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는 비영리 재단입니다.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영문 이니셜 앞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지요. 이 단체는 1984년에 세워져, 명실상부한 아이디어의 보고, 상상력을 키우는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테드에서 하는 일 중, 가장 의미 있는 것을 꼽으라면 세계 석학들과 사상가들의 생각과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테드 사이트에 들어가 그동안 세계 여러 영역에서 활동하는 지식인의 강의를 꼭 듣는답니다. 기술, 오락, 디자인 부문만이 아니라, 세계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견해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강사이트에 공개된 동영상 강의 자료는 500건이 넘는답니다. 강연자료는 무료로 공개되어 있지요, 지금까지 천오백만이 넘는 사람들이 1억 번 이상 조회를 거쳤다고 하니 대단하지요. 강연 내용 중에 한글자막이 나오기 동영상만 236개가 넘습니다. 영어에 자신 없는 분들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자꾸 듣다보면 영어실력도 쑥쑥~~

 


오늘 소개 시켜 들릴 강의는 로라 트라이스 박사는 3분짜리 짧은 강의를 담은 동영상입니다. 지금까지 세 번 정도 들은 것 같네요. 내용은 감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요즘 어떠세요.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하시나요? 칭찬은 사람을 춤추게 한다고 하지요? 감사하다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감사하다는 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만 그런가요?

 


로라 트라이스 박사는 세계를 변화시키는 진원지는 가족이며, 집 앞마당이라고 말합니다. 가족 사이에 서로 감사하다는 표현을 자주 쓰면 가족에 평화가 온다고, 그리고 감사를 요구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상대방도 감사라는 말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감사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으니까요. 감사한다는 말 한마디가 더 나아간다면 세계 평화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3분에 담긴 로라 트라이스 박사의 마법 같은 감사와 만나세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자녀와 함께 주말에 주제를 선정해서 강연하나씩 듣고 대화를 나누는 것은 어떨까요? 정말 감사하고 싶은 상상력을 높일 수 있는 내용들이 너무 많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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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이순재씨 나이가 아니다. 연기 인생 54년. 근엄한 왕에서부터, 야동 보는 할아버지 역까지 이순재 일흔 일곱의 단상을 담은 MBC스페셜 <순재, 날다>. 현역으로 활동하는 배우 중 신구와 함께 나이가 많은 가장 많은 이순재. 나이 럭키 세븐 두 개가 달린 원로 배우 이순재. 한 때 그는 국회의원이기도 했다. 서울 중량구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쳐 국회에 입성하기도 했던, 하지만 국회의원보다 배우의 삶이 그를 더 값지게 했다.

 

이순재는 성실한 배우다. 가능한 촬영 중에 NG(연기실수)가 나지 않기 위해 대사를 빠짐없이 외운다. 자신의 NG가 다른 출연진에게 짐이 될 수 있기에 노력하는 배우. 이순재 앞에서 시간이 없어 대사를 외우지 못했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주연 배우를 제외하고는 스쳐가는 장면, 대사 한마디 없이 일하는 배우들이 있기에 자신의 실수는 다른 사람을 피곤하게 할 수 있다는 스타 할아버지 이순재의 말 한마디에는 배려가 담겨있다.

 

이순재 왜 늦은 나이에 더 각광 받는 국민배우가 되었을까. 남녀노소, 후배, 동료, 관계자들 가리지 않고 폭넓게 사랑 받는 이유는 겸손함과 기다림. 하루를 넘기면서 대사 없이 오랜 시간 동안 촬영하는 불평불만 없이 자신의 역에 최선을 다했기에 존경 받는 배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방송, 연극, 영화 연출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우 이순재. 이순재의 연기력에 대한 집념도 집념이지만 분위기 전체를 이끌어 가는 보이지 않는 리더십이 큰 작용을 했을 것 같다.

 

평생학습이라는 말이 있다. 인생은 배움의 연속. 스스로를 시나브로 배움으로 채울 때 젊어진다. 이순재는 평생배우다. 시트콤에서 보여준 재기발랄한 코믹한 배우에서부터 대통령(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까지 나이와 세대를 넘어 연기 열정을 보여주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이순재. 숫자를 숫자로 만들어 버린 그의 배우수업은 후배들에게도 울림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희생”. 나로 인해 시청자나 관객이 즐거워한다면 배우로서 최고의 기쁨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준 이순재. 인생의 황금기는 나이가 아니라 자신이 최선을 다할 때 이루어 지는 것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준 국민 할아버지 이순재.

 

배우로서의 삶을 넘어 인생을 살아가면서 귀감으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사회는 세대를 넘어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바쁨의 노예가 되어,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바쁨을 핑계 삼아,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인생 2모작에 너무 투자를 하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닐까. 평생 학생으로 살겠다는 생각이야 말로, 고령화시대를 넘어 세대를 넘어 공존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이순재는 지금 그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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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는 개가 많다. 일부러 데려다 키운 건 한 마리도 없다. 계절 따라 그 숫자가 조금씩 차이 있는데 가장 많을 때는 아무래도 봄 아닐까 한다. 울타리 없는 숲 속 작은 학교에 동네 개들뿐만 아니라, 어디서 온지 모르는 개들까지 네댓 마리가 떼로 몰려다닐 때도 있다. 대부분 집 안에서 키우던 애완견 같은 것들로 몸집이 작은 녀석들이다. 노인들만 사는 시골에 어울리지 않는 그런 개들이다. 아마 도시 아파트에서 키우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시골에 보내졌든지, 주인한테 버림받고 어떻게 흘러왔든지 막연히 짐작할 뿐이다. 그러다 자기들끼리 짝을 지어 새끼를 낳기도 하고.따스한 봄볕이 내리쬐면 개들도 늘어진다. 개가 어떻게 그렇게 네 다리를 뻗고 잠들 수 있는지 처음 보고 깜짝 놀란 일이 있다. 개는 웅크리고 잠드는 줄만 알았다. 방심도 이만저만 아닌 그 자세를 우리는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학교 주변을 산책하려는 기미가 보이거나, 저 아랫동네 버스를 타러 내려갈 때면 어느새 따라나선다. 우쭐우쭐 신나서 앞장서기도 한다. 들꽃 흐드러져 교실 밖 숲 속에서 수업할 때면 저도 한 자리 차지하고 수업을 듣는다.


‘레골라스’라는 개가 있었다. 이마에 털이 듬성듬성한 것이 당시 인기 있던 영화의 캐릭터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었다. 어디서 왔는지 몇 살인지 알 수 없었지만 아이들과 가장 오래 가장 친근하게 지냈다. 생긴 건 비록 초라했지만 영리해서 아이들 사랑을 많이 받기도 하고, 아랫동네 내려가 연애도 곧잘 하는 녀석이었다. 입학할 때부터 학교에 살고 있었는데 졸업하고 놀러왔는데도 아직 그 모습 그대로 있는 레골라스를 보고 놀라워하던 아이들이 많았다. 그러던 그 녀석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늘 곁에 있을 것 같더니 어느 날부터 안 보이자 아이들이 몹시 궁금해 했다. 종적을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세월이 지나 아이들 사이에서 전설이 하나 만들어졌다. 이 땅에서 목숨이 다한 줄 안 개 한 마리가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개 신선이 되었을 것이라는.


