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미(米)자에 담긴 의미를 찾아서



엄마는 현미와 콩, 여러 가지 잡곡이 섞인 밥을 매 끼니마다 맛있게 먹는 네 모습이 참 예쁘단다. 우리 서희가 잔병치레 없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것이 다 밥의 힘인 것 같아. 그런데 이 생각은 엄마만 했던 게 아니야.

 
유명한 히포크라테스도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못 고친다고 했고, 우리 조상님들은 먹을거리가 제일 훌륭한 보약이라고 해서 밥을 불사약不死藥, 반찬을 불로초不老草라고 했다는구나. 우린 매일 먹기 때문에 밥의 가치와 땀방울을 잘 모르는 것 같아.

 

그래서 조상님들은 하늘을 살폈단다

 
우리 집 주변에 많은 논이 보이지? 지금 논에는 작은 모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

 
많은 노력과 정성으로 키워낸 벼가 작년 가을 태풍 때 다 쓰러지는 것을 보면서 엄마는 농사란 하늘과 땅의 도움 없이는 절대 지을 수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단다. 사람이 아무리 똑똑하고 농사기술이 뛰어나도 자연의 보살핌 없이는 불가능한 것 같아. 어찌 보면 사람은 그저 관리만 하고, 농사는 태양과 비와 바람, 흙이 짓는 것인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예로부터 우리 조상님들은 하늘의 기운을 잘 살펴서 씨를 뿌리고, 수확을 하며 농사를 지었단다.

 

 

작년 수확 때 거둬둔 볍씨야

 

 

어떤 농사든 마찬가지겠지만 벼농사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씨앗인 볍씨를 준비하는 일이야. 볍씨 준비는 지난 수확철부터 시작해. 종자로 쓸 볍씨는 벼베기 약 열흘 전쯤에 잘 익은 것을 빨리 베는데, 겉으로 보기에 ‘아직 베기에는 아깝다’는 느낌이 들 때가 가장 좋아. 벨 때는 반드시 낫으로 베야해. 콤바인 같은 기계로 세게 때리듯 베면 볍씨가 충격을 받아 건강하게 자라기 힘들거든.

 

베고 나면 꼭 거꾸로 매달아 그늘에서 말린단다. 천천히 말려야 영양분이 잘 살아있고, 볏대에 남은 영양분이 볍씨에 잘 모아져. 잘 말랐으면 털어내야 하는데, 이때도 볍씨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하나하나 손으로 털어내야만 해.

 

 

진달래 화전 먹는 청명에는 건강한 볍씨를 고르지

 

 

서희가 올 봄에도 열심히 따먹고 엄마랑 화전 부쳐 먹던 진달래 생각나니? 만물이 소생하기 시작하는 청명(4월 5일경) 앞뒤로 진달래가 피면 볍씨를 담그고 못자리를 골라.

 

아무리 잘 익은 볍씨라고 해도 다 종자로 쓸 수 있는 건 아니야. 그중에서도 특히 튼튼하고 실한 종자를 골라야 하는데, 제일 좋은 방법이 소금물에 담가보는 거란다. 달걀이 옆으로 누워 뜰 정도로 소금 농도를 짙게 해서 아래로 가라앉은 볍씨만 종자로 써. 잘 여문 볍씨는 아래로 가라앉거든.

 

볍씨 담그기가 끝나면 볍씨를 소독한단다. 관행논에서 사용하는 볍씨는 화학약품으로 소독하지만, 친환경 농법에서는 냉온탕법으로 소독해. 온도내림을 방지하기 위해 4,50도씨의 물에 마른 볍씨가 든 자루를 30~50초간 담가두고, 다시 다른 통에 준비해둔 60도씨 물에 10분간 담가 자루 속 볍씨들이 잘 섞이게 흔들어 줘야 해. 그 다음 재빨리 찬물에 넣어 자루 속의 더운 기운을 식혀줘. 벼눈이 익어버리면 안되니까 빨리 해야 한단다. 이렇게 하면 병균은 물론 벼이삭 선충까지 예방할 수 있어.

 

볍씨를 소독했으면 이제 볍씨를 물에 담가 싹을 틔울 차례야. 물에 5일에서 7일 동안 담가두어야 하는데, 그냥 푹 담그는 것이 아니라 낮 12시간은 담갔다가 밤 12시간은 빼놓고 다시 담그는 과정을 매일 반복한단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볍씨에 적당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야. 산소가 너무 많으면 잎사귀보다 뿌리 발육이 더 좋아져서 전체적인 생장에 좋지 않거든. 예부터 곡우(4월 20일경) 전에 종자를 담가야 수확이 많고, 삼월 곡일에(음력 3월 8일) 볍씨를 담그면 모가 잘 자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지.

 

 

 

감꽃 피는 곡우에는 못자리를 준비하고

 

 

곡우에는 못자리를 준비해. 아마 6월 초쯤이면 감꽃이 피기 시작할 거야. 진달래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옅은 노란색으로 피는 은은한 감꽃이 엄마는 더 예쁘단다.

 

자, 그럼 못자리 준비를 시작해볼까? 우선 모판에 흙을 깔고, 씨앗을 넣고, 다시 흙을 덮고 나서 물을 준단다. 이렇게 모판을 만들고 씨앗을 넣으려면 일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온 가족이 나서거나 동네사람들이 품앗이를 하며 서로 도와. 지난 일요일, 아빠가 한살림 공동 못자리에 가서 도와주신 것처럼 말이지. 우리 사는 동네에도 할아버지 할머니들만 계셔서 못자리 만드는 일이 점점 힘들어진다고 하니 참 안타까운 일이지.

 

 

 

자, 이제 여섯 잎 모를 키우자

 

 

모에는 보통 여섯 잎 정도가 달려있지? 첫 잎이 나오는 데 하루이틀, 두 번째 잎은 이삼일, 여섯 잎이 나올 때까지는 40일에서 45일 정도 걸리는데, 우리 조상님들은 여섯 잎이 났을 때 뿌리를 끊어내고 모내기를 했어.

 

모에 네 번째 잎이 나올 때쯤부터 모는 이유기에 들어가. 말하자면 씨젖의 양분이 다 떨어져서 모 스스로의 힘으로 크는 거란다. 씨젖의 양분이 떨어질 때에 맞춰 잎과 뿌리의 기능이 활발해져서 스스로 크는 힘이 커진다니 자연의 이치는 정말 오묘하고 놀랍지 뭐니. 그래서 관행농법에서는 이때를 모내기의 적기로 잡고 있대. 아직 씨젖의 양분이 남아 있을 때 옮겨 심어야 뿌리도 잘 내리고 몸살도 적다는 거지. 그러나 어린모를 심다보니 많은 포기의 모를 심게 되고(보통 10~15개), 그래서 가지를 잘치지 않는다는구나. 모는 가지치기를 잘해야 벼이삭이 많이 열리는데 말이지. 또 못자리에서 따뜻한 상태로 더 자라야 하는 모를 옮겨 심으니 모의 온도가 낮아져서 물이나 땅의 양분을 덜 흡수하는 곧은 뿌리를 많이 내리게 된대. 그래서 친환경 농법에서는 두 번째 가지치기 후, 곧 여섯 번째 잎이 나올 때 모내기를 해. 무조건 빨리 모내기를 한다고 빨리 많은 양을 수확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여섯 번째 잎이 나올 때까지는 그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아기를 돌보는 것처럼 많은 정성을 기울여야 해. 뿌리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온도 관리가 중요한데 물로 온도를 조절한단다. 또 부족한 양분을 보충해서 충분히 자라도록 해줘야 하고. 관행농법에서는 비료 주고 나면 끝날 일을 온도 관리, 물 관리, 양분 보충을 하면서 모를 키워내는 거야.

