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공부하고 싶어 할까?

 자녀와의 좋은 관계를 위하여 대화법을 열심히 배우는 학부모를 비롯하여 자녀의 적성과 흥미를 알고 그에 맞는 진로지도를 하고자 노력하는 학부모와 자녀의 타고난 성향대로 잘 지켜보고 기다려주던 학부모조차도 자녀의 성적 앞에서는 흔들리게 된다. 많은 부모들의 최대 관심사인 학습, 어떻게 지도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싶어 할지 알아보자.

 

1) 학습동기의 이해

 

우리 말 속담에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지만, 억지로 물을 먹게 할 수는 없다.”는 말이 있다. 스스로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을 때 부모 혹은 스승이 해 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말할 때 흔히 인용되는 속담이다. 초등학교 때 공부를 잘 하던 아이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를 못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여러 원인들이 있을 수 있으나 그 중에서 가장 많은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동기의 결여이다. 동기란 사람의 행동을 조작하고 활기 있게 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힘이 무엇인가를 움직이게 하는 것처럼 동기는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학습 동기를 가진다는 것은 스스로 학습에 대한 의욕을 가지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노력을 한다는 의미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내려가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어떤 이유에서건 학습 동기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다. 어렸을 때에는 부모의 지시에 따라서 억지로라도 학습을 하면, 학습 내용이 비교적 쉽고 그 양 또한 많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할 양이 많아지고 그 내용도 어려워져서 스스로 공부할 마음이 없는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는 실제로 불가능해진다. 또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서 부모의 통제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원치 않는 공부를 부모가 억지로 시킬 수 없게 된다. 이러한 까닭에서 학습 동기가 없는 아이가 지속적으로 공부를 잘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2) 학습동기의 종류

 

(1) 외적 동기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아이의 학습 동기에 영향을 주는 것일까? 학습과 관련된 바람직한 행동을 하게 하기 위하여 부모들은 몇몇 방법을 선택한다. 예를 들면, 책을 많이 읽도록 하게 하기 위하여 스티커를 활용한다거나, 시험을 앞두고 있는 자녀에게 이번 시험에 몇 점 이상을 받으면 자녀가 원하는 무엇인가를 제공한다는 약속을 한다. 물질적인 보상에 조금 의문을 가지는 부모라면 이와는 달리 자녀가 바람직한 행동을 한 경우에 칭찬을 함으로써 자녀의 바람직한 행동이 더욱 강화되고 지속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대로 자녀들이 해야 할 과제를 제대로 하지 않을 때에는 꾸중을 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자녀의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주어지는 영향들이기에 외적 동기라고 할 수 있다.

 

외적 동기, 즉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주어지는 어떤 조건이나 영향으로 인하여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 외적 동기는 과연 자녀의 학습 동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일까? 자녀의 학습 습관을 형성하기 위하여 꾸중을 하거나 혹은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자녀를 심하게 혼을 내는 부모들도 체벌이나 꾸중이 자녀의 학습 동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학습과 관련하여 부모에게 심하게 꾸중을 들은 아이는, 학습 자체에 부정적인 정서를 갖게 되고 이 부정적인 정서는 긴장과 스트레스로 작용을 하여 학습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그렇다면 부모들이 흔히 사용하는 스티커와 물질적인 보상은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들에게 스티커를 활용하여 어떤 활동을 하게 한다면 상당히 효과적이라는 것을 많은 부모들은 경험한다. 스티커를 더 많이 붙이기 위하여 아이들은 열심히 그 활동을 하게 되고 마침내 모든 빈칸에 스티커를 다 붙이면 아이의 얼굴은 기쁨과 환희로 가득 차게 된다. 이 기쁨과 환희가 진정한 성취감이라면 이후에도 아이들은 지속적으로 그 활동을 해야만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스티커 활용은 보상을 매개로 하여 아이의 내적 동기를 이끌어낸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부모들은 그런 기대를 가지고 스티커를 활용한다. 그러나 EBS 다큐프라임 제작팀에서 했던 실험은 불행하게도 우리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준다.

