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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25 시간강사폐지, 한 시간강사의 유서를 떠올리며 2

 

 

대학 시간강사가 폐지된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대통령 소속 사회통합위원회(이하 사통위)는 오늘(25일) 시간강사 폐지를 담은 시간강사 개선안을 대통령에게 건의 했네요. 내용에 따르면 시간강사는 고등교육법상 교원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아울러 강의료도 시간 당 4만원에서 배 가까이 오를 것 같네요. 또한 시간강사에 대한 처우도 많이 좋아질 것 같습니다. 관련 부처와 협의, 예산 마련 등 여러 절차가 남았지만, 7만여 시간강사에게 큰 희망을 줄 것 같습니다. 물론 앞으로 많은 논의와 보완절차가 남았지만.

 

이번 시간강사에 대한 개선안은 지난 5월 말에 자살한 한 지방의 시간강사의 자살과 유서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자신의 집에 연탄불을 피워놓고 자살한 이 분의 유서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픔으로 여미게 했지요. 특히 '이명박 대통령님께'라고 쓴 유서는 충격을 주었습니다. "교수 한 자리가 1억 5천, 3억원이라는군요, 저는 두 번 제의 받았습니다. 대략 2년 전 전남 모 사립대학 6천만원, 두 달 전 경기도 모 사립대학 1억원입니다. 썩었습니다. 수사 의뢰 합니다"라고 구체적인 실명까지 밝혔지요. 물론 시간강사, 교수채용의 문제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들이지만, 다시 한번 한국 사회 교육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지요.

 

"교수님과 함께 쓴 논문이 대략 25편, 교수님 제자를 위해 박사 논문 1편, 한국학술진흥재단 논문 1편, 석사 논문 4편, 학술진흥재단 발표 논문 4편을 썼다. 같이 쓴 논문 54편 모두 제가 쓴 논문으로, 교수님은 이름만 들어갔다. 나는 당신의 노예가 아닙니다. 부끄럽습니다. 학자로서의 인생을 살려고 했던 결과가 이 지경으로 추락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나는 스트레스성 자살입니다“(유서 중)

 

자살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한 시간강사의 자살. 사랑하는 가족들을 남기고 쓴 유서에는 슬픔이 묻어있습니다.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한 여자였습니다. 사는 것이 고난의 연속이었기에 언젠가 교수가 되는 그날에 당신에게 모든 걸 용서받고, 빌면서 '이젠 당신과 함께 합시다'라고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미안해요."

 

미안해야 할 곳은 꿈을 이루지 못하게 한국 사회지요. 시간강사 폐지와 관련 환영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지는 반면, 시간 강사에 대한 해직 우려, 처우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이 빠졌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겠지요. 시간 강사 처우뿐만 아니라, 교수채용과 임용에 대한 제도적 보완도 뒤따라야 될 것 같습니다. 사회통합위원회가 마련한 개선안인 만큼, 논의 과정에 시간강사와 전문가, 다양한 이해집단이 갈등조정을 거쳐서 합리적인 개선안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한 시간 강사의 자살이 또 다시 이어지면 안 될 것입니다. 살아있는 자들의 책무이기도 합니다. 

 

한국 대학 사회가 증오스럽다는 말을 남긴 한 대학 강사의 유서를 다시 읽어보면서, 대학 교수를 꿈꾸는 모든 이들이 새로 갈망할 수 있고 꿈을 꿀 수 있는 제도가 다시 꾸려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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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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