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뛰어난 이유:至誠無息

 

 

 

 

아무리 사회가 빠르게 변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경쟁력인 시대라 하더라도 성실은 영원히 변치 않는 인간의 덕목이다. 반짝거리는 아이디어가 성실과 만나지 못하면 그저 망상으로 끝날 수밖에 없고, 창의력이 성실과 만나지 못하면 일시적인 성과 밖에 창출할 수 없다. 성실은 시대와 공간을 넘나드는 가장 경쟁력 있는 인간의 덕목 중 하나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서양인이 바라보는 아시아적 가치(Asia’s Value)에서 성()은 가장 중요한 항목 중 하나다. 서양의 동양학자들 사이에서도 동양의 획기적인 산업 발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유교 윤리 중 하나로 바로 이 성실함이 꼽힌다. 부품 하나라도 성실하게 조이고 마무리하는 근로자들의 성실함에서부터, 조직의 리더로서 소명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 기업을 위해 몸 바치는 관리자들의 성실함에 이르기까지 성실(誠實)이야말로 동양 윤리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인식돼 왔다.
 
<중용(中庸)>은 성()에 대해 가장 광범위하게 다룬 고전 중 하나다. <중용>에서 말하는 성()의 개념 중에 ‘지성무식(至誠無息)’이라는 정의가 있다. 최고의 성실함(至誠)은 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귀로만 들으면 ‘지극히 성실한 것은 무식(無識)하다’는 뜻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무식’이란 ‘무식(無識)’이 아니라 ‘무식(無息)’이다. 쉬지() 않고() 정진하는 것이야말로 지고(至高)의 성실이라는 것이다. 상() 중에 가장 위대한 상은 개근상이다. 적어도 우리 시대 어머니들은 그랬다. 하루도 쉬지 않고 학교 가는 것이 우등상보다 더욱 훌륭하다고 생각한 어머니들이었다. 요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단기적인 목표만 성취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어머님들과는 생각의 차이가 크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만으로 세상을 사는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무식(無息)하게 쉬지 않는 성실함으로 무장한 아이디어는 몽상이 아닌 현실이 된다. 기업의 성과는 성실이 있어야 장기적으로 갈 수 있다. 시대 조류에 잠깐 영합해 이룬 성과는 영원할 수 없다. 몇 억 년 전에도 해는 뜨고 졌다. 오늘도 해는 뜨고 내일도 해는 뜬다. 이것이 지성무식(至誠無息)의 정신이다.
 
역사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지성무식(至誠無息)의 정신으로 인생을 산 사람들이다. 쉬지 않고 무식(無息)하게 자기가 가고자 하는 길에 몰입했기에 남들과 차별화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요즘 월드컵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지성 선수 역시 무식하게 쉬지 않고 인생을 살았기에 큰 재목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박 至誠無息의 승리다. 모든 감독들이 박지성을 칭찬하는 것은 그의 성실성이다. 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잔꾀를 부리지 않는 박지성 선수에게 감독들은 푹 빠져버렸다. 한결같고 변함없는, 쉬지 않는 ‘무식함’이야말로 진정 성실함의 극치다. 지금 당장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을지언정 마지막에는 화려한 꽃을 피워낼 것이라는 믿음이 중용에 나오는 지성무식의 철학이다. 오늘도 쉬지 않고 무식하게 뛰고 있는 사람들은 위대한 성실로 무장한 전사들이며 반드시 최고의 자리에 설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란 말이 있다. 성실의 극치는 하늘도 감동시킨다는 이 철학은 우리들 가슴 속에 전해져 내려오는 아주 오래된 진실이다. 최고의 성실을 통한 하늘의 감동, 그것은 바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 대한 감동이다. 지성(至誠), 무식(無息), 감천(感天)은 성실을 설명하는 <중용>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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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하는 자가 결국 이긴다

 

 

 

국가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는 도를 넘어 그 끝을 알 수 없다. ‘전쟁은 확대된 양자 결투’라는 전쟁 철학자 클라우제비츠의 정의만 놓고 보면 어느 편에 서 있건, 살기 위하여 상대방을 쓰러트릴 수밖에 없는 것이 결국 전쟁의 가혹한 현실이다.
 
그래서인가. ‘상대방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말이 상식이 되어버린 사회다. 혹독한 사회적 환경에 암초를 만나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기업이 있으면, 한편에서는 뒷짐을 지고 상대방이 침몰하는 상황을 즐기는 기업도 있기 마련이다. 승리는 한쪽에는 기쁜 일이지만, 다른 한쪽에는 슬픈 일이다. 그래서 동양의 모든 병법서는 이구동성으로 ‘상처 없이 이기는 싸움이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승리’라고 정의하고 있다.
 
<손자병법>은 ‘싸우지 않고 다치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 가장 위대한 승리’라고 정의한다. “백전백승(百戰百勝), 비선지선자야(非善之善者也). 백 번 싸워 백 번 이긴다 한들 진정 최고의 승리라고 할 수 없다. 부전이굴인지병(不戰而屈人之兵), 선지선자야(善之善者也). 싸우지 않고, 다치지 않고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 가장 아름다운 승리다!”상대방과 내가 상처가 나고 찢겨져 있는 승리라면 승리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손자병법>에서는 승리의 네 가지 유형을 정의하면서 가장 위대한 승리를 ‘벌모(伐謀)’라고 했다. 상대방의 싸우려는 의도를 애초부터 꺾어놓아 싸우지 않고 이긴다는 뜻이다. 그보다 하책이 ‘벌교(伐交)’다. 주변의 외교 관계를 끊어놓아 싸우려는 의지를 꺾는 것이다. 다음 하책이 ‘벌병(伐兵)’이다. 적의 병력과 직접적인 전투를 벌이는 것이다. 마지막 하책이 ‘공성(攻城)’이다. 적의 성을 직접 공격하여 대규모 피해자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벌병과 공성은 싸워 이겨도 상처가 너무 많이 남고, 그 승리 또한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손자의 경고다.
 
