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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9 '슬픈 아일랜드'에서 무엇을 배울것인가? (1)

 

 

 

 

 

  김지향(서울대 교수)의 ‘슬픈 아일랜드(개정판)’를 이제야 다 읽었다. 내가 이 책을 서점에서 다시 발견(?)하고, 다른 책을 제쳐두고 인내심을 발휘, 끝까지 읽은 이유는  '아일랜드를 통해 한국을 다시 들여다 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아일랜드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은 슬픔, 우울함, 저항이다. 아일랜드는 역사책이 아니라 아일랜드 출신의 문학가들, 독립과 분쟁(IRA무장투쟁 등)의 상처를 다룬 다큐멘터리 사진과 영화를 통해서 먼저 알게 되었다. 이성이 아니라 감성으로 느꼈던 나라. 감자밭의 나라. 19세기 대기근으로 백 만명이 넘는 인구가 아사한 나라.

 

저자는 일본 학자의 말을 빌려 한국이 유럽국가와 닮은 국가는 이탈리아(노래 좋아 하는 것만?)가 아니라 아일랜드가 아닐까라는 물음에 일부 동의하고 싶다.‘역사적, 정서적으로 발견되는 우리와의 유사성 때문에 아일랜드는 특히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아일랜드와 우리는 참 많이 닮았다. 지정학적으로 변두리라는 점에서 비슷하며 강대국 옆에서 고난(식민지배/분리-북아일랜드)을 겪은 역사도 흡사하다.’


이 책은 조금 따분할 것 같은 역사책에 대한 선입감을 지워준다. 책은 좀 두껍다(430여쪽). 그렇지만 읽다 보면, 쉽게 덮어 놓을 수 없는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아일랜드의 역사가 문학(아일랜드 출신의 대문호 :오스카 와일드, 버나드 쇼, 예이츠)과 만나 살아나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일랜드 문예부흥에 초점을 맞추고 많은 부문을 문학 작가에 할당했다. 컬트족(아일랜드)과 색슨족(영국). 카톨릭과 신교(영국 국교). 영국과 아일랜드는 비슷할 것 같지만 독특한 문화와 색깔을 갖추고 있다. 떨어지고 싶지만 떨어질 수 없는 관계. 아일랜드 독립(자치)운동의 양상은 단순하지가 않다. 영국계 아일랜드인의 위상과 역할, 대기근, 언어(게일어와 영어), 북아일랜드 문제 등. ‘슬픈 아일랜드’는  영국과 아일랜드를 다시 들여다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아쉬운 점은 아일랜드 출신 대문호에 너무 많은 초점을 맞추었고. 동어 반복과 비슷한 내용(작가비교)을 너무 중첩시켰다는 점. 이왕이면 이해를 돕기 위해 화보를 할애했으면 하는 몇 가지 사항만 빼고는 아일랜드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저작물(대중서) 중에 하나로 손꼽을 만하다. 아쉽게도 비교할 책도 많지 않지만.


또한 민족주의적 역사학(엘리트중심)과 서구중심적인 역사관(식민사관)의 한계를 극복해보고자 인도에서 시작된 섭알턴연구(subaltern studies)와 포스터모던 역사학에 대한 관점을 피력한 점이 마음에 든다. 본문에 소개 된 것처럼 ‘섭알턴은 한 사회 내에서 국가에 의해 배제되고 억압된 사람들, 민족이라는 거대 담론에 의해 그 존재가 인식되지 않은 사람들을 지칭하는 용어로써, 여성, 농민, 노동자, 그 외 종교적 사회적 소수집단을 포함한다. 이들은 민족의 요구를 표현할 수 없는 집단으로 간주되고 왔는데, 연구자들의 목표는 그람시가 말한 대로 이들의 ’파편화된 우연의 역사‘를 찾아내어 역사에서 생략된 사람들의 정치를 기록하는 것이다.’

 

아일랜드도 과거의 상처를 딛고 역사를 재조명(식민지근대화론 논쟁) 하고 있다. 19세기 영국사람들이 술독에 빠진 아일랜드인을 ‘하얀 깜둥이’라고 불렀다. 식민지시대 때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취급했던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아일랜드는 어두운 과거를 뒤로 하고, 이제 영국 일인당 국민소득을 앞질렀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20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 내었다. 한국과의 유사점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슬픔을 넘어 새로운 희망을 다시 그리고 있는 아일랜드. 아일랜드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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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영국인들이 가진 아일랜드의 이미지는

’이해하기에는 너무 멀고 무시하기에는 너무 가까운 존재였다.'

 

‘아일랜드의 역사는 격렬했고 동시에 단조로웠다.

그들에게는 산업혁명도 공장법도 노조운동도 전혀없었다.

그것은 결핍의 역사였다.’


‘아일랜드 역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개념은

아마도 민족과 민족주의일 것이다.

좋건 싫건 간에 민족주의는 아일랜드에서 전통을 형성해 왔으며,

이를 무시하는 것은 이를 찬양하는 것 만큼이나 위험한 일이다.’


'하나님이 감자병을 보내셨지만 대 기근의 원인은 영국'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오스카 와일드, 버나드 쇼, 예이츠(왼쪽부터)

 


* 아일랜드는 사뮈엘 베케트, 셰이머스 히니, 예이츠, 버나드 쇼 등 4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와 제임스 조이스, 오스카 와일드 같은 당대 최고의 문인을 배출했다.




 

 

       현대 미술의 거장으로 한 사람으로 꼽히는  아일랜드 출신의 프란시스 베이컨

           왼쪽 작품은 베이컨 作 'dog'(1954), 오른쪽 베이컨사진은 브레송 작품

 

                      

<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들-추천작 >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마이클 콜린스,블러디 선데이

아버지의 이름으로, 베로니카 게린,에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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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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