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4.10.23 손녀사랑
  2. 2013.04.17 시바타도요 할머니!
  3. 2013.02.22 한글 처음 배운 할머니들의 시
  4. 2010.07.03 한국 거주 한 일본할머니의 보물은?

손녀사랑

|함수연| 만남 2014.10.23 11:02

작년 9월25일, 우리 곁을 떠난 소설가 고(故) 최인호 씨가

병마와 싸우면서도 마지막까지 기쁨으로 써 내려간 글은

손녀 사랑에 관한 글이었다.

 

그는 작고하기 4년 전부터 책의 제목<나의 딸의 딸>을 미리 지어놓고

딸과 손녀에 대한 애틋한 사랑의 글을 꾸준히 써나갔다.

 

 

 

 

 하지만 책이 미처 세상에 나오기 전에 그는 눈을 감았으니

얼마나 애달팠을까...

결국 <나의 딸의 딸>은 작가의 1주기 맞아 내놓은

유고집이 되고 말았다.

 

 

 

 

 

책에는 격하게 손녀 사랑을 털어놓은 대목이 유독 많았는데,

에필로그에 등장하는 고인의 글씨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악필로 유명한 작가였다.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문학적 영감을

손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어

악필이 될 수밖에 없었노라고 했던가.

그러나 외손녀에게 쓴 손 편지 글씨는

참말로 온순하고 정갈했다.

 

 

육필 편지에서 만난 동글동글한 그의 필체를 보고서,

손녀 앞에서는 작가가 아닌 보통의 할아버지와 다름없는

인간적인 그를 발견하게 된다. ‘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 ‘눈에 밟힌다’는 표현이

너무나 예리하다는 것을 손녀 키우면서

나도 새삼스럽게 느꼈던 터라 그의 손녀사랑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으로 책을 읽었다.

 

 

그러면서도 항암 치료를 받아 빠져버린 손톱에 고무를 끼우고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을 쓰기 위해 무지 애썼을

작가의 투혼이 떠올라 읽는 내내 가슴이 아렸다.

 

 

책 속에는 신혼여행을 떠난 딸의 빈 방에 앉아

눈물짓는 아버지 최인호가 있었고,

손녀 앞에서 동요를 부르며 춤을 추는 ‘할아버지 최인호’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손녀에게 들려줄 이야깃거리를 만드느라

머리를 쥐어짜고 절대 사탕이나 초콜릿을 손녀에게 주면 안 된다는

딸의 엄명을 어기고서 딸에게 호되게 야단맞는(?) 장면도 있었다.

 

 

"아빠, 정원이한테 사탕 줬지?”

“아니!”

“아니긴 뭐가 아냐. 입에서 사탕 냄새가 나는데...”

“반 개 줬다. 딱 반 개만 줬다고!”

“반 개 건 한 개 건 내가 주지 말랬잖아. 이빨 썪으면 아빠가 책임질 거야?”

“그래, 알았다 알았어!”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 부정한 뒷거래는 그리 오래 가질 못한다.

딸이 주지 말라는 사탕을 주면서 손녀와 할아버지는 공범자가 되어

기분이 짜릿짜릿해지고 그러면서 이 세상에서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처럼

잘난 체하는 딸에게 복수하는 느낌까지 들어 짜릿한 스릴감마저 맛본다고 작가는 고백했다.

흐흐, 나도 비슷한 경험이 여러 번 있어 웃음이 절로 나왔다.

 

 

우하하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울 때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 손주를 키울 때의 사랑법은 확실히 달랐다.

그저 뭐든지 다해주고 싶다.

가지고 싶은 것 다 가지게 해주고 싶고 떼를 써도 다 받아주고 싶은 게

할머니 할아버지의 마음이고, 그게 손주사랑이다.

 

 

아이가 떼를 쓰며 울어도 모른 체 하는 것이

아이를 교육시키는 참 방법인 줄 알면서도

막상 애가 울면 나도 아이 입에 사탕이나 초콜릿을 물려준다.

 “쉿, 엄마한테는 비밀이야!” 하면서 손녀와 유치하게 약속을 건다.

 

 

 그렇다, 우리들의 인생은 유치한 것이다.

아이들 앞에선 더욱 유치찬란하다.

유치한 만큼 아름답고 달콤한데 어쩌란 말인가...

 

 

아이들은 자기를 사랑하는지 본능적으로 안다.

