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4.07.18 결혼의 지혜
  2. 2013.12.11 어떤 결혼식
  3. 2012.12.06 문학과 아내의 자리

이솝우화에는 유달리 당나귀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적당히 근면하고 적당히 어리석고 적당히 꾀를 피우려고 드는 동물이기 때문에

사람과 상당히 유사해 보여서 그럴지도 모른다.

 

 

 

 

 

우화 중에 이런 당나귀의 이야기가 있다.

어째서 자기만 이렇게 힘든 일에 시달리면서도 아무 귀염도 받지 못하는가.

그리고 하는 일 없는 강아지는

어째서 주인의 귀여움을 받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 당나귀는

강아지는 과연 어떻게 주인을 대하는지 궁금해서 창문으로 들여다보았다.

 

 

그랬더니 강아지는 주인의 무릎에 뛰어올라

얼굴을 햝고 꼬리를 흔들며 야단법석을 쳐댔다.

그러자 주인이 헤벌쭉 웃으면서 머리를 쓰다듬고 맛있는 음식을 주는 것이었다.

 

 

옳거니, 바로 이것이 비결이로구나 하고 생각한 당나귀는

다음날 저녁에 주인이 들어오자마자 방안으로 덤벼들어

앞발을 척 주인의 무릎에 얹어놓고 힝힝거리며

주인의 얼굴을 햝고 꼬리를 흔들었다.

 

 

주인은 이 당나귀란 놈이 미쳤는가 보다고 화를 내면서

 몽둥이질을 하고 밖으로 내어몰았다.

꾀를 내어보기는 했으나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배우자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하는 이야기들이

여성잡지를 뒤덮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기지로가 배우자의 기질을 잘 살펴보지 않고

다른 사람이 하는대로 따라하다가 더 큰 낭패를 볼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당나귀는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는 셈이다.

 

 우애령 [결혼은 결혼이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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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

어떤 결혼식

|함수연| 만남 2013. 12. 11. 12:24

 

 

“오늘 이 순간부터 덕 보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내가 아내에게, 내가 남편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이렇게만 생각하면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이것은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법륜 스님의 유명한 주례사이다.

정말이지 주례 선생님 말씀처럼만 산다면 무슨 문제가 있으랴마는

이건 어디까지나 주례사일 뿐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주례사도 점점 듣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에는 주례 없는 결혼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어느 날 신문을 보니 ‘주례 공동구매 7만9000원’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물건 공동구매나 식당 할인권 공동구매는 들어봤어도

주례 공동구매는 금시초문이었다.

알고 보니 신랑, 신부가 다른 커플들과 함께

인터넷에서 주례 선생을 7만9000원에 공동구매해서 모시는 거란다.

하긴 주례를 구하기 힘든 사람들도 있을 테니까...

 

 

헌데 공동구매를 통해 만난 주례선생은 어떤 분들이며

그분들은 어떤 주례사를 하실지 몹시 궁금했다.

사실 나는 주례 없는 결혼식에 반대 입장이었다.

그런 결혼식을 가보니 자유롭기는 하나

왠지 질서가 없는 것 같고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부부로서의 일생을 서약하는 자리인 만큼

보다 경건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전통적 예식이 더 낫다는 생각이다.

내가 아직도 노땅티를 내고 있는 걸까?

 

 

주례가 필요치 않다고 주장하는 젊은이들의 입장도 나름 타당성은 있었다.

전통적으로 결혼식 주례로 모시는 분들은

대개가 신랑, 신부의 은사님이나 직장 상사 분들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제지간이 옛날 같지도 않을뿐더러

주위에 주례를 부탁할 만큼 존경하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단다.

 

 

물론 비싼 사례비도 부담스럽지만 결혼 전 부탁하러 가고,

결혼 후 고맙다고 답례 인사까지 가려니

매우 번거로워서 주례를 기피한다는 것이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고 그동안 틀에 박힌 개념의 혼주 위주로 행해졌던 결혼식이 차츰

신랑, 신부가 주인공이 되는 혼사로 바뀌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아, 주례 없이 행해지는 결혼식도 괜찮구나’ 하는

마음을 갖게 된 건 얼마 전에 다녀온 결혼식 때문이었다.

 

 

예식장은 태평로에 있는 신랑의 회사 강당이었다.

신랑은 회사원이고 신부는 교사라고 했다.

모든 순서는 주례 없이 사회자의 멘트와 신랑의 프리젠테이션으로 진행되었는데

영하의 날씨와는 달리 실내 분위기는 시종 훈훈했다.

