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KACE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천명과 초중고등학생 3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의 64.9%, 학생의 51.9%는 '스스로의 독서량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평소에 책 읽기를 충분히 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성인과 학생 모두

'일 또는 공부때문에 시간이 없어서(성인 34.6%, 학생 31.8%)'

'책 읽기가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성인 23.2%, 학생 24.1%)' 등이라고 합니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 이라고 하듯

관심은 있지만 특별한 계기가 없는 분들께 한 가지 소식 전해드립니다.

 

 

서울시에서 2016년 3월부터 11월까지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독서토론 활성화사업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서울시 325개 공공 및 작은도서관과 828개 유관협력기관이 함께 참여하며

어린이, 청소년, 성인별로 각각 한권의 책을 선정하여 함께 읽고 토론하게 됩니다.

독서와 토론을 연계하여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독서를 통해 지역 내 독서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서울도서관은 대상별로 2016년 올해의 한책 10권을 선정하였으며,

선정된 10권 중 자치구별로 올해의 한책을 선정하여 사업에 활용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도서관 홈페이지(http://lib.seoyul.go.kr)와 사업 참여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제공됩니다.

 

<2016년 올해의 한책 선정 목록>

연번

대상

서명

저자

출판사

1

어린이

7년 동안의 잠

박완서

어린이작가정신

2

어린이

슈퍼 거북

유설화

책읽는곰

3

어린이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

임지윤

창비

4

어린이

돌 씹어 먹는 아이

송미경

문학동네

5

청소년

시인 동주

안소영

창비

6

청소년

오늘의 할 일 작업실

김혜진

자음과모음

7

청소년

더 기버 : 기억전달자

로이스 로리

비룡소

8

성인

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

황선미

사계절

9

성인

애완의 시대

이승욱, 김은산

문학동네

10

성인

계속해보겠습니다

황정은

창비

 

 

 

 

<2015년도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사업 포스터>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

 

안녕하세요. KACE입니다.

 

3월 3일(목) 서울시에서 "서울시 평생교육종합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계획은 2014년 11월 학계·전문기관·민간단체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평생학습 종합계획 수립 자문단'을 중심으로 평생교육사, 평생교육기관·단체, 마을공동체지원센터, 시 출연기관 등 700여명이 참석한 32차례 모임에서 논의를 거쳐 마련되었다고 합니다.

 

"서울시 평생교육종합계획" 자세한 내용 알려드립니다.

 

 

□ 서울시가 성별, 연령, 계층, 문화, 지역에 차별받지 않는 ‘성인 공교육 시대’를 연다.

 

○ ’15년 1월 교육협력국을 ‘평생교육정책국’으로 확대 개편하고 3월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을 출범시키고, 서울시립대의 시민대학을 통합하는 등 조직정비도 마쳤다.

 

□ 시는 이 과정에서 평생교육사, 보조강사, 학습코디네이터 등 다양한 학습형 일자리 3,430개를 창출(’16년~’19년)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 비용 감소, 사회적 자본 확대, 사회통합 강화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시 평생학습 종합계획」은 크게 ①시민교육&실천학습 ②일상학습&학습문화 ③전환학습&함께학습 ④전달체계&거버넌스 등 4개 영역 13개 과제로 구성된다.

 

□ 첫째, 서울시민대학을 네트워크형으로 확대 개편해 서울 어디서나 시민 누구에게나 질 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시민력 기준도 마련한다.

 

□ ‘서울자유시민대학(가칭)’은 본부 캠퍼스는 ’17년 서울복지재단 건물 리모델링 후 본격 운영된다. 5개 분교는 권역별(도심권, 동남권, 서북권, 서남권, 동북권)로 설치되며, 민간네트워크 525개소는 대학연계(25개소), 기관단체 연계(500개소)로 구성된다.

 

○ 서울시민대학은 ’15년 193개 강좌를 개설해 9천 9백 여 명이 수강할 만큼 시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 기존의 비학위 교육과정을 개편, 미국 커뮤니티칼리지, 독일 뮌헨시민대학의 사례처럼 학점은행제 과정, 비학위 정규과정, 일반교양과정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일정기준 수료 시 서울시장 명의의 인증서를 주는 방식이다.

 

○ 평생교육 프로그램과 전문 강사 인증 및 평가에 대한 기준안인 ‘서울형 평생교육 인증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평생학습 현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진단하는 ‘서울형 평생학습지수’도 개발하여 시와 자치구에 보급한다.

