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시인 '제페토 효과'를 기대하며
미디어 속 교육이야기 2011. 3. 29. 18:18인터넷 게시판과 언론기사에 '제페토'란 아이디로 댓글을 남기고 있는 댓글시인은 과연 누구일까요? 제페토가 남긴 시에 가까운, 아니 시가 된 댓글을 찾아 읽어봅니다.
새벽 뜬 눈으로 지새우게 하는
관절염이 아니라
어쩌면,
미처 늙지 못한 마음이리라 11.03.26
고향 떠나온지 반백년
시멘트 독에 절단된 발가락
휘청이는 몸으로
사랑도 힘에 부치어
자식 하나 남김 없음이 서러운데
본전 생각에 박제라니
하지 말아라
그만하면 됐다
아프게 가죽 벗겨
목마르게 말리지 말아라
먼지 앉고 곰팡이 필
구경거리로 세워놓고
애도니, 넋이니
그거 말장난이다
사라 바트만처럼
사무치게 그리웠을
아프리카
흙으로
11.02.22
생명
팔리지 말아라
등록금으로
대출 이자로
보일러 기름으로
아주머니 수술비로
눈 녹고
오일장 열리거든
워낭 하나
소리 하나
기맥힌 놈 목에 달고
오래 살자
살아 보자
11.02.17
아빠 힘 네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그만 해라
그리 안해도 단내 나도록 뛰었고 충분히 고달프다
목숨은 수시로 위태롭고 파산 해버린 건강은 회복될지 미지수다
조금 더 힘 내라는 격려가
무리한 가족 사랑이
아빠를 사지로 내모는건 아닌지 고민 해야 한다
이 땅의 아빠들이여
당신이 스러지면 울어야 할 사람이 너무 많다
내 건강 내 목숨, 세상에 온 목적은
희생이 아니다
착취가 아니다
비극이 아니다
다시 이 세상에 올 수 있는 기회 있을까
껍질 빼앗긴 거북이 심정으로
부들부들 두려운 마음 떨며
아끼고 조심하고 살피라
* 제페토 댓글 읽어보기>> 클릭
해당 기사 내용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시로 표현해낸 제페토. 댓글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국을 대표하는 언론, 가디언은 댓글도 기사가 될 수 있다는 구호를 걸고 인터넷 공간에 실험을 하고 있지요. 가디언 인터넷판 '코멘트 이즈 프리'입니다. 전 세계 615명의 논객들이 글을 쓰고 있지요. 신문사에서 원고청탁을 하는 것보다,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댓글을 읽어보면 아주 수준 높은 글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요. 하루에 댓글을 무한대로 쓸 수 없고, 횟수와 시간을 제한 시켜 댓글의 정예화, 댓글도 언론 의 허부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댓글 시인 제페토의 글을 읽으면서 한국 인터넷 공간에도 '제페토 효과'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습니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듯, 좋은 글 하나, 문장 하나가 사람에게 희망을 줄수 있으니까요. 교육적인 측면에서도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 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데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시인은 아니더라도 시를 읽고 시를 쓰는 감성의 시대가 열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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