전쟁과 싸움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마지막 선택이어야 한다.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상대방의 싸움에 응해야지 먼저 공격하거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전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 동양에서 이런 사상을 신중할 신(愼), 싸울 전(戰)을 모아 신전(愼戰) 사상이라고 한다. 신전은 전쟁할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전쟁 그 자체의 비극성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나온 사상이다. 노자는 신전을 적극적으로 주장한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다. 그가 살던 춘추전국 시대는 전쟁과 경쟁이 치열해 사람 목숨이 너무나 가볍게 여겨졌다. 전쟁은 하루아침에 일 년간 고생해서 지어놓은 농토를 황폐화시켰으며, 가족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생사를 모르는 상황이 됐다. 이런 난세에 노자는 전쟁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며,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오로지 방어만을 위해서 수행돼야 한다고 보았다. 노자의 신전 사상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싸움을 먼저 걸지 말라는 것이다. “나는 절대로 전쟁의 주체가 돼서는 안 된다. 오로지 객체가 돼야 한다(吾不敢爲主而爲客). 한 치 앞으로 나서기보다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라(不敢進寸而退尺).” 둘째는 상대방을 가볍게 보지 말라는 것이다. “상대방을 가볍게 보고 싸우려고 달려드는 것보다 더 큰 실수는 없다(莫大於輕敵). 상대방을 가볍게 보고 싸우려고 한다면 나의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輕敵幾喪吾寶).”
 
노자의 이 철학은 공격보다는 방어를 해야 하며, 상대방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감정을 신중하게 다스리라는 생각이 담겨 있다. 싸움에 대한 노자의 결론은 간단하다. “싸움은 슬퍼하는 자가 이길 것이다(哀者勝矣)!”
 
이 구절이야말로 노자 신전(愼戰) 사상의 백미다. 부모와 자식이 싸우다 부모가 지는 이유는 슬프기 때문이다. 자식과 갈등의 결과가 너무 슬프기 때문에 자식에게 져주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부모의 슬픔이 마지막에는 자식의 머리를 숙이게 만든다. 싸움은 눈앞의 잠깐의 승리로 끝나지 않는다. 끝까지 가봐야 그 승부를 알 수 있다. 영웅은 승리를 슬퍼하는 사람이지, 승리에 도취돼 교만한 사람이 아니다. 슬픔을 갖고 싸움에 임하는 자가 결국 이긴다(哀者勝)
 
필자는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교환교수,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를 지냈다. 저서로 <경영전쟁 시대 손자와 만나다> <손자병법으로 돌파한다> 등이 있다.

 

 

 

출처:http://www.dongabiz.com/PersonalCapacity/Self_Control/article_content.php?atno=1303014701&chap_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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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가(兵家)는 상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세상에 고정된 원칙이란 없다. 오직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할 때 생존의 능력이 높아진다’는 인식이 병법의 원칙이다. 특히 불확실한 전장에서는 상황 판단이 더욱 중요하다.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현장 상황에 따른 전술 변화의 5대 원칙은 다음과 같다.
 
CASE 1 高陵勿向
적이 높은 언덕 위에 있다면 적을 향해 공격하지 말라
상대방이 나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는데도 아무런 대책 없이 대들다가는 큰 피해를 입는다. 전쟁은 이기려고 공격하는 게 아니라 이미 만들어놓은 승리를 확인하려고 들어가는 작업이다. 아무런 준비와 명분도 없이 감정으로 사업을 벌이거나 상대방을 대한다면 지혜로운 승리를 할 수 없다. 상대방이 나보다 우위에 있을 때는 충분히 준비한 뒤에 공격해야 한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이런 불리한 상황을 유리한 상황으로 전환시킬 줄도 알아야 한다. 무턱대고 감정만 갖고 덤비면 백전백패다.
 
CASE 2 佯北勿從
패배한 척 도망가는 군대를 쫓지 말라
양(佯)은 거짓으로 꾸미는 것이다. 배(北)는 패배다. 따라서 ‘양배(佯北)’는 패배한 척하고 달아나는 군대를 말한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머리를 숙이고 복종을 한다면 나의 허점을 노리는 전술일 수 있다. 내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적을 유인하고 싸워라. 주도권은 결국 싸움의 룰을 정하는 사람에게로 넘어가기 마련이다. 패배하는 적을 따라 상대방이 원하는 장소로 끌려가면 상대방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게 된다. 이때 감정을 최대한 억제해 상대방에게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가 당신을 원하는 곳으로 유인하기 위해 다양한 미끼를 준비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CASE 3 銳卒勿攻
정예 부대는 공격하지 말라
‘예졸(銳卒)’은 사기가 충천한 정예 부대다. 깃발이 정정(正正)하게 휘날리고 전열이 당당(堂堂)한 부대와는 무리하게 붙어 싸워서는 안 된다. 무리하게 상대하면 다시 일어설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럴 때는 시간을 벌고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부족한 힘이 다시 충전되고 상황이 유리해졌을 때를 기다려야 한다.
 
