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과 혁신의 비밀을 밝히는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이 책은 700년간의 역사 속에서

탁월한 아이디어가 어떤 환경에서 나오게 되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저자는 신경생물학에서 도시학, 인터넷 문화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지식을 활용해

진정한 혁신 뒤에 놓인 공간, 그리고 7가지 중요한 패턴을 증명한다.


구텐베르크의 인쇄혁명에서부터

위성을 통한 GPS의 발명에 이르기까지 700년간의 역사 속에서

탁월한 아이디어 200개를 연구한 결과,

탁월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환경을

인접가능성, 유동적 네트워크, 느린 예감, 뜻밖의 발견, 실수,

굴절적응, 플랫폼이라는 7가지로 정리했다.

 

 

 이를 통해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성되고 발전하는지,

이미 존재하는 것들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는

어떻게 파생되어 나오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인접 가능성]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라

[유동적 네트워크] 자유로운 공간에서 넘치는 정보를 공유하라

[느린 예감] 천천히 진화하여 새로운 연결을 만든다

[뜻밖의 발견] 예감 속에 있는 연관성을 찾아내라

[실수] 잡음과 오염을 탐구하라

[굴절적응] 문 뒤에 숨은 가능성을 상상하라

[플랫폼] 생산적으로 충돌하고 다시 결합하라

 

 

 

 

 

글로벌 기업 google이 직원들에게

왜 일주일에 하루는 직원이 관심있는 것을 하게하는지를 깨달을 수 있는 강의입니다.

가끔은 느슨한  잡음많고, 서로 링크하고 서로공유하면서

서로 다른분야 사람들과 자주 만나면서 이야기하고, 서로 공유하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아래는 저서를 한국어로 요약한 4분짜리 애니메이션 입니다.

 

 

 

 

당신은 오늘 얼마나 탁월한 아이디어를 끌어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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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리엣 중2병의 증세


 

 

로미오와 사랑에 빠질 때, 줄리엣의 나이는 열 네 살이었다.

우리 기준으로는 중학교 2학년인 셈이다.

 

 

 

 

로미오가 몇 살인지 정확하지 않다.

그래도 맥락을 짚어보면 아마도 그 또한 ‘십대 청소년’인 듯싶다.

로미오와 줄리엣, 어린 연인의 사랑은 불 같았다.

부모도, 미래도, 사랑을 위해서는 모두 던져버릴 기세였다.

 

 

만약 줄리엣이 이 땅의 대한민국 청소년이라면 어떨까?

그대가 만약 줄리엣의 ‘담임교사’라고 생각해보라.

등골이 오싹할지도 모르겠다.

줄리엣의 모습을 꼼꼼히 뜯어보면, ‘중2병’의 특징이 오롯이 드러나는 탓이다.

중2병은 나라님도 못 고치며, 김정은도 중학교 2학년이 무서워서 남침을 못한다고 하지 않던가.

중2병은 질풍노도, 안하무인, 후안무치의 절정을 보여준다.

 

 

줄리엣은 자기중심으로 세상을 본다.

로미오 집안이 자기네와 원수라고? 무슨 문제란 말인가?

로미오와 결혼을 하면 두 가문은 화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연인의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

 이 뿐 아니다.

 

 

줄리엣은 열렬한 감정을 억누르려고도, 추스르려고도 하지 않는다.

줄리엣은 이 땅에 흔한 중2 학생들과 다르지 않다.

늘 감정이 먼저고 머리는 나중이다.

줄리엣들의 부모는 속이 터질 노릇이다.

 

 

줄리엣의 중2병은 독약을 먹는 장면에서 정점을 찍는다.

이틀 동안 시체처럼 잠만 자게 되고 잘못되면 죽을 수도 있는, 말 그대로 ‘독약’이다.

그럼에도 줄리엣은 거침없이 이를 받아 삼킨다.

마치 오토바이 폭주족을 해도, 자신만은 죽지 않을 거라 굳게 믿는 비행청소년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은 여전히 아름답고 감동 깊게 다가온다.

왜 그럴까?

 

 

중2병은 스쳐 지나가는 열병인 까닭이다.