 

이렇게 모를 키워내는 사이 모를 옮겨 심을 본답도 준비해둬야 한단다.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 땅을 두세 번 갈아서 잡초를 없애고, 논둑을 30센티미터 이상 높이로 만들어 모든 벼에 물이 고르게 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해. 나물과 꽃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던 자운영(비료로 쓰기 위해 키우는 풀)도 모내기 2주 전에는 갈아엎어서 땅의 힘을 높여야 하고 말이지.

 

 

망종, 대추꽃이 피면 모내기를 시작해. 그럼 뻐꾹새는 부지런히 모내기를 하라고 재촉하지

 

 

 

예로부터 모내기의 적기는 6월 6,7일경인 망종 때라고 했어.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서일까, 지금은 예전보다 조금 빨리 모내기를 하는 것 같아. 5월 중순 소만이 지나 모내기를 시작해서 5월 말까지 전국 곳곳에서 모내기가 이어진단다. 대추꽃이 피면 모내기를 시작하고, 치자꽃, 밤꽃이 만발하면 모내기가 한창이며, 뻐꾹새는 모내기를 부지런히 하라고 운다니 농부들의 지혜며 말들이 참 놀랍고 어여쁘지?

 

친환경 농법에서 모내기의 핵심은 적은 수의 모를 매우 드물게 심어야 한다는 거야. 15포기를 심는 관행농법과 달리 두세 포기를 한 줄로 심어야 하는데 신기하게도 이렇게 보잘것없고 초라해 보이는 친환경 농법의 모가 나중에 더 가지치기를 많이 해서 이삭도 많이 달리고 건강하게 잘 자란다는구나. 많이 심으면 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벼가 건강하게 자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웃자라서 잘 쓰러지고 이삭도 적게 열린대. 벼들도 너희들처럼 마음껏 자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줘야 하는데 사람의 욕심이 지나쳐서 벼들이 힘들게 크나봐.

 

 

 

 

신나는 단오잔치 후엔 잡초와의 싸움이지

 

 

 

모내기를 끝내면 곧 단오가 돌아와. 우리 가족 모두가 한살림 단오잔치에 가서 논에 오리도 넣어보고 고사도 지냈던 것 서희도 생각나지? 이 날은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풍년제가 열리는 날이야. 본격적인 농사와 여름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날이기도 하고.

 

모내기를 하고 나서도 농부들은 모가 뿌리를 잘 내렸는지 꼼꼼히 살펴봐야해. 뿌리 내림이 좋아야 벼가 가지치기를 잘한다는 건 당연하겠지? 그래서 특히 물 관리가 중요해. 따뜻한 물을 충분히, 깊게 대주어야 가지치기도 잘하고 잡초도 덜 자라거든.

 

그러고 나면 이제 잡초를 잡기 위한 농부들의 본격적인 경주가 시작된단다. 유기농하면 첫째도 풀매기요, 둘째도 김매기라고 할 정도로 잡초 제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거든. 오리와 우렁이가 풀매기를 도와주는 친구들이긴 한데 요즘은 조류독감 때문에 오리농법을 거의 못할 것 같아. 오리는 잡초를 먹기도 할 뿐 아니라 잡초씨가 트는 것을 막고, 벼에 달라붙어 있는 벌레까지 잡아먹는데다가, 오리가 싸는 똥은 거름이 되었는데 참 속상하지 뭐니.

 

다른 방법으로는 왕우렁이를 놓아기르는데 오리보다 풀을 훨씬 잘 먹는 대식가라고 하는구나. 그렇지만 벼 포기 사이에서 자라는 피는 우렁이도 해결하지 못하니 사람이 손으로 직접 뽑아줘야 해. 우렁이의 도움을 받으려면 우렁이가 제초를 잘 할 수 있게 논바닥을 고르게 해야 하고, 도망가지 못하게 물꼬도 망사로 받쳐주고, 황새 등의 피해를 막는 것도 중요해.

 

 

처서 지나 신비한 벼꽃이 피고

 

 

장마와 삼복더위를 보내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한다는 처서(8월 23일 경)가 되면 벼꽃이 필거야. 벼꽃이 한창 피는 처서에 비가 오면 쭉정이가 생겨서, 이삭 팰 때 비 한 방울은 눈물 한 방울이란 말이 생겨났나봐. 부끄럽지만 엄마도 아직 벼꽃을 본 적이 없어. 벼꽃은 오전 10시쯤부터 두 시간 정도만 핀대. 벼는 꽃 하나에 암술 수술이 모두 들어있고, 오전에 한 번, 두 시간 정도만 꽃을 피우기 때문에 타가수분(벼의 꽃가루가 다른 식물의 암술머리에 붙는 일)이 거의 되질 않는대. 그래서 잡종이 잘 나오지 않고, 사람이 새로운 종자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는구나.

 

병충해도 참 어려운 문제야. 긴 장마에 잎도열병이나 혹명나방, 벼멸구가 기승을 부린다는 뉴스를 자주 봤을 거야. 농약을 치는 관행농법에서도 병충해가 심하면 논을 갈아엎기도 하는데 친환경 농법에서는 얼마나 어렵겠니. 친환경 농자재가 있기는 한데 농약만큼 효과적이진 않아. 친환경 농자재도 화학약품이 아닌 자연에 가까운 것으로 만들었으니까 말이지. 그래서 땅의 힘을 살리고 미생물을 살리면서 최대한 벼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미리 마련해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거란다.

 

 

 

가을, 이제 잘 익은 벼를 베자!

 

 

드디어 가을이면 이렇게 잘 자란 벼를 수확해. 정확히 이삭 팬지 45일 정도면 수확할 수 있어. 벼는 상강(10월 23일 경) 전에 베어야 한대. 서리를 맞으면 이삭이 부러지기 때문이지. 요즘엔 거의 콤바인이라는 기계를 사용해서 탈곡을 해. 예전엔 홀태나 탈곡기로 했었어. 한살림에서 하는 가을 행사인 메뚜기 잡기에 참여해 보면 벼를 낫으로 베고 홀태나 탈곡기에 벼를 탈곡할 수 있단다.

