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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12 나이는 숫자에 불과, 이순재 날개 달다

 

 

 

 


54. 이순재씨 나이가 아니다. 연기 인생 54년. 근엄한 왕에서부터, 야동 보는 할아버지 역까지 이순재 일흔 일곱의 단상을 담은 MBC스페셜 <순재, 날다>. 현역으로 활동하는 배우 중 신구와 함께 나이가 많은 가장 많은 이순재. 나이 럭키 세븐 두 개가 달린 원로 배우 이순재. 한 때 그는 국회의원이기도 했다. 서울 중량구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쳐 국회에 입성하기도 했던, 하지만 국회의원보다 배우의 삶이 그를 더 값지게 했다.

 

이순재는 성실한 배우다. 가능한 촬영 중에 NG(연기실수)가 나지 않기 위해 대사를 빠짐없이 외운다. 자신의 NG가 다른 출연진에게 짐이 될 수 있기에 노력하는 배우. 이순재 앞에서 시간이 없어 대사를 외우지 못했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주연 배우를 제외하고는 스쳐가는 장면, 대사 한마디 없이 일하는 배우들이 있기에 자신의 실수는 다른 사람을 피곤하게 할 수 있다는 스타 할아버지 이순재의 말 한마디에는 배려가 담겨있다.

 

이순재 왜 늦은 나이에 더 각광 받는 국민배우가 되었을까. 남녀노소, 후배, 동료, 관계자들 가리지 않고 폭넓게 사랑 받는 이유는 겸손함과 기다림. 하루를 넘기면서 대사 없이 오랜 시간 동안 촬영하는 불평불만 없이 자신의 역에 최선을 다했기에 존경 받는 배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방송, 연극, 영화 연출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우 이순재. 이순재의 연기력에 대한 집념도 집념이지만 분위기 전체를 이끌어 가는 보이지 않는 리더십이 큰 작용을 했을 것 같다.

 

평생학습이라는 말이 있다. 인생은 배움의 연속. 스스로를 시나브로 배움으로 채울 때 젊어진다. 이순재는 평생배우다. 시트콤에서 보여준 재기발랄한 코믹한 배우에서부터 대통령(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까지 나이와 세대를 넘어 연기 열정을 보여주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이순재. 숫자를 숫자로 만들어 버린 그의 배우수업은 후배들에게도 울림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희생”. 나로 인해 시청자나 관객이 즐거워한다면 배우로서 최고의 기쁨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준 이순재. 인생의 황금기는 나이가 아니라 자신이 최선을 다할 때 이루어 지는 것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준 국민 할아버지 이순재.

 

배우로서의 삶을 넘어 인생을 살아가면서 귀감으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사회는 세대를 넘어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바쁨의 노예가 되어,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바쁨을 핑계 삼아,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인생 2모작에 너무 투자를 하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닐까. 평생 학생으로 살겠다는 생각이야 말로, 고령화시대를 넘어 세대를 넘어 공존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이순재는 지금 그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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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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