영혼이 자라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겪는 과정이라는 뜻이다.

세월이 흐르면 중2병은 부끄럽지만 풋풋했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중2병 한복판에서 있는 당사자에게 이런 말은 전혀 위안이 되지 않을 테다.

 되레 ‘속 터지는 소리’로 다가올지 모르겠다.

이들과 씨름해야 할 부모와 선생님들은 더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중2병 시기를 현명하게 넘길 수 있을까?

 

 


줄리엣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학자들은 청소년기의 특징으로 ‘상상의 관중’을 꼽곤 한다.

이는 자신은 특별한 존재이며,

세상의 모든 이들이 자기를 바라보고 있다는 착각을 말한다.

그래서 사춘기 아이들은 다른 이들의 시선과 평가에 민감하다.

 

 

이런 모습은 인격이 자라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하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비출지 생각하고,

진짜 그런지를 친구나 부모,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눈다.

 

 

이 가운데 잘못 생각한 부분은 깨우치고 받아들여야 할 측면은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그러면서 서서히 공평한 관찰자는 마음속에 자리를 잡게 된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어떤가?

요새 아이들은 정말 시간이 없다.

 

 

“새 학기가 시작되었으니/ 넌 우정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질 거야/ 그럴 때마다/ 네가 계획한 공부는/ 하루하루 뒤로 밀리겠지/

근데 어쩌지?/ 수능 날짜는 뒤로 밀리지 않아/ 벌써부터 흔들리지 마/

 친구는 너의 공부를 대신해주지 않아.”

 

 

어느 학원에서 버스 광고판에 크게 실은 카피 문구다.

왜 지금 아이들이 부모세대보다 사춘기를 더 심하게 앓는지는 분명해 보인다.

자신과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할 능력이 생길 때, 중2병은 치유되어 사라진다.

이러기 위해서는 숱한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꾸준한 반성이 필요하다.

다양한 사람들과 사귀면서,

어떤 점이 칭찬받았고 무엇 때문에 비난을 샀는지를 떠올리며 인격을 가다듬게 된다는 뜻이다.

 

 

경쟁에 쫓기는 고립된 영혼들은 제대로 된 관계를 맺기 어렵다.

사회는 상처를 심하게 받은 아이들이

영혼이 건강한 친구를 만나는 일을 두렵게 만들기까지 한다.

 

 

‘경쟁 제일주의’ 사회에서 학생들은

이마저도 자신을 ‘인격에서도 열등한 패배자’로 낙인 찍는 것처럼 여길 수 있다.

답답하고 또 답답한 노릇이다.

열 네 살의 사랑에 빠진 줄리엣은 ‘중2병’의 희생자라 할만하다.

그녀의 영혼에 ‘공평한 관찰자’가 자리를 잡았다면,

로미오와 오래도록 아름다운 사랑을 꾸려나갔을지도 모른다.

 

 

줄리엣의 비극을 이 땅의 청소년들이 반복하게 해서는 안 된다.

 

 


 

 

출처 네이버케스트/철학의 숲/성장을 위한 철학노트 中에서 

전문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13&contents_id=24990&leafId=213 

글   안광복 : 홈페이지 http://www.joongdong.hs.kr

       소크라테스처럼 일상에서 철학하기를 실천하고자 하는 철학 교사.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

잠 자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에

우리 곁에 머무는 휴대폰, PC.

 

 

늘 상 고개를 숙이어 오랜 시간있기에

우리의 목은 자꾸면 틀어지고 휘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애 어른 할 것 없이

'거북목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거북목 증후군이란, C자 형태로 있어야 할 목뼈가
바로 서있을 경우에도 일자로 변형이 된 상태를 말하는데요.

 

 

 

왜 이런 증상이 생길까요?
선천적으로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자세가 바르지 못해 생긴 결과입니다.
특히 컴퓨터며 스마트폰 등을 장시간 사용하는데서 기인합니다.

 



이런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목관절염이 생기고,
호흡에도 지장을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골절위험도 높아진다고 합니다.

 

 


초기증상이 보일 경우 빠른 대처가 필요한데
예방에 가장 좋은 것은,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의 사용을 줄이는 것입니다.

