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시민교육 세미나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답니다. 세미나 이후 스웨덴 성인교육위원회 ,절제운동본부와 스터디 서클을 운영하고 있는 기관들을 방문해서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그들의 교육운동에 대한 열정에 큰 감동을 받았지요. 한국에도 이런 운동을 전파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스웨덴의 사회환경 및 교육환경

스웨덴 정치는 한마디로 국민과의 소통을 통한 국민정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전통은 1880년대 후반부터 오랫동안 사민당(사회민주주의)이 장악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산업혁명과 함께 불었던 음주문화를 바로 잡기 위해 금주, 절제운동, 1910년대 여성참정권운동, 930년대의 노동자의 삶의 질과 노동조건의 개선을 위한 노동운동 때문이기도합니다. 1940년대 사회적 협의를 통한 살바텐 협약(노사협력을 위한 협약), 1960년대 반전, 평화국민운동, 1980년대의 환경보호운동 등 수많은 국민운동을 범사회적으로 펼쳐나가면서 오늘날 스웨덴 복지국가 모델이 정착되게 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1812년 이후 중립국 선언을 한 덕분이기도 하지요. 200여 년 간 전쟁의 포화를 빗겨갈 수 있었기에 경제적인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지요. 하지만 국민중심의 스웨덴 민주주의가 있기까지는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국민운동이 가강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웨덴에서 배움은 곧 자신을 가르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학습 개념이 녹아들여 있습니다. 교육의 요람인셈이지요. 스웨덴의 평생학습은 주로 지역마다 위치한 포크하이스쿨 (Folk high school)에서 스터디서클(Study circle)을 중심으로 시민 주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답니다. 포크하이스쿨은 민중대학 혹은 국민대학으로 번역되는데 사실 덴마크의 그룬트비히에 의해 만들어진 국민대학이 그 시조이지요. 하지만 지금은 전체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전파되어 스웨덴에도 곳곳에 포크하이스쿨이 건립되어 있어 언제나 자신들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안에서 자체적으로 학습 동아리를 만들어 함께 학습할 수 있도록 제도화되어 있지요.



스터디 서클의 유래와 현황

‘학습동아리 (study circle)’는 스웨덴의 대표적인 학습공동체로서 1902년 오스카 올슨 Oscar Olsson에 의해 창시되었습니다. 오스카는 사회교육의 모토를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교육으로 정하고, 성인교육이 성공ㆍ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조직이 학습자 자신들에 의해 조직되고 지지되어져야 한다고 믿고 있었지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고  그 소망 하나가 실천 기구로 스터디 서클을이 탄생하게됩니다(Blid, 1989). 스터디 서클은 지역주민들의 학습 품앗이를 통해 자기개발과 지역사회개발을 촉진하는 학습공동체운동입니다. 특히 시민들로 하여금 그들의 국가나 지역사회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참여하도록 하는 시민교육의 장이지요.

1947년부터는 정부의 재정보조를 본격적으로 지원받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급속 팽창하게 됩니다. 스웨덴의 성인교육위원회 산하에는 8개의 스터디 서클을 운영하는 조직이 있는데, 일정한 요건만 갖추게 되면 리더에 대한 사례금, 교재비, 운영비 등을 평가해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고보조금을 받으려면 학습은 최소 20시간 이상 지속되어야 하며 3명 이상만 모이면 스터디 서클을 조직할 수 있지요. 정부보조금은 비용의 75% 정도, 장애인이나 이민자를 위한 소외자를 위한 스터디의 경우에는 전액 지원을 받습니다. 현재 스웨덴 성인의 60% 이상이 스터디 서클에 가입되어 있으며 전국에 약 28만개의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고 하니부러울 따름입니다.



스웨덴 학습동아리를 통한 시사점

스웨덴은 국가 차원에서 스터디 써클을 장려함으로써 성인들의 학습기회제공과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있다고 볼수있지요. 스터디 써클은 학습자의 자율적 참여와 참여자들의 협력학습, 타인의 의견 및 개인의 관점존중, 집단에서 도출된 지혜의 사회적 활용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학습공동체의 실천적 모범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시사받을 수 있는 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첫째 스터디 써클은 학습자 중심으로 운영되며 개개인이 존중되면서 학습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학습내용이나 주제가 학습자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 학습자들이 조직 운영 시 돌아가면서 리더의 역할을 하도록 한 점, 그리고 주된 학습방법으로 대화와 토론이 사용된다는 점 등에서 잘 드러난다.

>> 둘째 ‘공동의 학습’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즉, 스터디 써클의 목표는 동의를 전제로 설정되며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학습방법의 선택, 그리고 누구도 만남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조직활동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실천적 의미를 중시하고 있다. 이는 나와 함께 더불어 사는 타인에 대한 배려를 중시한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시민의 자질을 기르고 있다.

>> 셋째 리더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점이며, 리더를 위해 성인학교협회에서 다양한 강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사실상 학습동아리가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이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역할을 성인학교협회에서 담당해 주고 이들에 대한 사례금도 정부가 부담해줌으로써 실질적인 운영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 넷째 학습방법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학습동아리의 접근방식이 다양하기 때문에 학습자들의 다양한 교육적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으며 학습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렇듯이 스웨덴 학습동아리는 성인들로 하여금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통해 자신의 관점으로 설정하게 되어있답니다, 더 나아가 자신을 보다 사회적인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함으로써 민주시민사회를 구축하는 토대가 되었지요.  뿐만 아닙니다. 정부는 적극적으로 협조, 필요한 재정적 뒷받침을 해 주었지요. 그 외에 정치적 조직/노동조합/대중운동단체 그리고 지방정부들도 자율적으로 이에 적극적으로 도왔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이 활성화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는 것, 사회 전체적인 학습 분위기도 한 몫을 담당했다고 봅니다.  결국 스웨덴의 학습동아리는 민과 관이 상호 협조하여 이루어낸 이상적인 학습공동체의 전형이지요. 거버넌스(협치)를 실천한 것입니다. 스웨덴을 방문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스웨덴 사람들 대부분이 타인의 고통은 곧 나의 고통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 기꺼이 남을 도울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스웨덴 시민들은 정의로운 사회, 평등한 사회는 곧 스웨덴의 경쟁력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요. 이러한 믿음은 스웨덴 복지사회를 만든 주요한 철학이자 배경입니다.  학습동아리는 진정한 학습사회를 위한 기초가 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도 많은 단체들이 교육문화를 꽃피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국가의 지원이나 시민의 참여는 부족합니다.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가랑비에 옷 젓듯이 평생교육, 시민교육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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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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