사파는 포도주스를 납주전자에 넣고 거의 말라붙을 때까지 졸여 만든 것으로 주성분이 아세트산납이라는 독성이 강한 중금속 화합물이다. 사파에서 비롯된 납중독은 정신 불안증과 불임 등을 불러 왔고 결국 이것이 로마 멸망의 원인이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인공감미료는 처음부터 식품첨가물로 연구·개발되기보다는 화학자들이 다른 연구 도중 우연히 발견한 경우가 많다. 현대의 인공감미료들이 갖는 공통점은 대개 이렇다. 첫째, 설탕과 같은 무색무취의 가루이거나 가루에 가깝다. 그래야 운반, 보관, 사용이 간편하다. 꿀이 가공식품에 좀 더 적극적으로 쓰이지 못한 것은 값도 값이려니와 꿀 고유의 빛깔과 맛, 향이 있고 액상형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둘째, 지독하게 달다. 달면 달수록 좋다. 단맛이 강할수록 아주 조금만 넣어도 되니 제품 원가를 줄일 수 있고 칼로리도 최대한 낮출 수 있다. 셋째, 그저 달기만 하다. 어느 식품에나 두루 넣으려면 자칫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영양 성분은 모조리 사라지고 오직 단맛만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맛이 중립적”이라고 표현한다. 넷째, 소화 흡수가 되지 않고 그대로 몸 밖으로 배출되어 칼로리가 거의 없다. 당뇨병과 체중 감량을 평생의 숙제로 삼고 있는 현대인들의 요구에 맞춘 것이다.

인공감미료의 유해성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006년 국제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를 열어 그때까지의 연구 결과들을 모두 재검토한 뒤 식품첨가물로 안전하다,고 공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분자니까 괜찮다’는 가공식품 회사와 ‘한 분자라도 해롭다’는 학자들의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참고자료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안병수, 국일미디어), 《설탕》(박은주, 김영사),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아베 쓰카사, 국일미디어), 《독소: 죽음을 부르는 만찬 : 질병을 키우는 모든 음식에 관한 충격보고서》(윌리엄 레이몽, 랜덤하우스), 《비만의 제국》(그렉 크리처, 한스미디어) 《식품진단서》(조 슈워츠, 바다출판사), 《탄수화물 중독증》(잭 컬럼, 북라인), 식품의약안전청 식품첨가물 정보망(fa.kfd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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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오늘은 교육이야기가 아니라 살림이야기?
살림도 교육이지요.
교육이 있어야 살림도 살아나니까요^^

무쇠 팬

‘눌어붙지 않아요.’라던 코팅 팬의 마법은 결국 풀리게 마련이다. 도도하게 빛나던 검정 코팅 속에 감춰진 허연 알루미늄 덩어리를 목격하고도 한참이 지난 후에야 드디어 바꿀 결심이 선 어느 날 밀려든 후회와 반성. “그동안 참 많이도 먹었구나…” 팬에 곱게 코팅되어 있던 갖가지 화학물질들의 최종 정착지는 나와 내 가족의 몸속일 게다. 가공식품이 그렇듯 조리도구 또한 인간의 간섭이 많아질수록 논란의 여지는 커진다. 녹슬지 않고 음식이 눌어붙지 않게 하기 위해 등장한 강력한 코팅은 환경호르몬에 대한 걱정도 함께 선사했다. 무쇠 팬이며 스테인리스스틸 팬(이하 스텐 팬)이 건강에도 좋고 환경에도 이롭다는 사실을 왜 모르겠냐마는 까다로운(이라기보다 까다롭다고 알려진) 사용법에는 겁부터 난다. 맨얼굴의 무쇠 팬을 사용하려면 ‘길들이기’와 ‘녹’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만 하고, 스텐 팬은 ‘예열’과 ‘불 조절’을 위한 섬세한 감각을 연마해야 한다. 사용자의 역량에 따라 결과물은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정말, 과연 그럴까? 무쇠 팬, 스텐 팬으로 ‘춤추듯 미끄러지는 온전한 형태의 달걀프라이’를 부쳐내는 그녀들에게서 솔직한 사용기를 들어본다. 선택의 갈림길에 서있는 이들에게 그녀들이 전하는 공통된 충고는 한 가지. “코팅 팬 쓰던 습관만 버리면 이만큼 좋은 팬이 없어요.” 당장의 편리를 탐하던 얕은 마음을 떨쳐버린다면 건강은 물론이거니와 ‘대를 물릴 수 있는 나만의 팬’을 품에 안을 수 있다.  

스테인리스 팬

 



무쇠와 스테인리스라는 것
인류가 무쇠와 함께 해온 역사는 1천 년이 넘는다. 무쇠는 철광석에서 직접 제조되는 철의 일종이다. 무쇠 팬은 1천400℃ 이상의 용광로에서 용해과정을 거친 쇳물을 거푸집에 부어 식혀 만든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흘러나온 무쇠 팬의 철 성분은 음식 맛을 좋게 하고 인체의 조혈기능을 돕는다. 선철(우리나라 선철은 거의 포스코에서 만들어진다)은 중금속 오염 걱정이 없지만 간혹 값싼 잡철로 만들어진 것이나 저가의 중국산 제품은 중금속이 들어있을 수 있으니 꼼꼼히 살펴야 한다. 스테인리스의 주성분은 무쇠와 같은 철이지만 무쇠와는 달리 철 외에 크롬과 니켈이 포함되어 있다. 크롬은 스테인리스의 표면에 얇고 균일한 막을 만들어 철이 산소와 반응하지 못하도록 한다. 그래서 산성 및 염기성 물질에 안전하며 물에 닿아도 녹슬지 않아 실용적이다. 스텐 팬(뿐 아니라 부엌에서 사용되는 거의 모든 스테인리스 조리도구)은 대부분 304재질이다. 스테인리스에 크롬 18%와 니켈 8~10%를 섞은 것으로 조리도구로 쓰기에 가장 안전한 성분 비율로 되어 있다. 스텐 팬에 새겨져 있는 ‘STS304’ ‘18-10’ ‘18-8’ ‘27종’이라는 표시는 모두 304재질을 뜻한다. 간혹 스테인리스 강종 표기가 없거나 ‘201’이라고 적힌 제품은 니켈 함량이 낮아 녹이 슬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내가 직접 만드는 명품, 무쇠팬
곽현숙 주부 13년차