그래서 아이와 놀 때는 건성으로가 아니라 혼신의 힘을 다해야함을,

사랑한다는 것은 혼신의 힘을 다하는 행위라고 말한 작가의 말에 나는 백 프로 공감한다.

 

 

하트3

 

 

“세상에서 외할머니가 제일 좋아!”

나는 우리 손녀 지우에게서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격하게 감동한다.

이제 겨우 네 살배기 아이가 듣기 좋은 말을 일부러 했을 리는 없다.

느낀 그대로, 마음 속 사랑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고 본다.

정말이지 이 아이야말로 하느님이 두레박으로 세상에 내려주신 선물임을 깨닫는다.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는 <레미제라블>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는 아버지들도 있다.

그러나 손자를 익애(溺愛)하지 않는 할 아버지는 없다.”

 

 

그렇다. 빅토르 위고의 말은 맞다.

최인호도 외손녀를 익애했다.

아니 세상 모든 할머니, 할아버지는

그들의 아들과 딸이 낳은 아이를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날마다 손주 사랑에 텀벙 빠져 있다.

나 또한 마찬가지, 맹목적 사랑에 빠진 나를 주책바가지 할머니라고 불러도 좋다.

 

 

생전에 작가는, 침샘암 투병 중에

아이 주먹만 한 조약돌을 늘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거기에는 수줍게 웃는 눈과 코와 입이 그려져 있었는데,

아직 초등학생이던 손녀가 그려준 조약돌의 미소를 떠올리며

참을 수 없는 아픔을 달랬다고 하니

그 어떤 유명 화가의 그림에 비할 수 있을까.

 

 

 

또 그는 손녀 방에 작은 쪽지들을 자주 숨겨놨다고 한다.

마치 보물찾기처럼.

그 쪽지에는 “사랑해‘ ’보고 싶어‘와 같은 말들이 적혀 있었고

그걸 찾아내면 선물로 보상을 해주었다고 하니

그의 손녀사랑은 가이없었다.

 

 

사랑해

 

 

사람은 두 번 죽는다고 했다.

세상을 떠난 바로 그때,

그리고 남은 사람들이 죽은 사람을 잊었을 때다.

작가를 68세라는 나이에 떠나보내기에는 너무 이르다.

최인호 씨와 띠동갑이라는 이어령 선생은 1주기 전 책자 앞면에

 

 

 “인호가 세상을 떠났다. 나쁜 녀석! 영정 앞에 향불을 피우며 욕을 했다.

내 가슴에 그렇게 큰 구멍을 하나 뚫어놓고 먼저 가버리다니 (중략)

보고 싶다 인호야!”

라며 고인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이어령 선생 말씀대로

그가 하늘나라에서도 여전히 소년처럼 유쾌하길 바라며,

이번 주말에는 최인호의 1주기 추모전이 열리고 있는

평창동 ‘영인문학관’에라도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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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는 할머니, 시바타도요 할머니.

 

 

시바다 할머니는 원래 '도치기'시에서 쌀집을 하던

유복한 가정의 외동 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열 살 무렵, 가세가 기울어

갑자기 학교를 그만 두고,

이후 전통 여관과 식당 등에서

허드렛 일을 하면서 더부살이를 했다고 합니다.

 

 


 20대에 결혼과 이혼의 아픔을 겪었고

33세 때 요리사 시바타 에이키치와

다시 결혼해 외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후 재봉일 등 부업을 해가며 살아왔고

1992년, 재혼한 남편과도 사별한 후,

할머니는 우쓰노미야 시내에서 20년 가까이

홀로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시바다 할머니는 99세 때인 2010년,

자신의 장례비용으로

저축해 놓았던 돈 100만엔을 들여

시집 '약해지지 마'를 출판했습니다.

 


99세의 할머니가 시집이

100만부를 돌파하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일본의 동경에서 그리 멀지 않은

군마현, 우쓰노미야 시에 살고 있는

시바타 도요(柴田トヨ) 할머니는

2013년 올해 103세의 나이로 1월 20일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바람과 햇살과 나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문을 열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따라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사람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했네

 

그만 고집부리고

편히 가자는 말에

 

다 같이 웃었던

오후

 

 

 

 

화장

 

아들이 초등학생 때

너희 엄마

참 예쁘시다

친구가 말했다고

기쁜 듯

얘기했던 적이 있어

그 후로 정성껏

아흔일곱 지금도

화장을 하지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 시바타도요의 [약해지지마] 중에서

 

 

 

 

아이도 순수하지만

할머니의 삶

또한 거짓이 없습니다.