 

 

약 한 시간가량 진행된 예식이

나중에는 조금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까지 들 정도로

인상에 남는 결혼식이었다.

처음 출발은 여느 결혼식과 비슷했다.

양가 어머니의 촛불 점화, 신랑신부 입장과 인사,

그리고는 주례사 대신 신랑이 홀로 무대에 섰다.

 

 

 PPT 화면이 펼쳐짐과 동시에 시작된 신랑의 프리젠테이션!

두 사람이 처음 만나게 된 동기부터 시작하여 양쪽 집안의 가계도와

신부의 프로필, 연애시절의 사진 등 잘 편집된 볼거리들을 영상화면으로 보여주면서

 하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한눈에 보기에도 매우 공들여 만든 자료 같았다.

 

 

미모의 신부 사진을 곁들여서 그녀의 출신학교, 경력, 현재의 직장 등

화려한 스팩을 쌓은 배우자를 소개한 반면에

본인 것은 너무도 심플하게(?) 단 한 컷으로 마무리.

‘나, 신랑 김우람은 그냥 회사원!’

여기저기서 하객들의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이 한마디에 나는 그가 따뜻한 감성을 지닌 사람이란 걸 단박에 알 수 있었다.

훈남에다 겸손하기까지 하다니...

 

 

다음은 축가 순서였다.

선생님께 바치는 제자들의 노래 헌정이랄까,

신부가 담임을 맡은 반 아이들이 나와서 박진영의 <청혼>을 불렀다.

고등학생들이 대거 등장하여 통일된 복장으로 선글라스를 끼고

율동까지 곁들인 축가 시간. 당연히 앙코르가 쏟아졌다.

그런데 이제까지 차분했던 분위기가 갑자기 공연 모드로 바뀌더니

 돌발 상황까지 발생했다.

 

 

신부의 두 살바기 조카가 아장 걸음으로 무대 위에 나타난 것이다.

하얀색 원피스를 입은 이 꼬마 아가씨, 고사리 같은 손으로 손뼉을 치면서

그 넓은 무대를 휘젓고 다니더니 하객들에게 박수까지 유도한다.

전혀 의도되지 않은 장면에 식장은 일시에 웃음바다가 되었고

식장 안은 더욱 흥겨워졌는데 아기는 자기도 모르게 음악적 본능이 작동하여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나 보다.

 

 

이모에게 바치는 축하 메시지!

스피치 대신 온몸으로 보여준 비언어적 요소가 이날 양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식이 다 끝나고 피로연장에 인사차 들른 신랑신부에게

우리는 아낌없는 박수와 덕담을 건넸다.

가까이서 보니 신랑과 신부가 참 많이 닮은 것 같았다.

 

 

부부는 3주 연구하고, 3개월 사랑하고, 3년 싸우고, 30년 참고 견디는 것이라 했으니

결혼생활이 그만큼 복잡하고 심란하다는 걸 일깨워주는 것이리라.

 

 

김종길 시인은 ‘부부’를 이렇게 말했다.

 

놋쇠든, 사기이든, 오지이든

오십 년이 넘도록 하루같이 함께

붙어 다니느라 비록 때 묻고 이 빠졌을망정

늘 함께 있어야만 제격인

사발과 대접

 

 

이제 부부라는 이름으로 새로이 탄생된 신랑과 신부에게

 나는 진심으로 기원한다.

그들이 사발과 대접처럼 오십 년,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오래오래

불꽃보다 뜨겁고 폭풍우보다 힘차게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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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에 나타나는결혼의 양상이나 남편의 상,

아내의 상은 개인의 특성에 못지않게

문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외국이나우리나라의 문학작품에서 명멸하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의 입장을 살펴보면

남성들의 환상에 맞는 아내의 자리에 오르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입센의 ⟪인형의 집⟫의 노라는

종달새처럼 노래하는 철없는 귀여운 아내 역을 오랫동안 해왔다.

그러나 남편이 자기를 한 인간으로 대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집을 떠난다.

이즈음 같으면 하품이 나올 정도의 진부한 이야기지만

당시에 이 희곡이상연되었을 때 사람들의 경아고가 비판은 사회를 뒤흔들었다.

아내의 자리를 스스로 박찬 여자의 이야기는 비극으로 끝을 맺어야

교훈이 이루어질 텐데 노라가 집을 떠나는 장면에서 희곡이 끝나기 때문이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안나는

보론스키와의 사랑을 위해 남편은 물론

눈동자처럼 아끼던 아들의 곁까지 떠나 이탈리아로 사랑의 도피행을 한다.