어느 핸가는 피부병이 심해 털이 숭숭 빠지고 그 자리에 진물이 흐르는 개 한 마리가 나타난 적이 있었다. 몰골로 보아 주인에게 버림받은 게 분명했다. 마침 여학생 중에 동물조련사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가 있었다. 어디서 피부병 약을 구해다 발라 준다, 식당에서 밥을 갖다 준다, 목욕시킨다, 정성을 다했다. 피부병의 고통과 배고픔에 떨면서 다른 개들 사이에도 끼지 못하던 그 녀석이 불과 며칠 만에 살아났다. 푸른 빛깔 도는 약을 바른 자리에 꾸덕꾸덕 딱지가 앉아 아이들에게 ‘부침개’라는 이름도 얻었다. 피부병이 다 나아갈 무렵 부침개의 엄마가 되어버린 그 아이는 옷만들기 시간에 예쁜 옷까지 만들어 입혔다. 모든 아이들의 귀염둥이가 되었다.


그러니 우리 학교에는 개들이 모여든다. 개들끼리 서로 통해서 친구들을 불러 모으는 모양이다. 온통 ‘개판’이 되었을 때, 아이들은 식구총회를 열었다. 개 문제로 안건을 삼은 적이 지금까지 두 번 있었다. 개들이 수업을 방해하거나 누구를 해치는 것은 아니다. 기숙사에서 곤히 자는데 갑자기 네댓 마리가 한꺼번에 짖어 대서 잠을 자주 깨운다든지, 방학에 학교를 모두 떠나게 될 때 그 개들은 뭘 먹고 살까 걱정스럽다든지, 이따금 떼로 몰려다니며 애써 가꾼 밭을 망쳐놓아 마을 할머니가 항의하는 일이 생길 때 회의는 열렸다. 회의는 사뭇 진지했다. 안 그래도 개판이 싫은 몇몇 아이들은 강경하기도 했다. 팔아버려야 한다, 그렇게 귀여우면 집에 데려가서 키워라, 학교에 못 오게 혼내줘야 한다, 등등. 그러나 결론은 늘 같았다. 강경파들도 말을 위한 말일 뿐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다. 개들도 학교가 좋아 모여드는데 어찌 막을 수 있단 말인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마음속으로 결론을 내린다. 그러면서 개들끼리 주고받는 말을 상상해 보기도 하는 것이다.
“거기 가면 우리를 옭아매는 목줄이 없어.”
“우리에게 억지로 시키는 게 없어.”
“우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거기는 행복한 곳이야.”


우리 학교는 개들도 행복한(?) 곳이다. 잘은 모르지만 우리 아이들도 다른 곳 아이들보다 상대적으로 행복한 듯하다. 살아 있는 생명들에게 행복의 요건은 어쩌면 단순하다. 스스로 자발성을 발휘해서 제 존재 가치를 만들어 가는 일. 그리고 곁에서 그런 모습을 그대로 보아주고, 기다려주고, 놀라워해주는 것. 그것은 사랑이 아닐까. 우리 학교는 그래서 ‘사랑과 자발성’을 큰 가치로 두고 있다.


보충수업, 야간자습, 학원 없이도 공부하고, 다른 재능들을 찾아내고, 아무 내세울 것 없는 아이도 사랑받고 존중받으면서 자신감을 갖는다. 열띤 토론을 통해 생활규칙을 스스로 만들어 가면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기쁨도 느낀다.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교사들은 늘 설렌다. 한 학기, 일 년 사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에게서 배우기도 한다. 그저 지켜봐 주거나 얘기를 들어주거나 아이들 문제에 개입할까 말까 망설이는 게 교육의 전부다. 그래도 잘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놀라워 해주는 게 교사의 일이다.


나는 사실 교육에 대해서 잘 모른다. 이십년 남짓 아이들 앞에 섰으면서도 그렇다. 다만 어떻게 하면 교육이 잘못된다는 것을 대강 짐작할 뿐이다. 어떤 것들이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무기력하게 하고, 마음을 병들게 하고, 폭력적이 되게 하고, 죽음에 이르게까지 할 수 있는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그러나 어쩌랴, 나라의 교육정책이나 학교나 교사나 부모나 모두 한통속으로 아이들을 반교육적으로 옭아매고 있으니.


아이들은 물건들처럼 규격화되고 수치화되고 있다. 높은 수치는 취하고 낮은 수치는 버려지는 교육정책에 따라 학교는 재편되고 교사는 복무하고 부모는 끌려간다. 아이들은 점점 야성을 잃어가고 시들시들 늙어간다. 누구나 교육문제를 안타까워한다. 잘못되어 있음을 알면서도 사회가 그러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변명한다. 교육정책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나, 어떤 분야의 전문가나, 소위 지식인이나, 하물며 교사나 ‘부모의 입장’에만 서면 똑같아진다. 이 구조에서 ‘내 아이만은’ 살아남아 최상위 등급이 될 것을 굳게 믿는다. 그러니 이 사회가 바뀔 리 없고 교육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나는 요즘 가정교육이 무엇보다 소중함을 새삼 느끼고 있다. ‘내 아이만은’이라는 욕심이 없는 집 아이는 표정에서부터 속마음까지 그렇지 않은 집 아이와 너무도 다르다. 부모의 욕심이 아이를 그르치고 있는 게 교사 눈에는 보인다. 안타깝지만 그런 아이에게는 학교에서도 해줄 것이 없다. 물론 그 부모도 학교에 기대하는 바가 없겠지만. 결국 교육문제를 푸는 일은 가정을 이룬 어른들, 바로 부모들이 아이를 어떤 마음으로 대하느냐 하는 문제에 달려있을지 모른다. 모든 이들이 자기 가정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진정 사랑한다면 욕심을 내려놓고 아이들을 봐야 한다.

나와 내 아내와 내 형제와 자식은 모두 세상에 던져진 미지의 씨알들이다. 우리는 움이 틀 때에 한 번 놀란다. 잎이 날 때 또 한 번 놀란다. 꽃이 필 때 또다시 한 번 놀란다. 열매가 열릴 때 진정 놀란다. 그리고 그 열매를 먹으면서 비로소 우리는 인생을 놀라움으로 진정 알게 되는 것이다.
나나 아내나 형제나 자식에게서 어떤 움이 틀지, 그 움에서 어떤 잎이 날지, 또 자라서 어떤 꽃이 필지, 그 꽃이 지고는 어떤 열매가 맺을지 모르면서 키우고 가꾸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란 놀라움의 연속이다.
내 가정에서는 노랑꽃이 피었다가 빨간 열매가 맺게 되어 있는데, 분홍꽃이 피어야 하고 주홍 열매가 맺어야 한다고 결정해놓고, 그런 방향으로 가정을 이끌어가려고 한다는 것은 어리석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은 놀라움의 연속이 아니라 실망의 연속일 것이다.