 

□ 또 시민력과 연계해 참여와 실천 중심의 민주시민교육도 추진한다. 민주시민교육 활동은 ’16년 170개에서 ’19년 300개로 확대 지원하고 시민대학과정이나 서울시평생학습포털에 관련 교육과정도 확대 신설할 예정이다.

 

 

□ 둘째, 일상학습 문화가 확산되도록 ‘1인 1학습동아리’ 등 시민 일상과 밀접한 시민교육을 확대하고, 유비쿼터스 학습이 가능한 ‘서울시평생학습포털’을 쌍방향 학습공간으로 개편한다. 인생, 가족 등 일상과 밀접한 주제의 시민교육도 확대한다.

 

□ 학습동아리는 배움이라는 매개로 시민이 만나는 주민공동체다. 시는 활동공간 제공, 활동비 지원, 동아리대표 리더십 역량교육, 통합워크숍, 성과공유회 개최 등을 지원해 ‘1인 1학습동아리’ 문화를 확산한다.(현재 서울시내 1,738개 동아리 운영 중)

 

□ 응급처치, 자기건강관리, 1인 가구 요리교실, 죽음학, 아름다운 이별학교 등 평범한 일상에서의 문제해결 교육프로그램부터 묵직한 주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할 계획이다.

 

○ 현대사회에 가족 형태?문제가 다양해짐에 따라 가족의 공감과 소통을 유도하는 가족 형태?성장주기별 맞춤교육 기관도 ’16년 15개소에서 ’18년 25개소로 확대한다.

 

○ 또 시민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강사로 나서 배움과 가르침의 벽을 허무는 ‘재능나눔’ 강좌도 ’16년 70개에서 ’19년 500개로 확대한다.

 

 

□ 셋째, 중장년층 및 소외계층 성인에 대한 생애 전환기 맞춤학습 지원을 통해 새로운 꿈과 가치 있는 삶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배움의 결실이 사회적 삶으로 이어지도록 징검다리 기능을 강화한다.

 

□ 예컨대 직장인, 퇴직자 등을 위해 장인, 은퇴 성공인 등을 활용한 체험교육, 야간주말강좌 등 직업능력교육 및 전문과정을 전문대 직업교육과정과 연계 운영(’16년 1개 ’19년 5개)한다.

 

□ 또 시 산하 기술교육원과 연계해 주 5일 중 3일은 강의실, 2일은 현장실습을 하는 듀얼시스템을 도입, 직업역량을 강화하고 고용 가능성을 높이고,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전원생활 준비를 위한 귀촌 귀농 창업 및 티칭팜 교육 운영도 강화한다.

 

□ 자치구, 민간기관 등이 개별적으로 수행하던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시, 민간기관, 자치구, 기업, 교육청 등이 협업해 융·복합 사업으로 확대하는 ‘서울형 학습도시’ 사업도 실시, ‘학습-여가-고용’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17년 5개구를 시범운영하고 ’19년까지 15개구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 넷째, ’16년 민·관·학 전 영역을 포함하는 다층적 협의체를 구성, 평생학습 전달체계를 정비하고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강화해 시 차원의 평생학습 전달체계도 정비한다.

 

□ 핵심적으로 시(평생교육진흥원)-자치구(평생학습관)-동(자치회관)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기존 동 자치회관의 단순 취미교양 위주의 교육에서 시민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자치회관이 시민교육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다.

 

□ 각 교육기관들의 프로그램 정보를 한 눈에 보는 ‘온라인 평생학습지도’, 평생교육 관련 콘텐츠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서울 평생학습 디지털 아카이브’도 ’17년 구축해 정보 공유 저변도 확대해나간다.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

안녕하세요. KACE입니다.

지난주 KACE사무국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그 분은 바로

꽃누루미 김성애선생님

3-4개월마다 한번씩 KACE에 직접 방문해주셔서

예쁜 꽃으로 만든 책갈피를 많은 분들에게 나눌 수 있도록 전달해주고 계신데요

멋진 문구도 활용하시고, 정말 많은 양인데도 제각각 다른 모양으로 중간중간 사람의 얼굴도 볼 수 있네요

 

 매번 이렇게 KACE를 위해 나눔을 베풀어주셔서 감사드리며

꽃누루미 책갈피는 KACE에서 위탁하고 있는 도서관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이번엔 아쉽게도 선생님사진을 찍어드리지 못해서 책갈피 사진으로 대체하고,

다음번엔 선생님도 함께 촬영을 부탁드려볼까 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

 

안녕하세요. KACE입니다.