● 왜?_ 심한 빈혈로 힘들어하는 남편을 위해서였어요. 옛 어른들 말씀이 떠올라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솥이며 팬을 모두 무쇠로 바꾼 지 1년 반이 지나자 신기하게도 건강검진에서 빈혈수치가 정상으로 나오더군요. 그 후 특히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는 적극 추천해요. 성장기 아이들에게 철분 섭취는 정말 중요하니까요.
● 좋은 점?_  무쇠제품 중 가장 간단히 길들일 수 있는 게 바로 무쇠 팬이에요. 부치고 볶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름으로 코팅이 되면서 길이 들거든요. 코팅 팬처럼 조심해서 다루지 않아도 되고 자연 코팅이라 벗겨질 염려가 없으니 안전하죠. 생선이나 고기도 일반 전용 팬에서 구웠을 때보다 특유의 누린내 없이 담백하게 구워지고요. 쓰면 쓸수록 팬에서 윤이 나고 음식도 점점 더 맛있게 만들어지니 고마운 마음까지 들어요.(웃음)   
사용법?_  팬에 기름을 두른 후 중불에 올려 기름이 동글동글한 모양으로 퍼지면 음식 재료를 넣으세요.
그 다음 재료에 따라 예를 들어, 부침개는 중불에서 부쳐내고 버섯은 약불에서 볶아내면 돼요. 예열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다리는 것’이에요. 처음엔 이 시간이 길게 느껴지겠지만 무쇠의 성질을 알고 익숙해지면 음식에 따라 예열의 정도를 가늠하는 감이 늘어요. 더디게 달아올라 꾸준한 열기를 이어가다 찬찬히 식어가는 무쇠 팬을 쓸 때는 불을 세게 하지 않는 것이 요리를 잘 할 수 있는 노하우랍니다. 열전도율이 좋아 센불을 쓸 일이 없어서인지 무쇠로 바꾸고 나서 가스비가 줄었어요. 기름 사용량도 훨씬 줄었고요.
● 기름때?_  팬에 음식이 눌어붙었다면 물을 부어 불린 다음 숟가락으로 긁어내면 돼요. 구입 후 서너 번쯤은 물기를 닦은 다음 가스 불에서 살짝 말려주는 것이 좋고요. 무쇠 팬은 설거지가 정말 간편해요. 물로 살짝 헹궈주면 되죠. 기름이 조금 많다 싶으면 물을 붓고 살짝 끓여내면 되고요. 생선이나 고기 요리를 했을 때는 귤껍질이나 레몬껍질로 닦아내거나 식초를 한두 방울 푼 물로 헹궈내면 냄새 걱정이 없어요. 세제는 사용하지 않아요. 
● 단점?_  녹이 난다는 것인데 이 부분은 장점이기도 한 것 같아요. 잘못해서 녹이 나면 철 수세미로 녹을 벗겨 낸 다음 다시 길들이기 과정을 거치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거든요. 아무래도 번거로운 점은 물기 있는 음식을 담아두면 녹이 생기니까 다른 용기로 옮겨 담아 보관해야 한다는 거겠죠? 저처럼 몇 년 동안 사용하면 녹 걱정 따위 안 해도 되지만 처음 사용하시는 분들은 좀 불편하게 여길 수도 있겠어요.
● ‘강추’ 이 음식_ 피자죠! 무쇠 팬에 피자 도우를 올려 오븐에서 구우면 이루 말할 수 없이 담백하고 고소해요. 우리 아이는 일반 팬에 구워준 피자와 확실히 구별해요. 바삭함이 다르다나요.(웃음)
● 선택은 어떻게?_ 9년 전 사흘 동안 인터넷을 검색해서 구입했어요. 무쇠 제품을 파는 곳은 많은데 원료인 철에 차이가 있더라고요. 여러 종류의 철(잡철)을 녹여 만드는 곳도 있으니 조심하셔야 해요. 팬은 물론 밥솥이며 국솥까지 모두 무쇠로 된 것을 사려다보니 처음엔 인지도가 낮은 국산 제품을 선택하기가 무척 망설여졌지만, 운틴가마는 선철을 쓰고 마감도 탁월한데다 3대째 무쇠 제품을 만드는 곳이어서 믿음이 갔어요. 무쇠를 처음 구입하는 분이라면 무쇠 프라이팬을 권해 드려요. 가격은 일반 코팅 팬 가격이고요, 가스레인지와 인덕션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어요. 가끔 우리나라 무쇠제품 길들이기는 귀찮아하면서 고가의 수입 제품들은 애지중지하며 길들이는 과정도 자랑스러워하는 이들을 봐요. 다 같은 무쇠인데 왜 대접이 다른가 싶어 씁쓸하죠. 우리나라 제품이 값도 정직하고 애프터서비스도 확실하니 국내에서 만들어진 걸로 고르시면 좋겠어요. 참, 선철로 만든 것인지 꼭 확인하시고요.  