 
글을 쓴 남호섭 님은 경남 산청 간디학교 교사로 십 년째 아이들과 지리산 품에서 살고 있습니다. 동시집 《타임캡슐 속의 필통》과 《놀아요 선생님》을 내기도 했습니다.(살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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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틀에 걸친 지방 출장으로 녹초가 되었다. 몇 시간째 막히는 고속도로를 뒤로하고 간신히 도착한 휴게소에서 호두과자 한 봉지를 무심코 집어 들었다. 활짝 열려진 매대 앞으로 퍼지는 그 달콤하고 고소한 향을 뿌리치는 일은 쉽지가 않다. 갓 구워져 나온 따끈한 호두과자를 하나 베어 무니 폭신한 밀가루빵 사이로 뜨겁고 달콤한 팥이 입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아, 호두과자 한 알이 이렇게 사람을 녹이나 싶다. 먹다보니 많이 달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자꾸만 호두과자 봉지로 가는 손을 막기는 어려웠다. 그러다 결국은 한 알이 자동차 의자 아래로 떨어졌다. 몇 사람이 달려들어 이곳저곳을 뒤적거렸지만 작정하고 숨은 듯 찾을 수는 없었다. 과자에 대한 호기심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과일 없는 철에 곡식으로 만들어 먹기 시작한 과자


여러 기록에 따르면 원시 시대에 곡물을 으깨어 납작하게 구운 빵에 과일이나 꿀을 곁들여 먹었던 것이 과자의 시작이라고 한다. 서양의 경우 고대 이집트에서 곡물의 반죽을 굽거나 건포도를 넣어 달게 만든 것이 있었다하고, 고대 로마 시대에 이르러서 제분 기술이 발달하면서 여러 가지 다양한 과자가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원래 과자(菓子)가 나무열매 즉, 과일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삼국유사》의 <가락국기>편에 의하면 수로 왕조의 제사에 과(果)가 올려졌다고 하는데, 본래 과일이었으나 과일이 없는 철에 곡식가루로 과일 모양을 만들어 제사에 쓰면서 점차 오늘의 과자로 자리 잡게 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 우리가 흔히 접하는 과자는 14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서 제과제빵 장인에 의해 조금씩 만들어지던 것이,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제조 시설, 이른바 공장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더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보편적으로 생겨난 식문화가 주식과 주식 사이에 즉, 간식으로 과자를 즐겨 찾는 풍습이다.


우리가 간식을 먹는 이유는 간단하다. 주식만으로는 부족한 영양분을 제때에 공급하기 위해서인데 특히 적당한 당분의 공급을 통해 혈당을 24시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다른 영양소와 달리 당분은 우리 몸에 오랜 기간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활동에 필요한 당분은 그때그때 바로 공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몸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해서 혈당을 올린다. 혈당은 높아도 탈, 낮아도 탈이다.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이 점심을 먹은 후 4시간 쯤 지나 왠지 속이 헛헛하고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럴 때 적당한 간식은 뇌와 신경 세포에 빠르게 에너지를 공급해 피로감을 해소하고, 남은 오후를 다시 활기차게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그 외에도 간식이 필요한 이유는 사람마다, 또는 때에 따라 필요로 하는 에너지 양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신체적 활동량이 많지 않은 경우는 주식에만 충실해도 하룻동안 필요한 영양분을 모두 채울 수 있지만, 정신•육체적 노동 강도가 높거나 성장기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 하루에 네 끼를 먹어도 양이 차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성장기의 아이들은 한해 평균 5~6cm, 사춘기의 청소년은 12~15cm를 자라는데, 이 시기에 필요한 영양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는다면 성장도 보장되지 않는다. 이런 이들에게 간식은 그저 입만을 즐겁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몸속에 흡수되어 나름대로 충실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과자를 찾는 사람들


서울 황학동에 있는 대형마트의 과자 코너에 갔을 때는 마침 ‘빼빼로데이’를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각양각색 화려한 포장의 과자 상자들이 매장 내 곳곳에서 사람들을 맞이했고, 이에 부응하듯 과자가 진열된 매대에는 유난히 사람들이 북적였다.

 

• 어린이집을 운영하는데요, 어차피 아이들 간식은 챙겨줘야 하는데 뜻도 좋고 기왕이면 좋잖아요. 평소에는 잘 안 먹어도 이런 날엔 빼빼로를 아이들이 또 좋아해요. _ 김미선(42)
• 인근 군부대에서 근무하는 데 저희가 오늘 회식하거든요. 아무래도 과자 종류가 쉽고 부담 없기도 하고, 맛있잖아요. 그냥 막 뜯어 펼쳐놓으면 다들 달려들죠. _ 전익수(21)
• 거래처 방문할 때 가져갈 거예요. 담다보니 이런 저런 과자들을 담게 되었네요. 빈손으로 가는 것보다 오후에 먹을 거라도 들고 가면 센스 있고 좋잖아요. 또, 과자는 다들 좋아하죠. _ 전혜진(31)
• 여자친구한테 주려고요. 원래 친구가 군것질을 좋아하는데 한 번씩 이렇게 이것저것 포장해서 선물합니다. 재수 중인데 공부할 때 힘내라고요. _ 최지호(17)
대형마트에서 과자를 찾는 이유들은 제각각 달랐지만, 대부분의 공통점이 쉽고, 편하게, 기분 좋게 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이라는 점이었다. 선택의 기준은 일단 맛. 사람들이 과자에 기대하는 맛은 친숙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혀끝을 자극하는 강렬한 맛을 선호한다. 이날 만난 사람들 대부분도 맛과 인지도 정도만을 고려할 뿐 포장 뒷면에 나와 있는 제품 정보에 대해서는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이들과 함께 과자를 쇼핑하면서 이런 과자들의 정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날 선택한 과자는 총 14종. 오랜 세월 흔하게 많이 먹어온 과자부터 프리미엄 과자와 한과까지 골고루 카트에 담았다.

 

멀리서 온 밀가루와 첨가물로 맛을 내다

 


우선 이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집어든 ‘빼빼로’를 살펴보았다. 예상대로 주재료인 밀가루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수입산이고, 그 외 초콜릿 코팅에 쓰이는 코코아매스 역시 원산지가 불분명하다. 밀가루와 초콜릿 코팅만으로는 맛을 내기 어려웠는지 초콜릿향, 바닐라향, 팜브래드향 등 합성착향료와 함께 역시 정체 불명의 ‘곡류가공품’도 함유되어 있다. 밀가루 다음으로 많은 함량이 정제당인데 이 외에도 단맛을 보충하기 위해 물엿과 액상과당을 첨가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제조되고 있는 물엿과 과당은 상당수가 유전자조작된 미국산 옥수수를 이용해 만들어진다. 


군대에서 가장 많이 먹는다는 ‘초코파이’는 미국산 밀가루와 백설탕, 말레이시아산 팜유가 주요 원재료다. 초코파이 안에 들어가 있는 마시멜로를 만들기 위해 특히 많은 첨가물이 들어가는데 젤라틴과 유화제, 타라검 등이 들어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가미하게 된다. 젤라틴은 주로 수입되는 소와 돼지의 가죽, 힘줄, 연골 등에서 추출하는 단백질이다. 초코파이는 광우병 사태로 세상이 시끄러울 때도 오히려 시민들에게 힘이 되라고 제공되는 등 소리 소문 없이 팔려나갔다. 
 

오랜 세월 사랑을 받고 있는 ‘마가렛트’의 경우 담당연구원의 사진과 실명 아래 ‘내 가족을 생각하며 만들었다’는 표시까지 제품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다를 바 없다. 미국산 밀가루에 계란과 식물성유지로 만들었다는 케이크분말, 쇼트닝이 주재료다. 여기에 또다시 가공버터, 즉 마가린과 설탕을 범벅하면 기본 반죽이 마련된 셈인데 다양한 합성첨가물도 빼놓을 수 없다. 합성착색료와 MSG를 넣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전을 강조하면서도 바닐라향, 버터향 등 합성착향료와 D-소르비톨을 넣는 센스도 발휘한다.
불과 얼마 전에 발생한 쥐머리 스캔들을 딛고 일어서려는 듯 ‘새우깡’의 경우는 친환경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새우구이처럼 튀기지 않고 구웠다는 유처리방식에 대해 예쁜 그림까지 동원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그림으로 보아서는 대체 기름 성분이란 게 거의 들어가 있지 않은 것 같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담뱃불을 붙이듯 새우깡에 불을 대어 보았다. 불이 닿자마자 지글지글 기름타는 소리와 함께 금세 불이 활활 타오른다. 성분함량을 보니 90g중 무려 21g이 지방이다.