 

 

힐링(Healing)은 '치유'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매번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쉴 곳을 찾기 위해

힐링하고 싶으신 분들 많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누구나 웃으면서 행복하게 힐링할 수 있는 토크콘서트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설기문&김양훈의 최면콘서트 괜찮아!유!

 

대한민국 최고의 최면가 설기문박사

ad lib의 전설 강사계의 이단아 김양훈이 함께하는

유쾌한 생활최면 토크콘서트

 

연인, 친구, 가족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순간최면 그리고 사랑최면

현장에서 즉석최면으로 다친 마음도 치료하고 스트레스도 해결하는

재미와 의미 모두 사로잡을 수 있는 국내 유일 최면콘서트!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쌍방향 소통콘서트로 진행되며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걱정&고민을 모두 날려버릴 수 있도록

 

설기문&김양훈의 최면콘서트!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일시 : 2016년 3월 5일(토) 17:00

장소 : 지역사회교육회관 새이웃 소극장(지하2층)

주최 : 한국최면상담사협회,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티켓문의 : 010-3493-1881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

 

안녕하세요. KACE입니다.

 

 

'안전'은 언제 어느곳에서나 주의해야 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학교안전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안전이라는 주제가 학교 현장에서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애쓰시는 여러 선생님들과 학부모들만의 관심이 아닌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된 것이 분명해진 것 같습니다.

 

학교안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신 학교 현장의 교직원분들을 위해

'학교안전계획'의 작성에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침이 되는 사항들과 예시를 담고 있는

『학교안전계획 작성 가이드』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학교안전계획 작성 가이드』구매는

도서출판 새로운 제안에서 10% 할인도 적용되고 있으니,

많은 관심바랍니다.

 

http://www.jean.co.kr/shop/dvProduct.phtml?pid=book_0507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

 

안녕하세요. KACE 입니다.

 

KACE부모리더십센터와 육아방송이 준비한 "자녀인성교육 시리즈 특강"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신청자 접수 중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

안녕하세요. KACE입니다.

 

 

오늘은 KACE에 새로운 가족이 된 간사님들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짝짝짝)

 

두 분의 간사님이 오셨는데요,

부모교육사업부 그리고 조직지원사업부에 각각 한 분씩 배정되었습니다.

 

 

<To Touch A Child>를 통해 지역사회교육운동이 시작된 긴 역사와 업무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바쁜 업무 와중에도 간사님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주시는 분들께

도움을 드리겠다는 다짐을 해주셨습니다!

 

 

KACE가 지역사회교육운동을 위해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간사님들의 활약을 기대해봅니다.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 글 : KACE 조직지원사업부 박은미 간사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

 

“할머니, 지우아빠 없으니까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지우가 맛있는 샌드위치 만들어 줄게요.”

 

나른한 일요일 오후, 손녀가 전화를 했다.

“지우가 엄마하고 할머니 집으로 오면 안 될까?”

“우린 차도 없어요.”

 

아빠가 차를 갖고 나가서 올 수가 없다며 난데없이 차 타령을 한다.

오늘도 모녀가 짝짜궁이 되어 그럴싸한 콩트 한 편 엮어서 나를 오라고 유혹한다.

모처럼 맞는 나만의 달콤한 휴식을 반납해야 되나? 잠시 고민했다.

아이는 전화 통화할 때마다 할머니가 보고 싶다며 울먹인다.

 

영상 통화하며 눈물 그렁그렁한 얼굴을 보면

그 애처러움에 나도 목이 메곤 한다.

그러면 만사 제쳐놓고 달려갈 수밖에 없다.

이날은 눈물 대신 샌드위치로 나를 꼬드겼다.

 

주섬주섬 옷을 걸치고 나서니 남편도 기다렸다는 듯이 냉큼 따라 나선다.

딸네 집까지는 불과 20분 남짓, 애인 만나러 가는 길만큼 마음이 설렌다.

도착하니 식탁에는 샌드위치 재료가 한가득.

감자와 달걀은 미리 삶아 놓았고,

오이와 당근은 깨끗이 씻겨져 도마 위에 얌전히 놓여 있었다.

 

아이와 함께 썰었다.