 

 


더불어 컴퓨터 모니터는 눈높이에 맞추고, 글자크기를 키우고,
마우스와 키보드를 멀리 두고 사용하라고 합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 앉을 경우 상체를 세워 등받이에 대는것이 중요하고, 

수면시에는 높은 배게를 피하고, 얕은 베개를 사용하며
같은 자세로 일해야하는 사람들은

한 시간마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라고 전문가는 조언합니다.

 

사소한 것이지만

가족의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신경쓰고, 조심해야할 것입니다.

 

 

가족의 건강은

가정의 행복과 직결됩니다.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

우리는 삶 속에서 '시간'이라는 것을 선물받아,

그 선물을 하나하나 풀어보듯...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삶 자체가 시간여행이지요.

다시는 되돌아 갈 수 없기에

그 선물은 더욱 값지구요.

 

 

어바웃 타임을 보면서

시간이라는 선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바웃 타임 中에서...

 

 

1

똑같은 하루를 다르게 한번 더 살아보라

두 번째 사는 하루는 좀 더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하루가 될꺼야

긴장과 걱정으로  쫓기며 사느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아름다움과 행복을 보게 될꺼니까

 

2

우리 모두는 우리 삶 속의 매일매일을 함께 여행하고 있다.

그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이 놀랄만한 여정을, 만끽하기 위해...

 

3

인생은 누구나 비슷한 길을 걸어간다.

결국엔 늙어서 지난날을 추억하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너에게 말하는데...

결혼은 따뜻한 사람하고 하거라

 

4

이제 나는 능력을 사용해서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오늘 하루가 인생의 마지막인 것처럼 열심히 살아간다.

매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아 가며,

그것이 진짜 삶의 행복이라는 걸 이제야 배웠다.

 

 

무덤덤하고 소박한 스토리에

이렇게 가슴이 벅차오를 수 있을까요?

 

 

참 된 삶의 의미와

일상의 소중함. 가족애의 아름다움이

마음에 잔잔히 남게 되는 영화입니다.

봄 햇살 만큼이나

따뜻한 이 영화.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

'청춘'이라는 두 글자만으로도 설레입니다.

다시 돌아갈 수 없기에 더 소중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살아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청춘을 누릴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나 또한 돌아보니 그때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세상과 나 자신과 싸우던 시간이었습니다.

 

 

주위를 돌아볼 틈도 없었습니다.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늘 쫓기듯 달렸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불안감과 걱정을 잠시 접어두고

책과 가까이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책과 그리 가까운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때는 책과 더욱 친하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누구나 지난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은 클 것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시간을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시간이 흘러 그런 후회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봤으면 합니다.

 

 

인생이란 긴 터널 속에서

우리는 많은 난관과 어려움을 만납니다.

그럴 때 ‘고전’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인생을 만나고, 지혜의 글들을 찾을 수 있다면...

 

 

 

  

이 책은

청춘들이 지금 읽으면 좋을 책들에 대해서

3가지 주제어로 간추려

책 소개와 그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를 일깨워 주고 있다.

 

 

<고전을 읽는 청춘의 주제어>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는 관계와 감정들 : 행복, 단점, 가족, 사랑, 완벽함.

흔들릴 때마다 나를 일으켜 세워줄 가치들 : 희망, 독립적 삶, 고독, 사색, 감성, 여행.

나와 세상을 바꾸는 작지만 위대한 생각들 : 놀이, 유머, 아집,정의, 앎, 죽음

 

 

 

이 주제어들과 관련된 책들을 통해서

청춘들은 현재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가를 찾아야 한다. 

 

 

죽음까지도 두려워하지 않는 열렬한 사랑의 <로미오와 줄리엣>

초월적인 사랑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사랑의 유효기간은 18개월이란 말도 있지만, 하루 하루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새로운 사랑의 <천일야화>

빗나간 사랑인 <폭풍의 언덕>

왜곡된 사랑이 빚어낸 비극인 <위대한 개츠비>....

 

 

청춘들이여..

한 달에 한 편의 고전을 읽을 수 있는 여유를 가져 보면 어떨까?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인생의 한 부분, 한 부분들.