불행한 사랑의 전형적인 여주인공으로 알려진 안나는

마침내 모든 것을 잃고 브론스키의 사랑에만 집착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태도가 냉담해진다고 느끼자 절망하여

달려오는 열차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는다.

이소설은 결혼한 후에 다른 남자에게 끌리는 아내들에게

 기차에 뛰어들고 싶지 않으면 조심하는 것이 좋다는 상당한 교훈이 되었다.

 

체홉의 ⟪귀여운 여인⟫의 올렌까는

남편을 따라 생각하고 느끼고 감동하며

희로애락을 완전히 남편의 그늘에 맡기고 따라가는 여인의 전형으로 나타난다.

극장주인 남편과 살 때는 연극이 가장 중요해 보이고 목재를 다루는 상인과 살 때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재라고 믿는다.

두 번째 남편도 잃고 삶의 모든 희망과 의견을 잃었던 올렌까는

집에 하숙했던 수의사와 가까워지면서 동물들의 처우가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을 갖게 된다.

그녀는 당시 남편들이 바라던 영원한 아내상 중의 하나였다.

 

파스테르나크의 ⟪의사 지바고⟫에는

아내 토니아와 애인 라라가 나온다.

지바고는 아내를 존중하고 사랑하지만 라라에게 향하는 열정으로서의

애정을 지니고 있지는 안다.

토니아는 질투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아내로 행동하며

깊었을 마음의 상처를 내색하지 않는다.

그녀는 러시아를 떠난 후 다시 남편을 만나지 못하지만

정숙한 아내의 잔상으로 우리의 기억에 남아있다.

 

프로벨의 ⟪보바리 부인⟫의 엠마 보바리는

도덕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부도덕한 여자의전형이다.

그녀는 착하고 지루한 의사 남편 샤를르를 견디지 못하고

천박한 지주 르돌프와 애정행각을 벌인다.

그에게서 버림받고는 레옹이라는 젊은 청년과

허영에 찬 육체의 유희를 나누다가 빚에 쫓겨 독약을 먹고 숨을 거둔다.

냉정하게 엠마를 평하는 사람들은 사랑 때문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논리 때문에 엠마를 평하는 사람들은 사랑 때문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논리 때문에 돈에 쫓겨 죽은 여성의 전형으로 그녀를 보기도 한다.

 

메리메의 ⟪칼멘⟫의 칼멘은 결혼할 수 없는 정열적인 탕녀의 전형이다.

아내가 되어 요리를 하고 바느질을 하는 칼멘을 우리는 상상하기 어렵다.

작가가 그녀를 결혼시키지 않고 돈 호세의 칼에 찔려 숨지게하는것도

다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내의 높은위치에 그녀를 자리잡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모파상의 ⟪목걸이⟫의 마띨드는

하급관리의 아내 신분에 맞지 않게 상류층의 신분을 동경한다.

단 한번의 파티에 친구에게 빌린 목걸이를 하고 참석했다가

목걸이를 잃어버려 그것을 갚느라고 고생을 해가며

하층계급 부인 같은 신분으로 떨어져 내린다.

작가는 마지막에 그 목걸이가 가짜였다는 사실을 드러냄으로써

이 여인이 허영의 제물로 바쳐버린 젊음과 아름다움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

아내의 귀감이 되려면 이렇게 어리석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중노동과 아름다움의 반납이라는 희생으로 그녀는 아내의 자리에서 축출되지는 않는다.

 

 

 

문학은 시대에 다른 인간정신의 다양성을 보여주며

총체적 인간관을 제시하고 있다.

문학의 바탕에는 개인적 체험을 비롯해서

사람들의 소망이 함께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실제 사회의 양상과 사람들의 생각하는 방식이 문학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문학은 그것이 속한 시대와 사회를 벗어나지 못한다.

 

 

문학은 당대의 상상력과 연결되어 있어

남성들이 바라는 아내의 입장에 맞지 않는 여자에게

고독이나 소외, 따돌림이나 죽음이라는 가혹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앞으로 어떤 아내상이 문학작품에서 나타날 것인지 궁금한 일이다.

 

 

과연 어떤 아내 상이 바람직한가.

진정한 사랑은 어떤 것인가.

결혼은 과연 합리적인 제도인가.

결혼이나 이혼이라는 선택에 정답이 존재하는가.

 

 

 

[출처: 우애령 에세이 '결혼은 결혼이다'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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