 

 

‘나를 어루만지는 엄마의 손길’이 무섭다


값이 20~30% 비싼 프리미엄 과자들은 사정이 좀 나을까싶어 살펴보았다. 우선 대형마트 자체 브랜드를 달고 있는 ‘우리밀 아몬드 찰떡쿠키’를 집어 들었다. 100% 우리밀을 사용한다는 이 과자는 밀가루 외에 주재료가 물엿, 백설탕, 과당 등으로 온갖 종류의 수입산 당분이 가득하고 그 외 인도네시아산 마가린, 말레이시아산 팜유, 호주산 가공버터 등 전세계 각지에서 공수해온 유지로 범벅이 되어 있다. 100% 우리밀이라는 말이 무색할 뿐이다. 더욱이 이들 대부분의 유지는 수소를 첨가해 만든 트랜스지방. 트랜스지방은 변칙적인 화학구조로 인해 먹으면 잘 분해되지 않고 혈관에 계속 쌓이는 경우가 많다.


건강을 생각해서 다양한 곡물을 넣었다지만 ‘식이섬유 곡물크래커’의 경우도 수입산 밀과 백설탕, 말레이시아산 쇼트닝이 주재료다. 여기에 그저 소량의 통밀, 검은콩, 흑미, 현미, 보리, 수수가 들어가는데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된 재료를 사용한다. 소비자는 이들 곡물의 정체에 대해 원산지 외에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다만 먼거리 이동을 위해 수확 후 처리를 거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며 제과 공장에 도달했을 것이라는 추측만이 가능할 뿐이다.


‘나를 어루만지는 엄마의 손길’이라는 ‘마더스핑거’ 과자들을 먹어보았다. 마더스핑거는 ‘스쿨존’이라는 별칭도 내세우면서 엄마의 5가지 걱정을 해결하였다는데 밀가루와 5가지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 점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중 ‘라이스가 부드러운 별’을 한봉 뜯었는데, 퍼져나오는 향은 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카스터드 케익’과 다를 바 없다. 성분함량을 살펴보니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사용했다는 점 외에 큰 차이점은 보이지 않는다. 엄청난 정제당과 쇼트닝에 D-소르비톨과 글리세린, 유화제까지 공장 과자에 들어가는 흔한 첨가물이 모두 들어가 있다. 유화제는 비누와 같은 계면활성제로 물과 기름이 잘 섞이지 않는 성질을 뒤바꿔놓는다.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 때 바다에 뿌려진 약품이 바로 유화제다. ‘라이스와 사랑에 빠진 치즈크랜베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내산 쌀을 이용했다는 것 외에 다른 재료들은 말레이시아, 덴마크, 칠레 등지에서 날아온다.


전통 수제방식으로 자연의 맛을 담았다는 ‘과일쿠키’를 먹어보았다. 고급 제품임을 과시하려는 듯 겉포장도 다른 공장과자와는 달리 누런 봉투에 철끈으로 봉해졌다. 봉투 안에는 망고쿠키와 오렌지쿠키가 각각 들어있었는데 둘다 공통적으로 주재료는 미국산 밀가루와 호주산 가공버터, 말레이시아산 식물성유지다. 여기에 각각 태국산 망고와 파파야, 미국산 피스타치오와 아몬드, 네덜란드산 오렌지껍질 등이 골고루 섞이게 된다. 이렇게 전세계에서 재배되는 열대 과일은 여러 가지 전후처리를 거쳐 제과용으로 유통되는데 우리는 그것이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서 제과공장의 반죽에 섞이게 되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한과나 쌀과자는 좀 나을까싶어 뜯어보았다. 그러나 전통산자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담미정 한과’의 주재료는 미국, 호주산 밀가루로 만든 인조미와 중국산 백미. 중국산 쌀로도 모자라 수입 밀가루로 가짜 쌀까지 만들어 한과를 만들고 여기에 설탕과 물엿을 흠뻑 씌우면 한과가 탄생된다. ‘참쌀설병’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쌀과자는 아예 제조지가 중국이다. 국내 굴지의 제과회사에서 중국의 제과업체에 하청을 주어 생산하고 있는데, 맛과 모양 등이 국내에서 주로 생산되어 유통되고 있는 쌀과자와 다름이 없다.

 

좋은 과자를 찾아라

 

 


정확히 일주일 만에 업무용 차량을 다시 이용하게 되었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던 호두과자 한 알이 앞좌석 옆에 보란 듯이 그대로 떨어져 있다. 곰팡이라도 생겼을 거라 생각했는데 수분이 빠져 약간 딱딱해진 것 외에는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향긋한 냄새며, 반질반질 윤이 나는 겉모습이며 여전히 매력적인 그 자태 그대로다.


마침 봉지도 한편에 있어 그제야 주성분을 쭉 읽어본다. 호주와 미국산 밀가루, 중국과 미얀마산 팥, 미국산 호두, 말레이시아산 마가린에 마찬가지로 수입되었을 정제당이 주재료다. 봉지 안에 한 개 남아있던 호두과자를 반을 갈라 먹어보았다. 우려했던 생각과는 달리 고소하고 달콤한 맛만 여전하다. 다국적 원재료에 엄청난 정제당과 트랜스지방, 수많은 합성첨가물을 뒤로한 이런 맛이 오늘도 수많은 이들의 눈을 가리고 입맛을 지배하고 있다.


사람들은 여전히 간식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과자의 유혹은 쉽사리 끊어지지 않는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좋은 과자를 간식으로 삼는 것이다. 
 

주식과 주식 사이, 헛헛한 속을 달래는 것을 시작으로 오후의 나른함을 깨우고 나아가 신체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간식을 찾는다면 과자에 대한 인식부터 바꾸는 것이 먼저다. 애초에 그랬듯이 과자란 그저 공장에서 나오는 화학첨가물의 열량 덩어리가 아니라 자연의 것 그대로 내놓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좋다. 제철에 나오는 싱싱한 과일부터 시작해서, 감자, 고구마를 그대로 쪄서 내놓을 수도 있고, 여기에 하나 더 나아간다면 과일을 얇게 저며 말린 후 스넥으로 먹을 수도 있다. 우리밀 통밀가루를 기본으로 부침개라도 한 장 부치면 오순도순 모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금상첨화다. 그 무엇이 되었건 주식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신선한 1차 농수산물을 가장 단순하고 쉬운 형태로 조리하는 것이 좋은 군것질의 기본이다.


이마저도 귀찮다면 안전한 국내산 원재료를 이용해 단순하지만 투명한 과정을 거쳐 제조한 과자를 이용하면 된다. 다만 친환경인증 만을 내세워 원재료의 원산지나 기타 첨가물을 고려하지 않은 제품도 있으니 유의할 사항이다.   

 

 


우리는 공장과자를 먹지 않아요!