그 때 마다 자신에게 맞는 고전을 읽는다면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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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죄

문화와 교육사이 2014. 2. 24. 09:37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사람은 누구나 이해받고, 사랑받고, 아름다울 자격이 있다.

과거의 내 생각과 지금의 내 생각이 다르고

과거에 못 마땅한 행동이 지금에서야 이해가 되고,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순간순간도 다르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부정해 왔던 것 같다.

 

 

나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겪고,느끼고, 생각하고 있구나.

이제는 이러한 사실들을 받아들이고

내가 그러하듯이 남의 변화도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내 오랜 친구들이여,

내 안의 살벌함을

내 안의 이기심을

내 안의 모자람을

내 안의 이중성을

부디 이해해 주십시오.

 

 

그러나 이해했다고 해서

멈추라고는 말아 주십시오. 한

발 더 가라 해주십시오.

한번 더 행동하라 해주십시오.

남에게 하던 말을 자신에게 돌리라 해주십시오

 

 

이제 곧 3월입니다.

따뜻한 날씨를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하지만 날씨보다 더 매서운게 사람의 말이라지요?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따뜻한 미소 한방을 선사하는

월요일 되시기 바랍니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www.kac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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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떠나는 거야!”

 

작년에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설 여행’을 드디어 관철시켰다. 집안에 맏이인 우리가 명절에 집 떠나보기는 결혼 후 처음이다. 시댁과 친정이 다 서울인지라 우리에겐 찾아갈 고향이 없었고, 그래서 명절 때 차 밀리는 고향 길 대열에 나도 꼭 한번 껴보고 싶었다.

 

 

설날 새벽 두 시에 출발하여 여섯 시간 만에 완도 여객터미널에 도착, 거기서 배를 타고 다시 두 시간 반을 달려 목적지인 추자도에 안착했다. 집에서부터 거의 아홉 시간이 걸렸는데 고속도로가 엄청 막힐 거라고 극구 반대했던 애들의 염려와는 달리 길은 뻥 뚫렸다. 다만 새벽안개로 인해 운전에 조금 방해를 받긴 했지만 그 또한 처음 해보는 경험이라 신기했다. 물안개를 가르며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몽환적이면서 스릴이 넘쳤다.

 

 

 

 

추자도 선착장에 내리니 <고향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여러 척의 배들은 모두 정박해 있고 고단함이 깃든 어부들의 일상도 설을 맞아 잠시 휴식기에 들어간 듯 섬 마을은 전체적으로 고요했다. 인적 없는 적막한 바다를 갈매기 떼들이 대신 지켜주고 있었다.

가장 먼저 숙소를 잡아야 했기에 가기 전에 인터넷에서 찾아본 몇 군데로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방이 꽉 찼다는 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님 명절이라서 고향에 내려온 자식들이 묵고 있어 대부분 방이 없단다. 덜컥 겁이 났다. 이러다가 섬에 갇혀 미아 신세가 되는 건 아닐까, 고민 끝에 남편이 해양경찰대에 들어가 읍소(?)를 했다. 다행히 한 군데를 찾았다. ‘태성레저’ 이층에 방이 많은 걸 보니 수입이 꽤 짭짤할 것 같았다. 그런데 그 민박집은 잠자리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매끼 밥까지 차려준단다. “야호, 땡잡았다!” 쾌재를 부르며 갔다. 주름살 가득한 주인 할머니는 어서 오라며 반색을 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부부를 이미 예약한 다른 팀으로 착각을 했던 것이다. 어쩐지 지나치게 반가워하신다니... 다행히 자식들이 오후에 떠나면 방은 여유가 있을 테니 나갔다가 저녁 먹을 때 들어오라고 했다. 아무렴 재워주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인데 무얼 더 바라겠는가.