CASE 4 歸師勿遏
고향으로 귀환하는 부대는 막지 말라
‘귀사(歸師)’는 집으로 돌아가는 군대다. 이러한 군대를 막으면 적은 죽기 살기로 싸운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부대는 평소와 다른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오랜 전쟁에 지쳐 전군의 목표가 오직 집으로 돌아가는 데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사표 쓰고 나가는 직원은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조직을 나가는 사람은 자극을 받으면 감정을 폭발시킨다. 조직의 파멸은 외부에서만 오지 않는다. 내부에서 떨어져나간 사람에게서도 시작된다. 헤어질 때는 모든 갈등과 구원(舊怨)을 풀어야 한다. 그래야 다시 만날 때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CASE 5 圍師必闕
포위된 군대는 반드시 길을 터줘라
‘위사(圍師)’는 포위된 군대다. ‘궐(闕)’은 길을 터주는 것이다. 퇴로가 완전히 막힌 적은 죽기 살기로 대든다. 이미 패배한 군대라도 길 하나는 터줘야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 후퇴하는 길을 하나 열어줌으로써 상대방의 반격 의지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상대방이 가진 10개 모두를 가지려 해서는 안 된다. 몇 개는 남겨주는 지혜가 현명한 승리로 이어진다. 세상에 완벽한 승리란 없다. 내가 10개 모두 가지려 하면 반드시 후회가 따를 것이다.
 
인생은 전쟁터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전투와도 같다. 아침저녁으로 변하는 급박한 상황과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이 전투에서 승리하는 병법은 현명하게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다가온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대안을 마련하라. 지혜로운 자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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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맹자를 말하다

 

 

 

올해 7월 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중국과 미국의 전략경제대화는 화려한 중국 고전 명구로 장식됐다. 중국 고전을 인용한 사람들이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중국 측 지도자가 아니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장관들이었다는 점에서 특히 이목을 끌었다.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때 미국이 중국을 보는 시선은 공산당 1당 독재, 인권 탄압, 불법 복제 등에 머물렀다. 이제는 확실히 달라졌다. 미국과 함께 나아갈 동반자 관계임을 인정했다.
 
‘산에 난 조그만 오솔길도 갑자기 사람이 모여 이용하기 시작하면 큰길로 변한다(山徑之蹊間 介然用之而成路). 그러나 잠시라도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으면 다시 풀로 가득 덮여 없어지고 만다(爲間不用則茅塞之矣).’
 
오바마 대통령은 <맹자(孟子)>의 ‘진심(盡心)’ 하편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사람도 자주 만나야 정이 드는 법이다. 왕래가 드물면 관계가 소원해질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 역시 자주 왕래하고 상호 소통의 큰길을 만들자는 뜻으로 <맹자>를 통해 중국 대표단에 자신의 뜻을 전달한 것이다.
 
의미심장한 대목은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하지 않은 <맹자> 원문의 마지막 한 구절이다. 이는 ‘그런데 지금 그대의 마음은 풀로 뒤덮여 무성하구나(今茅塞子之心矣)!’라는 구절이다. 해석하기에 따라 중국이 기분 나빠 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맹자가 이 말을 한 것은 자신의 제자 고자(高子)를 꾸짖기 위해서였다. 듣기에 따라서는 ‘나는 자주 왕래를 하여 길을 만들려고 하는데, 그대 마음은 풀로 뒤덮여 나와 왕래할 적극적인 의사가 없다!’로 해석할 수도 있다.
 
상대방에게 익숙한 고전을 인용해 내 생각과 의도를 우회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은 상대 문화에 대한 존중의 뜻을 전하는 외교적 수사법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사람의 마음이 하나가 되면 태산도 옮길 수 있다(人心齊 泰山移)’는 구어체 표현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티머시 가이스너 재무장관은 중국어로 <손자병법>의 한 구절인 ‘풍우동주(風雨同舟)’를 인용해 중국 지도자를 감동시켰다. ‘비바람이 불어도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면 무사히 건널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 고전의 향연으로 끝난 중·미 전략경제대화는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지도자조차도 중국 고전 몇 구절쯤은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도 예외는 아니리라.
 
한편으로 중·미 전략경제대화는 급변하는 세상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미국 월가의 투자은행이 문을 닫고, 잘나가던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파산 선고를 받았다. 이제는 미국이 혼자서 세계를 끌고 가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최대 채권국이자 미국 제품을 만드는 공장이며, 미국은 중국의 최대 소비 시장이다. 두 나라는 이제 함께 갈 수밖에 없다.
 
중국 인민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저우언라이(周恩來)는 미국과의 외교에서 ‘구동존이(求同存異)’를 외쳤다. 서로 같은 것을 추구하되, 서로 다른 의견은 담아놓았다가 나중에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동반자로서 중국과 미국의 상호 협력 철학을 설파한 외교 원칙이 현실이 되고 있다.
 