 

‘공장과자 안먹기’운동을 펼치는  마산YMCA 이윤기 씨

 

2004년 기독교환경연대에서 교회의 주일학교 아이들을 위해 ‘생명의 밥상교육 자료집’을 발행했는데 이때 처음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걸 계기로 아이들의 먹을거리 교육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게 되었는데,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즐겨먹는 과자가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바로 이듬해 마산YMCA의 아기스포츠단을 중심으로 ‘공장과자 안먹기’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미취학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데 그중에 일주일을 ‘공장과자 안 먹는 주간’으로 지정합니다. 이때에는 가족 전체가 함께하는 체험교육을 실시하는데 아이들은 공장과자를 딱 끊고, 부모님들은 가공식품을 이용하지 않는 식단을 짭니다. 과자를 끊는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큰 충격이기는 하지만 결연한 분위기의 서약식을 거쳐 스스로 다짐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약속에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 아이들은 공장과자의 문제점에 대해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고, 바른 먹을거리에 대해서도 가릴 줄 알게 됩니다. 지금은 공장과자 안먹기 운동이 전국 YMCA에 확산되어 한 해에 4천 가족 정도가 함께하고 있고, YMCA 외에도 다른 학교나 기관에서도 함께 하고 싶어 하는 곳이 많습니다.


아이들에게 강조하는 과자는 무조건 ‘산, 들, 바다’에서 나오는 음식입니다. 다함께 하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은 서로 토론하면서 이런 소박한 음식에 입맛을 들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나중에 초등학교에 진학한 후에도 다른 아이들과 구분이 되는데, 3,4학년이 되어서도 학교 앞 문방구에서 먹을거리를 사먹지 않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 아이들은 최소한 어떤 것이 좋은 음식인지는 알게 된 것이지요.


* 사진 이미지는 본문 내용과 특정 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 글 사진/김현경(살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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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가게 생선을 손으로 주무르고는 집으로 돌아와 그 손을 씻은 물로 찌개를 끓인 며느리. 이를 본 시아버지는 ‘그 손을 물독에 씻었으면 두고두고 먹었을 것’을 하며 며느리를 탓한다. 밥 한 술 떠먹고 반찬 삼아 매달아 놓은 굴비 한 번 쳐다보는 자린고비 이야기의 또 다른 일화다.


자린고비는 풍족하지 못했던 옛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그 전통은 50년대에서 70년대에 걸쳐 힘든 시절을 살아온 어머니 아버지들의 삶의 버팀목이 되었다. <유쾌한 구두쇠들>은 먹고 살기 힘든 어려운 시절을 거뜬히 이겨낸 그 시절 구두쇠들의 이야기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열일곱 사람의 구두쇠들은 저자를 포함해 저자들의 아버지와 스승, 어머니들이다.


아내와 외식할 때 1인분만 시켜 나눠 먹는다는 김집 청소년연맹 총재, 개천에 밥풀 떨어진 게 보이면 그 밥을 주워다 먹게 했다는 위당 정인보 선생, 수박을 다 먹고 나면 허연 껍질을 체를 치고 양념을 해서 나물로 만들어주신 코미디언 서세원씨의 어머니, 엿이 먹고 싶어 참을 수가 없어 얼결에 엿을 하나 사 먹고 난 후 한 달 내내 소금 반찬으로만 밥을 먹었다는 신경정신과 이나미 선생의 아버지.


치장하는 데는 돈을 아껴도 먹는 것만큼은 후해야 한다는 생각이 요즘 알뜰한 젊은 댁들의 일반적인 생각인데 어머니 아버지 시대 어른들은 어느 것 하나도 허튼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먹지 못할 밥을 미리 덜어놓지 않고 반찬을 묻혀 놓으면 불호령이 내려지고(이종대 유한킴벌리 사장의 아버지),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오는 음식상을 못마땅하게 여기며, 짠 것 하나 싱거운 것 하나 놓고 김치와 간장 놓으면 그만 족하다고 했다 (위당 정인보 선생).


먹는 음식의 절제는 생명 순환의 원리를 몸소 실천하는 데로 이어진다. “쌀뜨물, 개숫물, 청소하고 나면 나오는 물, 무슨 물이든지 먹을 만하면 돼지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돼지가 안 먹게 생겼더라도 마당에 찍 끼얹는 법이란 없다”며 꼭 거름장에 붓는 (최래옥 한양대교수의 아버지) 일은 평생을 농사지으며 살아온 옛 어른들의 물자조달방법이다. 남의 집에 가서 오줌똥을 못 누게 할 뿐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이 변을 보라고 대문간 옆에다 공동 화장실까지 만들어놓는다. 그것이 집에 거름 주고 가는 것이니까.


입는 것에 대한 절약 정신은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다른 세상 이야기로 들릴지 모른다.  옛날에는 지금처럼 하루에 한 번씩 옷을 갈아입는 법이 없다. ‘멋 내는 사람은 열흘, 보통사람은 보름, 아주 어려운 사람은 한 달’(‘정참판댁 오첩반상’중에서)을 입었다. 옷을 한 번 빨려면 다 뜯어서 빨았다가 다시 바느질을 해야 하는 처지였으니 당연했으리라. ‘해지면 기워서 입고 덧대서 입고, 소맷부리가 닳으면 조금씩 올려 입어 예복 한 벌로 평생을 지낸’어른도 (프란체스카 리 여사) 있다.


“북에서 피난 내려올 때 돈 대신 짊어지고 내려왔다는 명주 몇 필은 어머니 한복이 되었다가, 우리들의 원피스가 되었다가, 블라우스가 되었다가 마침내는 이불잇이 되곤 했다.”는 오숙희 선생의 회고에서 우리 어머니들의 위대한 살림솜씨와 알뜰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생활용품을 아껴 쓰는 일은 ‘새것’만 찾는 요즘 사람들에겐 좋은 본보기다. ‘성냥 한 개비를 칼로 길게 잘라 두 개비로 나누어 쓴’(김집 청소년연맹 총재) 것에서 나아가 ‘세수한 물로 머리 감고, 머리 감은 물로 세탁하고, 세탁한 물로 걸레 빨고, 걸레 빤 물은 화단에 뿌리는’프란체스카 리 여사 예는 물을 틀어놓고 이 닦고 목욕하는 요즘 사람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물자절약의 백미는 최현배 선생의 종이절약이다. “누런 색깔의 공책에 처음에는 연필로 수학문제를 풀고, 그 다음에는 잉크 펜으로 글씨 쓰고, 그 위에 붓으로 쓰고야 그 종이를 버렸다.”(여덟달 만에 건네주신 보약 중에서)‘유쾌한 구두쇠들’의 절약·절제주의가 20세기 어려운 시절을 견뎌온 어른들의 생활철학이라면, 21세기는 물자와 쓰레기가 넘쳐나서 벌어지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무한 소비주의가 빚어낸 에너지 고갈 문제를 풀어내는 신 구두쇠 철학이 등장한다. ‘스위치 자린고비’, ‘에너지 구두쇠’라는 신조어도 나타났다. 신 구두쇠의 기본은 절전이다. 가전제품을 멀티 탭에 연결하는 것은 기본이고, 열소비가 많은 백열등을 고효율 삼파장 전등으로 교체한다. 휴대전화 충전기는 초록불이 들어오면 전원을 끄고, 전기밥솥은 먹을 만큼만 밥을 지어 보온기능을 아예 쓰지 않는다. 작은 분량의 빨래는 그냥 손빨래로 처리한다. 이렇게만 해도 전기요금이 절반으로 준다. 3, 4년 전부터 시작된 내복 입기 운동은 에너지 절약운동의 대표적인 예다. 겨울에 내복을 입으면 체온을 3도 이상 올릴 수 있는 에너지 절감효과는 생각보다 대단하다. 한 사람이 1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만 줄여도 전국에서 4천 6백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못 쓰게 될 때, 새로 사야 해”하는 엄마의 말을 이해 못 하는 아이들. “춥게 지내면 골병들어”하며 한 겨울 조금 넉넉히 불을 때는 게 별 일 아니라는 사람들. 넘쳐나는 종이에 새 종이 쓰는 것에 별 거리낌이 없는 젊은이들이 있다.