단단한 당근은 내가 썰고 아이는 케잌 자르는 칼로 오이를 썰었다.

이어 삶은 달걀과 감자를 으깨고 얇게 썬 오이와 당근을 넣어 마요네즈에 버무렸다.

마지막으로 모닝빵에 버무린 재료를 집어넣으니 미니 샌드위치 완성!

이 모든 과정에 아이의 고사리 손이 보태졌다.

 

완성된 빵을 지우가 차례차례 돌린다.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으흠, 맛있다! 지우가 만든 거 겁나게 맛있다.”

“김지우 표 샌드위치가 짱이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칭찬을 하자 아이는 신바람이 났다.

이른 바 ‘헐리우드 액션’까지 동원해가며 기분을 맞춰주니 더없이 행복해한다.

의기양양한 저 표정!

 

“지우가 만든 샌드위치 진짜 맛있지요?”

네 살배기 손녀의 말 한 마디에 웃음꽃이 만발한다.

어쩌면 이런 오붓한 시간은 내가 꿈꾸어오던 안온한 노년의 한 장면이 아니던가,

그런데 저 작은 머릿속에 도대체 무엇이 들어 있어서 이 할미를 옴짝달싹할 수 없게 만드는지...

손녀와 함께 하는 시간, 이 작고 조용한 평화를 오래도록 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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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어떤 날은 예기치 못하게

비를 맞기도 하고

 

어떤 날은

너무나 아름다운 날과

만나기도 하지

 

너무 맑은 날만 계속되면

사막이 된다고 했던가.

 

어떤 날이 당신에게 오든,

용기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밤이다

 

 

| 류미나의 <우리, 행복해질 권리> 중에서

 

 

 

 

 

 

 

 

사랑은 내가 먼저 다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버리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 물잔과 같았다.

 

내가 아는 한 여자,

그 여잔 매번 사랑할 때마다

목숨을 걸었다.

 

처음엔 자신의 시간을 온통 그에게 내어주고,

 

그 다음엔

 

웃음을

미래를

몸을

정신을 주었다.

 

나는 무모하다 생각했다.

 

그녀가 그렇게

모든 걸 내어주고 어찌 버틸까,

염려스러웠다.

 

그런데, 그렇게 절 다 주고도

그녀는 쓰러지지 않고,

 

오늘도 해맑게 웃으며 연애를 한다.

나보다 충만하게

 

노희경의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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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두 번째 주말, 제주도 강의를 끝내고 서귀포에 사는 친구 집을 찾았다.

처음 제주육아종합보육센터에서 강의 의뢰가 왔을 때 나는 무조건 OK를 외쳤다.

대상이 누구인지, 강의 주제가 뭔지, 강사료가 얼마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오로지 친구 집에 갈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말하자면 염불보다는 잿밥에 더 관심이 컸던 것이다.

 

 

그러나 제주 가는 길은 녹록치 않았다.

처음 집을 나설 때만 해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김포공항으로 가는 도중에 받은 문자 한 통이 모든 걸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렸다.

‘항공기 연결로 제주 출발 시간이 20분 지연되었습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전날도 아시아나 항공에서 같은 내용의 문자를 받아 비행시간이 이미 25분이나 늦춰졌는데

또 다시 20분 지연이라니, 그것도 탑승 두어 시간 전에

문자 메시지 하나 달랑 보내면 어쩌란 말인지 몹시 당황스러웠다.

 

 

강의는 오후시간이지만 이렇게 되면 점심도 굶어야 하고 친구와의 시간 약속도 미뤄야 하고,

난관이 많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제주공항에서 나를 픽업하기로 한 사람과 연락이 안 되는 것이었다.

애가 탔다.

도대체 항공사들이 왜 이 모양인지, 혹시 며칠 전에 벌어진 ‘땅콩 회항’ 사건 여파 때문은 아닐까...

 

 

여러 사람을 거쳐 보육센터 대표와 뒤늦게 연락은 닿았지만

비행기는 애초 연기한 시간보다도 15분을 더 늦게 착륙했다.

공항에서 하염없이 나를 기다리던 그분은 미처 인사할 겨를도 없이

싸늘하게 식은 레몬차 한 잔을 내 손에 쥐어주고는 강의 장소로 황급히 차를 몰았다.

 

 

내 잘못은 아니지만 행사 주관자로서 그 역시 마음 졸였을 생각을 하니 너무나 미안했다.