 스테인리스 팬
처음 느낌 그대로, 스테인리스 팬 
전지현 주부 12년차, <스텐 팬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임> 운영자(cafe.naver.com/jaynjoy)
● 왜?_ 엄마 부엌에서 늘 봐왔던 거라 제가 주부가 되었을 때도 자연히 가장 익숙한 소재였어요. 헌데 스테인리스 말고 팬 소재로 달리 떠올릴만한 것이 있나요?(웃음)
● 좋은 점?_  일단 무척 위생적이에요. 팬에 양념이나 냄새가 스며들지 않으니까요. 설거지도 정말 쉽죠. 바로 닦이지 않는 음식 찌꺼기도 잠시 물에 불려 놓으면 깨끗이 닦이고요. 태워도 박박 문질러 씻으면 말끔해지니 얼마나 편한지 몰라요. 그 다음은 경제성이에요. 녹이 나거나 코팅재가 벗겨지는 일이 없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답니다. 열전도율이 높아 음식을 빠른 시간 안에 만들 수 있고, 기름을 흡수하는 코팅재가 발라져 있지 않으니 기름을 적게 사용한다는 것도 큰 매력이이에요.
● 사용법?_  많은 이들이 무쇠처럼 길들이려고 하는데 스텐 팬은 길들일 필요가 없어요. 대신 사용자가 스텐 팬 사용법에 길이 들어야죠. 팬이 열을 받아 일정 온도 이상으로 골고루 뜨거워지고 여기에 기름까지 충분히 예열, 밀착되어 있으면 코팅 팬에서보다 더 눌어붙지 않아요. 일반적인 예열법은 이래요. 팬을 약불 혹은 중불에서 달구세요. 손바닥으로 후끈한 열기가 느껴지면 기름을 넣고요. 기름이 적당한 온도로 뜨거워지면 아주 적은 양으로도 얇게 쫙 퍼져요. 기름이 물결 모양이 되면 부치거나 볶기에 적당한 온도랍니다.
● 기름때?_  베이킹소다와 식초만 있으면 오케이에요. 기름때는 팬에 베이킹소다를 넉넉히 뿌린 뒤 물을 묻힌 수세미로 문지르면 쉽게 없앨 수 있어요. 커다란 냄비에 물을 넣고 베이킹소다를 넉넉히 풀어 삶아 주면 새것처럼 광택이 살아나죠. 생선을 조리한 뒤에는 식초 물로 헹궈주면 비린내도 사라지고 팬 표면도 더 반짝거려요. 설거지를 할 때에는 꼭 부드러운 수세미를 사용하세요. 연마석이 포함된 초록색 수세미는 거친 흠집을 내거든요.
● 단점?_  역시 예열과 불 조절이겠죠? 저는 스텐 팬을 사용하면서 요리하는 감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 과정을 즐기는 편인데 많은 이들이 무척 어려워하더라고요. 같은 화력으로 요리했을 때 스텐 팬은 코팅 팬보다 열효율이 높아 음식이 빨리 익기 때문에 처음 사용하는 이들은 음식을 태우는 경우가 많아요. 약한 불로도 같은 열을 내기 때문에 코팅 팬보다 불을 약하게 써도 된답니다. 그러니 지나치게 센 불을 사용하는 습관을 버리셔야 해요!
● ‘강추’ 이 음식_ 달걀프라이에요. 이 요리랄 수도 없는 요리가 스텐 팬에서 한 음식의 담백함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죠. 기름이 빙빙 도는 튀긴 듯한 느끼한 프라이가 아니라 담백하고 부드럽고 고소한 달걀 맛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들 해요. 소금을 뿌리지 않아도 싱겁거나 비리지 않죠. 카페 회원들은 코팅 팬에서 한 달걀프라이와는 완전히 다른 맛이라고 해요. 사실 저는 요리를 잘하는 사람도 아니고 남다른 장금이의 미각을 지닌 것도 아니어서 그렇게까지 큰 차이는 잘 모르겠는데… 너무 솔직한가요?(웃음) 아, 기름을 적게 쓰게 되니 어떤 음식이건 담백한 맛을 내는 건 맞아요.
● 선택은 어떻게?_ 스테인리스 제품은 재질 자체의 신뢰성이 보장되기에 브랜드나 가격에 따른 품질의 차이가 크지 않아요. 팬의 구조(본체구조 및 두께)와 재질이 같으면 팬으로써의 기능 자체는 크게 달라질 수 없거든요. 물론 디자인으로 인한 사용 편의성이나 세부 마감, 부속품의 내구성, 재질의 느낌과 세척의 용이성을 결정해주는 연마의 완성도는 모두 제각각이에요. 가격 차이는 손잡이 재질, 디자인, 브랜드 인지도, 인덕션 가능 여부에서 비롯되죠. 제가 친구들에게 해주는 말은요. 예산을 먼저 결정한 다음 예산 안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두세 가지 고르기. 반드시 실물로 보고 짬이 나면 인터넷에 올라있는 후기도 읽어보기. 결정했다면 단품으로 꼭 필요한 하나만 구입! 쓰다보면 자신도 몰랐던 필요와 취향을 알게 된답니다. 이때 추가로 구입해도 늦지 않아요. 무조건 세트로 사거나 고가의 유명 브랜드만을 선호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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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외진 골목 안 소문난 칼국수집. 칼국수에 곁들여 나오는 이곳 무생채는 새콤달콤하고 아삭해서 ‘리필’이 필수다. 집에서는 절대로 낼 수 없는 맛. 역시 할머니 손맛이야, 라며 오물거리는 사람들을 향해 할머니가 들려준 맛의 비밀은? “식초도 좀 넣고… 마지막으로 사카린을 꼭 넣어. 아주 조금만 넣으면 돼. 그래도 맛이 나. 많이 넣으면 못써. 너무 달거든. 내가 이렇게 자세히 얘기를 해줘도 집에서 만들면 그 맛이 안 난대. 내가 손맛이 있나봐.” 흐흐… 사카린? 아, 그 사카린?! 정 많은 할머니의 사카린, 엄마의 올리고당, 짐승 아이돌이 선전하는 콜라 속 액상과당, 껌 속 자일리톨, 소주 속 스테비오사이드… 음식 속에 노골적으로 혹은 은밀하게 들어있는 단맛의 정체가 모두 설탕인 것은 아니다. 만약 어떤 이유로 단맛을 멀리하고자 한다면 단맛에 씌워진 가면들도 낱낱이 익혀두어야 한다.


옛날 옛적 천연의 달콤한 영양 덩어리 꿀에서부터 비롯된 단맛의 역사는 지독하게 달기만 한, 난해한 화학기호 덩어리 인공감미료로까지 진화(혹은 퇴보)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식품첨가물 용어집 용어 설명에 의하면 감미료는 ‘식품에 단맛을 부여하는 식품첨가물’이라고 되어 있다. 전 세계에는 6천여 가지의 감미료가 존재한다. 감미료는 원료가 어디서 왔는지에 따라 자연에서 얻어진 천연감미료와 화학적 기술을 이용해 얻어진 인공감미료(정식 명칭은 화학적 합성품), 가공 과정에서의 정제 여부에 따라 정제당과 비정제당, 탄수화물계냐 아니냐에 따라 탄수화물계 감미료(설탕 등)와 당뇨병 환자들이 주로 섭취하는 당알코올계 감미료(자일리톨 등), 체내에서 단백질처럼 소화 흡수되는 아미노산계(아스파탐 등) 같은 비탄수화물계 감미료, 설탕을 기준으로 한 단맛의 정도에 따라 저감미 감미료와 고감미 감미료, 영양성분을 지니고 있는지에 따라 영양적 감미료와 비영양적 감미료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꿀이나 설탕 같은 천연감미료는 대부분 영양적 감미료로, 먹으면 체내에서 대사되어 에너지를 만든다. 화학적 합성품인 인공감미료는 대부분 비영양적 감미료다. 비정제당에는 꿀, 엿, 조청, 비정제 설탕 등이, 정제당에는 정제 설탕(백설탕, 황설탕, 흑설탕), 물엿, 올리고당, 액상과당 등이 있다. 정제당은 사탕수수, 사탕무와 옥수수 전분 등이 원료인 천연감미료이지만 꽤 길고 복잡한 정제 과정을 통해 단맛만 빼낸 것이기 때문에 영양은 거의 없고 단맛만 있다는 점에서 인공감미료와 닮았다.


천연감미료에는 꿀과 사탕수수(무)로 만든 설탕, 곡식으로 만드는 엿, 뿌리에서 단맛이 나는 식물인 감초 외에도 당류인 포도당, 과당, 이성화당, 젖당 등이 있다. 인류가 맛본 최초의 단맛은 꿀이나 과일 같은 식물의 열매였을 것이다. 꿀이 얼마나 귀했는고 하니 일본의 옛 문헌에 따르면 백제의 왕자가 일본에 와서 직접 양봉을 가르쳤고, 《삼국사기》에는 신라 신문왕이 왕비를 맞을 적에 보낸 폐백에 꿀이 들어 있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꿀과 과일을 대신해 인간의 단맛 욕구를 충족시켜준 것이 엿과 설탕이다. 서양이 사탕수수(무)에서 설탕을 얻기 위해 수많은 아프리카인들을 노예로 전락시키고 사탕수수 즙을 끓이기 위해 나무를 마구 벌목해 숲을 파괴한데 반해 동양의 엿은 그 생산과정이 비교적 소박하고 평화롭다.

엿은 밥(곡식)에 엿기름물을 섞어 약한 불에서 오래도록 뭉근하게 고아(당화) 졸인 것이다. 엿기름은 보리에 물을 부어 싹을 틔운(발아) 다음 말려 가루를 낸 것이다. 싹이 틀 때 생긴 아밀라아제라는 효소는 쌀의 전분과 반응하여 전분을 제일 작은 분자(단당류)로 쪼개어 달게 변화(당화)하도록 만든다. 밥이 몸속으로 들어가면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엿의 원료는 찹쌀, 멥쌀, 보리, 조, 수수, 옥수수, 고구마 등 전분이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친환경 식품을 만드는 곳에서는 보리, 멥쌀, 찹쌀을 주로 쓰지만 보통 식품업체들은 값싼 옥수수가 대세다. 엿기름 대신 미생물에서 대량으로 뽑아낸 효소(아밀라아제)를 당화의 원료로 쓰는 곳도 늘고 있다.