 

탈곡된 벼는 바로 먹을 수는 없고 정미소에 가서 도정을 해야 해. 겉껍질(왕겨)만 벗겨낸 것이 현미이고, 쌀겨층을 50퍼센트만 벗겨내어 쌀눈을 남겨둔 것이 5분도미란다. 현미는 단백질, 지방, 칼슘, 섬유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깎으면 깎을수록 영양분이 적어져. 그러니 현미가 백미보다 영양분이 훨씬 풍부하겠지? 하지만 아무래도 거치니까 꼭꼭 씹어 먹어야 해.

 

봄에 뿌린 볍씨를 가을이 되어 수확할 때까지 농부의 손길이 여든여덟 번 필요하다니 얼마나 많은 노력과 애정이 필요한지 상상이 가니? 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처럼 농부의 손길뿐만 아니라 정성어린 관심과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 서희가 엄마아빠의 사랑 속에 크는 것처럼 벼도 농부의 사랑 속에서 크는 걸거야.

 

작년에 엄마는 무더위가 끝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참 좋아했었는데, 그 때 농부들은 수확을 앞둔 벼가 바람에 쓰러질까봐 밤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논에 나와 일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미안했단다. 밥맛이 좋은 쌀은 더 잘 쓰러진다고 하더라. 올해는 농부가 마음 졸이는 일이 없기를, 하늘님이 잘 보살펴 주시길 기도하자구나. 정성껏 키운 쌀도 열심히 먹고! 물론 중국쌀, 미국쌀이 아닌 우리 쌀을 말이지!

 

여든여덟 번 농부 손을 거쳐

 

벼 한 알, 이렇게 한 그릇 밥이 돼요

 

 

 

 

*날짜는 올해 기준이며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예년보다 모내기가 조금 빨라졌으며, 변덕스런 날씨 탓에 수확날도 들쭉날쭉 하다.


글/이상희(살림이야기)
 

*참고: <벼가 자란다> (김시영 그림, 보리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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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

더 이상 가정에서 진짜 ‘맛’을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출처 http://www8.cao.go.jp/syokuiku

 

 

이야기 하나. 세계적 요리사 제이미의 굴욕

 
맛없기로 유명한 영국 요리계의 위상을 높인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어처구니없는 정크푸드만 먹고 자라는 아이들을 걱정해서 공립학교 급식 개선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이 계획은 ‘제이미의 스쿨 디너Jamie’s school dinner’라는 TV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에 방송되었고, 영국은 난리가 났다. 제이미는 어떻게든 냉동식품이 아닌 신선한 요리를 만들어 주려하고, 이미 혀가 초콜릿 바와 감자튀김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그 요리들에 뜨악하게 반응한다.

 

 이야기 둘. 소년, 드디어 넘어가다

 
뉴욕의 험악한 범죄 사건들을 다루는 미국 드라마 <로 앤 오더LAW & ORDER:성범죄수사대>에서 거대비만 소년이 살인 피의자로 법정에 선다. 갓 열다섯을 넘은 형제들도 모두 거대비만이고, 넉넉지 못한 공립학교 친구들도 비만율이 높다. 온갖 성인병을 다 지닌 이 소년은 “먹고 살기 바쁜 부모님은 냉동음식을 데워주었을 뿐”이라고 말하고, 결국 사건이 종결되기도 전에 동녀합병증으로 쓰러지고 만다. 비슷한 사정의 아이들은 자연의 맛이 무언지를 모른다. 설상가상 이윤을 위해 학교 안에 탄산음료와 과자 자판기를 설치해놓은 식품회사들. 정해진 시간에만 자판기를 가동하는 규칙을 세웠지만 이미 그 맛에 중독된 아이들은 책상 속 가득히 과자와 초콜릿 바를 재워놓고 끊임없이 먹어댄다.

 

 이야기 셋. 미식가의 실체

 

친구와 함께 한 쇼핑몰 식당가에 앉았다. 짬뽕을 시켰는데 한 젓가락 먹고서는 도저히 더 먹을 수가 없었다. 유난히 화학조미료 맛이 강했기 때문. “아예 들이부었네”하며 투덜대는 내게 친구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조미료 맛’이 어떤 맛이냐며 진지하게 물었다. 친구의 어머니는 간혹 다른 집에 놀러갔다 오시면 “어떻게 살림한다는 집에 미원도 한 봉지 없냐”고 흉을 본다 했다. 당연히 친구는 화학조미료가 전혀 들지 않은 밥상에 앉아본 적이 없었다. 결국 지금은 애교 수준으로 화학조미료를 첨가한 음식과, 심하게 조미료 덩어리인 음식조차 구분할 수 없다. 평소 이 친구는 자신이 미식가라고 주장해왔다.

 

출처 http://www8.cao.go.jp/syokuiku

 

 

‘딸기’와 ‘딸기 맛’

 

길게 말할 것도 없이, 우리는 모두 제대로 된 미각을 잃어가고 있다. 화학조미료와 식품첨가물의 공격은 점점 더 교묘해져서 자연의 맛과 인공적인 맛의 구분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그나마 어른들은 ‘진짜 맛’이 무엇인지 대략 알고 있다.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가 많지 않았던 때에 어린 시절을 반 정도 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자연과의 소통을 잃어버린 첫 세대인 아이들은 딸기우유의 ‘딸기 맛’이 진짜 딸기 맛이라고 생각하고, 가공식품에 익숙해져 엄마의 손맛을 싱겁거나 뭔가 모자라다고 느끼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의식주 문제 그 이상이다. 일단 올바른 판단력을 상실한 미각은 여러 가지로 심각한 혼란을 일으킨다. 위에서 말한 드라마의 주인공도, 자신의 몸에 치명적인 양의 위험물질이 들어올 때까지 알아채지 못했다.

 

 
이탈리아 어른들의 고민

 

 맛 교육의 본거지는 사실 가정이었다. 집안마다 전해져오는 입맛도, 가려야할 음식도 부모가 자식에게 가르치면서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나 맞벌이가 일반화되어 있고, 점점 사먹는 음식이 다양해지는 사회에서 더 이상은 그런 기대를 할 수 없다. 그러면 어쩌나? 아이가 입맛을 잃거나 건강을 해치면 엄마들을 비난하면서 집에 들어앉힐까? 아니면 조리사라도 고용해야 하나?

 

요리에 대한 애정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이탈리아 사람들도 같은 고민을 해왔다. 그리고 결론을 냈다. 집에서 못 하는 미각교육, 학교에서 맡겠다고 말이다. 주체는 바로 슬로푸드 운동본부이다.

