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차드 출생의 마하멧 살레 하룬(Mahamat-Saleh Haroun)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다라트(Dry Season, Daratt, 2007)'. 하룬 감독은 '다라트'로 2006년 베니스영화제 특별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영화 ‘다라트’는 전주영화제에서 선을 보여 관람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선사해주었다.

 

‘다라트’는 영화 부제(dry season)처럼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목이 마를 정도로 부석 부석 건조하다. 영화를 보면서 옷에 황토빛 뿌연 먼지가 날라 와 붙을 것 같았다. 장면, 장면마다 감독 특유의 센스와 영상미가 돋보이는 근래 보기 드문 수작임에 틀림없다. 호흡 빠른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은 힘들겠지만... 느릿 느릿 아프리카 역사와 배우들의 연기와 호흡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는 금방 끝나버린다. 바람과 함께가 아니라 먼지와 함께 사라져 버린다. 아프리카의 건기를 이렇게 잘 보여 준 영화가 있을까?

 

‘다라트’는 1966년 부터 시작된 차드공화국(감독의 조국)의 내전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 차드내전. 이슬람계와 그리스도계의 내전으로 시작 리비아와 프랑스가 뛰어들어 남의 땅에서 북 치고 장구 친....슬픈 역사를 간직한 차드.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은 영화 속의 아띰(16살)은 차드내전의 아픈 상징이다.

 

눈을 잃은 할아버지는 아띰에게 아버지의 총을 건내준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응징하라며. 복수혈전을 다짐하며 집을 떠나는 아띰. 원수가 사는 도시에 도착한 아띰. 아띰은 뜻하지 않게 현광등(가로등 외)을 훔쳐서 파는 일을 거들게 되는 아띰. 친구 따라 강남 가다가 도둑질까지 하는 아띰. 아버지를 죽인 원수는 전쟁이 끝나고 빵집을 운영하고 있다. 제빵왕 김탁구를 연상하지 말기를.





 

원수는 매일 남은 빵을 허기진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다. 자선. 아띰은 빵을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영화를 보시길) 호랑이를 잡을려면 호랑이굴로 아띰은 위장취업한다. 빵 만드는게 보통일이 아니다. 그것도 아버지를 죽인 원수 앞에서. 몇 번을 원수를 죽이려고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쉽지 않다. 그런 와중에 원수는 내전으로 부상당한 상처 후유증 때문에 쓰러진다. 아띰은 직접 빵을 만든다. 실패하지 않고 빵을 만들다니!!!! 원수는 급기야 아띰에게 양아들이 되어 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아띰은 원수의 양아들이 되기 위해서는 친척에게 허락을 받아야 된다며, 원수와 함께 할아버지에게 간다. 죽일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늘을 향해 증오(총알)는 날라 가고. 눈이 보이지 않는 할아버지는 한발의 총성으로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고 아띰의 손을 잡고 길을 떠난다. 원수를 사랑하라? 말처럼 현실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이 땅에 전쟁과 폭력이 사라진다면 아띰의 하늘에 쏜 총알이 전쟁과 폭력의 종말을 알리는 울림이면 얼마나 좋을까.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을뿐. 과연 아띰처럼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용서해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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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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