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KACE입니다.


어느덧 4월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엊그제는 갑작스런 비와 강풍에 걸어다니기 힘들 정도였는데 별다른 일은 없으셨나요?


오늘 지역사회교육회관에서 보이는 하늘은 다행히 아주 맑아 보입니다.



좋은 소식 한가지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KACE가 2018년 서울시교육청학교와 마을이 만나는 교육공동체(SnS) 협력활동


연계기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대상으로 어려운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힐링 ART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교육공동체'와 '삶이 있는 학교'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아래 대상별 자세한 내용 확인해주시고,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신청바랍니다.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

 

고등학교 2학년 아이들 세 명을 데리고 일박이일 워크숍을 다녀왔다.

초등학교 때 내게 논술수업을 받은 학생들이다.

 한때 글쓰기 제자였던 아이들을 5년 만에 다시 보니 너무 많이 변해서 하마터면 몰라볼 뻔 했다.

 체격은 말할 것도 없고 얼굴도 완전 딴 판.

오동통하고 귀엽던 얼굴은 사라지고 다들 대학생 같은 포스를 풍겼다.

 

 

 

 출처: 네이버 쉽

 

 

우리가 간 곳은 경기도 남양주의 한 농원이었는데,

만오천 평 너른 땅 중심에 배밭이 있었고 캠핑장과 원두막까지 잘 갖추어져 있어서

소규모 워크숍 장소로는 안성맞춤이었다. 아이들은 농장에 들어서자마자 함성을 질렀다.

 

 

꺅

 

 

“와, 선생님! 여기 되게 멋지네요?”

“근데 선생님은 여길 어떻게 아셨어요?”

“도대체 여긴 없는 게 없잖아?”

내가 미처 대답할 겨를도 없이 매우 원초적인 질문들을 속사포처럼 쏘아댄다.

농원에 오는 차 안에서는 각자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며

과묵했던 녀석들의 얼굴에 갑자기 생기가 돈다.

날씨마저 참 좋다.

너무 좋아 탈이다.

 

 

안채에 짐을 풀고 나서 본격적인 농원 산책에 나섰다.

하늘은 높푸르고 주위는 고요했다.

지천으로 핀 쑥부쟁이와 채마밭 가득 푸른 채소가 싱그러웠다.

어디선가 뻐꾸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평소 건조하게 들렸던 그 울음소리조차도 평화롭고 유쾌했다.

산책로에서 웃고 떠들며 종달새마냥 가벼워진 아이들의 표정을 보니

초롱초롱 빛났던 초등학교 때의 눈빛이 떠올랐다.

 

 

신나2

 

 

야외로 데리고 나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입시공부에 찌들려 잔뜩 웅크렸던 열일곱 살의 아이들과

환갑을 넘겨 반백인 나 사이에는 반세기나 되는 시간의 벽이 가로막혀 있었지만

이날만큼은 세대차이 따위는 전혀 없었다.

우린 수학여행 온 학생들처럼 함께 들떠있었다.

마치 코바늘로 뜨개질하듯 추억의 앨범을 다시 만들기로 하고 그냥 즐기기로 했다.

 

 

한가한 오후 시간, 주인 없는 농원을 거닐며

너희들이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어냐고 물었다.

듣고 보니 초등학교 때의 장래희망이 다들 바뀌었다.

 

 

 


시 암송이 취미였고 국어교사가 꿈이라던 효진이는

광고 카피라이터로 진로를 정했다고 했다.

그래서 대학도 언론홍보학과를 갈 것이며

졸업 후 제일기획에 입사하여 유능한 카피라이터가 되는 게 장기 목표란다.

꽤 구체적이다.

1학기말 고사에서 문과 전교 3등을 했는데

2학기 때는 문과 1등을 하는 게 단기 목표라며

두 남학생들이 못 듣게 내게만 살짝 알려주었다.