동양과 서양의 경계는 더 이상 무의미하다. 서양은 물질이고, 동양은 정신이라는 근대 오리엔탈리즘의 이분법은 더는 유효하지 않아 보인다. 우리는 과학과 철학, 예술과 경제가 만나고 동양과 서양, 좌익과 우익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만남의 시대에 어느 하나만 옳다고 고집하다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조직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출처:동아비지니스리뷰D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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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사나우면 손님 끊긴다

 

 

 

유능한 인재를 불러 모으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조직의 리더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다. 능력이 있는 인재가 그 조직에 얼마나 오려고 하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더가 인재를 엄청나게 아끼는데도 인재가 선뜻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한비자(韓非子)는 그 이유를 맹구지환(猛狗之患)의 고사로 설명하고 있다.
 
“송나라 사람 중에 술을 만들어 파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술도 넉넉히 주고 오는 손님에게 정말 친절히 대하는데도, 언제부터인가 손님이 점점 줄었다. 급기야 술이 팔리지 않아 문을 닫게 됐다. 술집 주인은 그 동네에서 가장 지혜로운 어른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그는 술집을 세세히 관찰하고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보니 너희 집 개가 사나워 그런 것이다. 손님이 오면 사나운 개가 그토록 짖어대고, 심지어 어린아이가 부모의 심부름으로 술을 사러 오면 개가 물어뜯으며 위협하니, 어느 누구도 너의 집에 술을 사러 가지 않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아무리 술이 맛있어도 사나운 개가 있는 한 손님이 안 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니라.’”
 
한비자는 이 이야기를 꺼내면서 나라에도 사나운 개가 있다고 했다. 훌륭한 인재가 좋은 능력을 갖고 찾아왔는데도 주변의 측근 대신들이 사나운 개가 되어 이리저리 그 사람을 헐뜯으며 참소한다면, 결국 인재들은 모두 떠나고 진정한 인재가 찾아오지 않게 될 것이란 뜻이다. 이 이야기를 꺼낸 한비자의 본의는 간단하다. 아무리 인재를 아끼는 군주가 있더라도, 인재가 오는 것을 막고 오로지 헐뜯기만 하는 사나운 개와 같은 신하로 주변이 가득 차 있다면 어떤 인재도 그 조직에서 배겨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순자(荀子)도 비슷한 말을 했다.
 
“질투하는 친구가 있는 선비 주변에는 좋은 친구가 모여들지 않는다(士有妬友則賢交不親). 군주에게도 질투하는 신하가 있으면 그 주변에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들지 않을 것이다(君有妬臣則 賢人不至).”
 
여기서 질투 많은 벗인 ‘투우(妬友)’와 질투 많은 신하를 뜻하는 ‘투신(妬臣)’은 한비자가 말한 사나운 개, 맹구(猛狗)와 같다. 그저 자신의 자리나 보존하려고 으르렁거리는 사나운 개가 있는 곳에 능력 있는 대붕(大鵬)이 날아들 리 없다. 구만리 창천을 날 수 있는 대붕은 사나운 개의 짖는 소리가 듣기 싫어 쓴웃음을 지으며 다른 먼 하늘로 떠난다.
 
순자와 동시대를 살았던 맹자(孟子)도 군주의 주변에 어떤 신하들이 있는가를 중요하게 여기며, 이를 외국어 배우는 일에 비유하고 있다. 초(楚)나라 사람이 자식에게 제(齊)나라 말을 배우게 하려면 제나라 수도 중심에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제나라 말을 아무리 잘 가르치는 선생을 둬도 초나라에서 배운다면, 수업이 끝나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초나라 말을 할 것이니 결국 제나라 말에 능통할 수 없다는 논리다. 맹자의 이 이야기도 주변에 어떤 신하들이 포진해 있는가에 따라 주군의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고, 나라의 운명이 바뀐다는 뜻을 담고 있다.
 
주변에 누구를 두는가는 너무나 중요하다. 측근 한 사람이 사나운 개가 되어 찾아오는 인재를 물어뜯고, 리더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면 조직에 그보다 더 큰 불행은 없기 때문이다. 한 번쯤은 가까이에 있는 주변 사람들을 심각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교환교수,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를 지냈다. 저서로 <경영전쟁 시대 손자와 만나다> <손자병법으로 돌파한다> 등이 있다.

 

 

 

 

 

 

출처 : 동아비지니스리뷰 D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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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를 구하라

 

 

 

인재를 얻는 일은 리더에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좋은 인재는 조직의 미래이며 경쟁력이라는 것은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당연한 이치다. 특히 동양의 정치가는 인재를 구하는 것을 조직의 가장 중요한 업무로 삼았다.
 
한() 고조(高祖) 유방(劉邦)은 대장군 한신(韓信), 작전통 장량(張良), 군수통 소하(蕭何)를 얻어 자신보다 몇 배 강력한 초나라 항우(項羽)를 이기고 천하를 거머쥐었다. 유비(劉備)는 관우(關羽)와 장비(張飛), 제갈공명(諸葛孔明) 같은 인재를 활용해 천하의 3분의 1을 얻었다. 진시황(秦始皇)은 이사(李斯)라는 초()나라 출신의 인재를 영입해 천하를 얻었다. 이들은 훌륭한 인재를 발탁해 천하를 도모한 리더들이다.
 
