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야말로 고달픈 인생의 안식처요,

모든 싸움이 자취를 감추고 사랑이 싹트는 곳이요,

큰 사람이 작아지고 작은 사람이 커지는 곳이다.

 

 H.G.웰즈

 


 

 

부모교육 강사로서의 자격을 취득한 다음해인

2006년 2월9일부터 KACE의 권유로 봉사를 시작했다.

어느 지역의 공부방 중학생들을 만나 그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며

그들이 바른 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었다.

 

 

 

 점차적으로 알게 된 이 아이들은  대부분 한 부모, 이혼부모, 맞벌이 부모,

알콜중독 부모 등의 자녀들로 일명 ‘위기가정의 자녀’들이었다.

어쩐지 가슴 한 켠이 아팠다.

 

 

학생들과 마주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레 그들의 부모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이 학생들의 부모들에게

 ‘부모교육’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부모교육의 시작은 강제적이었다.

부모교육에 참여하는 부모의 자녀에 한해서만 공부방에

들어 올 기회를 주겠다는 억지를 부리며,

부모들의 교육 참석을 유도했다.

 

 

부모교육에 참석한 부모들은 삶에 지쳐있었고, 오랫동안 위축되어있어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조차 힘들어했으며,

소리 내어 웃는 것도 어색해보였다.

 

 

첫 수업은 「부모자녀 대화법」을 하였는데 참석한 부모들이

자신들의 속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아

정말 힘들게 진행되었다. 부모교육 수업은

강의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강사와 학습자들이 서로 대화하고

실생활에 적용해 가면서 진행되는 수업이라 걱정이 되었다.

이 수업을 과연 잘 이끌어 갈 수 있을까?

 

 

수업내용은 대체로 자녀에게 초점을 맞추어

‘부모역할을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인가?’에 대한 내용인데  

많은 부모들은 부모역할에 대해 고민하기에

우선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쳐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비슷한 또래의 자녀들을 키우며 겪는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함께 걱정해 줌으로 마음의 위로를 받는다고 했다.

 

 

그래서 ‘부모역할에 대한 강의’에서

‘부모들의 삶의 어려움을 편하게 하소연하고,

부모 자신을 위한, 스스로를 위로하는

집단상담의 형태로 수업방식을 바꾸었다.

 

 

자기자랑하기, 자기칭찬 100가지 써오기, 가족에게 칭찬받아오기,

당연하지게임(서로 칭찬하면서 그 칭찬에 당연하지를 외치는 게임), 강점찾기,

감사일기 등등 여러 방법으로 자존감 올려주기 수업을 하였다.

효과는 100%였다.

 

 

학부모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자신들의 생각이나 의견을

소신껏 말하는 분위기가 조성 되었다.

만남의 횟수가 늘어가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하고,

소리 내어 웃는 횟수도 점점 늘어갔다.

 

 

어느 날, 교육에 참석한 부모들에게

“부모교육 후 무엇이 달라졌어요?”하고 물었다.

한 아버지는 전에는 자식은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무조건 명령하거나 말을 안 들으면 혼내거나 화를 냈는데

이제는 ‘왜 그랬느냐’고 자녀에게 먼저 묻는다고 했다.

 

 

한 어머니는 아이에게 공부만 잘하라고 했는데

지금은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믿고,

밀어주려고 한다고 했다.

다른 어머니는 새 학기에 선생님과 상담할 때 전에는 주눅이 들어서

무조건 잘못했다고 하고, 선생님 앞에서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잘 표현 못했고

억울해도 참았는데 지금은 하고 싶은 말을 조리있게 할 수 있고,

아이에 대해 진지하게 상담을 하고 오게 되었다고 했다.

 

 

또 다른 어머니는 전에는 자신이 화가 나는 것은

무조건 남편 탓으로 돌렸는데

자신에게도 고칠 점이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화내기에 앞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게 되어서 속이 덜 답답하고 화도 덜 난다고 했다.

 

 

이처럼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지만

청개구리센터 부모교육에 참여한 모든 부모들의 교육 후

달라진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자신들이 ‘귀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나 또한 KACE의 강사로서 반강제적으로 봉사를 시작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즐거운 마음으로 매 달 부모들을 지금도 만나고 있다.

즐겁지 않았다면 어떻게 7년째 이 봉사를 계속 할 수 있었겠는가?

정말 신기한건,

이러한 나눔은 아주 자연스럽게 번져 나간다는 것이다.

 

 

나의 이런 봉사가 나의 조카, 딸, 아들,

딸의 친구들에게도 번져 공부방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의 가정들은 위기를 맞게 된다.

이것은 눈감으면 잊을 수 있는 일도, 부정한다고 없어지는 일도 아니다.

 

 

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어쩔 수 없는 위기를 겪고,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절망 속에서 살고 있는 학부모를 만나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작은 빛이 되고 싶다.

 

 

이것은 나의 사명이기도 하지만 나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봉사하는 삶의 기회를 준 KACE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박정희 | KACE 부모교육지도자

 


 

 

위기가정은 우리가 함께 안아줘야할

우리의 이웃입니다.

KACE부모리더십센터

www.kac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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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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