 

 
전 국민이 똘똘 뭉친 ‘미각 찾기’ 대작전

 

 슬로푸드는 다국적 기업의 대량 생산 식품과 패스트푸드 물결에 대항해 전통음식 보존과 제대로 된 미각을 즐기자는 기본 뜻을 가진 단체이다. 창립자 카를로 페트리니는 로마에 맥도널드 매장이 생기는 것을 보고 기겁을 했고, 1986년에 슬로푸드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식문화의 발원지격인 이탈리아라 해도 간편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온전히 막지는 못했다. 특히 아이들은 강한 패스트푸드의 맛에 금세 빠져들었고, 한번 엇나간 미각은 계속 정크푸드를 찾게 했다.

 

그래서 1998년부터 이탈리아 교육부와 공동으로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미각이 무엇인지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지금껏 900명이 넘는 교사들을 훈련시켰고, 수많은 아이와 부모들의 미각 인식을 변화시켰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아이들은 학교 운동장 구석에 만든 텃밭에서 직접 유기농 채소를 키우고 거둔다. 늘 슈퍼마켓에서 비닐로 포장된 채소만 보아 온 아이들은 날마다 바뀌는 식물의 모습을 보며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지니게 된다. 주문하면 5분 안에 나오는 음식이 아니라 며칠, 때로는 몇 달을 기다려야 열매를 맺는 게 과일이고 채소임을 비로소 안다.

 

재배한 채소를 어떻게 하면 맛있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지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학교로 방문하기도 한다. 전통적인 조리법에 대한 교육도 되는 셈이다. 모든 과정은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밀착적으로 이루어진다.

 

슬로푸드 본부의 미각교육 담당자들은 “중학교만 되어도 교과과정에 치여서 미각교육에 할애할 시간이 없습니다. 가공식품에 덜 물든 시기이기도 하니 초등학교 때가 교육에 가장 적합하지요.” 하고 말한다.

 

사실 중고등학생들에게도 교육을 하는 게 이상적일 테지만, 호기심 많고 활동적인 이들에게는 ‘천천히 slow’ 살자는 슬로푸드의 기본 철학 자체가 무리일 때가 많다. 그러나 미각교육을 경험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맛에 대해 객관적인 태도를 취한다.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점의 광고에 무조건적으로 고개를 끄덕이지도 않는다.

 

 

 
우리나라는? 옳지, 아라중학교

 

 

사실 우리나라야말로 미각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매운맛과 짠맛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식문화 때문이기도 하고, 시행된 후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 학교급식도 걱정거리이다. 집 밖에서 아이들이 대체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지 알 수 없으니, 미각 상태가 어떤지도 모른다.

 

국내에서도 미각에 대한 중요성은 조금씩 부각되고 있지만 체계화된 교육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식품회사의 부설 연구소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비정기적인 강좌를 열기도 하지만 널리 퍼지지는 못하고 있다. 중요성을 깨달은 일부 학교나 단체에서 자체적으로 도모하는 식이다.

 

모범적인 예에는 제주도의 친환경 급식 학교들이 있다. 2003년부터 전국 최초로 유기농 급식을 실시한 제주도 아라중학교 학생들은 “만성 비염이 나았어요”, “입맛이 확실히 바뀌었구요, 집중력이 높아진 걸 느낍니다” 하며 효과를 직접 느끼고 있다. 그러자 제주도에서는 2005년부터 친환경 급식 시범학교들을 지정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친환경 식자재들의 특성상 안정적인 공급이 어렵기는 하지만 아이들의 바뀐 입맛과 모습에 학부모들은 고등학교까지 이런 흐름이 죽 이어져가길 원하고 있을 정도이다.

 

 

아이들에게 효과적으로 미각교육을 하려면 건강에 좋다는 식으로의 접근이 어렵다. 아무리 환경과 몸에 좋은 음식이라 하더라도 맛이 좋지 않다면 아무도 먹지 않는다. 진정한 맛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혀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서서히 입맛을 길들이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체계적인 프로그램 마련이 급선무이다.

 

그런 교육의 끝에 나타날 수 있는 가장 좋은 결과는 이렇지 않을까? 아이들이 맛있어 하는 음식, 몸에 좋은 음식, 좋아하는 음식이 온전히 일치하는 것!

 

 

일본도 시작했다 - 식육(食育) 기본법

 

출처 http://www8.cao.go.jp/syokuiku

 

 

평균 수명도 높고 건강한 식단 전통을 이어온 일본 역시 먹을거리 걱정, 아이들 걱정은 드높다. 발 빠르게 외국 식문화를 받아들인지라 쌀과 채소, 해조류 위주의 식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다채로운 요리들로 인해 먹을 게 너무 많아서이다.

 

미식 붐은 거세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따랐다. 일본은 아토피성 피부염이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하다. 먹을거리의 ‘모양’을 중시하는 문화 탓에 식품첨가물의 사용량도 엄청나 각종 문제를 일으킨다. 십대들의 끔찍한 범죄와 정신적인 파탄을 식생활과 연결지어 언급하는 전문가들도 늘어났다.

 

결국, 국가가 나서서 2005년 ‘식육(食育) 기본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국민의 식생활·식습관·식문화의 안전성과 관련된 문제를 더 이상 ‘집에서 알아서 할 문제’로 생각하지 않겠다는 의지이다.

 

법의 내용은 음식에 대한 의식개선, 올바른 식습관에 대한 정보 제공과 실천 지원, 더 나은 식문화 만들기 등 크게 세 가지 범주이다. 그리고 각 범주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목표가 감탄이 나올 정도로 꼼꼼하게 매겨져 있다. 예를 들면 2010년까지 현재 10.7퍼센트인 아동비만율을 7퍼센트로 떨어뜨리고, 21퍼센트 수준인 급식의 지역 농산물 비중을 30퍼센트로 올린다는 식이다.

 

아이들이 바른 먹을거리를 고르는 능력을 기르고, 먹는 과정에서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며, 바른 식사 예절과 문화를 익히게 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골자로 하고 있다. 2006년에는 일본식 식단을 기준으로 하는 ‘균형 잡힌 식사 안내서’를 만들어 전담 교사를 전국 학교에 배치하여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 법을 구심점으로 시민단체나 지역 주민들이 실천하고 있던 운동들이 하나로 모이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인 면이다.

 

* 윤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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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let our girls stay uneducated"

유니세프에서 제작한 포스터가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파란 눈물을 흘리는 소녀의 이미지. 파란 잉크는 교육을 간접적으로 상징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여성이 많습니다. 여성이 교육을 받아야지 세상 경제가 잘 돌아가는 시대가 온 것 아닌가요? 여성 교육은 너무 중요합니다.


 전세계적으로 초등학교 졸업률이 남자는 85%, 여자는 76%에 그치고 있습니다. 여성의 중학교 진학률이 25% 미만인 나라도 36개 국에 이를 정도로 특히 저개발 국가에서의 여성 교육률이 매우 낮지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빈곤, 가사 노동과 여성을 위한 시설이 부족합니다. 성폭력으로 부터 노출되어 있지요.