굳은 형태로 되어 있는 엿을 과자처럼 먹었다면, 묽게 고아서 굳지 않은 엿인 조청은 설탕처럼 음식에 들어가 단맛을 내는 감미료의 역할을 담당했다. 짙은 갈색으로 설탕처럼 정제나 표백과정을 거치지 않아 각종 영양성분이 살아 있고 단맛이 온화한 것이 특징이다. 단맛이 조금 무겁고 음식의 색이 어두워지는 단점이 있지만 조림이나 고기를 재울 때 넣으면 윤기를 더해주고, 무침이나 볶음 요리를 만들 때 맨 나중에 조금 넣으면 오래 두고 먹어도 풍미와 빛깔이 유지된다.

조청은 묽은 엿이라는 의미에서 물엿이라고도 불리지만 현재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물엿과  조청은 엄연히 다르다. 조청을 닮은 물엿 옆에는 요리당, 올리고당들도 나란히 놓여 있다.

묽은 엿의 형태(물엿)인 전통적인 ‘조청’과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물엿’ 제품의 가장 큰 차이는 원료와 묽기, 정제 여부다. 조청은 대개 쌀 등의 곡식으로 만드는데 비해 ‘물엿’은 값싼 옥수수 전분으로 만들고 있다. ‘조청물엿’이라는 애매모호한 이름으로 유통되는 제품의 원료 역시 100% 옥수수이다.

제조과정으로 보면 원래 물엿은 조청의 전 단계로 물엿을 조금 더 오래 졸이면 조청이 되는 것이지만 시중의 물엿은 잘 굳고 끈적임이 심한 조청보다 농도가 묽어 사용이 간편하고, 표백이나 정제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색이 맑고 투명해 음식에 넣어도 음식 본래의 색이 그대로 유지된다. 볶음이나 구이, 무침 요리를 할 때 마지막에 넣으면 윤기가 나고 깔끔한 단맛을 더할 수 있어 많이 쓰인다. 과자회사들도 설탕 다음으로 물엿을 많이 쓴다.
요리당은 주재료가 설탕의 원료이다. 제품에 따라 올리고당이나 물엿이 더 들어가기도 하고 캐러멜 색소를 섞어 진한 색을 내기도 한다. 맑은 갈색으로 조청과 물엿보다는 달고 농도가 묽어 두루두루 사용하기 편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물엿이나 올리고당에 비해 뒷맛이 개운하지 않고 음식에 넣었을 때 윤기도 덜하다. 역시 정제과정을 거친 정제당이다.


올리고당은 설탕보다 덜 달다는 단점을 ‘건강한 단맛’으로 내세우며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감미료 중 하나다. 부엌에서의 쓰임이나 효능도 설탕, 조청, 물엿, 요리당을 아우른다. 식품회사에서도 앞 다투어 커피에 넣는 커피용 올리고당, 잼이나 시럽 대신 발라먹고 섞어먹는 어린이용 올리고당까지 내놓고 있다. 올리고당은 과자, 음료, 심지어 분유에도 들어있다. ‘섬유질과 영양분이 제거된 칼로리 덩어리’로 지탄받고 있는 설탕을 대신해 올리고당은 칼로리가 낮고 체내에서 수용성 식이섬유와 같은 작용을 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프락토 올리고당의 경우 비피더스 유산균의 먹이가 되어 균을 증식시킨다는 점도 올리고당의 이름값을 높이는 데 한 몫한다. 올리고당은 체내에서 소화효소에 반응하지 않는다. 소화 흡수율이 떨어진다. 올리고당을 저칼로리 식품으로 광고할 수 있는 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섭취가 더디면 혈당치도 덜 올리고 충치도 만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올리고당은 과연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무결점 단맛일까. 프락토 올리고당의 원료는 아이러니하게도 원당이고 이소말토 올리고당은 간혹 쌀이거나 역시 옥수수다. 이들은 모두 소화가 되지 않는 탄수화물 덩어리일 뿐 비타민이나 미네랄 같은 영양성분은 전무한 정제당이다.


올리고당은 양파, 우엉, 마늘 등에도 들었지만 그 양이 극히 적어 우리 몸이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사람의 몸속에서 가까스로 만들어지는  올리고당이 인위적으로 갑자기 듬뿍 들어오면 탈이 날 수밖에 없다. 올리고당을 과량 섭취했을 때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설사가 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식품학자들이 챙겨먹으라고 권하지도 않고, 효능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올리고당을 고집할 요량이면 올리고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제품들이 정말 ‘순수’ 올리고당인지 따져봐야 한다. 다른 값싼 당류가 더 많이 들어간 경우도 꽤 있다. 또 설탕보다 단맛이 덜해 자칫 지나치게 많은 양을 섭취하고도 덜 달게 먹었다고 착각하며 내심 흐뭇해할 수 있으니 먹는 동안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원료들이 수입해온 원당이나 옥수수 등인 점도 생각해볼 대목이다.


설탕을 대신해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정제당이 올리고당이라면, 가공식품 회사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정제당은 액상과당이다. 거의 대부분의 음료에 액상과당이 들어간다.  과당은 과일 속에 많이 들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당류 중 가장 달고, 차가울수록 단맛이 더 강해진다. 첫맛은 상쾌하고 뒷맛은 깔끔하다. 결정 혹은 액상 형태로 팔리고 있는데 결정과당(꿀이나 과일에서 추출한 순수과당)은 우리가 직접 살 수 있지만 액상과당은 주로 가공식품 업체에 팔린다.


이쯤 보면 설탕의 대체당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어 보이지만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의 저자 안병수 씨는 그의 책에서 ‘설탕보다 더 해롭다’고 단언한다. 과일이나 꿀이 아닌 옥수수에서 뽑아낸(또 옥수수!) 액상과당(HFCS: High Fructose Corn Syrup: 고과당 옥수수 시럽)은 설탕보다 6배쯤 더 달면서도 값은 훨씬 싸다. 액상과당은 식욕억제호르몬 분비를 줄이기 때문에 액상과당이 든 음식을 먹으면 배부른 것을 잘 느끼지 못해 과식을 하게 된다. 설탕이 든 콜라를 한 번에 많이 마시는 건 한계가 있지만, 액상과당이 든 콜라는 훨씬 많은 양을 마실 수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먹고 싶어진다. 액상과당 섭취량과 비만율이 거의 동일하게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에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간에 지방이 쌓이게 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액상과당이 눈총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옥수수에서 뽑아낸 전분당이기 때문이다. 옥수수는 콩과 함께 세계에서 유전자 조작이 가장 많이 되고 있는 식품 가운데 하나다. 액상과당은 과자, 빵,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주스, 드링크제 등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들어간다. 고과당 액상과당, 고과당시럽, 고순도과당, 옥수수시럽, 과당 함유 포도당 시럽은 모두 액상과당을 이르는 말이다. 간혹 물엿이라고 표기되는 경우도 있다.