다행히 강의 10분 전에 도착.

담당자는 날보고 샌드위치라도 먹고 시작하라고 했지만 도저히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

차라리 배고픈 게 낫지 그러다 체하기라도 하면 더 큰일이다.

 

 

물 한 잔을 마시고 넓디넓은 제주 박물관 강의실에 들어서니 머릿속이 아득해졌다.

‘이를 어찌 극복할 수 있을까?’ 마라토너들이 경험한다는 극치감,

러너즈 하이(runner's high)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조금 두려웠다.

 

 

참가자들은 예비부모 및 영유아 자녀를 둔 젊은 부부들이라고 들었는데 둘러보니

그들이 데리고 온 아기들도 제법 많았다.

혹시 아기들이 중간에 울기라도 어쩌지,

또 괜한 걱정이 앞섰으나 중간에 딱 한 사람만이 우는 아기를 안고 나갔을 뿐

두 시간의 강의는 큰 혼란 없이 진행되었다.

그래도 그동안에 쌓은 강의 경험이 헛되진 않았나 보다.

 

 

처음의 걱정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모든 과정을 끝마쳤을 때에는

시원함과 동시에 마약 같은 아드레날린이 쏟아지는 느낌이었다.

고마우면서도 마음이 짠했다.

 

 

밥벌이와 자아실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고 늘 고군분투하는 삶.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래, 피드백 따위는 깨끗이 잊어버리자.

어차피 만인을 만족 시킬 수 없다는 게 강사의 숙명인데

어찌 매순간 희열을 느낄 수 있단 말인가.

 

 

나만의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찰나도 가끔씩은 있었으리라.

생각을 정리하고 나니 갑자기 배고픔이 밀려왔다.

아침 9시에 집을 나서서 오후 4시까지 먹은 거라곤 기내에서 준 토마토 주스 한잔과 강의실에서 마신 생수가 전부였다. 강의 후 주최 측에서 대접해준 흑돼지 삼겹살을 맛있게 먹고 서둘러 친구네 집으로 달려갔다.

 

 

서귀포 이중섭 미술관 바로 옆집,

친구네 집 대문을 나서니 미술관 앞뜰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고

공원은 한겨울인데도 동백꽃을 비롯한 곱고 붉은 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서울은 한파주의보까지 내려졌는데 서귀포는 완전 봄날,

친구네 정원에도 상추와 배추, 대파 같은 채소들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지은 지 40년이 넘었다는 친구네 집은 고풍스러우면서도 깔끔했는데

동네에서는 워낙 유명한 집이어서 집주인이 바뀐 뒤에도 여전히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대지 200평의 너른 집은, 베란다에 서면 푸른 바다가 보이고

집 위아래 층이 전부 튼튼한 목재로 되어있어서 자연친화적 요소들을 고루 갖추고 있었다.

요양 목적으로 내려간 친구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집이었다.

 

 

뜻밖에 찾아온 병마, 남부러울 것 없이 잘 살아오던 친구에게 그것은 불현듯 닥친 인생의 칼바람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친구 부부는 지금 행운을 얻었다. 건강을 되찾고 바닷가 근처에 아름다운 집을 소유하고,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영접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어쩌면 뒤늦게 인생의 보너스를 얻은 것 같았다.

하지만 세상에 준비되지 않은 행운은 없다고 했다.

 

 

길바닥의 동전도 걷지 않으면 주울 수 없듯이 부부는 오늘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그동안 선하게 살았기에 뜻하지 않은 행운을 만났다고 나는 생각한다.

남편과 둘이서 최소한의 살림만으로 단순하게 꾸려가는 삶!

하룻밤 자면서 그의 집이 숲 같다는 생각을 했다.

 

 

 

 

 

따뜻하고 상쾌하고 고요한...

 마당에는 열대림 나무들이 심어져 있고 거실에는 하루 종일 햇살이 가득하여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리쬐니 보일러 안 켜도 되고, 치유의 공간으로는 최적이었다.

거실에 앉아보니 어느 시인의 말처럼 하늘에서 해가 내려 알을 슬어 놓은 듯 햇빛 알갱이가 다 보였다.

서귀포로 이사한지 일 년 남짓, 이제 몸도 회복되고 고향만큼 정이 깊어져서

그대로 눌러앉고 싶다는 걸 보니 친구는 그새 제주 사랑에 흠뻑 빠진 듯했다.