공자(孔子)가 가장 이상적인 정치가로 꼽은 주공(周公)은 무왕(武王)을 도와 주()나라의 천하 통일에 가장 큰 공헌을 했다. 그의 성()은 희()요, 이름은 ‘아침’이란 뜻의 단()이다. 기원전 11세기경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500여 년이 흐른 뒤 공자의 평가로 더욱 명성이 높아졌다. 공자는 주공이 천하 통일의 대업을 이룬 1세대로서 스스로 왕이 될 수도 있었지만, 조카인 어린 성왕(成王)을 도와 끝까지 자신의 본분과 자리를 지켰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실세였지만 욕심을 자제하고 명분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공은 인재 발탁의 전문가였다. 그는 청렴(淸廉), 신중(愼重), 근면(勤勉)을 바람직한 공직자의 윤리로 꼽고 이러한 소양을 갖춘 인재를 구했다. 주나라의 천하 통일도 능력을 갖추고 때를 기다리던 인재 강태공(姜太公)과 그를 알아보고 대우할 줄 알았던 주공의 만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그의 인재 욕심은 남달랐다. 수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좋은 관계를 가졌다고 한다. 어떤 때는 하루에 70여 명의 사람을 만나고 접대한 일도 있었다. 주공은 주군(主君)을 대신해 끊임없이 사람을 만나고, 그들 중 능력 있는 사람을 조직으로 끌어들였다.
 
주공은 아들 백금(伯禽)에게 인재를 우대하고 교만하지 말라는 뜻으로 ‘일목삼착(一沐三捉)’과 ‘일반삼토(一飯三吐)’를 당부했다.
 
목()은 ‘머리를 감다’, 착()은 ‘잡다’는 뜻이다. ‘일목삼착’은 주공이 머리를 감던 중 인재가 찾아오면 감던 머리를 세 번이나 움켜쥐고 머리에 물을 묻힌 채로 나가 반갑게 맞았다는 일화에서 나왔다. 당시 사람들은 머리가 길었을 테니 감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나와 사람을 만나는 일은 참으로 불편했을 터다. 그런데도 반갑게 손님을 맞았다는 것은 그의 인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대단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반삼토’의 ‘일반(一飯)’은 한 끼 밥을 먹는 시간을 말한다. ‘삼토(三吐)’는 세 번 뱉는다는 뜻이다. 주공은 한 끼를 먹는 짧은 시간에도 인재가 찾아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먹던 음식도 세 번이나 뱉고 나가 만났다고 한다.
 
인재를 얻으려면 기다리지 말고 직접 찾아 나서야 한다. 가만히 앉아 얻을 수 있는 인재라면 그렇게 훌륭한 재목은 아닐 것이다. 머리를 감다가도 세 번씩이나 감던 머리를 움켜잡고 인재를 만나러 나갔던 ‘일목삼착’의 정신이나, 밥 한 끼 먹을 때라도 세 번이나 먹던 것을 뱉고 나가 만날 수 있는 ‘일반삼토’의 정신이야말로 인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위대한 리더의 모습이다. 거만하게 앉아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인재가 모여들지 않는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출처 : 동아비지니스리뷰 DBR

http://www.dongabiz.com/PersonalCapacity/Leadership/article_content.php?atno=1306013401&chap_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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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의 날, 배를 버리고 솥을 부숴라!

 

 

 

 

 

회사의 운명이 결정되고, 개인의 미래까지 걸려 있는 결전의 날이 내일이다. 지금은 그 전날 밤이다. 당신이라면 오늘 밤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손자(孫子)는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정신 자세에 대해 <손자병법>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물러날 곳이 없다는 절박감
첫째, “모든 병력을 집결시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곳으로 몰아넣어 다른 선택이 없게 하라(聚三軍之衆, 投之於險).” 이는 험(險)하고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곳에 던져지면(投), 병사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돌격한다는 말이다.
 
손자는 이를 ‘배(舟)를 불태우고(焚), 솥(釜)을 깨뜨린다(破)’는 뜻의 ‘분주파부(焚舟破釜)’ 효과라고 했다. 전투에서 지면 타고 돌아갈 배도 없고 더 이상 밥해 먹을 솥도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는 병사들이 오로지 승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게 된다는 말이다.
 
한(漢) 고조 유방과 천하를 두고 다투던 초(楚)나라 항우는 이 전술을 자주 사용했다. 그는 결전의 날 전장에 도착하면 병사들이 보는 가운데 배를 가라앉혀 위기감이 들게 하고, 솥을 깨뜨려 더 이상 물러날 여지가 없음을 보여줬다. 따라서 병사들과 장수들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정신 자세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전쟁에서 져도 도망갈 때 탈 배가 있고, 살아남는 데 필요한 식량이 있다고 생각하는 조직에서는 전력투구할 힘이 나올 수 없다.
 
손자는 이와 비슷한 전술로 ‘등고거제(登高去梯)’를 말했다. 전투 날짜가 결정되면 사람을 ‘높은 곳(高)에 올려놓고(登) 사다리(梯)를 치우듯(去)’ 해야 한다. 그래야 병사들이 절박함 속으로 자신을 던져 ‘이번 전쟁에 지면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불굴의 정신력을 갖추게 된다. 일명 ‘배수진(背水陣)’이라고도 불리는 이런 전술들은 정말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주로 사용된다.
 