정제당에 대한 반성이 일면서 비정제 설탕과 천연감미료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었다. 메이플 시럽, 아가베 시럽, 꿀가루 등의 천연감미료로는 가공 과정이 비교적 단순해 정제당에 비해 영양이 살아있다. 메이플 시럽은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이 먹었다는 단풍나무 수액을 원료로 한 것이다. 꿀가루는 꿀을 건조시켜 만든 것으로 천연감미료, 설탕보다 조금 낮은 칼로리, 알칼리성 식품으로 선전되지만 꿀 외에 다른 당류가 섞인 경우도 있으니 꼼꼼히 살펴야 한다. 멕시코에서 나는 아가베 선인장(용설란의 일종)에서 추출한 아가베 시럽도 인기다. 설탕보다 달지만 칼로리며 당지수가 낮아 당뇨병 환자들도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당이 70~90%에 달해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과당은 포도당처럼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지는 않지만 지나치면 간에 지방이 쌓이게 할 수 있다.


언젠가부터 ‘천연감미료를 사용한 웰빙식품’이란 홍보문구 아래 자일리톨이 든 껌, 스테비오사이드가 든 소주, 에리스리톨이 든 커피믹스도 등장했다. 소주에 들어가 단맛을 내는 스테비오사이드(Stevioside)는 국화과 식물인 스테비아 잎에서 얻어지며 설탕보다 300배 강한 단맛을 낸다. 남아메리카 파라과이 주변이 원산지로 이곳 원주민들이 400년 이상 사용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은 1970년대에 세계 최초로 스테비아 잎에서 쓴맛을 빼고 단맛만 나는 스테비오사이드를 추출하는 화학적인 방법을 알아내고 30년 이상 감미료로 사용해오고 있다. 하지만 스테비오사이드의 안전성에 대한 의견은 아직 어지럽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러시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등지에서는 허용되어 사용되고 있으나 미국에서는 식품원료가 아닌 식이보조제로 허용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에서는 허가를 보류한 상태다. 실험에서 매우 낮기는 하지만 급성 독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음료, 술 등에 사용되고 있다. 청량음료, 커피, 홍차는 물론 어묵이나 소시지, 건어물에도 들어간다. 간장에도 넣어 구수한 맛을 더 한다. 인체에서 대사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되기에(한편에서는 체내에서 분해되어 해로운 물질로 바뀐다는 의견도 있다) 아이스크림이나 빙과류에 설탕 대신 넣어 칼로리는 줄이고 청량감을 높인다.


청량감을 내는 당알코올의 일종인 자일리톨(Xylitol)은 자일로스라는 천연 당류에 수소첨가 반응을 시켜서 얻는다. 식품위생법에서는 자일로스를 화학첨가물로 분류한다. 자일리톨은 충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일리톨을 먹지 않는 충치균은 번식을 할 수 없고 결국 굶어(?) 죽는다. 몸속에서 정상적으로 대사되지 않는 것도 우리 몸이 자일리톨이라는 물질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칼로리는 낮지만 많이 먹으면 설사가 날 수도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커피믹스에 설탕 대신 들어가 ‘칼로리는 반으로 커피 맛은 그대로’ 유지시켜 준다는 에리스리톨(Erythritol), 1일 섭취 허용량이 특별히 제한되어 있지는 않지만 유기가공식품에는 사용할 수 없는 소르비톨(D-Sorbitol)을 비롯해 이노시톨, 말티톨, 만니톨, 락티톨, 이소말트 등 자일리톨과 같은 당알코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과량 섭취 시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인공감미료는 ‘단맛이 나는 화학적 합성품’으로 합성감미료, (설탕을 대신한) 대체감미료로도 불린다. 대부분의 인공감미료는 고감도 저칼로리 감미료로 뇌를 자극해 설탕의 수백 배나 되는 강한 단맛을 느끼게 하지만 영양소는 제로에 가까워 주로 당뇨병 환자와 비만 환자용으로 이용되었다. 인공감미료는 식품포장지에 용도와 명칭(예를 들어 합성감미료(수크랄로스))이 표시된다.


인류 최초의 인공감미료는 로마인이 만든 사파(Sapa)였다. 당시 포도주는 신맛이 무척 강했기 때문에 제조업자들은 포도주에 단맛 나는 사파를 넣어 팔았다. 사파는 포도주스를 납주전자에 넣고 거의 말라붙을 때까지 졸여 만든 것으로 주성분이 아세트산납이라는 독성이 강한 중금속 화합물이다. 사파에서 비롯된 납중독은 정신 불안증과 불임 등을 불러 왔고 결국 이것이 로마 멸망의 원인이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인공감미료는 처음부터 식품첨가물로 연구·개발되기보다는 화학자들이 다른 연구 도중 우연히 발견한 경우가 많다. 현대의 인공감미료들이 갖는 공통점은 대개 이렇다. 첫째, 설탕과 같은 무색무취의 가루이거나 가루에 가깝다. 그래야 운반, 보관, 사용이 간편하다. 꿀이 가공식품에 좀 더 적극적으로 쓰이지 못한 것은 값도 값이려니와 꿀 고유의 빛깔과 맛, 향이 있고 액상형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둘째, 지독하게 달다. 달면 달수록 좋다. 단맛이 강할수록 아주 조금만 넣어도 되니 제품 원가를 줄일 수 있고 칼로리도 최대한 낮출 수 있다. 셋째, 그저 달기만 하다. 어느 식품에나 두루 넣으려면 자칫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영양 성분은 모조리 사라지고 오직 단맛만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맛이 중립적”이라고 표현한다. 넷째, 소화 흡수가 되지 않고 그대로 몸 밖으로 배출되어 칼로리가 거의 없다. 당뇨병과 체중 감량을 평생의 숙제로 삼고 있는 현대인들의 요구에 맞춘 것이다.


인공감미료의 유해성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006년 국제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를 열어 그때까지의 연구 결과들을 모두 재검토한 뒤 식품첨가물로 안전하다,고 공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분자니까 괜찮다’는 가공식품 회사와 ‘한 분자라도 해롭다’는 학자들의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참고자료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안병수, 국일미디어), 《설탕》(박은주, 김영사),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아베 쓰카사, 국일미디어), 《독소: 죽음을 부르는 만찬 : 질병을 키우는 모든 음식에 관한 충격보고서》(윌리엄 레이몽, 랜덤하우스), 《비만의 제국》(그렉 크리처, 한스미디어) 《식품진단서》(조 슈워츠, 바다출판사), 《탄수화물 중독증》(잭 컬럼, 북라인), 식품의약안전청 식품첨가물 정보망(fa.kfd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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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말씀을 따르기 위해 혹은 빠르게 황폐해져가는 자연 환경에 대한 깊은 반성에서 출발한 각각의 선한 의지가 만난 곳은 뜻밖에도 ‘저 푸른 초원’ 같은 밥상이다. 논과 밭, 들에서 난 풍성한 식물성 먹을거리들로 밥상을 차리는 이들을 만났다. 불교수행공동체인 정토회,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서울중앙교회 채식 동호회가 운영하는 채식 뷔페 식당, 그리고 요리책《자연을 담은 소박한 밥상》과《자연을 담은 사계절 밥상》을 펴낸 녹색연합이 들려주는, 고기 뿐 아니라 먹는 일에서 비롯된 갖가지 고민과 깨달음. 

