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13.03.04 닥치고 좋은아빠
  2. 2013.02.28 부모는 있고 부부는 없다
  3. 2010.10.16 냉장고 보다 못한 아빠가 드리는 글?

 

 

 

대보름이 다가오니 A선배가 생각난다.

20여년 전 A가 훈련병 시절 이야기다.

당시 충남 논산훈련소에는 고된 하루를 마치고 나면,

야식으로 '보름달'이라는 카스테라가 나왔다.

비닐포장에 토끼가 그려져 있던 그 빵이 얼마나 맛나던지!


그런데 어느날 폭설로 그만 '빵'트럭이 끊겨 버렸다.

그날 밤 내무반에선 대한민국의 군수시스템,

훈련소의 무사안일주의, 그리고 기상청에 대한 격한 성토가 이어졌다.

하지만 어쩌랴?

결국 분루를 삼키며 잠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이미 결혼해서 아들까지 두었던 A는 잠들기 전이면

천정을 수놓던 아내와 아들 얼굴은 간데 없고,

보름달만 내내 아른거렸다고 회상했다.



이 이야기는 자기 배고플 땐 아버지와 남편 노릇도

뒷전일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내비치고 있다.

그래서일까?

요사이 서점에는 '좋은 아빠' 지침서가 넘쳐난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아빠의 고민을 담고 있는 책은 별로 없다.

그저 "닥치고 좋은 아빠 해!"라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아버지노릇에 대한 성찰이 빠진 채

몇 가지 스킬만으로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다는 발상은

역설적으로 '나쁜' 아버지를 양산할 지도 모른다.



현관문 밖의 치열한 하루 경쟁을 마치고 돌아와

보글보글 된장찌개 앞에서 오순도순 힐링을 받고 싶은 아버지들에게

이런 레시피들은 또 하나의 스트레스이자 노동이기 때문이다.
노동으로 인식되는 이상, 아버지 노릇은 피하고 싶어진다.

그러다 보니 좋은 아버지가 되려면 희생정신과 의무감으로 각오를 다져야 한다.

이래서는 '자연산' 좋은 아버지가 되기 어렵다. 이제 발상을 바꿔보자.

좋은 아버지의 '좋음'이 누구에게 좋은지 따져보자는 것이다.



자식만을 위해 아버지는 희생해야 한다는 접근법이라면

'노 땡큐'다. 그런 식의 아버지노릇은 하기도 싫고 결과도 시원찮으니 말이다.

직장 다니는 아내 대신 딸을 돌보기 위해 교사 B는 육아휴직을 했고

지금 즐겁게 집에서 애보고 있다.

제일 행복한 사람은 B다. 그 다음이 딸이고 아내다.

인간은 유희적 존재(Homo Ludens)이고 공자님도

'즐기는 사람(樂之者)은 못당한다'고 했으니,

B야말로 최고의 아버지이다.


그러므로 좋은 아버지가 되려면

'아버지노릇을 어떻게 즐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아버지노릇을 즐기기 위해서는 우선 '알아야' 한다.

뭘? 자녀의 존재를! 자녀가 기쁠 때

그리고 화날 때의 표정을, 자녀를 포옹했을 때

어떤 느낌인지를. 요새 자녀의 고민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이런저런 요령은 그 이후 문제이다.


 


구한말 테니스를 치는 걸 본 대한제국의 고관 왈,

"아니 저렇게 힘든 걸, 아랫 것들 시키지"라고 했다는

일화도 있지 않은가! 모르는데 어떻게 재미를 느끼고 즐길 수 있겠는가.

모르니까 기껏 한다는 대화가 맨날 "밥 먹었냐", "오늘 별 일 없었냐" 수준에 머물고 만다.


얼마전 서점에서 젊은 부부의 대화를 듣게 됐다.

아내가 "와! 이 책, 당신이 꼭 읽어봐야 되겠다"고 하자,

남편은 "왜 이러셔. 내가 그런 책을 볼 사람인가?

그런 책을 쓰거나 최소한 감수해야 할 사람이지!"



여기까지 듣고는 흠. 이 사람, 꽤 소신남이군.

게다가 센스도 있고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아내의 "웃기는 소리하고 있네"가 들려왔다.

순간 씁쓸했다. 하지만 기억하자. 웃기는 소리 하는 아버지,

아버지 노릇을 즐기는 남자들이 대한민국에 넘쳐야 함을.

 

 

 

[출처: 한국일보 오피니언리더 2013. 2. 28]

김혜준 | KACE아버지다움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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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

부부는 다른 말로 부모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가정에

부모는 있지만 부부는 없는 경우가 많다.

 

 

 

 

자녀를 낳아 키우는 부모 역할에만 초점을 맞추고

부부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요즘 엄마들의 하루 일과를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남편이 아침 일찍 출근하는 경우,

아침 식사를 차려서 함께 먹기보다는

혼자 출근하게 하고 인사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가 학교에 가기 전에는 밥상을 차려서 함께 먹는다.

아이를 데리고 학원에 돌아다니기 위해 차량을 사용하는 것도 엄마다.