조직원들의 인화(人和)와 일체감
둘째,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사는 일심동체의 분위기를 만들라(上下同欲者勝).” 전쟁이든 경영이든, 장수나 경영자 혼자서 모든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전 구성원이 하나가 돼 목표를 공유할 때 나오는 힘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손자는 이런 군대를 ‘오월동주(吳越同舟)’와 상산(常山)에 사는 ‘솔연(率然)’이라는 뱀 이야기에 빗대어 설명했다. “군대를 잘 운용하는 장군은 부대를 마치 솔연처럼 만든다. 솔연은 상산에 사는 영원히 죽지 않는 뱀이다. 누군가 뱀의 머리를 때리면 꼬리가 달려들고, 꼬리를 때리면 머리가 달려들며, 몸통을 때리면 머리와 꼬리가 동시에 달려든다. 그래서 솔연은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不死)의 뱀이 될 수 있었다. 오(吳)나라 사람과 월(越)나라 사람은 서로 원수지간이다. 그러나 같은 배를 태워 강을 건너게 하면, 그들은 더 이상 원수가 아니라 같은 목표를 향해 진격하는 솔연처럼 될 것이다.”
 
노사(勞使)가 하나가 되고 가족이 돼 꿈을 공유하는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 가족 구성원이 똘똘 뭉쳐 있는 가정은 아무리 모진 풍파가 몰려와도 무너지지 않는다. 이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은 기상 조건인 ‘천시(天時)’도, 지형적 이점인 ‘지리(地利)’도 아니다. 결국 ‘인화(人和)’가 깨져 그렇게 된다”는 맹자의 주장과 그 맥을 같이한다. 조직원의 일체감은 결전의 날에 반드시 갖춰야 할 요소다.
 
난세에 조직이 살아남는 조건
<손자병법>에서는 이렇게 결전의 날에 필요한 2가지를 ‘절박함’과 ‘일체감’이라고 하면서 그것이 조직에 미치는 결과를 4가지로 설명했다. 첫째는 불수이계(不修而戒)다. 지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경계하는 조직이 된다는 말이다. 둘째는 불구이득(不求而得)이다. 위에서 요구하지 않아도 직무를 다하는 조직이 된다는 뜻이다. 셋째는 불약이친(不約而親)이다. 억지로 묶지 않아도 상호간에 친한 조직을 말한다. 넷째는 불령이신(不令而信)이다. 이런 조직에서는 장수가 명령하지 않아도 병사들이 스스로 군율을 지킨다.
 
오늘날 이 시대가 원하는 조직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다. 난세에 조직이 살아남는 조건으로 반드시 자금과 기술, 인력만 있는 건 아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절박감과, 조직 구성원들의 일체감에 기초한 자발적인 생존에 대한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필자는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교환교수,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를 지냈다. 저서로 <경영전쟁 시대 손자와 만나다> <손자병법으로 돌파한다> 등이 있다.

 

 

출처:동아비지니스리뷰 DBR

http://www.dongabiz.com/PersonalCapacity/Leadership/article_content.php?atno=1306012901&chap_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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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아는 사람은 말이 없다…

 

 

만나면 부담스러운 사람이 있다. 말 한마디 하더라도 습관적으로 가르치려 하거나, 훈계조로 말하는 사람이다. 아무리 배운 것과 아는 것이 많고 지위가 높다 하더라도 거리를 두게 된다. 하는 말이 구구절절 옳다고 해도 거부감이 들기는 마찬가지다.

 
사소한 일에 너무 자기주장을 강하게 내세우는 사람도 부담스럽다. 그렇게 강하게 주장하지 않아도 될 일을, 마치 무슨 중대한 논란거리라도 되는 것처럼 이성까지 잃어가며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직선적이고 저돌적으로 말하는 것이 용납되는 요즘의 세태라고 해도, 그 사람의 성품마저 의심하게 만든다.
 
자신을 낮춰 눈높이를 맞춰야
노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자신의 날카로운 빛을 감추고 온화한 분위기로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춰 자세를 낮추라”고 제안한다. 일명 ‘화광동진(和光同塵)’의 철학이다.
 
여기서 화(和)는 ‘온화하게 조절하라’는 뜻이다. 광(光)은 자신이 갖고 있는 ‘광채’와 ‘재능’을 말한다. 진(塵)은 ‘티끌’이라는 뜻으로 ‘속세’를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화광동진’은 상대방을 정확히 분석하고 내가 갖고 있는 빛과 재능을 잘 조절해 상대방의 눈높이에 나를 맞춘다는 눈높이 철학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빛이 아무리 밝고 화려하더라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다가갈 때 오히려 내 빛이 더욱 빛날 수 있다”는 노자의 역발상 철학이다.
 
조직의 리더가 회의 시간에 자신의 생각과 주장만 일방적으로 말하고, 참가한 사람에게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러면 리더의 주장이 아무리 옳다 하더라도 그 생각이 물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자연스럽게 내 의도에 맞게 접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맞추는 것도 화광동진 철학의 한 방편이다.
 
일보(一步) 뒤로 물러나보면…
노자는 <도덕경>에서 리더의 화광동진 철학을 이렇게 설명한다. “진정 아는 사람은 말이 없다(知者不言). 말이 많은 자는 정말 아는 자가 아니다(言者不知). 당신의 입을 닫아라(塞其兌). 당신의 그 머릿속의 의도를 닫아라(閉其門). 당신의 그 날카로움을 버려야 한다(挫其銳). 당신의 그 현란한 말을 쉽게 풀어야 한다(解其紛). 당신의 그 빛나는 광채를 줄여라(和其光). 그리고 당신 앞에 있는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춰라(同其塵). 이런 사람이 진정 ‘현동(玄同)’의 철학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是謂玄同).” ‘현동’은 리더가 자신의 주장과 광채를 줄여 상대방이 스스로 동화되게 만드는 철학이다.
 