 

 

순간 긴 머리를 쓸어 넘기며 수줍게 자신의 꿈 이야기를 펼치는 효진이가

어찌나 듬직한지 와락 껴안고 뽀뽀라도 해주고 싶었다.

어릴 적부터 보아온 효진이는 자기주도 학습이 잘 되는 아이였다.

또래 아이들이 학원이나 과외에 치어 힘들어 할 때,

아이는 스스로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매우 즐겼다.

그래서 본인이 기쁜 일이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스승의 날 같은 때에 내게 자주 편지를 보내며 자기표현을 하곤 했다.

 

 

 


밥 먹는 것보다 축구를 더 좋아했던 성원이는

일찌감치 축구선수가 되겠다고 축구부가 있는 강남의 한 중학교로 진학을 했다.

그런데 중학교 3년, 고등학교 1학년까지 만 4년간 학교 대표선수로 뛰던 그 아이가

올봄에 돌연 축구를 포기하고 집 앞 인문계고등학교로 전학을 했다.

 

 

축구를 너무나 사랑했고,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서

일반학교와 축구부가 있는 학교를 사이에 두고

부모님과 갈등을 빚었던 사건을 익히 알고 있기에

성원이의 전학 소식을 듣고 나는 마음이 몹시 아팠다.

 

 

얼마나 어렵게 선택한 길인데 축구를 접었다니?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축구는 이제 끝,

중학교 가서는 공부에만 전념하라는 부모님의 통고를 받고

아이는 일주일 간 식음을 전폐하고 울기만 했다.

 

 

 그때, 축구를 그만 시키겠다는 성원이부모님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성원이에게 축구를 못하게 하는 건

그 아이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는 거나 마찬가지다.

길이 아니라면 언제라도 중단하게 될 터이니

제발 물리적으로 끊지는 말아달라고 간청했다.

 

 

이번 워크숍을 기획한 것도 내가 아끼는 제자들과

오랜만에 만나 추억의 시간을 갖겠다는 욕구도 있었지만

실은 성원이를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그토록 좋아하던 축구를 못하게 되었으니 녀석의 상심이 얼마나 클까?’

 

 

하지만 기우였다.

만나보니 아이는 생각보다 밝고 명랑했다.

앞으로 축구는 취미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꼭 축구만이 아닌 또 다른 길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노라고.

우선 체육교육과에 진학해서 체육선생님이 되겠단다.

그동안 운동하느라고 소홀했던 공부가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남은 일 년 반 열심히 해서 꼭 해내겠으니 선생님도 응원해달라고 했다.

 ‘아무렴! 너의 그 승부근성이 어디 가겠니. 넌 틀림없이 해 낼 거야!’

나는 성원이 곁으로 다가가서 말없이 등을 토닥여주었다.

 

 

 


세 아이들 중에 가장 많이 달라진 지호는 정말로 몰라볼 뻔했다.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

동글동글 귀엽던 얼굴은 살이 빠져 완전 갸름형으로 바뀌었고

187센티나 되는 키에 남다른 패션 감각까지,

소위 말하는 훈남으로 변신해 있었다.

남성 모델 같았다.

학교에서는 친구들이 소지섭이라고 부른단다.

내가 보기에는 탤런트 소지섭보다 지호가 훨씬 더 잘 생겼다.

쉬는 시간이면 여학생들이 그를 보러 몰려온다니

공부가 제대로 될 리가 없을 것 같다.

우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머리와 얼굴에 끊임없이 손이 갔다.

 

 

지호는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단다.

초등학교 때는 장래희망이 컴퓨터 프로그래머라고 했든가.

일전에 지호어머니를 만났을 때,

나는 아이가 남다른 체격과 외모를 가졌으니 탤런트나 모델을 시키면 어떠냐고 말했다.

아마 나 말고도 여러 사람이 그런 권유를 하였나 보다.

 

 

왜 아니냐며 고등학교 2학년인데도

여전히 공부보다는 외모에 신경을 쓰고 있으니

고심 끝에 그쪽 방면의 학원이라도 보내주려고 했단다.