 

 

 빈그릇 운동하는 정토회

 

 

고기를 멀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속세의 신자들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 계율 중에는 불살생계라는 것이 있다. “살아있는 생명을 함부로 죽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불교 신자는 육식을 절대 금한다고 알려져 있다. 정토회는 불교수행공동체로 스스로 고기를 탐하지는 않지만 주어진 상황에 충실하다. 부처 생전에도 탁발 중에 받은 돼지고기는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물론 일부러 찾아 먹어서는 안 되겠지만 만약 음식을 대접받게 되는 상황이 온다면, 이미 차려진 음식에 대해서는 가타부타하지 않는다. 수행자는 음식을 탐하지 않으며 음식에 집착해서도 안 되지만, 좋고 나쁨을 가려 먹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정토회가 지향하는 밥상의 특징은 채식 위주의 상차림이다. 제철에 나는 국내산 잎 줄기 뿌리 열매 채소를 고루 사용한다. 반드시 친환경농산물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고민이 있었으나 신자들의 시주로 살림을 꾸리다보니 값이 비싼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봄 여름에는 잎 열매 채소, 가을에는 열매 뿌리 채소, 겨울에는 말린 나물을 주로 쓴다. 버섯, 콩으로 만든 음식을 매일 다양하게 올리는 것도 특징이다.


인공조미료와 사사로운 마음을 일으켜 수행을 방해하는 오신채(마늘 부추 파 달래 흥거)는 쓰지 않는다. 간은 심심하게 맵지 않게 해 재료 본연의 맛을 내려고 애쓴다.


정토회의 밥상은 필수 영양소를 따지며 차려내는 완벽한 밥상이 아니다. 공양간에 재료가 워낙 없기도 하지만 그날 메뉴는 전날 들어온 보시와 공양간 당번에 따라 자주 달라진다. 누가 텃밭에서 딴 상추를 한 아름 보시해주면 상추쌈이 오르고 햇감자를 주면 감자밥에 감자 반찬으로 상이 차려진다. 조리법은 그날 공양간 당번이 무얼 잘 만드느냐에 따라 결정된다.(웃음)  


제철 과일을 즐겨먹으려고 하지만 과일 값이 비싸서 자주 올리지는 못한다. 수박은 껍질 처리가 곤혹스러워서 수행자들의 영양을 고려해 그들 밥상에만 내고 보시가 들어오지 않는 한 신자들의 밥상에는 잘 내지 않는다. 이제껏 음식물 쓰레기가 법당 밖으로 나간 적은 한 번도 없다. 200여 명이 식사를 할 때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1.5kg 남짓으로 지렁이가 모두 해결한다. 달리 원칙이랄 것이 없는 소박한 밥상이지만 절대 금하는 것이 있으니 쌀 한 톨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토회에서는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얼마나 남기지 않고 먹느냐를 특히 더 신경 쓴다. 음식물 쓰레기 운동도 그런 맥락에서 시작되었다. 공양간에는 “먹을 만큼 가져가기, 다 먹은 후 닦아 먹기, 자기가 먹은 그릇 설거지 해놓기”라는 글귀가 붙어 있다. 설거지는 쌀뜨물로 씻고, 맑은 물로 씻고, 또 한 번 씻는 것으로 끝낸다. 어떤 이는 더럽다고 하는데 세제 찌꺼기가 남아 있는 그릇이 더 더럽지 않을까.

 

 

정토회 밥상만의 맛내기 비법이 있다면


다시마와 표고버섯으로 육수를 낸다. 국은 대부분 버섯을 함께 넣어 끓인다. 간은 직접 담근 간장으로 맞춘다. 볶음이나 국에 고소한 들깨가루를 많이 넣는다. 참기름은 비싸기 때문에 들기름을 주로 사용한다. 김장김치를 담글 때는 다시마와 표고버섯 다린 육수에 늙은 호박을 넣어 단맛을 맞춘다. 보통 때 담그는 배추김치에는 사과를 갈아 넣는다. 달리 더 특별한 비법은 없다. 음식을 담당하는 보살들이 대부분 가정주부들이기 때문에 평범한 집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채식에 가까운 식사를 하며 영양의 균형을 찾는 법


일반 신자들은 평소에 다양한 음식을 통해 영양을 섭취할 테니 채소 중심으로 차려내는데 반해, 이곳에서 세 끼를 모두 해결해야 하는 수행자들은 영양을 고루 섭취하도록 신경을 쓴다. 밥에는 콩을 매일 넣는다. 두부나 콩으로 단백질을, 참기름이나 들기름, 들깨가루로 지방을, 김 파래 미역들과 제철에 나는 채소나 과일로 비타민을 보충하려고 애쓴다. 특히 콩과 두부, 버섯은 떨어지는 법이 없다. 수행자들이 두부에 갖는 애정은 각별하다.

 

 

고기의 유혹을 이기고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음식은 


가을이니까 고사리 토란대 두부탕과 표고버섯 탕수가 좋겠다. 두부탕은 고기 먹은 것처럼 속이 든든하고 버섯 탕수는 탕수육 대신이다. 수행자들 사이에는 ‘고기 뺀 뭐뭐’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이를테면 돼지뼈를 뺀 감자탕, 닭 없는 닭볶음탕, 고기 뺀 탕수육 같은 거. 감자탕의 양념을 여느 감자탕과 똑같이 해 감자나 당근, 버섯, 양배추를 듬뿍 넣는 거다. 맛이 거의 같다. 생선회 대신 버섯회를 먹고.

 

 

고기를 꼭 먹어야 한다면 어떤 자세를 지녀야 할까


맛을 탐닉해서 고기를 즐겨 먹어서는 안 된다. 늘 고기를 먹다 보면 닭이나 소를 볼 때마다 ‘고것 참 먹음직스럽게 생겼다’는 살심을 자신도 모르게 일으키기 쉽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수단으로 전도시켜 봄으로써 생명의 존엄성을 망각하고 살생을 거듭하기 때문이다.

 

 

식사 시 기도가 있다면


이 음식이 내 앞에 이르기까지 수고하신 많은 이들의 공덕을 생각하며 감사히 먹겠습니다. 나무불(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나무승(스님들께 귀의합니다), 나무법(부처님 법에 귀의합니다). 

 

 

* 빈그릇운동이란


‘나는 음식을 남기지 않겠습니다’라는 소박한 실천으로 환경을 살리고, 지구 저편의 굶주리는 이웃들을 살리는 ‘비움과 나눔’의 운동이다. 자발적인 자기 서약을 통해 음식의 소중함과 남은 음식물의 문제점을 자각하고 스스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한다. 150여만 명 이상이 서명했으며 최근에는 환경부와 함께 매해 200여 개 학교에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어른들보다 쉽게 공감하고 실천이 꾸준해서 가르치는 보람이 크다. 