몸 아픈 아내를 대신하여 온전히 주부가 되기로 작정한 남편도 당연히 찬성이란다.

 

 

이틀 동안 친구 남편이 해준 밥을 먹으며 황송했다.

밥 짓는 솜씨가 프로급이라고 말했더니 쌀이 좋아서 그런 거라며 겸손해했지만

정말로 그가 차려준 밥상은 매 끼니마다 맛과 영양 모두 흡족한 만찬이었다.

정리정돈이 완벽한 남편의 살림솜씨는 주방뿐만 아니라 집안 곳곳에서도 빛이 났다.

사업가였던 그는 아마 전생에 주부로 태어나지 않았나 싶었다.

 

 

아내의 병이 다 나아도 자기는 평생 머슴으로 살 거라며 호탕하게 웃어보이던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렇게 친구 부부는 크고 작은 모든 일을 재미있게 만들어가며 신혼처럼 살고 있었다.

밤늦도록 식탁에서 주고받던 우리들의 수다는

이층 방으로 옮겨져 새벽 4시까지 이어졌고 눈물겹도록 정 깊은 서귀포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다.

쌓인 회포를 풀기에 하룻밤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친구는 사나흘 더 머물다 가라고 했지만

나는 다음 일정이 잡혀 있어서 하룻밤 만리장성 쌓는 것으로 끝내야만 했다.

 

 

 

 

이튿날 아침 친구가 다니는 교회에 가서 주일 예배를 보고

새롭게 조성된 이중섭 문화의 거리 탐방에 나섰다.

크고 작은 공방들이 즐비한 게 서울의 인사동을 연상케 했다.

또한 크로아티아 여행길에서 만난 아기자기한 골목길 가게들과도 많이 닮아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문화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으면 어느 나라나 다 분위기가 비슷비슷했다.

 

 

그런데 우리가 들른 첫 번째 가게에서 뜻밖의 인물을 만났다.

‘무달구릇’이라는 필명을 가진 50대 남자는 시인이면서 캘리그라피(손글씨)작가였다.

강동구 명일동에서 살다가 제주 섬에 상륙한지 1년 되었다는데

한 눈에도 그는 서울 사람처럼 보였다.

 

 

 

 

 내가 현재 강동구에 살고 있고, 친구도 강동구 성내동에서 오래 살았다고 하니

그는 헤어졌던 벗이라도 만난 듯 아주 반가워했다.

우리에게 커피를 타주며 저녁에 만나 막걸리라도 한 잔 하자며 살갑게 군다.

서울 생활 30년 동안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의 일방통행에 염증을 느껴

무식하고 멍하게 살기 위해 제주살이를 택했다던가.

앞으로의 꿈은 김영갑 사진작가처럼 제주에서 자기 갤러리를 운영하는 거라는 말을 듣고

나는 친구에게 ‘앞으로 이 사람을 잘 사귀어 놓으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여행 중 여러 부류의 사람을 만나며 세상에는 다양한 방식의 삶이 존재한다는 것을 난 진작에 알았다.

인생은 결코 자기계발서 한 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런데도 과거의 관습이나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용기 부족일까,

아님 결단력이 없어서 일까,

나는 늘 생각으로만 그치고 말았는데 제주에서 제 2의 인생을 놀멍 쉬멍 빈둥거리면서(?) 살고 있는

친구와 시인이 몹시 부러웠다.

 

 

 거기서는 몸도 마음도, 얽히고설킨 시름까지도 다 내려놓고 살 수 있을 것 같았기에.

글쎄, 결심하기까지가 어렵지 마음 하나만 바꾸면 생활 터전을 옮기는 것도 그리 힘든 일은 아닐 것 같은데.

나는 아직도 집착에서 못 벗어난 탓일까?

 

 

오후에 서귀포 5일장 구경을 끝으로 아쉬운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빠듯한 일정에 맞춰 쏘다니긴 했어도 휴식의 참맛을 느낀 무척 알찬 시간이었다.

떠나올 때 친구가 나를 껴안으며 속삭였다.

“숙식 제공은 무한 책임질 테니 아무런 약속 없이 오고 싶을 땐 언제든지 와. 기다리고 있을게!”

그래 고맙다 친구야,

그리움이 쌓이고 에너지가 딸리면 첫눈처럼 소리 없이 찾아가마...

 

 

 

 

공항으로 돌아오는 길엔 차가운 겨울비가 한 차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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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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