여성이 교육을 받게 되면 일단 유아사망률 감소 등 가족의 건강증진 효과를 얻게 된다고 합니다. 일단 학교에 다니면 15세 이전에 결혼하게 되는 조혼률이 감소되어 산모 및 영아 사망률도 낮출 수 있습니다. 학교에 다니며 성교육 등을 받으면 보건에 대한 지식이 많아져 유아 사망률도 낮아지게 되지요. 일반적으로 여성에 대한 교육률이 5% 높아지면 유아 사망률은 30%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일본과 한국, 남미도 여성 교육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여성 교육은 투자가 아니라 의무이며,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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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곳으로 갔을겁니다 더 잘 해주지 못 하고 아픔을 미리 헤아리지 못 했음이 죄책감으로 남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더 치열하게 이 곳을 붙들고 있다가 다시 만났을 때 재미있는 이야기로 술잔으로 그렇게 있어주어야겠습니다 명복을 빕니다”(김제동 트위터)

 

박용하씨 자살. 왜 자살을 선택했을까? 자살률 1위, 불명예를 안고 있는 한국 현실에서 박용하의 자살은 너무나 안타깝고, 걱정이 됩니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우을증에 시달렸던 한 주부가 박용하 자살 보도를 보고 “ ‘다른 사람은 잘 죽는데 나는 왜 못 죽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남기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동조 자살로 불리는 베르테르 효과. 유명인이나 자신이 모델로 삼고 있던 사람 등이 자살할 경우, 자신을 자살한 사람과 동일시,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이 우려됩니다. 최진실씨가 자살로 숨졌을 때 베르테르효과가 기승을 부렸지요.

 

오죽했으면 자살을 했겠습니까. 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을 용기면, 더 치열하게 살아야지요. 특히 청소년에게 유명인의 자살은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유명연예인들의 죽음은 슬픔을 넘어, 살펴보아야 합니다. 다행히도 이번 박용하 자살은 언론에서 차분하게 보도를 해주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누구나 죽음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죽음 앞에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은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일어나는가 이제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말 한마디에 사람은 상처 받을 수 있고, 차별적인 시선하나로도 한 사람이 절망에 빠질 수 있습니다.

 

하루에 숨 가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회복되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박용하씨의 자살을 통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영성교육도 필요합니다. 종교적 영성이 아니라 마음 다스림의 교육 또한 절실합니다. 자신을 소중히 해야 타인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지요. 은비사건이라는 불리는 고양이 투척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지 세상만물을 소중하게 여기니까요.

 

자리이타(自利利他)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이로움이 곧 남의 이로움이다." 즉 나보다 남을 더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된다는 삶의 지향이 담긴 말이지요.


배려하고 아껴주는 마음. 남의 이로움이 자신의 이로움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조금 더 배려하고 관심을 갖는 사회를 이제 이루어 갈 때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끝없이 교육을 받고 가르치는 스승이자 제자의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지요. 치열하게 산다는 것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포함되지만, 인간답게 인간다운 길을 위해 평생 나누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김제동씨의 치열하게 이곳을 붙들고 있자 라는 말은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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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단편영화제에 노미네이터 되었던 'NEW BOY'
2008년 트라이베카 필름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단편 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유투브에 영화가 공개되어 같이 공유할까 합니다.
영화는 한 아프리카 학생이 아일랜드 학교로 둥지를 틀면서 시작됩니다.
영어 걱정은 마십시오. 이미지만 보아도 이해가 되니까요.

어렸을 때, 여러 이유로 다들 한 번씩 전학 다닌 경험이 있을 듯 합니다.
정든 친구들과 학교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다시 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요.
이 영화를 통해, 지난 추억과 아프리카가 처한 교육현실과 한 소년이 'NEW BOY'가 되는 과정을
통해 교육의 소중함에 대해 잠시 생각을 해보았으면 합니다.


*트라이베카 필름 페스티벌은?
 2002년 제1회 개막을 시작으로 매년 4~5월에 뉴욕 트라이베카 지역을 중심으로 열린다. 9.11 테러로 인해 경제적으로나 사기면에서 침체된 트라이베카 지역의 경기부흥과 지역민들의 사기증진을 목적으로 영화배우'로버트 드 니로'와 프로듀서'제인 로젠탈'에 의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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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스토리가 블로그코리아에서 선정하는 스토리온 mom 베스트 블로그에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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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하의 자살. 참 충격적인 일입니다. 2005년 영화배우 이은주의 자살에 이어 올해까지 7명이 넘는 유명 연예인들이 자살했습니다. 철학자 파스칼은 ‘자살을 하는 사람조차도 어떻게든지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자살하는 사람도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살을 선택했지만, 고통을 벗어나기 위한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절망과 희망 사이를 넘다듭니다. 행복을 끝없이 추구하지만 절망에 이르기도 하지요. 김용하의 자살을 통해서 ‘행복’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버트런드 러셀은 인간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를 이야기 합니다. 인간은 무엇인가 충족하지 못한 데서 행복을 찾지 않고, 개인적 기질이 불행을 자초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꾸짖습니다. 자기 안(에고)에 갇혀 이유 없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 극심한 경쟁, 권태감, 질투의 감정, 불합리한 죄의식, 남에 대한 원망, 세상에 대한 부적응 등이 인간 행복을 가로막는다는 것이라고. 러셀은 열정, 사랑, 일, 폭넓은 관심, 노력을 통해 행복은 순간순간 다가온다고.

 

순간의 행복을 찾아서

사실 행복해지려고 신경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열정을 갖고 살아가면 됩니다. 삶의 오르막과 내리막, 그 우여곡절, 고통 또한 사랑해야 합니다. 왜냐면 고통이 잠시 동안 멈추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지요. 그 순간이 행복 아닐까요?

 동양과 서양의 문학을 들여다보면 무수히 다양한 행복의 정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 행복이란 단어 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을 찾아 볼 수 있을까요? 구글에 ‘행복’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웹문서 1억 개에 가까운 검색결과를 보여줍니다. 그만큼 인간은 행복을 찾기 위해 행복해지기 위해 끝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지요.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현재는 믿지 않는다. 다만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상상할 뿐이다. 반면, 행복은 지금 여기에 있다거나 행복은 지금 이 순간의 생생함에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프랑스의 철학자인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류의 대사상가들은 행복이란 말은 모호하게 남겨두었다. 그래서 각자 자기 자신 만의 말로 그것을 정의내릴 수 있게 말이다."