 

 

 

 

삼치, 참돔, 멸치젓갈 등으로 할머니가 풍성하게 차려준 점심을 잘 먹고 나서 짐을 챙기려는데 아, 이럴 수가! 옷가방이 행방불명이다. 각자 어깨에 메고 있던 작은 베낭만 짊어진 채 왔던 것이다. 혼비백산하여 가방 찾기에 나섰다. 처음 추자도에 도착하여 우리가 들렀던 곳을 하나하나 되짚어 갔다. 편의점, 면사무소, 해양경찰대... 그러다가 저 멀리 면사무소 앞 의자에 놓여있는 까만 직사각형 물체를 내가 먼저 발견했다. 틀림없는 우리 것이었다. 지도를 얻으러 면사무소에 들렀다가 놓고 나왔다. 꽤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 자리에 얌전히 앉아 있는 가방을 보니 갑자기 추자도 사람들에 대한 신뢰도가 급상승했다. 가방을 갖고 다시 들어서는 우리를 보고서 “거봐요! 우리 추자도 사람들은 절대로 남의 물건에 손 안 댄다니까.” 웃으며 말하는 할머니 얼굴에 섬광처럼 스치는 자부심이 엿보였다. “네, 천만다행이에요. 아님 우린 이 길로 서울 가야했을 텐데...” 정말로 가방을 못 찾았다면 나는 다 때려치우고 곧바로 집으로 가는 길을 택했을 것이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본격적인 올레길 탐방에 나섰다. 어느덧 시간은 오후 두 시, 뜻밖에도 올레길 초입에 학교가 있었고 때맞추어 알록달록 깃발을 든 풍물패가 운동장을 돌며 지신밝기를 하고 있었다.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민속놀이, 조용한 섬마을에 농악단의 흥겨운 가락이 울려 퍼지니 비로소 사람 사는 동네 같았다. 반가운 마음에 그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학교 뒷마당에는 고려 시대 장군이었던 ‘최영 장군 사당’도 있었다. 그래, 장군이 남겼다는 ‘황금을 보기를 돌 같이 하라’는 유명한 말이 있었지.

남녘이라 그런지 산 속은 봄기운이 가득하여 길옆으로 유채꽃과 동백꽃이 만발했다. 해안가라 그런지 비자림도 많았고 겨우내 매서운 바람을 이겨낸 단단한 고사목도 더러 있었다. 모두가 수천 년의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낸 걸작품들이었다. 사실 눈 덮인 겨울 산을 밟고 싶어서 아이젠까지 갖춰갔는데 우리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날 기온이 영상 10도가 넘었다고 하니 거의 한 달을 앞당겨서 봄을 만난 셈이다.

길은 거의가 완만한 오르막이었지만 평소 내 운동량으로 볼 때 세 시간 넘게 걷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내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첫날의 목표인 등대섬까지는 무사히 올라갔다. 등대에 다다르니 추자도 섬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어느 각도에서 바라봐도 절경이다. 자연과 인간을 아우르는 오묘한 조화가 마치 밀레의 저녁 풍경을 연상 시켰고 아무도 없는 호젓한 길은 신성한 순례지 같았다. 평화와 자기 극복의 시간, 지금이 바로 그런 때인 것 같다.

 

 

긴 시간의 트레킹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씻고 저녁을 먹으려는데 낯선 얼굴들이 먼저 식탁을 점령하고 있었다. 주인장 할머니가 아까 우리와 착각하셨던 중년의 커플이었다. 그들은 성지순례 중이라고 하는데 밥을 다 먹을 때까지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부인은 어딘가 아픈 사람 같기도 했다. 그럼에도 부부의 얼굴에서는 기품과 온화함이 느껴졌고 식탁에 앉아 여러 번 성호를 긋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이튿날은 일곱 시쯤 기상하여 일출을 보았다. 어둠을 걷어내고 장엄하게 떠오르는 해, 2014년 새해 첫날 하지 못했던 해맞이를 추자도 민박집에서 하게 될 줄이야! 아침밥을 먹자마자 성지순례 팀 부부는 제주도로 떠났고 우리는 다시 올레길에 나섰다. 어제는 상추자도였고 오늘은 하추자 탐방 길인데 하추자도에는 음식 사먹을 곳이 마땅치 않다고 할머니가 친절하게도 점심 도시락을 싸주셨다. 삼다수 물병까지 곁들여서.