그러나 본인은 끝까지 공부해서 대학을 가겠다고 하면서도

공부는 뒷전이니 부모님이 심히 답답할 수밖에.

지호는 초등학교 때부터 호감 가는 외모에 공부도 잘해

줄곧 임원을 했고 예의도 바른 아이였다.

누가 봐도 인기 만점이었는데 외모가 워낙 출중하다보니

아무래도 공부는 우선순위에서 밀렸나보다.

 

 

이날, 걱정 많은 지호어머니를 대신하여

나는 지호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다.

 “지호야, 너는 공부를 왜 한다고 생각하니?”

그런데 지호가 아닌 성원이가 잽싸게 말했다.

 “공부를 잘하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선택의 기회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선택의 기회가 많아진다는 것은?

내가 또 물었다.

“세상을 더 넓게 볼 수 있고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문제해결을 잘 할 수 있거든요.”

성원이가 재차 답했다.

“그래 맞다. 그게 정답이야!” 쓸쓸히 미소만 짓고 있는 지호, 마음이 짠했다.

괜히 물어본 것 같았다. “그렇지만 꼭 공부가 전부는 아니야.

공부가 아니라도 특정분야에 잠재력이 있다면 그걸 계발해서 집중하면 되지.

그게 바로 행복의 조건이 되는 거란다.“

 

지호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 얘기지만

그건 진심이었고부모교육강사로서의 소신이기도 했다.

 

 

  토닥토닥

 


부모들은 모두가 공부 잘하는 효진이 같은 아이를 원한다.

그러나 세상은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크나 큰 마당이기에

공부 잘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운동을 잘하는 아이도 있고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 악기를 잘 다루는 아이도 있다.

그런데도 부모들은 누구나 노력만 하면 다 1등을 할 수 있다고 아이들을 닦달한다.

사실 공부도 다중지능 중에 하나일 뿐이다.

 

 

<세상에서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라는 책을 쓴 장승수 같은 공부 선수는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되고 나머지는 저마다의 소질과 능력에 따라 행복하게

사는 길을 택하면 된다.

꼭 공부가 아니어도 행복은 얼마든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원이가 말한 것처럼 공부를 해서 아는 것이 많으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넓고, 문제해결력이 높으니까 어느 분야에서건

요긴하게 써먹을 수는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 이 아이들이 각기 다른 분야에서 고유의 색으로 아름답게 살기를 바란다.

이 세상에 한 가지 색깔의 꽃만 있다면 얼마나 밋밋하고 재미없겠는가...

 

 

거의 한 시간에 걸쳐 산책과 토론(?)을 동시에 마쳤다. 처음엔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했는데 제법 진지한 토론으로 이어졌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들 초등학교 때 배운 토론의 본능이 아직도 살아있네! 그 사이에도 아이들은 이곳저곳 사진을 찍어 엄마에게 전송하기 바빴다.

 

 

저녁에는 바비큐 파티를 했다.

농장 주인이자 체험학습 강사이신 김 선생님이

고기와 와인을 준비해주셨고

곁들일 채소는 아이들이 밭에서 직접 따오게 했다.

 

 

감자, 고추, 상추, 오이, 가지 등등 신선한 채소를 한 소쿠리 가득 담아왔다.

이번에도 먹기 전에 인증 샷! 먹다 남은 건 각자 집으로 싸가라고 하니 더 좋아했다.

건강한 아이들의 수다와 웃음이 고기 맛을 한층 드높였다.

게다가 모기를 쫓으려고 피운 화로 안에 은은한 쑥 향기까지 조화를 이루니

행복감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홧팅2

 

 

이튿날 아침에는 마석의 5일장 구경에 나섰다.

장터에는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의 환희가 넘쳐났다.