 


 채식 권하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교리에서 고기를 절대 금하는 것은 아니다. 되도록이면 먹지 않도록, 먹더라도 덜 먹도록 권한다. 교인들 중에는 채식주의자가 많으며, 소수이긴 하지만 고기를 먹는 사람도 물론 있다.


채식은 태초에 창조주가 인류에게 일러준 식생활이랄 수 있다. 창세기 1장 29절에는 “온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 식물이 되리라.”고 나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채소와 과일(열매), 곡식, 견과류 중심의 식생활을 한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하나님이 만든 같은 피조물이다. 하나님 사랑은 이웃 사랑이고 곧 피조물 사랑이기도 하다. 또 채식을 하면 영혼이 맑아져 하나님과 막히지 않고 잘 소통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믿는다.


환경 오염에 대한 책임을 느끼기 때문에, 인류가 생존하면서 망가지는 환경을 막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 지연시켜보자는 의미도 있다. 하나님과 선조로부터 받은 환경과 자연을 풍족하게 누리고 살았지만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것이 없다. 너무 많이 훼손시켰다. 봄이면 논에 고인 물도 떠먹었지만 지금 그랬다가는 큰일 난다. 파국을 좀 더 지연시키고 환경을 보존하는 방법이 채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패류도 안 먹는다. 육지와 바다 사이에 있는 개펄은 필터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나는 어패류도 먹지 않는다. 

 


 
서울중앙교회 채식동호회가 운영하는 채식 뷔페 식당이 지향하는 밥상의 특징은 무엇인가.


일단, 육류와 어패류는 상에 올리지 않는다. 우유와 달걀도 없다. 순수한 채식 식단이다. 그리고 모든 원료는 제철, 국내에서 난 유기농산물을 원칙으로 하는데 여의치 않아 수입산, 일반 농산물을 사용할 때도 있다. 유기농 율무는 값이 너무 비싸 아쉽지만 국내산으로 한정했다. 그렇지 않으면 음식값을 올려 받아야 한다. 건포도와 캐슈넛, 아몬드 같은 견과류는 부득이하게 수입산을 쓴다. 전체 식재료 중 국내산 유기농이 아닌 것들의 비율은 최대 8~9%를 넘지 않는다. 곡식과 채소는 모두 국내 유기농산물로 계약 재배를 통해 전국에서 공급받는다.


기름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정말 필요할 때 아주 조금만 넣는다. 참깨나 들깨는 통으로 혹은 가루를 내어 사용한다. 화학조미료는 일절 넣지 않는다. 짜고 매운 맛을 지양하고 원재료의 맛을 최대한 그대로 살린다. 볶고 튀기기보다는 찌고 삶는다.


재료를 씻을 때도, 식초물로 씻고, 과일은 밀가루를 풀어 닦는다. 식초, 설탕은 거의 쓰지 않는다. 소화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식혜 만들 때도 조청을 넣어서 여느 집 식혜보다 훨씬 덜 달게 만든다. 그래서 손님 중에는 환자들이나 건강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많다.


식사 예절이 있다면, 식사 중에 물을 마시지 말고 식간에 마시도록 권한다. 그리고 우리 식당은 뷔페식이지만 다른 곳처럼 음식을 산처럼 쌓아서 먹거나 많이 남기는 이가 드물다. 탐식, 과식은 독이다.

 

 

채식 뷔페식당만의 맛내기 비법이 있다면


다시마, 양파, 마른 표고버섯을 한데 끓여 우려낸 물이 조미료와 기름을 대신한다. 김치 담글 때도 넣고 볶을 때, 나물 무칠 때도 넣는다. 요리법을 묻는 손님이 있으면 기꺼이 알려준다. 평상시에도 이렇게 먹었으면 하기 때문이다.

 

 

 

채식에 가까운 식사를 하며 영양의 균형을 찾는 법은


콩(단백질)과 버섯(단백질), 견과류(지방), 신선한 유기농 채소를 매일 올린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콩을 다양하게 요리한다. 밥 지을 때 섞는 것은 기본이고, 콩으로 만든 밀고기도 매일 낸다. 곡식은 거의 정제하지 않은 통곡을 사용한다. 율무도 껍질을 벗기지 않는 율무를 쓴다. 견과류에 든 불포화지방산은 고기 지방보다 훨씬 사람 몸에 좋다. 매일 호두, 아몬드, 캐슈넛 등을 몇 알씩 먹는 것이 좋다. 아마씨는 오메가3도 풍부하고 혈압도 조절해준다. 단, 땅콩은 잘 쓰지 않는데 산화가 빨리 일어나기 때문이다. 아, 생콩은 괜찮다.

 

 

고기 단백질 섭취에 대한 의무감과 그 맛의 유혹을 이기고자 애쓰는 이들을 위한 음식을 추천하면


콩탕! 단백질이 풍부한 흰콩을 불려서 믹서에 갈아 배추, 양파 등 갖은 채소와 버섯을 넣고 끓이면 무척 고소하고 속도 든든하다.

 

 

고기를 꼭 먹어야 한다면 어떤 자세를 지녀야 할까


옛날 소는 들판에 풀어 키웠다. 콩깍지를 썰어 여물을 주었다. 닭은 제 멋대로 풀을 뜯고 우리가 남긴 밥을 먹기도 했다. 집집마다 먹이는 것이 달랐다. 그러나 지금은 전 세계 어느 곳에 있는 소나 닭도 똑같은, 성장촉진제와 항생제가 들어간 사료라는 것을 먹는다. 이것들은 쇠고기나 닭고기를 먹은 우리의 몸에 고스란히 흡수된다.
꼭 먹어야한다면 자란 환경이나 먹이 등이 보장된 유기축산물을 먹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물론 사람이나 짐승이나 하나님이 만든 같은 피조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식사 때 하는 기도가 있다면


기독교의 식사 기도는 알 테니 우리 식당 입구에 붙은 글로 대신한다. “웃으면서 입장하여 기분 좋게 식사하고 감사하게 나오시면 건강이 좋아집니다.”

 

 

8월 어느 날, 채식 뷔페상에 오른 음식들은


현미잡곡밥, 강원도찰옥수수팥밥, 팥죽, 버섯미역국, 콩으로 만든 밀 불고기, 양배추 물김치, 백김치, 버섯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볶음(당근 양파 피망을 함께 넣은), 된장으로 무친 두릅나물, 상추 등 갖가지 쌈채소, 오이고추, 쌈장, 양상추 샐러드, 채식 드레싱(오이, 샐러리 캐슈넛 두유를 갈아 만든), 잣 해바라기씨들을 박은통호밀식빵, 끓이지 않은 무설탕 건포도잼, 조청 식혜 등이었다.