 

 

아침에 일기예보를 들으니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했는데 날씨는 티 없이 맑았다.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길, 역시 인적이 없다. 어제에 이어 그 고독과 외로움이 주는 풍요가 참 좋다. 햇빛에 부서지는 은빛파도도 아름답지만 바닷바람에 광포하게 춤추는 갈대밭은 더 아름다웠다. 인기척에 놀라 날아가는 새들도 만났다.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의 삼박자가 잘 어우러진 공간이다. 하추자 길섶에는 쑥이 참 많았고 물기가 있는 곳에는 돌미나리가 무더기로 올라와 있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쑥과 미나리를 뜯었다. 금세 한 봉지가 가득 찼다. 그것들은 해풍을 맞으며 한겨울 땅속에서 꿋꿋하게 자란 것들이니 보약이나 다름없었다. 벌써부터 쑥 된장국 냄새가 솔솔 풍겨오는 듯했다.

이날 올레길에서 만난 ‘황경헌의 눈물’이라는 샘물이 가장 인상에 남았는데 거기에는 너무도 가슴 뭉클한 사연이 담겨 있었다.

 

 

황경헌은 조선 순조 때 천주교 박해 사건인 신유사옥 시 백서를 작성한 황사경과 정난주(마리아) 사이에서 태어났다. 황사영은 약관 16세 나이로 진사에 급제한 인사로서 당시 명문가인 정약용의 맏형 정약현의 딸 정난주와 결혼하였고 신유사옥 때 천주교의 핵심 주모자로 지목되어 처참하게 순교하였다.

황사영의 부인 정난주는 제주 대정현의 관노로 유배되어 37년간 길고 긴 인욕의 세월을 살았고 당시 두 살이던 황경헌은 추자도로 유배되어 항상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살았다. 이곳은 어미를 그리워하는 아들의 애끓는 소망에 하늘이 탄복하여 내리는 황경헌의 눈물로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늘 흐르고 있다.

 

 

자칫 밋밋하기만 했던 올레길에 숨어있었던 이 애틋한 사연은 지나가는 길손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 눈물샘의 주인공 황경헌은 나중에 결혼하여 두 아들을 두었다니 아마 그의 후손들이 지금도 추자도 어디엔가 살고 있으리라. 이렇듯 오래된 전설과 현재의 삶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닌가 싶다.

 

 

세 시간 쯤을 걷고 나니 적당히 땀이 나고 배도 고팠다. 그런데 할머니가 싸준 도시락을 먹으려 하니 밥이 너무 차다. 남편이 포구 근처 동네가게를 찾아 컵라면을 주문했다. 그리고 뜨거운 물을 끓여주는 주인아줌마와 잠시 얘기를 나누는데 자기도 서울사람이란다. 게다가 친정이 휘경동이라는 말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내가 휘경초등학교를 다녔고 남편도 그 동네 경희고등학교를 나왔다고 하니 그때부터 그녀는 아예 우리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끊임없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추자도가 고향인 남편과 서울 생활하다가 오 년 전에 고향으로 내려왔다고 했다. 오십 대 초반인 그들 부부, 낚시 배를 가지고 있고 가게까지 있으니 노년에 먹고 사는 것은 물론 정서적인 노후대책까지 문제없어 보였다. 거칠지만 뜨거운 삶을 살아낸 사람들, 민박집 할머니가 그랬고 가겟집 아줌마가 그랬다. 잠시 그들의 여유로운 노후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줌마와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가게 앞 벤치가 아늑한 사랑방 같았다. 여자는 우리의 아득한 기억을 일깨워준 것도 고마운데 일어설 때 문어를 선물로 주었다. 그것도 세 마리씩이나. 돈을 주겠다고 하니 극구 사양하며 다시 추자도에 오면 그땐 꼭 자기 집에 오라면서 명함을 준다. ‘추자도 사람들 진짜 부자인가 보네’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과연 일기예보가 틀리지 않았다. 선착장까지 가려면 십 분 정도는 더 걸어야 하는데 별 수 없다. 산길이라 피할 곳도 없고 그냥 비를 맞고 걷는다. 이것도 변화무쌍한 어촌의 겨울 맛이라 생각하며 걸었다. 오후 네 시 이십 분, 완도로 돌아오는 배를 탔는데 배 안에서 일몰을 구경했다. 일출과 일몰을 하루에 다 보았으니 이날 운이 아주 좋았다.