살아있는 닭과 오리, 강아지, 토끼들을 구경하며

마냥 신기해하는 아이들 감성이 어린이집 다니는 우리 손녀와 다를 바 없었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나왔는데도 녀석들은 팥빙수에 떡볶이에 튀김을 사먹고

뒤이어 옥수수도 한 자루씩 뚝딱 해치웠다.

그야말로 폭풍흡입! 하긴 그 나이에 무엇인들 맛이 없겠는가.

길게 내리쬐는 맑고 풍성한 햇빛조차도 시럽처럼 달콤했다.

흥정하는 시골 아낙네들 틈에서 나도 오천 원짜리 몸빼 바지 하나 샀다.

 

 

문득 삶은 끊임없이 흘러가는 강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만나 함께 책 읽고 토론하고 일기 쓰고 하면서

정들었던 아이들, 어린 시절의 기억을 공유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그걸 다시 꺼내어 나눌 수 있다는 건 얼마나 충만한 기쁨인지,

나는 아이들에게 일박이일 동안 그런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너희들 뒤에는 항상 기도하고 응원하는 선생님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아라!”

돌아오면서 내가 아이들에게 마지막으로 건넨 말이었고

우리는 연말에 학기말 고사 끝나고 다시 만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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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TV나 뉴스에서 보여지는 오늘날 교사와 학생의 모습은 우울합니다.

교실에서 여교사를 성희롱하는 남학생, 학생을 깡패처럼 때리는 교사,
자고 있는 학생들 무시한채 혼자 수업만 하는 교사의 모습...
학생들이 찍은 동영상이 뉴스를 통해보도된 실제 모습들입니다. 


예전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는데...
스승을 존경하고, 학생을 진심으로 아끼고 보살폈던 모습이
그립고...또 그립습니다.


분명 지금도 교실안에서 만들어지는
교사와 학생들의 아름답고, 정겨운 이야기들이 있을텐데...
자꾸 이런소식들만 들리니 안타깝네요.


KACE(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에서는 방학마다 교사연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업보다 학생들과의 관계와 지도에 지치고 난감해하는 교사들에게
힘과 지혜를 채워주는 교사연수.!

 

이런 교사연수를 통해서 사랑과 따뜻함을 나누는 교실이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그렇다면, 교사연수 후 교사들의 소감을 들어볼까요?


 

  소감1

이번 교사연수를 통해 얻었던 것을 3가지로 요약해보겠습니다!

첫째, 제 마음이 커졌습니다.
학생을 포용하고 받아주려는 마음과 더불어 무엇이든 이해하고 해결해주고픈 마음이 생겼습니다.

둘째, 학생들은 다양한 유형이 있고, 그 유형을 이해하여 다르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셋째, 말하는 기술, 마음을 읽어주는 기술을 익히게 되었습니다. 직접생각을 하고, 문제상황에 부딪히며 실습을 해보니 이론만 배우는 것 보다 훨씬 더 잘 익히게 된 것 같습니다.

  소감2

공감하며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하고싶은 내 얘기를 잠시 멈추고 그 사람이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이끌어준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내가 그동안 수 많은 경우에 질문대신 했던 심문들, 내가 자부해던 내 방식들이 자만이었다는 점...

교사연수에 참가하면서 다양한 감정들이 솟아납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더 이상의 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새학년이 기대가 됩니다. 배운것들을 실전에서 잘 발휘하여 만나는 내 학생들에게 박칼린이 되어주려합니다. 알려주시고 보여주신 내용과 가르침들 감사합니다.

배운 내용 잊지 않고 좋은리더, 좋은 선생님이 되겠습니다.

  소감3

항상 아이들이 내말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내 잣대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제 자신이 부끄럽고, 이젠 아이들의 역량을 믿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은 아이들의 말을 경청하고 질문하는 스킬이 많이 부족하지만 하루에 하나씩이라도 질문을 몇 가지씩 적어 실천해봐야 겠습니다.