화광동진은 불교에서 부처가 해탈한 자신의 본색을 감추고 속세의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쉽게 불법을 설파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자신의 빛을 감추고 그저 속세에 동화돼 한세상 살라는 의미로 난세에 지식인들이 사는 철학이 되기도 했다. 청나라의 정판교(鄭板橋)라는 지식인은 ‘난득호도(難得糊塗)’를 삶의 철학으로 삼았다. 난득호도는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이며 살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그는 자신의 시에 이렇게 읊었다.
 
“총명해 보이는 것도 어렵지만(聰明難),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어렵다(糊塗難). 그러나 총명한데 바보처럼 보이기는 더욱 어렵다(由聰明而轉入糊塗更難). 내 고집을 내려놓고 일보 뒤로 물러나면(放一着退一步), 하는 일마다 마음이 편할 것이다(當下心安). 그러면 의도하지 않아도 나중에 복이 올 것이다(非圖後來福報也).”
 
세상에는 총명하고 혜안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 총명을 조절해 세속의 눈높이에 맞추고 사는 ‘화광동진’의 철학을 가진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필자는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교환교수,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를 지냈다. 저서로 <경영전쟁 시대 손자와 만나다> <손자병법으로 돌파한다> 등이 있다.

 

 

 

출처:동아비지니스리뷰D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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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업(善業)과 악업(惡業)

 

 

 

기업의 목표는 잘 팔리는 물건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만들어 이윤을 획득하는 것이다. 많은 기업가들은 시대와 고객이 요구하는 각종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그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 그러나 어떤 ‘업(業)’을 선택하고 무엇을 팔 것인가에 대해서는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한다.
 
인간은 착한 본성을 가진 존재
<맹자(孟子)>에 “업(業)을 선택하는 데 고려해야 할 원칙이 있다”는 대목이 있다. 여기에는 화살을 만드는 시인(矢人)과 방패를 만드는 함인(函人)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요점은 기술과 직업을 선택하려면 사람을 죽이는 방법을 찾는 시인(矢人)보다는 사람을 보호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함인(函人)의 업(業)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맹자는 그러나 “화살 만드는 사람이 방패 만드는 사람보다 어질지 못하다는 근거는 없다(矢人豈不仁於函人哉)”라고 말하면서,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하늘로부터 위대한 성선(性善)의 품성을 받았기 때문이다”라고 근거를 들고 있다.
 
그 착한 본성이 바로 인의예지(仁義禮智)다.
 
어린아이가 물에 빠지는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손을 내밀어 어린아이를 건져 내려는 것은 인간에게 남의 불행을 차마 두고 보지 못하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있어서다. 이것이 인간에게 인(仁)이 있다는 증거다.
 
인간은 옳은 것을 보고 행동하지 못하면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이 있다. 이는 인간에게 의(義)의 본성이 있다는 근거다.
 
인간은 동물과 달라 남에게 나의 것을 양보하는 사양지심(辭讓之心)이 있다. 이것은 인간에게 예(禮)가 있다는 증거다.
 
인간은 옳고 그른 시비(是非)를 가릴 줄 아는 시비지심(是非之心)이 있다. 이런 인간의 본성이 바로 지(智)다.
 
업(業)으로 인해 선한 본성 무너져
문제는 이런 인간의 착한 본성이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 파괴되는 데 있다. 특히 업(業)의 선택은 본성이 무너지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화살을 만드는 사람은 오직 이 화살이 사람을 다치게 하지 못할까 염려하며 화살을 만든다(矢人 惟恐不傷人). 반면 방패 만드는 사람은 오직 이 방패가 사람을 다치게 할까 근심하며 방패를 만든다(函人 惟恐傷人). 병을 고치는 사람과 관(棺)을 만드는 사람의 경우도 그러하다(巫匠亦然). 그래서 사람은 업(業)을 선택함에 있어 삼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故術不可不愼也).” 이는 착한 본성을 잘 보존하기 위해 이왕이면 선한 직업을 선택하라는 이야기다.
 
나아가 맹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질지 못하고 지혜롭지 못하고 예의가 없고 의가 없으면 타인의 부림을 받게 된다(不仁 不智 無禮 無義 人役也). 타인의 부림을 받으면서 그 부림 받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면(人役而恥爲役), 화살을 만들면서 화살 만드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과 같다(矢人而恥爲矢也). 만약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부끄럽다고 생각하면 바로 인(仁)을 행하라(如恥之 莫如爲仁)!”
 
단지 밥을 먹기 위해 옳지 않은 일을 하면 안 된다. 타인의 명령에 따라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는 것은 하늘을 닮은 위대한 인간임을 포기하는 일이다.
 