 

만약 행복이 우리의 삶 순간 순간의 질을 결정할 무언가라면 우리는 그게 무엇인지 좀 더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아마, 우리는 행복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그것을 원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순간의 행복에 등을 돌려 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우리는 고통을 피하고 싶어 하지만, 오히려 어떻게 보면 그것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예가 행복을 쾌락과 혼동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이 둘의 성격을 가만히 살펴보면, 쾌락은 시간과 장소, 그리고 대상에 의해 좌지우지됨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자체로 영원불변하는 건 아니지요. 보기에도 좋은 초콜릿 케잌을 예로 들자면: 처음 한 접시는 맛나지요. 그 다음 건 전 것만 못하구요, 나중엔 넌덜머리가 나죠. (웃음) 세상 일이란 게 대게 그렇습니다: 질리게 마련이지요. 당신이 추울 때, 가까이서 불을 쬐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겠죠. 좀 있다가는 한 발짝 물러서게 되구요 더 있다가는 살이 타는 듯 하기 시작합니다. 당신이 경험함에 따라 쾌락이 마치 스스로를 갉아먹는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쾌락이 전염성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당신이 진한 쾌락을 느끼는 반면 몇몇 주변인들은 엄청나게 고통받을 수 있는 것 처럼요.

 

행복이라 무엇일까?


그렇다면 행복이란 뭘까요? "행복"은 너무 추상적인 단어이니까 대신 "웰빙"이라고 합시다. 행복은 모든 감정적인 상태에 걸치는 것이며 그 기저를 이루는 상태입니다. 한 사람에게 닥칠 수 있는 모든 기쁨과 슬픔을 포함해서 말이죠. 당신에게는 조금 놀라운 말일 수도 있겠군요. 슬프면서 동시에 이런 웰빙을 가질 수 있을까요? 물가로 밀려오는 파도를 보세요. 파도 아랫부분에 있다면 당신은 바닥을 치게됩니다. 딱딱한 바위에 부딪히게 되죠. 위쪽에서 파도를 타고 있다면, 당신은 한껏 들뜰 겁니다. 들뜸과 침울함 사이를 오갈 뿐, 깊이라고는 없죠. 이번에는 심해를 생각해 봅시다. 거울처럼 아름답고 고요한 해양도 있겠구요 폭풍이 휘몰아 칠 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해양의 깊이만은 변하지 않은 채로 언제나 존재하죠. 어떤가요? 웰빙이란 의식의 존재양식이지 단순히 순간의 감정이나 느낌은 아닙니다. 기쁨조차도, 행복의 소산일 수도 있지만, 사악한 기쁨이란 것도 있습니다. 다른이 의 고통에 크게 기뻐할 수도 있죠.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행복을 추구할까요?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외부를 바라봅니다. 우리가 흔히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라 말하는 것처럼 이것과 저것 등 모든 조건들을 갖춘다면 행복해질거라 생각합니다. "행복해지기 위한 모든 것을 갖는다" 이 문장 자체가 이미 행복의 파멸이 피할 수 없는 운명임을 드러냅니다. 모든 것을 갖는다란 말은 우리가 하나라도 놓치면 행복이 무너짐을 뜻합니다. 또한, 일이 잘못되어갈 때, 우리는 외부사항을 바꾸고자 무던히도 노력합니다. 그러나 외부세계에 대한 우리의 통제력이란 제한되어 있고, 일시적이며, 종종 허상에 불과합니다.

달라이 라마가 포르투갈에 머물 때의 일입니다. 도처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이봐요. 당신은 이 모든 걸 하고 있지만 그 안을 채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 또한 멋지지 않겠어요?" 이어서 말하길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가 최신식의 편안한 빌딩의 100층에 최첨단의 주거공간을 갖는다 해도 그 안에서 몹시 불행하다면 그가 찾는 거라곤 뛰어내릴 창문 뿐일 겁니다."

 

답은 우리 자신에게 있습니다. 번영하게 하고, 웰빙을 가져오는 특정 정신 상태는 바로 우리 안에 있습니다. 그리스인들이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라고 부른 것이죠. 정신적 가치가 우선시되는 행복. 화, 미움, 질투, 오만, 강박적 욕구, 과욕과 같은 것들이 있죠. 이것들은 우리가 긍정적 상태에 머물도록 가만 냅두는 법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런 것들은 타인의 행복에까지 치명적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마음에 이들의 침범이 잦아 질수록 연쇄반응으로 우리는 더 비참해지고 고통 받을 것입니다. 반면 사심없이 하는 관대한 행동들 먼 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한 그런 행동들이 한 아이의 삶을 살릴 수도,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들은 인정을 위한 것도, 감사의 표현을 받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그저 마음이 시키는 데로 한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항상 그렇게 하고 싶어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고 마음을 바꾸는 일이 가능한건가요? 우리의 본성에 부정적이거나 파괴적인 감정들 역시 내재되어 있지 않나요? 우리의 감정, 성격, 기분의 변화는 가능할까요? 여기에 대답하기 위해선 먼저 본성이란 무엇인지부터 물어야 합니다. 경험주의적 관점에서 보자면 의식의 제 1 특징은 무엇을 알고자 하는 인지적 특성입니다. 의식이란 사물을 비추는 거울과 같습니다. 거울에 비춰진 게 못난 얼굴일 수도, 예쁜 얼굴일 수도 있지만 거울 자체는 그것이 비추는 이미지에 의해 더럽혀지거나 바뀌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생각에는 그저 의식, 순수한 의식이 있을 따름입니다. 이게 바로 본성입니다. 애초부터 미움이나 질투같은 것 때문에 더럽혀질 수 없는거죠. 그런 것이 가능했다면, 염색이 옷 전체로 퍼지는 것처럼 미움이나 질투를 언제든 발견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화 내고 질투하거나, 혹은 언제나 관대하지는 못합니다.

 

모든 감정에 작용하는 일반적인 해독제를 찾아야 합니다. 본성 중의 본성을 살피면 가능하죠. 대게 우리가 어떤 사람에게 짜증이 났거나 화가 났거나 그가 싫다면, 아니면 무언가에 사로잡혀 있다면, 마음은 계속 그 대상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대상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찰 때 강박관념이나 짜증은 한층 더 강화하죠. 나중에 이 같은 과정이 저절로 반복됩니다. 자 이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외부가 아닌 내부입니다. 화를 예로 들면 겉보기엔 밀려드는 먹구름이나 폭풍우처럼 매우 위협적으로 보이죠. 하지만 만약 우리가 구름 위에 앉을 수 있다면? 막상 가까이 다가가 보면 그저 안개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화'를 가만히 관찰한다면 아침 해에 스러지는 서리처럼 사라질 겁니다. 당신이 이를 계속해서 반복한다면 당신의 욱하는 성질은 매번 화를 누그러뜨릴 때마다 점점 옅어질 겁니다. 결국에는 '화'의 감정이 생겨도 그냥 잠깐 스쳐지나가고 말 것입니다. 마치 하늘을 가로지르는 새가 하늘에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처럼요.

 

시간이야 필요합니다. 부정적 감정들이 우리 마음에서 생겨나고 습관이 되는데 이를 푸는데도 똑같이 시간이 걸리겠죠. 하지만 이 길 밖엔 없습니다. 마음가짐을 새로 하는 것.

 

 
박용하 자살 소식을 지켜보면서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한국의 상황이 참 암담해 보입니다. 이럴수록 가족 구성원들의 대화와 자기 공부, 마음 수련이 필요합니다. 영성이 필요한 시대지요. 행복에 대해서 행복을 이루는 조건에 대해서, 절망을 뚫고 희망을 만들어 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야 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다시는 자살로 서로 상처 받는 일이 없기를 소망합니다.