 

 

완도의 시애틀 호텔에서 하룻밤 더 묵고 이튿날 아침 전복죽 한 그릇 먹고는 서둘러 귀경길에 올랐다. 갈 때와 마찬가지로 차는 막힘없이 달렸다. 만물이 잠드는 겨울, 그러나 봄 색이 완연한 추자도에서 우리는 느림과 고요의 선물을 듬뿍 안고 왔다. 세상의 모든 시계들이 똑딱거리거나 말거나 여린 뿔을 허공에 이리저리 흔들며 나아가는 풀잎 위의 달팽이처럼 올해는 그냥 이렇게 느리게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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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변화 시키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사실, 하루 15분 만으로도 우리는 큰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세상을 위하는 일은 내가 먼저 의지를 갖고 시작한다는
작은 실천운동에서 비롯됩니다.

 

 


대니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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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아온 지난 날,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열심이 모두

나 자신만을 위한 것이었음을
문득 깨달았을 때
조금은 부끄러운 나의 모습을 보게됩니다.

세상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세상의 이치가 조화의 세계입니다.

이제는 나를 넘어

옆 사람과 이웃을 돌아보는

아름다운 새해 되시기 바랍니다.

 

 


 

 

지난 3개월동안

위기가정의 가족들이 사랑을 회복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희망을 찾아주는 홈빌더 운동에

127명이 참여해주셨습니다.

 

아픈 가족들을 위해

소중한 후원금을 내어 주신 홈빌더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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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 때, 가장 골칫거리였던 일기쓰기.

신이나서 쓸 때도 있지만

숙제이기에 억지로 쓰는 경우도 많았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보면

 그 때 남겼던 일기 속의 문장들에는

 아이의 고민과 생각, 마음이 고스란이 담겨져 있습니다.

 

새로운 세계에 들어선 초등학교 1학년생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1학년 일기모음 <놀고싶다>의

글 세개를 추려보았습니다. 

 

 

 

 

 

 

 

엄마 아빠 결혼 기념일

 

오늘 아빠 엄마의 결혼 사진을보고 깜짝 놀랐다.

그때는 엄마가 예뻐 보였다.

결혼한 지는 이 달 2일이 10주년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엄마 아빠께

감사의 편지와 정성이가득한 조그만 선물을 드리고

결혼기념일 때는 저를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안아드리고 볼에 뽀뽀를 해드리겠다.

엄마 아빠 고맙습니다.

 

 

 

 

 

설거지

 

나는 오늘 설거지를 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엄마를 도와드린거다.

내가 설거지를 도와 드리니까 엄마도 좋아하셨다.

엄마가 좋아하니까 나도 좋았다.

왜냐하면 나는 엄마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나를 칭찬합니다.

 

나는 칭찬할 점을 먼저 생각해 봤다.

곰곰이 생각하고 있는데 엄마가 와서 칭찬할 점을 알려주셨다.

그래서 나는 일기를 썼다.

나의 칭찬할 점은 신발정리하기, 공부 잘하기,

양보하기,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기, 책상 정리하기,

 사람 기분 생각하기, 이런 것 뿐이다.

 

 

겨우 8살이지만

기특하죠?

아이들의 행동만 보고 판단하기 보다는

아이들의 깊은 마음과 생각을 읽어주는

부모가 되어주세요~

 

아이는 부모의 관심과 사랑으로 커갑니다

 

 


 

KACE 부모리더십센터

www.kac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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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탈행복론

|함수연| 만남 2014. 1. 13. 12:16

아침부터 기분이 엉망이다.

안방 침대를 바꾸느라고 침대 밑에 들어있던 가방과 앨범 등

 잡동사니들이 정리가 안 된 채 방에 나뒹굴고 있고,

전날 딸네 식구가 와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먹고 가는 바람에

평소 쓰지 않던 그릇들이 대거 등장하여 부엌 살림살이도 매우 어수선한 상태였다.