   소감4

이번 코칭 리더십 연수를 통하여 교사가 기본적으로 가져야할 태도가 학생에게 무한한 잠재능력이 있다는 것과 그 문제를 해결하는 답은 그 학생이 가지고 있다는 것과 교사는 다만 질문을 잘 하여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동반자의 역할을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연수를 통하여 우리반 아이 한명만이라도 변화된다면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제 새로운 희망이 생겼습니다. 감사합니다.

  소감5

아이들과 문제가 생기면 늘 아이들에게만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해주어도 따르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에 화가나고, 안타까웠었다. 어쩔때는 스스로 포기상태가 되어 그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타협을 하기도 햇다. 아주 유쾌하지 못한 기분이 되어 심통을 부리며...

그러다 교사연수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모든 문제의 원인제공과 해결하지 못한 이유가 결국은 쇼사인 내 자신에게 있음을.
아이들의 말을 공감하면서 경청하지 못했고, 아이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깊이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아들아~ 아이들아~
 너는 괜찮은 아이야.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고,
 마음 먹은것은 해낼 수 있어.
 선생님은 인내를 갖고 너희들을 믿고 기다려보련다"

이런 나의 마음이 지속되길 바라며,
마음을 비워주시고, 지혜를 채워주신 교수연수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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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할 때였다.

 

 

가출했다가 며칠 만에 돌아와 교실문을 열고 들어오던,

편의점에서 담배를 6보루나 훔쳤다가 CCTV에 찍혔던,

화가 나면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며 개를 보고 달려가

연필 깎던 칼을 휘둘렀던,

수업시간에 “씨발”이라고 말을 던지던,

 

 

그리고...

너무나 학교에 오기 싫어했던 녀석들이 있었다.

 

 

새벽까지 술주정과 체벌을 하는 아빠,

먹고 사는 문제로 인해 며칠 만에 집에 돌아오는 부모,

밤에 일해야 하는 부모들로 인해

녀석들의 가슴은 메말라 웃음도 눈물도 없었다.

 

 

이런 아이들에게 교과서를 들고 수업에 억지로 참여하게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는 듯 했다.

 

 

아이들의 멘토가 되고 싶었지만

담임인 나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고,

내가 하는 많은 활동을 거부하는 녀석들.

 

. . . . . . . . . .

 

 

뭔가 변화가 필요했다.

 

 

녀석들의 마음의 변화를 위해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러다 보니 여러 놀이들을 함께 하게 됐다.

교과서를 높게 쌓아보기도 하고,

신문지를 맨발로 찢어보고,

몸을 신나게 움직이게 만드는 최면술놀이 등

교실놀이와 연극놀이의 세계로 녀석들을 초대했다.

 

어색해 하던 녀석들은 조금씩 몸을 움직이고

즐거움 가득한 비명소리는 늘어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에 대한 경계심 또한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서 녀석들이 삶을 바라보는 눈을 바꿔주고 싶어서

색다른 수업들을 구상하게 됐다.

온 몸에 화장지를 감고 신문지와 함께 찢어보기도 하고,

석고붕대로 손을 떠보기도 했으며,

날달걀을 종일 들고 다니면서 부모가 갓난아이를 키울 때의 마음을 체험해 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눈물 흘리기 시작했고,

때론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교사인 나의 어떤 생각과 노력이 있느냐에 따라

반 아이들의 변화 또한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됐다.

 

 

 

함께 보낸 시간들 속에서 녀석들이 원했던 것은

사랑과 관심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인정받고 싶고 존중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존중해 주고, 들어주고, 믿어주자 녀석들 뿐만 아니라

 반 전체에 변화가 찾아왔다.

 

 

그러다 보니 난 더 이상 권위적일 필요가 없었다.

 내가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지 분명하게 알게 된 순간이었다.

 

 

이 경험을 토대로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이젠 심리극(사이코드라마)와 상담, 가족세우기와 관련된 일들을 하고 있다.