 

* 참고 및 인용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
마띠유 리카드의 행복의 습관들
(본문 중 많은 부분은 리카드의 말씀을 정리인용 수록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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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교육이야기가 아닙니다.^^
상상력이야기 입니다. 아, 상상력 키우기도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지요!





?

이동식 사무실입니다.
설명이 필요없으니, 사진으로 감상하셔도^^
재료는 스티로폼.





자 이제, 근무 혹은 공부 시간





사무실을 만들어 보지요.





의자 준비 완료.





20초 안에 사무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업무 준비 끝.
자 이제 차 한 잔 마시면서...





재미있나요?

공간이 좁은 사무실이나 집에서도 유용할 듯 합니다.


* 디자인은>>tim vin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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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크기의 종이를 하루 한 장씩만 덜 써도 하루에 약 4천8백여 그루의 나무를 살릴 수 있다.


굳이 필요하지 않아도 습관처럼 인쇄 버튼을 누르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이메일과 블로그 서비스가 편리해져 보관해 놓고 싶은 정보는 출력하지 않더라도 개인 이메일이나 블로그에 저장해 두면 어디서든 볼 수 있어서 편리하다. 여럿이 함께 봐야 하는 문서의 경우 한 부만 출력해 돌려보거나 컴퓨터로 공유해서 본다. ‘인쇄’ 버튼을 누르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보기!
사무실에서는 한 대의 프린터를 여러 명이 함께 이용하므로 ‘이면지 도장’을 만들어 사용한 면에 도장을 찍어두면 다른 사람도 헷갈리지 않고 이면지를 쓸 수 있다. 또한 프린터에 이면지를 넣을 때 방법을 잘 숙지하여 이미 사용한 페이지에 다시 인쇄하는 실수를 피하도록 한다. 요즘은 양면인쇄기능이 있는 프린터가 많으므로 그 기능을 이용하면 편리하게 양면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쓰고 있는 프린터의 기능을 확인해보자.



전 국민이 1년 동안 사용하는 종이컵 수는 약 120억 개



한번 쓰고 버린 종이컵이 자연분해되기 위해서는 20년이 걸린다. 종이컵을 하루에 1개씩만 줄여도 1년간 20년생 나무 7천6백 그루의 나무를 살릴 수 있다.
사무실에 개인 머그컵을 두고 일회용 종이컵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 회의나 행사 때에도 종이컵 대신 스테인리스컵 등을 사용한다. 자판기를 사용할 경우 컵이 자동으로 나오기 때문에 컵이 나오고 음료가 나오기 전 1.5초의 공백을 공략, 종이컵을 빼고 개인컵을 넣어 안 쓴 종이컵을 모아 다시 쓰는 방법도 있지만 고도의 순발력을 요한다. 사무실에 부득이하게 설치한 자판기에도 관리인과 상담해 종이컵을 아예 안 나오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컵있음’ 버튼을 만들어 선택적으로 컵이 나오게 할 수 있으면 가장 좋다). 개인 머그컵을 쓸 경우 씻는 것이 은근히 귀찮은데 양치질할 때 컵을 들고 가 컵도 씻고 양치물도 받아쓰면 일석이조.


한 명의 아기를 25개월 동안  일회용 기저귀로 키운다면 약 4천402 개의 일회용 기저귀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약 72그루의나무를 베야 한다. 우리나라 아기 모두를 일회용 기저기로 키운다면 매년 제주도 절반 넓이의 숲을 베어야 한다.



면생리대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며칠만 쓰기 때문에 조금만 노력하면 그리 어렵진 않다. 하지만 천기저귀의 경우 참 힘들다. 젖으면 바로바로 갈아줘야 하고 하루에 수십 장씩 나오는 빨랫감 때문에 엄마에게 부과되는 가사노동의 양이 엄청나다. 한번 맛본 일회용 기저귀의 유혹에서 헤어나오기 힘들다. 100% 면생리대와 천기저귀만을 사용할 수 없다면 조금이라도 줄이는 노력을 해보자. 집에서만이라도 면생리대를 쓰기, 밤에는 일회용기저귀를 쓰더라도 낮에는 천기저귀를 쓰는 방법도 좋다.

종이를 아끼는 사소한 실천이 지구를 구한다


손수건과 장바구니를 항상 들고 다닌다
집에서도 휴지 대신 손수건 쓰기를 습관화하고 손수건을 항상 가지고 다니면 휴지 사용을 확실히 줄일 수 있다. 게다가 마음에 드는 이성이 땀을 흘릴 때나 음식을 흘렸을 때 수줍게 건네주면 효과만점! (손수건 돌려받을 때 미소 지으며 눈 한번 더 마주치는 것을 잊지 말자.) 장바구니 역시 불시에 필요할 때가 많으므로 작게 접어 휴대하기 편한 것으로 가방 속에 항상 넣어 다닌다. 비닐봉지와 종이쇼핑백 사용도 줄일 수 있고 요즘 대형마트에서는 장바구니를 가지고 가면 장바구니 갯수만큼 50원씩 할인해주기도 한다.


이메일로 청구서를 받는다
매달 카드사, 통신사 등에서 날아오는 청구서, 지로 영수증, 사용내역서로 우편함이 꽉 찬다. 한번 보고 버리는데 비해 종이 낭비에 우편비까지 든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이메일 청구서 받기를 신청하자. 요즘은 개인정보가 너무 쉽게 유출되는데 종이 청구서보다는 이메일이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낮다. (남편 몰래 산 가방의 결제 내역이나 아내 몰래 한턱 낸 술값의 결제 내역을 들킬 염려가 없다.) 게다가 카드사나 통신사에 따라 청구서를 이메일로 전환하면 포인트를 더 주는 경우도 있다.



재활용 분리수거를 철저히 한다

종이에 붙어 있는 불순물을 제거해서 분리수거하면 재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상자에 붙어있는 테이프는 떼어내고 문서에 박혀 있는 철심이나 스프링을 빼서 분리수거 한다. 우유팩의 경우 고급종이류에 속해 재활용을 잘하면 가치가 높다. 종이 분리수거함 옆에 우유팩 분류가 따로 있는 경우도 있지만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우유팩을 물에 한번만 헹구어 말린 후 따로 모아 분리수거하면 수거업체에서 재활용하기 좋다.



간단한 종이 재사용 아이디어

블로그에 보면 손재주가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 버려진 것들을 활용해서 예쁘고 기발하게 새로운 것을 만드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넘쳐난다. 이것저것 다 따라해보며 시행착오 끝에 내린 결론은 하나다. 단순하고 쉬워야 한다. 종이상자를 리폼하기 위해 원단이나 시트지를 붙여야 하고 더 비싼 재료를 덧대거나 과도한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면 차라리 분리수거해서 재활용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다른 재료를 과도하게 덧붙이면 나중에 버릴 때 종이로 재활용하기도 힘들다) 재료 그대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광고 전단지
반질반질하게 코팅이 되어있는 전단지는 상자 모양으로 접어서 밥 먹을 때 생선뼈를 발라서 버리거나 과일껍질 담는 용도로 쓴다.