남편이 어쩌다 일찍 퇴근하면 아이들 공부에 방해된다고

안방에만 머물게 하거나 아예 늦게 들어오라고 종용한다.

 

 

시험기간에는 말할 것도 없다.

밤11시며 새벽1시며 학원에서 공부하는 아이를 위해 간식 준비하랴,

차 태우고 다니랴 정신이 없다.

남편이 일찍 들어오는 것이 귀찮을 정도다.

그러니 자연 부부관계, 부부간의 대화 등은 뒷전이기 십상이다.

 

 

가정 생활에서 모든 것의 우선순위는 자녀 교육이며 성적이다.

자녀교육이 가정사의 최우선순위가 되다보니

웃지 못할 일이 많이 생긴다.

 

 

우리 시대 아빠들의 목소리는 갈수록 작아질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부부관계는 회복이 될까?

하숙생처럼 떠돌았던 아빠가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만약 아이가 제대로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훗날로 미룬 '부부의 자리'는 언제까지나 회복되기는 어려울 수도있다.

마음의 끈이란 항상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해야만 연결되는 예민한 성격을 지녔다.

몇 년이고 방치해두었다가 어느날

"이제부터 우리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거야"라고 선언한다고 해서

 다시 생겨나는 그런것이 아니다.

 

 

길고 긴 인생, 함께 끝까지 갈 사람은 자식이 아니라 배우지다.

배우자와 함께 즐기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노후일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나 배우자를 존중하고 마음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일이다.

 

 

오종남의 [은퇴후 30년을 준비하라] 中에서

 

 

가족은 물론 아버지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변화를 만들어갑니다.

아버지가 먼저 노력해야하고, 일터와 지역사회 그리고 정책이 달라져야 합니다.

이제 아버지가 앞장서는 가족과 지역사회의 행복 불리기에

아버지다움연구소가 앞장 서겠습니다.   김혜준 KACE아버지다움 연구소 소장

 

|주요사업|

아버지교육 전문가 양성, 아버지교육 프로그램 보급, 아버지 학습동아리,

캠프, 연구조사 및 이벤트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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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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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한 방송국 프로그램(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 오늘을 즐겨라)에서 공개된 초등학교 2년생이 쓴 시가 새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시를 다시 읽어보면서 '남자의 자격'이 아니라 '아빠의 자격'에 대해 생각을 해봅니다.

아빠는 왜?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이뻐해주어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
나랑 놀아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오늘을 즐길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아빠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 아빠분이 '아버지교육'을 받고 쓰신 글로 갈음하고자 합니다.

 

처음 큰 아들이 태어나 내질렀던 울음소리, 그리고 내 품에 안겨 처음 눈을 뜨던 그 모습은 신기하고 또 신기했습니다. 생명은 정말 아름답고 고귀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아들은 쉴새 없이 먹고, 자고, 싸며 칭얼댔고 아버지가 된 저는 한숨도 못 자는 피곤한 날이 늘어갔습니다. 아버지가 되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생각을 종종 했는데 사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큰 아들은 자라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차츰 아들의 공부와 성적에 대해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공부만 했고, 그렇게 공부해서 대학을 나왔지만 세상을 사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 아들에게 저는 그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훈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나아지는 기색이 없었습니다. 점점 아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하게 되었고, 그게 먹히지 않자 야단을 하고 매도 대며 공부를 시키고자 했지만 별 효과는 없었습니다. 계속 잔소리와 야단을 듣던 아들도 서서히 반발하고 대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가 홧김에 내민 손찌검이 아들의 코뼈를 상하게 하였고 아들은 많은 코피를 흘리며 쓰러져 이로 인해 코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 일로 인해 아들은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아 더 반항적이 되어갔습니다. 전 이런 아들이 못마땅했고 동생에게도 좋지 않은 선례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심하게 꾸중을 했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그럴수록 더 자기만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어려서부터 다니던 교회도 가기를 거부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교회에서 만나 기독교신앙을 기초로 결혼을 했고 아이들도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녀왔기 때문에 아들의 이런 행동은 우리의 근심을 더욱 깊어지게 만들었습니다.

 

큰 아들로 인한 근심이 깊어가고 있을 때, 아내가 제게 성남지역교육협의회에서 개설하는 “좋은 아버지 교실” 을 수강해보라고 권유했습니다

 

교육을 수강하면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교육을 통해 자식에 대한 걱정으로 시작한 고민과 노력이 결국은 자기 자신에 대한 문제로 수렴되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답을 찾고 현재 당면한 자녀와의 문제들을 풀어가는 이 시점에서 돌이켜볼 때 아이들은 제가 더 많이 배워야 하고,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부딪히며 지나온 갈등들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 동안 만나게 될 어려움들 또한 많을 것인데 그때마다 앞서 해결해주고자 하기보다 지혜롭게. 위로와 격려의 말,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말, 칭찬의 말, 긍정의 말을 많이 하고 많이 사랑하며 살아야지... 두 아들이 힘들 때마다 힘을 얻으려고 찾는 아버지가 되어야지..’

 

마지막으로 이 모든 일을 함께 겪으며 노력해온 사랑하는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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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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