생존을 위해 무엇이든 용납되는 시대
참으로 어려운 시대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이든 용납이 되는 시대다. 옳지 못한 방법으로 생존을 추구하고, 남을 해치는 것으로 이익을 보는 것마저 미화된다. 이런 암울한 시대에 맹자의 이야기는 너무 본질과 멀어져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의 착한 본성이 후천적 환경에 의해 훼손될 수 있다는 맹자의 주장을 들으며,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맹자는 논의를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인(仁)을 행하는 것은 활 쏘는 일과 같다. 활을 쏘는 사람은 자신을 먼저 바르게 한 후에 쏘는 것이다. 활을 쏘아 과녁에 적중하지 않더라도 자신을 이긴 자를 원망해서는 안 된다. 오로지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仁者如射, 射者 正己而後發, 發而不中, 不怨勝己者, 反求諸己而已矣).”
 
필자는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교환교수,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를 지냈다. 저서로 <경영전쟁 시대 손자와 만나다> <손자병법으로 돌파한다> 등이 있다.

 

 

출처: 동아비지니스리뷰DBR

http://www.dongabiz.com/PersonalCapacity/Leadership/article_content.php?atno=1306012301&chap_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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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감화시키는 효(孝)의 미덕

 

 

‘수기(修己)’를 통한 ‘치인(治人)’과 ‘안인(安人)’은 동양 리더의 경영 방식이다. 나를 수양하고 경영해 타인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역대 동양 사회에서 모든 리더들이 꿈꾸는 경영 방식이자 목표였다. <대학(大學)>에서는 수신(修身)과 평천하(平天下)가 일원적으로 연계돼 있고, <논어(論語)>에서는 역시 가정의 효제(孝悌)와 사회의 충신(忠信)을 불가분의 관계로 보고 있다.
 
일명 근본(本)이 바로 서야(立) 리더의 지도력(道)이 생겨난다(生)는 ‘본립도생(本立道生)’의 원리가 동양의 리더십 전반에 흐르는 기조다. 특히 동양 사회에서 중요시했던 ‘수기의 근본’은 부모에 대한 효(孝)의 실천이다. 효는 개인의 윤리를 넘어 사회가 사람을 평가하는 가장 큰 기준이며 발탁, 승진, 이동 등 인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때문에 부모를 위해 자식이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거나 추운 겨울날 얼음 속의 잉어를 구해드린다는 신화와 전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이런 엽기적인 행동들은 효를 너무 이데올로기화하고 신화화시킨 결과다. <논어>에서는 효를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 효는 ‘공경함’이다. 어느 날 공자의 제자인 자유(子遊)가 효도에 대해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요즘 사람들이 그저 부모님께 물질적인 봉양만 잘하면 효도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물질적인 봉양은 자신이 아끼는 개나 말에게도 할 수 있다. 진정으로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 없이 물질적 봉양만 한다면, 개나 말에게 잘 먹이고 잘해주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今之孝者, 是謂能養. 至於犬馬, 皆能有養, 不敬, 何以別乎).” 공경함이 없이 부모에게 물질적으로만 잘해주는 것은 자신이 아끼는 애완견에게 잘해주는 것과 다름없다는 아주 날카로운 지적이다. 어버이날 효도 관광 시켜주고, 다달이 통장에 용돈을 자동이체 하는 것만으로 효도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효도를 마음이 아닌 의무로 하는 사람들의 방식이다.
 
둘째, 효는 ‘건강’이다. 공자가 살던 노(魯)나라의 힘 있는 대부(大夫)의 아들이었던 맹무백(孟武伯)이라는 사람이 공자에게로 와서 효도에 대해 물었다. 공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부모는 자식이 아픈 것을 가장 근심으로 생각하는 분들이다. 그러니 당신 같은 경우는 안 아픈 것이 효도하는 일이다(父母唯其疾之憂).” 부모는 자식이 건강하게 아무 사고 없이 사는 것을 보기만 해도 행복해 하는 분들이다.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 관리 잘하는 것도 얼마든지 효도가 될 수 있다.
 
셋째, 효는 ‘표정 관리’다. 자하(子夏)라는 공자의 제자가 효에 대해 물었을 때 공자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부모님 앞에서 얼굴빛을 잘 관리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부모님 고생을 대신하고, 술과 음식이 있으면 어른 먼저 드시라고 하는 것만이 효도라고 생각하느냐(色難, 有事, 弟子服其勞, 有酒食, 先生饌, 曾是以爲孝乎)?” 아마 자하는 부모에게 늘 찡그린 얼굴만 보여주는 사람이었나 보다. 회사 일이 좀 안 된다고 부모 앞에서 얼굴 표정 찡그리거나 한숨 쉬는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이 어떻겠는가? 부모 앞에서는 어떤 순간이라도 얼굴을 편안하게 갖는 것, 정말 쉽지 않은 효도다.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효도에 관한 생각을 들어보면, 효란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의 다양한 측면에서 고찰돼야 하며,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효도의 내용이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효도의 원칙은 바로 부모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경영자가 효도를 하는 것은 가정 경영을 넘어 조직 운영에도 영향을 준다. 부모를 섬기는 리더로서의 미덕은 조직을 감화시키고, 나아가 모든 조직 구성원들의 효도와 공경을 진작시킬 수 있다. 부모와의 화해, 가정의 평화는 바로 직장의 화해와 조직의 발전에 가장 큰 초석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교환교수,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를 지냈다. 저서로 <경영전쟁 시대 손자와 만나다> <손자병법으로 돌파한다> 등이 있다. taoy2k@empal.com

 

 

 

출처 : 동아비지니스리뷰DBR

http://www.dongabiz.com/PersonalCapacity/Self_Control/article_content.php?atno=1303009201&chap_no=1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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