이면지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스테이플러로 찍어 연습장을 만들거나 메모지를 만든다. 잡지에서 멋진 사진을 잘라 표지로 만들면 어떤 디자인 제품보다 멋지다. 선물용으로도 손색없다.






우유팩
200ml나 500ml 우유팩은 씻어서 말린 다음 여러 개를 모아 서랍 속에 넣고 양말이나 속옷 수납할 때 쓰면 깔끔하다. 1000ml 큰 우유팩은 씻어서 펼친 다음 기름기 있는 식재료(육류나 생선)를 자를 때 도마 위에 깔고 쓰면 좋다.
 

신문지
유리나 거울 닦을 때 물을 뿌려 신문지로 닦으면 세제 없이도 아주 깨끗하게 닦인다. 창틀의 먼지를 닦을 때 신문지를 잘게 찢어서 쓰면 효과적이다.





달걀 상자
작게 여러 칸으로 분리되어있어 바느질 도구, 단추, 핀 같은 쉽게 잃어버리기 쉬운 조그만 잡동사니들을 넣어두기 좋다.

택배 상자
상자는 자주 생겨서 분리수거할 때 대부분 버리지만 꼭 필요할 때 없는 경우가 있다. 크기별로 하나씩만 겹쳐 보관해 두었다가 택배 보낼 일이 있을 때 다시 사용한다.

*글을 쓴 이수영 님은 동그리오봉봉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채 돌이 안 된 딸을 키우고 있는 초보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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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학대받고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고양이는 반려동물로 불립니다.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을 뜻합니다. 애완동물은 장난감이 아닙니다. 사람과 동물이 정을 나누고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입니다. 침팬지 전문가이자 전 세계 동물보호와 환경운동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제인구달은 어렸을 때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는 것은 아동의 정서발달에 좋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한 조사기관에서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 중에 어렸을 때 동물을 학대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지요. 왜 한 여성이 늦은 밤 고양이를 발견하고 그 같은 범죄(동물보호법 위반)를 저질렀을까요. 물론 반려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특정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도 나쁘다고 할 수 없지요. 하지만 폭력을 휘둘렀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고양이가 공격을 한 것도 아니질 않습니까. 물론 조사결과가 나와 보아야 범행 동기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추측컨대 생명경시나 정신적 공황상태, 정서적 불안 등 여러 심리 상태가 작용했겠지요.

 

한국은 알려지다시피 세계 자살률 1위 국가입니다.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그 바닥에 대화의 부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울하고 불안하고, 어딘가에 집중할 수 없는 공포와 소외는 범죄를 유발시킬 수 있지요. 자신에게 든 타인에게 든. 또한 범람하고 있는 말과 이미지의 폭력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생명을 경시하거나 사람을 무시하는 발언, 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사라지고 있는 세상. 은비사건도 여러 요소들이 작용을 했겠지요.

 

 

‘비폭력 대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서로 존중하는 대화의 회복. 가정과 직장,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억압과 저항으로 문제를 풀 수 없지요. 조급함은 만연되어 가고 있는 세상. 복도에서 고양이를 만난 여성은 술이 취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왜 폭력을 저질렀을까요. 잠재적 울분이 고양이학대를 통해 표출된 것일까요?

 

잠시 은비사건을 통해, 가정과 직장 공동체에서 남에게 상처를 주는 폭력적인 말을 했는지, 그 말로 다른 사람이 얼마나 상처를 받을지, 자신에게도 돌아올 상처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봅시다. 결국 말의 폭력과 대화의 부족은 이성을 잃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성이 죽는 순간 폭력은 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제 ‘비폭력 대화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하루아침에 대화 문화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사람과 함께 공존하는 반려동물도 대화의 상대라는 것을...


아무리 보잘것없는 하찮은 것이라도
쓸모업슨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들은 무엇인가를 위해
이 세상에 보내진 것이다.
그 속에는 행복이 있으면
다른 존재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신성한 힘이 있다.
마치 서로 얼굴을 맞대고 부드럽게 비비는 풀들처럼
우리 또한 그렇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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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엄마와 사뭇 다른 엄마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많은 부분에서 닮은 엄마 이야기다.

 

이미 책을 읽은 사람들은 책을 읽는 
동안 많은 눈물을 흘렸다하고

소감을 말하는 중에도 눈물을 묻어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어나갔지만…….

역시 나는 너무 회의적이다. 끊임없이 딴지를 걸어오는 의문.

'한 인간이, 이렇게도 완전한 희생을 할 수 있는가?'  

다행히도 4장에서 엄마의 '그(이은규)'가 의문을 조금은 해소시켜주었다.

병에 물을 부어 차오르면 넘치게 되는 법.

 

엄마를 실종시킨 가족들은

마음 속에 잠자고 있던 자기만의 회한으로 울어댄다.

자칫하면 질펀한 넋두리에 빠질 수 있는 감정처리를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절제가 된 소설이다.

덕분에 독자들도 소설 안과 밖을 적절하게 넘나들 수 있고

각자 자신의 마음에 뿌리 깊은 엄마와 거리를 두고 만날 수 있다.

'내 엄마'가 아니라 '네 엄마' 처럼.

 

......................................................................

 

내 엄마는

열정이 넘치고 강인한 분이었다.

그 열정은 굴곡 많은 삶을 살게했고, 강인함은 엄마를 꿋꿋이 지켜주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기까지 나는 엄마의 눈물을 딱 두 번 보았다.

고단하다는 푸념소리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몸이 이겨내지 못할 정도가 되면 아예 며칠동안 깊은 잠을 자고 툭툭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 한 평생을 쉼 없이 몸을 움직이며 살다가 돌아가셨다.

돌아가시는 순간도 스스로 당신의 선택으로 그렇게 가셨다.

 

그런 엄마를 나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언제나 엄마 곁을 떠나는 것만 꿈꾸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까지 나는 엄마를 떠나지 못했고,

결국 엄마가 나를 떠나가버렸다.

 

끔찍히도 떠나고 싶었던 엄마였는데

엄마가 떠난 뒤 나는

엄마가 남긴 금가락지 한 쌍을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어 손가락에 끼고 있다.

가끔 손가락을 모아 쥐고

가락지 위에 입술을 대고 가만히 숨을 모으면

세상이 온통 포근해진다.

엄마는 아직도 나를 하늘에 부탁하고 있기 때문은 아닌지.



<로마 성 베드로 성당 내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



어머니는 나에게 모든 존재들의 언어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균형과 조화에 대해서
그 무한한 가르침과 사랑을 어떻게 열거 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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