 

99세 때 쓴

시바타도요 할머니의 시는

우리의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주네요~

 

창문을 열면

봄 바람이

나의 얼굴을 기분좋게 만져주는

아름다운 봄입니다.

 

오늘은 자외선 걱정 살짝 거둬두고

햇살과 살랑살랑 봄바람 만끽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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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나의 할머니는

손주만 이뻐하고, 자식걱정만 하는

그냥 늘 주기만 하는 존재였다.

그리고 그 외에는

아무런 욕구나 욕심이 없을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항상 내 감정엔 충실했지만

할머니는 자기 감정보다는

늘 가족을 생각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던걸까?

 

그러나

내가 고등학교 시절

할머니로 부터 전해들은

할머니의 어릴적 꿈과 할아버지와의 사랑 이야기는

놀랍고, 또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 모른다.

 

 

할머니는 내게 말했다.

"난 80이 넘도록 항상 옛날 마음 그대로인데

 거울을보면 흉할정도록 늙어서 속상해"

 

 

할머니에게도

나와 같은 시절이있었을 것은 분명한데

왜 나는 할머니에게는

꿈이나 사랑은 없었을 것이라

혼자 미루어짐작하고 그것을

진실인냥 할머니를 대했을까?

 

 

그런 경험 후

늘 할머니들이나 할아버지들을 뵈면

늘 우리 할머니 생각이난다.

그리고 생각한다.

이들은 어떤 꿈이 있고,

어떤 삶과 어떤 사랑을

그리워하고 있을까?

 

 

요즘 스마트폰에서

80이 넘어서야

ㄱ, ㄴ, ㄷ 을 배운 할머니들의 시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가난과 자식 때문에 뼈 부서져라 고생하고

가부장적 문화에서 살면서 맘껏 사랑 받지 못한

우리네 할머니들의 시에는

그들의 한과 아쉬움이 담겨져 있어

읽는이로하여금 마음에 바람이 일게 한다.

 

 

이들은 갓 배운 글로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노인들

에게 귀를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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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영



말자 할머니.
올해 96세.
허리는 90도로 꺾이고 귀도 어두워
집에 누가 찾아와도 잘 모르시고
이빨도 다 빠져 말도 정확하게 못하신다.
평택의 외딴 초가집에 혼자 살고 계신다.

할머니는 일본 사람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만난 한국인과 사랑에 빠져 그를 따라 한국으로 건너오셨다.
사랑하는 가족을 버리고 따라왔건만 와보니 그에게는 이미 부인이 있었단다.
그 후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낯선 한국 땅에서 쉽지 않은 세월을 살아냈다.
그 세월 동안 자식을 낳았고 손주도 보았고 몸빼바지에 스웨터를 입고
매해 밭에 파 마늘 심어 김장도 담그는 ‘한국 할머니’가 되었다.

그런 꼬부랑 할머니가 매일 그림을 그린다.
손바닥과 옷소매가 시커메지도록.
 
마음 붙일 곳 없는 낯선 땅, 찾아오는 이 없는 어두운 집에서
안그래도 작은 몸, 더 작게 웅크리고 하루종일 그림을 그린다.
종이만 있다하면 그린다. 그리고 또 그린다.
버려진 과자 종이가 할머니에게는 소중한 스케치북이다.

그 종이 안에서 할머니는 늘 수줍은 ‘소녀’가 되고
그토록 그리워하는 일본에 있는 가족을 만난다.
 초코파이(상자) 뒤에는 첫째 언니가 있고
계란과자 뒤에는 둘째 언니가 있다.
마가렛트 뒤에는 ‘젊은 아버지’와 ‘소녀인 할머니’가
기모노를 입고 함께 있다.
 
할머니는 그림이 담긴 종이들을 상자에 고이 담아
보자기에 싸서
누가 훔쳐갈까 숨겨두신다. 할머니의 보물단지다.
 
“손녀가 하나 있어.
 그 애한테 다른 거 물려줄게 없어서…
 이 그림들이 내 유산이야.”
 
할머니는 아마 오늘도 어두운 방에 웅크리고 앉아
유산을 불리고 계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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