 

 

설상가상, 아침밥을 먹던 남편이 생선찌개에 쑥갓이 안 들어갔다면서

느닷없이 쑥갓 타령을 하는 거였다. ‘아무리 남자지만 이렇게 상황 파악이 안 되나?’

가뜩이나 심란하던 차에 열이 오른 나는

급기야 먹던 밥숟갈을 식탁에 던져놓고 먼저 일어섰다.

 

 

 

 

덕분에(?) 일찌감치 집안일에 돌입, 먼저 분리수거부터 하였다.

그런데 모아둔 신문지와 빈병을 들고 나가다가 아파트 현관 앞에서

그만 소주병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진 유리병은 산산조각이 났고

내 마음도 마찬가지! 정말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가지고 가 청소를 하고

 혹여 작은 조각이라도 남아있을까 싶어 물휴지로 마무리했다.

 

 

평소 분리수거는 남편 담당이었는데 홧김에 안 하던 일을 하려니까

이런 불상사가 일어난 것이다.

 

 

그 사이 남편과 딸은 출근을 했고 널브러진 집안일을 뒤로 미룬 채

나는 누웠던 이불 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왠지 더 이상 무슨 일을 했다가는

또 예기치 못한 사태가 벌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커피 한잔 들고 신문 보는 푸성귀같이 상큼한 아침 시간도 포기했다.

그냥 시간이 좀 지나면 평온이 유지될 거라고 생각했다.

 

 

머리맡 라듸오에서는 올드송이 흘러나왔다.

팻분, 냇킹콜, 패티페이지의 노래로 방금 전까지 아프고 괴로웠던 마음이

조금은 위로를 받는 듯했다. 꽤 긴 시간을 그렇게 누워 있었는데 전화가 왔다.

암사동 사는 내 친구였는데 이런저런 얘기 끝에 저녁에 남편과 함께 우리 집에 오겠단다.

 다시 집안일을 시작했다.

 

 

전날 딸네가 와서 먹고 남은 음식이 있어 따로 장보기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손님이 온다고 하니 갑자기 분주해졌다.

 

 

친구네가 오면서 생선회와 과메기, 막걸리 등을 사가지고 왔다.

거기에다 내가 속성으로 빚은 만두와 메밀묵까지 더하니 근사한 상차림이 되었다.

갑작스런 친구의 방문에, 그것도 내 친구 부부인데 나보다도 남편이 더 좋아했다.

더구나 남편이 좋아하는 생선회까지 사 왔으니...

술잔을 주고받으며 번지는 은은한 웃음 한 자락은 이내 기쁨의 불꽃이 되어

아침에 각진 마음들이 어느 새 눈 녹듯 사라졌다.

불편했던 남편과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해결된 셈이다.

 

 

 

 

긍정심리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돈이나 일보다

더 중요한 행복의 요소는 끈끈한 인간관계에서 오는 행복감이라고 했다.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라는 글에서처럼

특별히 꾸미지 않고 입던 옷에 슬리퍼 끌고 찾아갈 수 있는 벗이 가까이 살아서 참 좋다.

 

 

내가 힘들 때마다 지치지 않고 챙겨주는 보배로운 친구,

갈 때 얼린 만두와 시레기 삶은 것을 선물로 싸 주었다.

맛있는 사과를 혼자 먹으면 단순히 사과일 뿐이지만

나누어 먹으면 사과가 사랑으로 변신하듯이 역시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사는 것인가 보다.

 

 

살다보면 비 내리는 아침, 바람 부는 낮, 눈 내리는 저녁이 있다.

그런 아침과 낮과 저녁의 나날이 반복되는 게 우리네 삶이 아니던가.

이날 나의 하루는 오전 시간은 불행, 저녁 시간은 행복이었다.

그러고 보니 추상명사인 행복과 불행은 쌍둥이처럼 늘 붙어 다니는 것 같다.

 

 

요즘 내가 깨달은 가장 큰 행복은 무탈의 일상,

특별한 일이 없는 하루이다.

건강하게 일어나 나는 아침밥을 짓고 남편과 딸은 출근을 하고...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이 선물이라고 하는데,

무엇보다도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없는 게 가장 고맙고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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