 

EBS 다큐프라임 제작팀은 아이들이 싫어하는 야채 주스를 먹도록 유도하기 위하여 스티커를 활용하였다. A 유치원에서 선생님은 당근 주스를 잘 먹는 친구에게 칭찬스티커를 붙여주기로 했다. 한 모금도 마시지 않던 아이도 당근 주스를 마시기 시작했다. 첫날 7명이 모두 합쳐서 375ml 만큼만 야채 주스를 먹었던 아이들은 이튿날 바로 1275ml를 먹을 만큼 그 양이 급속히 증가했다. B 유치원에서는 그냥 야채 주스를 제공하였다. 이 유치원의 아이들에게도 야채 주스는 인기가 없어서 첫날 7명의 아이들이 첫날 330ml 만 먹었다. 일주일 동안 같은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야채 주스를 제공하고 실험 마지막 날 A 유치원의 아이들에게 스티커 제공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들이 먹은 야채 주스의 양을 비교하였다. A 유치원의 아이들은 655 ml, B 유치원의 아이들은 1110ml 의 야채 주스를 먹었다. 만약 스티커가 아이들의 내적 동기로까지 연결되었다면 이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어야 했다. 그러나 결과는 스티커가 사라짐과 동시에 아이들의 의욕도 사라진 것이다.

 

이와 비슷한 많은 실험들이 학자들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외적 보상이 주어졌을 때 단기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오히려 원래 가졌던 흥미마저도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위험 역시 존재한다. 자녀의 좋은 학습 결과에 대한 인정으로 무엇인가를 보상해준다는 것과 자녀의 행동을 통제할 의도로 보상을 활용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자녀가 좋은 성적을 받아온 경우, 이를 같이 기뻐하면서 그 노력을 인정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외적 동기의 또 하나인 칭찬은 어떨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을 숱하게 들어 왔다. 그리고 자녀들에게 칭찬을 많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알고 있다. 그러나 칭찬에도 바람직한 칭찬과 바람직하지 못한 칭찬이 있으며 어떻게 칭찬하느냐에 따라서 아이의 동기가 생길 수도 사라질 수도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는 부모들이 많다. 칭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많은 부모들이 주로 하는 칭찬은 “와, 정말 잘했다.” “진짜 많이 읽었네?” “금상을 받다니 대단한걸!” 등의 자녀의 행동 결과에 대한 칭찬이다. 자녀를 격려하고 지지하는 이 결과에 대한 칭찬은 아이러니하게도 자녀의 동기를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지지받은 것이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결과이기 때문에 자녀는 그 다음부터 결과에 얽매이게 되면서 결과를 얻기까지의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이나 노력에 대한 뿌듯함을 느낄 수 없게 된다. 부모 교육을 하면서 만나는 많은 어머님들께 과정에 대한 칭찬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수업 중에 이를 연습하게 하곤 한다. 그러나 결과가 아닌 과정에 대한 칭찬에 익숙지 않은 어머니들은 난감해 하고 칭찬거리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안타까울 정도로 많다.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지 않은 결과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좋지 않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과정에 대한 부모의 지지가 있다면 자녀 또한 다시 한 번 용기를 내고 도전해 수 있을 것이다.

 

(2) 내적 동기

 

위와 같은 외적 동기들이 한계를 가지고 있고, 내적 동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과연 자녀가 내적 동기를 가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동기는 스스로 하고자 하는 마음이기 때문에 타인에게 동기를 준다는 것 자체가 모순된 말이다. 부모로서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동기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무엇으로 그 환경을 조성해 줄 것인가? 부모-자녀와의 좋은 관계가 첫 번째 답이다. 좋은 관계는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자녀는 부모의 말에 귀 기울임과 동시에 힘을 얻게 된다. 두 번째는 자녀에게 꿈을 갖게 하는 것이다. 학습 동기는 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을 때 그 힘을 잃지 않게 된다. 자녀가 꿈을 가진다면 자녀 스스로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세 번째는 노력을 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고 지치지 않도록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야 한다. 아무리 크고 원대한 목표라 할지라도 단계를 밟아 나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자녀의 수준에 맞는 단기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자녀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3) 전인교육을 지향하며

 

동서고금을 통하여 교육의 한결같은 이상은 전인교육이다. 전인이란 바로 지식과 심리적 특성이 조화를 이룬 사람을 말한다. 교육에 있어서 지식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지식을 통제할 수 있는 심성, 특히 그 중에서도 동기를 개발시켜 주는 일 역시 중요하다. 사람들이 각자 자기 나름대로의 올바른 동기성향을 가지게 될 때 개인의 행복은 물론 사회 전체가 더 성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 부모에게 藥이 되는 이야기(KACE 부모교육 소책자) 78호,  <학교란 무엇인가?> EBS <학교란 무엇인가> 제작팀 지음, 중앙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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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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