 


도움말: 김광춘 종로 새생명 건강 동호회 채식 뷔페 식당

 

 

* 종로 새생명 건강 동호회 채식 뷔페 식당은


2002년 7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서울중앙교회 채식 동호회가 열었다. 삼육대학교에서 전문 교육을 받은 영양사가 자연식 건강요법을 바탕으로 식단을 짠다. 현재 가입 회원은 800여 명으로 유기농 채식식단을 기본으로 차려내기에 인기가 높다. 비회원도 식당 이용이 가능하다. 교회 지하에 있지만 신자보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이나 인근 직장인들이 더 많이 찾는다. 일 년에 두 번씩 일반인 대상 요리 강습도 한다. 운영시간은 매일(월~금요일) 낮 12시부터 2시까지이며 밥값은 비회원의 경우 1인 8,000원. 
☎ 02-3210-2151, 서울 종로구 견지동 74-2번지
지하 1층 서울중앙교회 내

 

 


 소박한 밥상 실천하는 녹색연합  

 

 

녹색연합에서 고기를 멀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녹색연합에는 ‘녹색인 수칙’이라는 게 있다. 녹색연합의 구성원이라며 적어도 이 정도는 실천하자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 중 하나가 ‘육식을 줄이고 적게 먹는다’는 것이다. 너무 많이 먹고 많이 버리는 문화 혹은 습관은 대량 사육으로 인한 환경 오염, 자원 고갈, 에너지 소비, 쓰레기 발생 등의 직접적인 환경문제를 일으킨다. 또 과잉은 우리 몸의 균형도 깨트린다. 녹색연합은 생명존중, 생태질서의 균형과 회복을 주요한 활동 목표로 갖고 있다. 육식은 오래된 문화이긴 하지만 근대에 들어서는 생태질서를 파괴할 만큼 과도하게 많이 소비되고 사육과정에서 생명임을 존중하지도 않고 있다. 육식자체보다는 지금의 산업화된 대량 사육을 반대하는 것이랄 수 있다. 육식을 줄이는 것은 대량 사육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적극적인 행동이다.  

 


 
녹색연합이 지향하는 밥상의 특징은 무엇인가


녹색연합에서는 ‘음식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다. 우리가 어떤 밥상을 선택하느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결정짓는다. 유기농을 지지할 수 있고, 유기농업이 확산됨으로 인해 땅의 오염과 물의 오염을 막을 수 있고, 가까운 곳에서 나는 음식물을 선택해서 이산화탄소도 줄일 수 있다. 또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이 내 몸을 건강하게 할 수 도 있다.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이 음식에 관심을 갖는 것은 우리 일상의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이것이 많은 환경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되도록 제철에 나는 음식, 에너지를 덜 쓰는 음식, 버리는 것이 적어 먹는 사람이나 환경에 부담이 적은 음식들을 만든다. 자연히 조리시간도 짧고, 설거지에 세제를 쓰게 되는 기름진 요리도 잘 하지 않는다. 식탁에 차려진 것만이 아니라 재료가 나고 음식을 준비하고 먹고 치우는 일까지 요리의 한 과정이 되는 거다.


재료 선택에서 가장 우선은 국내산, 제철, 그리고 유기농이다. 유기농이 아닌 국내산과 수입 유기농산물이 있다면 국내산을 선택하고, 가공식품보다는 되도록 온전한 형태의 재료를 선택한다. 
식사원칙 같은 건 따로 없다. 아, 딱 하나! 적당히 준비하고 절대 남기지 않는다! 

 


 
녹색연합 밥상만의 맛내기 비법이 있다면


된장찌개 같은 국물요리에 감자를 갈아 넣어보라. 훨씬 진하고 온기도 오래간다. 고기로 맛을 내지 않아도 심심하지 않다. 기름이 들어간 음식이 맛있는 건 사실이지만, 요즘 우리 밥상은 기름 사용이 지나치다. 수분이 많은 채소는 센 불에 볶으면 물이 배어나와 눌러 붙지 않게 볶을 수 있다. 고소함은 덜해도 담백하고 깔끔하다. 설탕처럼 완전히 정제된 식품은 소화되는데 필요한 미량요소들이 모두 제거되었기 때문에 소화과정에서 몸속의 영양분을 빼앗아간다. 설탕 대신 단맛을 내는 방법은 의외로 많다. 먼저 꿀이 있고, 쌀로 만든 조청, 말린 과일 등이 있다. 볶음요리를 할 땐 양파같이 단맛이 많은 채소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떡이나 단 간식을 만들 땐 건포도 같은 말린 과일을 넣어도 좋다.

 

 

채식에 가까운 식사를 하며 영양의 균형을 찾는 법은


콩(단백질)과 버섯(단백질), 견과류(지방), 신선한 유기농 채소를 매일 올린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콩을 다양하게 요리한다. 밥 지을 때 섞는 것은 기본이고, 콩으로 만든 밀고기도 매일 낸다. 곡식은 거의 정제하지 않은 통곡을 사용한다. 율무도 껍질을 벗기지 않는 율무를 쓴다. 견과류에 든 불포화지방산은 고기 지방보다 훨씬 사람 몸에 좋다. 매일 호두, 아몬드, 캐슈넛 등을 몇 알씩 먹는 것이 좋다. 아마씨는 오메가3도 풍부하고 혈압도 조절해준다. 단, 땅콩은 잘 쓰지 않는데 산화가 빨리 일어나기때문이다. 아, 생콩은 괜찮다.
 

 
고기 단백질 섭취에 대한 의무감과 그 맛의 유혹을 이기고자 애쓰는 이들을 위한 음식을 추천해 달라 


이제 곧 고구마 수확철이다. 채식을 시작한 많은 분들이 만두의 유혹을 이야기한다.(웃음)  시중에 유통되는 만두는 채소만두든 김치만두든 다 고기가 들어간다. 고기 대신 감자와 고구마가 들어간 만두를 소개한다. 감자와 고구마를 으깨서 사용하면 속이 단단해 모양도 예쁘게 빚어지고 고기 못지않게 속도 든든하다. 


재료는 고기 빼고는 다른 만두와 거의 비슷하다. 만두피, 고구마, 감자, 당면, 숙주나물, 피망, 양파, 당근,, 깻잎, 소금,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냉장고에 있는 채소 아무거나! 만드는 방법은,


1. 당면과 숙주나물은 삶아서 잘게 자르고 피망, 양파, 당근은 다져서 볶는다.
2. 고구마와 감자는 삶아서 으깬 후 위의 채소들과 섞는다. 소금으로 간하고 단맛이 좋으면 조청도 넣는다. 고구마가 달기 때문에 넣지 않아도 단맛이 난다.
3. 깻잎은 만두피보다 조금 작게 잘라서 준비한다.
4. 만두피에 깻잎을 깔고 속을 넣어서 예쁘게 빚는다.
5. 팬에 기름을 두르고 굽거나 찜통에 김을 올려서 쪄내면 끝. 소박한 밥상에서는 찐 만두가 인기가 더 좋다.

 

 

그래도 고기를 꼭 먹어야 한다면


대량 사육의 문제는 항생제 과다 사용, 숲 파괴, 식량자원 고갈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육류 섭취의 증가는 대량 사육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광우병 역시 대량 사육의 과정에서 생겨난 질병이랄 수 있다. 부드러운 육질을 위해 움직일 수 없게 한다든지 초식동물에게 고기찌꺼기가 들어간 사료를 먹이는 등 생명을 다룸에 있어 윤리적인 문제도 심각하다. 만약 고기를 먹게 된다면, 공장식 사육장에서 키우지 않고, GMO 사료ㆍ동물성 사료를 먹이지 않은 유기축산물을 선택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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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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