승용차 대신 택시나 버스를 타고, 유행 지난 오래된 옷을 입고, 외식대신 집에서 밥해먹는 사람들을 존경하기보다는 “있는 사람이 더 지독해”하며 빈정거리거나, “저렇게 궁색하게 굴면 맨날 저 모양 저 꼴로 산다던데”하며 혀를 차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밥 지을 때 쌀 한 줌 덜어놓던 ‘좀도리 쌀’ 정신은 예나 지금이나 최고의 세상사는 지혜고 재산불리기 전략이다. 언젠가 다시 닥칠지도 모르는 어려운 시기를 대비해 무엇이든 갈무리를 해두어야 안심이 되는 어머니의 증세를 여성학자 오숙희 선생은 ‘피난열차 신드롬’이라 부른다 (‘천하무적 면바지의 추억’ 중에서). 하지만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을 대신해 시조창 인간문화제 김월하 선생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어려운 시절을 겪은 사람들이 고생고생 그 생고생한 시절을 되뇌며 ‘낱알 귀한 줄 알아라, 돈 귀한 줄 알아라’하고 수백 번 이야기해도 그 일을 겪지 않은 사람들은 그 아픔을 잘 모를 터이다.”

 

유쾌한 구두쇠들 -절약이 부자를 만들고 절제가  사람을 만든다-
공병우와 열여섯 사람, 석필 1994.

 1. 최래옥(한양대교수, 구비문학자)  똥은 내 집에서 누어라
 2. 석주선(복식학자)  광고지를 접어 만든 상자 사백개
 3. 김집(청소년연맹 총재) 성냥 한개피를 두 번 쓰는재주
 4. 구봉서(코미디언) 열두 장만 돌린 맏아들 청첩장
 5. 정정완(위당 정인보 선생 맏딸) 정참판댁 오첩반상
 6. 김진홍(목사) 머리칼로 책을 사주신 어머니
 7. 정수창(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맥주 한 잔에 담는 환경 생각
 8. 조세형(국회의원) 필수품 경제학과 사치품 경제학
 9. 조혜자(고 프란체스카 리 여사 며느리) 물 쪼끔, 전기 쪼끔, 기름 쪼끔
10. 남기심(국문학자, 고 최현배 선생 제자) 여덟 달 만에 건네주신 보약
11. 공병우(한글 기계화연구인) 너는 참 열심히 살았다
12. 서세원(코미디언) 작은돈은 어머니식으로, 큰돈은 아버지식으로
13. 이혜순(국문학자) 최초의 여기자가 남긴 조각보
14. 김월하(가곡 인간문화재) 티끌모아 태산된 나의 시조 수업
15. 오숙희(여성학자) 천하무적 면바지의 추억
16. 이종대(유한킴벌리 사장) 내 별명은 짜다 리
17. 이나미(신경정신과 전문의) 섞어찌개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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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을 밝힙니다.

 

유치원에 가기 위해 입학원서 제출일 이틀 전부터 온 가족이 교대로 줄을 서는 장면이 담긴 방송을 기억하실 겁니다. 개인적으로 저렇게 까지 해서 유치원에 가야 하나 마음이 참 답답하더군요. 왜냐하면 저한테도 내년에 4살이 되는 딸이 있어서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요즘 아이들은 보통 4살이 되면 어린이집에 5살에 유치원에 갑니다. 8살에 학교에 입학하니 보통 유치원에 3년을, 어린이집 포함해 4년을 다닙니다. 그 동안의 사회적 비용도 무시 못 합니다. 한 달에 32만 원, 그렇다면 유치원만 다니나? 절대 아니죠. 방문 학습지 하나는 기본, 은물에 미술수업, 그리고 음악수업, 체육수업에 발레, 아이들 교육비로 70만원 은 거뜬. 1년이면 천만 원 넘습니다. 완전 기둥뿌리 뽑힙니다.

 
가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사는 데 별 상관도 없는 공부를 16년을 하는 것이 너무 비능률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것을 어린이집부터 시작한다면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내가 안 보내고 싶어도 아이가 심심해서 유치원에 가고 싶다고 말해서 보낸다는 부모들이 참 많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가서 놀이터에서 함께 놀 아이들이 없기 때문이지요. 유치원을 7살부터 보내려고 맘 먹었다 하더라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소신을 지킬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러던 차에 예윤이네 이야기가 화두가 되어서 유치원 얘기를 하게 되었답니다. 5살 예윤이는 유치원에 가고 싶어 합니다. 더욱이 몇 달 전에 동생이 생겨 엄마가 바빠서 더 심심합니다. 이 집의 교육 주도권은 아빠에게 있습니다. 예윤이가 가고 싶으면 아빠를 설득해야 합니다.

“엄마가 안 놀아줘요. 심심해요. 우리 집은 TV도 없잖아요. 친구들이 다 유치원에 가서 놀 친구도 없어요.”

“너는 놀아줄 나이 아니야. 너 장난감 있잖아. 책도 많고, 엄마를 도와줘야지.”

“그럼 7살엔 보내주실 거예요?”

예윤이와 아빠의 협상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그렇다고 예윤이가 어린이집에 안 가본 것은 아닙니다. 4살 때 3개월 정도 다닌 경험이 있습니다. 예윤이는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말투와 행동이 거칠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좋은 행동보다 나쁜 행동을 더 빨리 배웠습니다. 어린이집에서 공부를 시키는 것도 맘에 안 들었다고 합니다. 열심히 놀려주면 충분한 아이를 벌써부터 공부를 시켜야 하나 싶었지요. 선생님은 예윤이가 사회성이 없다고 했습니다. 4살에 사회성 운운할 때가 아니다 싶어. 그날로 어린이집을 때려치웠습니다.

 
예윤이는 뭐 특별히 다른 교육을 받지도 않습니다. 그 흔하다는 학습지 하나 안 하고 있지요. 엄마가 홈스쿨링 해주지 않아서 5살이지만 아직 한글도 잘 모릅니다. 안다면 이름 정도지요. 4살이면 웬만한 한글은 읽고 영어도 꽤 하는 요즘 아이들과 비교하면 대단한 차이입니다. 과일이 충분한 햇빛을 받고 시간이 지나야 더 맛있는 것처럼 예윤이 부모는 호기심이 생기면 그때 한글을 가르치겠다는 겁니다.

 
예윤이네 집은 맘껏 노는 게 교육입니다. 공부야 자기가 필요하면 그때 가서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지요.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심심해하는 것을 엄마들은 견디지 못합니다. 하지만 예윤이 엄마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아이가 심심해하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돼요. 아이들은 심심할 때 가장 창의적이 되는 것 같아요. 예윤이도 어느 순간 보면 뭔가를 하고 있어요."