자살을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긍정적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만들어 주고,

무기력한 아이들에게 내면의 에너지를 확인시켜주며,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생명과 사랑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아주 작은 변화만으로도 나와 만나는 아이들의 인생이 긍정적으로 변화될 거라 믿는다.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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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고생하지 마라"는 주위 사람들의 만류와
힘든 마음에 "편하게 지내볼까?" 하다가도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면 "그래! 내가 이렇게 예쁜 아이들을 두고 어떻게…" 하며
마음을 다잡는다는
김은숙(49) 선생님.
(2007년 당시 서울영풍초 교사)

'훌륭한 선생님을 알고 있다.'는 어떤 어머님의 말에 불쑥 인터뷰를 부탁드렸다.
"제가 어디에 드러낼 만큼 잘한 것은 없어요."라며 거절에 거절을 거듭하신다.
               
선생님에게서 '나쁜 여자'의 매력을 느낀다.
나쁜 여자의 튕김만큼이나 매력적인 선생님의 겸손함.
그러면 그럴수록 선생님을 만나고픈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만난 선생님과의 솔직한 이야기는 3년이 지난 지금도 또렷이 기억난다.



방과후 한 시간, 학부모와 함께

교직생활을 한 지 24년.

처음에는 아이들에게만 초점을 맞춰 아이들과 리코더도 불러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영어도 해보며
김 선생님은 반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게 돕고 싶었다.

그런데 국어가 안 되는데 과연 대화가 되고 음악, 미술, 영어가 될까?
'그래! 국어가 먼저겠다.'란 생각이 들면서
연수란 연수는 쫓아다니며 독서를 열심히 공부했다.

그렇게 처음엔 아이들만 잘 가르치면 될 줄 알았는데 교실 환경만으론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부모의 변화가 먼저였던 것이다.
그 후부터 방과 후에 한 시간 정도는 부모님들과 함께 보낸다.

부모님이 읽었으면 하는 책을 권해드리고 그 다음 주엔 서로 소감을 얘기한다.
학부모들은 그저 대화를 할 뿐인데도 서로 배우고 느끼는 바가 많다고 한다.



부모님, 제가 이렇게 말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학교를 전적으로 믿고 있는 학부모들이 많지만
솔직히 교사 1명이
한 반에 30명이 되는 아이 모두를 챙기기는 어렵답니다.

부모님, 아이가 수학점수 50점을 받아왔을 때 어떻게 하세요?
어떤 학원이 잘 가르치는지만 알아보고 계시진 않나요?
그 전에 아이가 왜 수학을 못하게 됐는지 생각해 보시고 선생님과 함께 고민을 나누세요.
               
아이에게 진정 필요한 건 자신의 마음을 읽어줄 
부모님의 관심일 지도 모르니까요.
 

<아이들이 직접 만든 책 / 가격은 300원, 출판사는 사랑>



선생님, 같은 교사로서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매일 아침 그림동화를 읽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왕이면 1학년부터요.

그리고 아기에게 조금씩 밥 먹는 법을 알려주듯 매일 한 문장씩 글을 짓게 해서 철자와 띄어쓰기를 지도해 주세요.
한 문장에서 두 문장, 세 문장 … 그 글들이 모여 나중엔 멋진 글이 된답니다.

학년 초에 책들을 모아 학급문고를 만드세요.
그리고 근무했던 학교를 떠나면서는 아이들 이름으로 그 책을 오지의 학교에 기증해 보세요.
그 책을 보낼 때는 반드시 아이들과 함께 하시고요.
뿌듯해 하는 아이들의 미소를,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이들의 마음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왜 하필 1학년부터냐고요?
고학년이 되면 깊게 배인 습관을 바로 잡아주기 위해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하잖아요.
그러니 우리 1학년부터 함께 시작해 봐요.



선생님, 다른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몽글몽글 쉬고 싶다는 생각에도 그 순수한 열정 잃지 않으신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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