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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28 좋은아버지의 길

아내의 오래된 일기장을 훔쳐봅니다.

십 수 년 전 보석 같은 이야기들이 쏟아집닏.

역시 진실은 최고의 문체이며,

가장 감동적인 대본입니다.

아이는 모든 부모를 작가로 만드는 재주가 있나봅니다.

 

 

좋아하는 초코 케이크를 앞에 두고 생일 노래를 부르다,

도저히 참지 못해 침을 흘리고 마는 아이의 모습,

변기에 응가를 하고서 서럽게 울던 모습,

처음 유치원 버스를 타고 간 날,

초조한 엄마의 마음도 모르고

집에 오기 싫다고 울었던 모습,

집게 손가락을 세우며 이야기하는 버릇,

처음 그린 그림과 글자들이

오롯이 그 속에 살아 있었습니다.

 

 

유치원의 친한 여자 아이가 이사를 가자,

자기 맘속에 살고 있다고 이야기 하는 대목에선

환청마저 들렸습니다.

 

 

'그래, 그래, 그때 그랬었지...'

 

 

돌도 되지 않은 둘째 녀석이 입원한 장면에선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고 있는데 말입니다.

 

 

아내의 일기장엔 제가 쓴 글도 보였습니다.

아들이 막 18개월을 지나고 있을 즈음입니다.

뉴스데스크를 함께 시청할 떄였습니다.

무당거미의 소화액으로 천연세제를 만든다는 소식이 나왔는데,

아들이 그걸 설명해달라고 보챘습니다.

 

 

그러자 내가 이렇게 대답했더군요.

"거미가 먹이를 소화시키기 위해 내뿜는 강력한 효소는 단백질을 녹이지.

 그걸 응용해서 섬유에 붙은 찌꺼기를 분해시키는 건데..."

 

 

엄마가 말을 가로막습니다.

 

 

"그걸 설명이라고, 쯧쯧.

 운아, 저건 거미의 도움을 받아 빨래를 쉽게하는거란다"

 

 

그러자 고개를 끄덕이는 운이.

"응, 알았어"

 

아내와 제게 너무 큰 기쁨을 안겨준 우리 아들입니다.

요즘은 사춘기인지 나의 말을 귓등으로 흘리는

(때론 반대로 행동하는_ 아들이 미워졌습니다. 흥분한 내게 장애인시설 봉사활동에 열심인 아내가 말했습니다.)

 

 

"건강하게 자라는 것도 감사할 일이야..."

"안다고. 하지만 어찌 그리도 생각이 다른 걸까"

 

 

맞장구치고 다짐하고서도 금방 잊고,

아이를 또 압박합니다.

참 못난 아빠입니다.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길은 멀기만 합니다.

 

 

* 정덕환 회원님은 커피전문점을 경영하는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을 둔

   IT사업가 이십니다. 까무잡잡한 피부가 매력적인 지성과 야성을 겸비한 아빠입니다.

 

 

 

출처: 대한민국에서 아버지 찾기 [파더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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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땡큐 사진•글•UCC 공모전

 

아버지와 자녀의 모습과 그 속에 있는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아 즐거운 아버지,

가족사랑 문화를 넓히고자 ‘아버지 사진•글 공모전’을 실시합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공모주제: 아버지

■ 공모자격: 제한없음(학생, 남·여 성인 모두 포함)

■ 공모방법

   ⓵ 사진 - 아버지가 포함된 사진(JPG, GIF) 1매

                   해상도: 2.272×1,704㎜ 이상, 크기: 5MB이내

   ⓶ 글   아버지와 관련된 글(에세이, 편지 등)

                   분량 : A4용지 1-2매, 글자크기 11포인트, 줄간격160

   ⓷ UCC - 아버지와 관련된 5분이내의 동영상물(avi, mov,wmv, mpeg, swf)

                   해상도: 640*480 pixel

 

■ 접수방법

   ⓵ 온라인 접수(father@kace.or.kr / www.kace.or.kr 접속)

   ⓶ 응모기간: 2013. 3. 20 ~ 4. 20 (30일간)

 

■ 시상

   ⓵ 결과발표: 4월 말 (심사 후 홈페이지 공지 및 개별통보)

   ⓶ 시상 및 아버지 축제: 2013. 5. 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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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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