뭘 하면서 놀지 자신이 알아서 찾고 궁리하는 것입니다. 또래 친구들이 이것저것 앞서가니 불안하지 않냐는 질문에 "어린 애가 배우면 얼마나 배우냐?"고 오히려 반문합니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현명한 길을 찾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윤이가 공부 잘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지 않아요. 교육열이 높아서 일류대, 특목고 그것만 시키려고 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이렇게 이렇게 해라’ 지시를 받는 데 익숙해져 스스로 무엇을 찾아 하는 것에 서툽니다. 내가 인생을 살아보니 지식적인 공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더라고요. 인생 공부가 중요해요. 어차피 공부는 평생 해야 합니다. 하고 싶은 때, 그때부터 하는 게 가장 좋지요. 왜 다들 한 곳만 보고 가는지 모르겠어요. 인생은 가치 있는 일이 많습니다. 그것을 찾아내고 그 일을 하면서 사는 게 가장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계속 예윤이에게 아무 것도 안 시킬 생각이냐는 내 질문에 그렇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아직 너무 어려 판단 기준이 안 선 것 같아요. 8살이 넘으면 배우고 싶은 것은 한번 해보라고 해 볼 작정이에요. 배우고 싶은 것이 생기면 피아노든 발레든 배우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보게 할 생각이랍니다."

 
지식적으로 보면 예윤이는 조금 느리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보석처럼 빛나는 아이입니다. 동생들을 잘 돌봐주고 예의바릅니다. 산책을 자주해서 나무 이름 꽃 이름을 많이 알고 탄천 어디쯤에 청둥오리가 많이 있는지도 압니다. 가끔 산에서 내려오는 토끼를 만나기 위해 오래 기다려보기도 합니다.

무지개마을에서는 예윤이네를 보고 문화센터를 끊은 집이 몇 있습니다. 예윤이가 너무 예쁘게 잘 크고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낯선 것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낯선 길에서 더 아름다운 풍경과 만날 수도 있습니다.

                                                                                                                                      글/김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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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들이 함께 쓴 비폭력 대화, <아이는 사춘기, 엄마는 사춘기>를 읽어 보았습니다. 대화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해 준 책이라고 봅니다. 2남 1녀를 둔 엄마 입장에서, 직접 체험해서 쓴 글 하나 하나는 일반교양서나 전문서적보다 더 와 닿았습니다.


기린은 포유동물 중에 심장이 가장 크다고 합니다. 참 온순한 동물이지요. 자식 사랑도 대다합니다. 저자는 비폭력 대화에서 기린의 대화와 자칼의 대화를 소개합니다. 기린의 성대가 다른 동물과 달라서 울음소리가 거의 없습니다. 자칼은 어떤가요. 썩은 고기만 찾아 다니는 자칼은 청소부입니다. 폭력언어로 지칭 될 수 있겠지요.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하루에도 수많은 전쟁을 치룹니다. 학교를 보낼 때, 끝마치고 돌아올 때 식사를 할 때 사소한 문제로 충돌이 일어납니다. 고함이 오가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특히 자녀가 사춘기일 때는 더 심하지요. 한 때 부모들도 사춘기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를 가끔 잊어버릴 때가 있지요. “그 때와 지금은 다르단” 말이야 외치는 분들도 계십니다. 요즘 아이들이 너무 모른다는 거지요? 과연 그럴까요?


사춘기(남자 기준) 때는 아동기 때보다 1000배나 많은 남성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갑자기 늘어난 호르몬은 신체 변화뿐만 아니라 성격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수면 시간도 많아집니다. 이런 상태를 ‘수면 상태 지연’이라고 부른다지요. 외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균 보다 45분 가량을 더 자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저자(엄마)가 정리한 사춘기 행동의 특징과 부모가 자녀에게 해야 할 일을 옮겨보면서 과연 사춘기 때 이랬을까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사춘기 행동의 특징

1.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 2. 감정과 논리 사이에서 타협을 하고 균형을 잡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한다. 3. 뇌 속의 변호로 욕구나 행동도 변한다. 4.극단적으로 이상적이다. 5.말을 해석하는 데 오해를 일으킨다. 6.가치 구분 능력이 떨어진다. 7.브레인스토밍, 반추, 뒤집어 생각하기 등의 과정을 통해 의사결정 방법을 배운다. 8. 자신의 정체감과 자율성을 확립하려고 한다. 9.청소년기 후반으로 갈수록 논리적인 설명을 잘 따를 수 있다. 10. 자신의 행동과 결과를 알아차릴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11. 시간관이 부족하다. 12. 본인들이 불멸의 존재라고 생각한다. 13. 10대의 80%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위험한 행동을 한다. 14. 환경의 독소와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15. 아동기나 성인기보다 많은 잠이 필요하다.

*출처: 아이는 사춘기, 엄마는 성장기(한겨레 에듀)

사춘기 자녀에게 부모가 해야 할 일

1. 설교, 잔소리, 간섭하지 않는다. 2. 힘겨루기하지 않는다. 3. 논쟁을 삼간다. 4. 죄책감을 이용하지 않는다. 5. 인식공격하지 않는다. 6. 무조건적 사랑을 베푼다. 7. 높은 기대를 하고, 규칙을 정하고, 참고 기다려 준다. 8. 의사소통의 좋은 본보기가 된다. 9. 의견을 존중한다. 10. 적극적으로 경청한다. 11. 의견이나 생각이 다르더라도 받아들인다. 12. 자녀의 감정을 축소시키거나 무시하지 않는다. 13. 자녀의 감정 상태에 맞춘다. 14. 조언을 참는다. 15. 일반화를 삼간다. 16. 부모에게 기댈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 17. 자유를 점차로 늘려 준다. 18. 신뢰와 지도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다. 19. 자녀와 의논하고 자녀에게 물어본다. 20. 가족이 함께 지내는 시간을 가진다.

*출처: 아이는 사춘기, 엄마는 성장기(한겨레 에듀)




기린의 심장. 멀리보고 기다려 주고, 사춘기 중인 자녀를 둔진 부모님들은 한 번 되새겨 볼 만 할 것 같습니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마음, 쉽지는 않지만, 그 어떤 교육보다 우선 될 것들이 아닌가 쉽습니다. 자칼의 언어(폭력의 언어)는 서로를 지치게 하고 힘들게 합니다.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이 아니라, 더 쌓이지요. 스트레스의 문제가 아니라 기린의 대화법을 가정에서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지요.

역지사지. 상대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  비폭력 대화를 시작하는 첫 마음가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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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섹터로 불리는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 제3섹터가 비영리기구 영역이라면 제4섹터는 돈을 벌어 비영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영역을 일컫습니다. 사회적기업과 제4섹터 개념은 아직 분명하게 정의 내려지지 않은 진화하는 개념으로 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정부나 언론에서 정확한 영역 구분없이 말을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의 유누스 총재. 그라민 은행은 가난한자들을 위한 은행으로 불립니다. 그라민 총재가 몇 차례 한국을 방문하면서 마이크로 크레딧(무담보 신용대출) 사업이 널리 알려지게 되지요. 최저 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웃들이 삶을 꾸려나가게 하는 이 사업은 세계 각지에서 시나브로 확대되었습니다. 외국에는 사회적 기업이 너무 많습니다. 영역도 다양하고 풀어가는 사업 방식도 다르지요. 돈을 벌어 좋은 곳에 쓴다. 대안적이고 생태적인 삶을 이루어 내기 위한 사업 등.




*아쇼카 홈페이지 대문이미지

 
오늘 소개 시켜 드릴 곳은 빌 드레이튼이 세운 ‘아쇼카’. 아쇼카가 만들어지면서 사회적 기업가, 사회적 투자, ‘사회적 벤처캐피탈이라는 용어가 보편화 되기 시작합니다. 5만 달러로 시작된 아쇼카기금은 현재 3500만 달러가 넘었지요. 아쇼카는 사회적 기업가을 발굴해 지원하는 '사회 변화 허브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쇼카의 지원 기준은 사람. 사업비가 아니라 생사회적 기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생활비(평균 3,4 년)를 지원하는 것이지요. 단 생활비 명목으로 받은 돈은 자유롭게 써도 됩니다. 하지만 돈을 받기 위해서는 아쇼카 펠로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까다롭기로 알려진 코스를 통과해야 합니다. 지옥코스라고 불리정도로 어려운 심사과을 거쳐야 하니까요.

 
자료(보노보 혁명)에 따르면 펠로 선정기준은 네 가지. 창의성, 기업가적 자질, 사회적 영향,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도덕적 품성입니다. 3단계의 강도 높은 심사를 거쳐야지만 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교육이 핵심이지요. ‘아쇼카 펠로’로 선정된 사회적 기업가는 2,000 명이 넘는다고 합다.


사회적 기업가는 다시 사회적 기업가를 낳고, 사회에 환원한 영향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큽니다. 몇 천 만 명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니까요. 사람을 중심에 놓고 투자하는 아쇼카를 보면서, 한국 사회에서 움트기 시작한 사회적 기업  환경을 돌아도 봅니다. 빠른 창업보다도 창업인의 자세와 인품 등 종합적인 판단과 교육을 통해서 사회에 자리매김시키는, 희망을 살려내는,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지, 점검해 볼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당장 급한 불을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흔들림 없이 사회적 기업가로 커 나가기 위한 교육체계와 심사, 피드백 등. 종합적이고 멀리 보고 길게 보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는지.......... 

 

사람을 키우는, 사람에 대한 투자. 한국에도 아쇼카 같은 비영리섹터들이 많이 생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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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목적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고 정의내린 영국 정치철학자 제러미 벤담(Jeremy Bentham, 1748~ 1832). 벤담은 원형 교도소 파놉티곤을 남겼습니다. 물론 벤담의 상상력은 그 당시 실현되지 않았지만, 후대에 다 이루어졌지요. 어디서든 감시할 수 있는 체제 감옥,학교, 병원과 공공시설에 적용되었습니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미셀푸코의 역작 '감시와 처벌'도 파놉티곤 모델에 영감 받은바가 큽니다.

 
벤담은 사람들을 감시해서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안 것 이지요. 이렇듯 공공시설은 상상력을 억제할 수 도 있고, 상상력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디자인은 설계하다는 의미입니다. 사람들의 도덕과 자유를 누리고 만끽할 수 있게 만들기도 하지만, 욕망과 폭력의 장소로 변모시키기도 합니다. 교육문화가 잘 정착된 유럽의 초등학교는 대부분 디자인 교육을 중요시 여기지요. 사물을 보는 관점을 넓힐 수 있으니까요. 뿐만 아니라 학교시설 또한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게끔 디자인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외국의 한 도시에서 공공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삭막한 도시를 재미있고 활기차게 업그레이드 시켜 화제를 모았습니다. 기사를 읽어보니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했다고 합니다. 물론 어른들도... 어른 또한 평생 학생이니까요.




집안 벽지^^





피곤하시지요. 잠시 쉬었다 가십시오. 문제는 공기 때문에 걱정이 되지만^^





외부의 시선을 피해 쉬고 싶으시면 ^^ 혼자만의 사색공간





타잔 침대. 흔들 흔들 , 아이가 즐거워 합니다.





친구들끼리 함께....도시 정원






여러 명이 앉아 쉴 수 있는 의자 등 받침대가 인상적입니다.





스트레스 받아서 고함 지르고 싶은 분들. 외쳐보세요!!!





재미있지요. 도시가 활발해질 것 같아요.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밀집을 모아 모아..
도시에서 자연을 만끽






길을 걷다가 잠시 쉬고 싶을 때!!






아기자기 도심 곳곳에 쉼터를!!!





웬 요리사?





노상카페... 자전거타고 온 사람은 할인!!!




자동차 주차금지!!!


콘크리트 아스팔트 도시에 상상력의 날개를 펼 수 있다면...
자녀들의 상상력이 무럭 무럭 자라겠지요?



다음에는 외국의 창의적인 학교시설을 소개해 시켜 드릴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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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희생자 지원 협회'가 제작한
가정 폭력으로 숨지거나 상처받은 여성들을 위한
여성 폭력 근절을 위한  캠페인 포스터 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 여성 3명 중 1명이 일생 동안 가정내∙성적∙심리적 학대
혹은 신체절단과 살인의 형태로 폭력을 경험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경우, 2007년 여성부 자료에 따르면 3가구 중 1가구에서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0년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이정선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가정폭력은 매년 1만건 이상씩 발생하고 있으며,
성폭행사건의 경우 2007년 120건에서 2009년 352건으로 3배가량 늘어났습니다.

 




육체적 폭력만 폭력이 아닙니다.

말의 폭력은 정신까지 파괴시키지요.

육체적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포스터 사진을 보니,

 남편에게 13년간 폭력을 당하다가, 탈출해서 여성폭력문제 해결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폴렌트 켈리의
‘저는 오늘 꽃을 받아었요(Today, I received flowers)’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EBS 지식채널에서도 한 번
소개가 되었던 시입니다.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제 생일이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니었어요
우리는 지난밤 처음으로 말다툼을 했지요
그리고 그는 잔인한 말들을 많이 해서 제 가슴을 아주 아프게 했어요

그가 미안해 하는 것도,
말한 그대로를 뜻하지 않는다는 것도 전 알아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우리의 결혼 기념일이라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닌데도요
지난밤 그는 저를 밀어붙이고는 제 목을 조르기 시작했어요
마치 악몽 같았어요

정말이라고 믿을 수가 없었지요
온몸이 아프고 멍 투성이가 되어 아침에 깼어요
그가 틀림없이 미안해 할 거예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그런데 어머니날이라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니었어요
지난밤 그는 저를 또 두르려 팼지요
그런데 그전의 어떤 때보다 훨씬 더 심했어요

제가 그를 떠나면 저는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 아이들을 돌보죠?
돈은 어떻게 하구요?

저는 그가 무서운데 떠나기도 두려워요
그렇지만 그는 틀림없이 미안해 할 거예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어요
바로 제 장례식날이었거든요
지난밤 그는 드디어 저를 죽였지요

저를 때려서 죽음에 이르게 했지요
제가 좀더 용기를 갖고 힘을 내서 그를 떠났더라면
저는 아마 오늘 꽃을 받지 않았을 거예요



모든 폭력은 근절되어야합니다.
가정교육이 중요합니다.
아이
부모
서로가 서로에게 존중하고 배려하고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사람에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배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되돌려 보면 아이들은 부모에게 배웁니다.
그래서 부모, 엄마 아빠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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