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아버지.

 

 

가족의 평안과 행복을 위해

늘 열심히 일하시지만

정작 가족과 행복을

나누는 것이 어색한

우리네 아버지.

 

 

무뚝뚝하고

혼자 힘듦을 감당해내야만

좋은 아버지인걸까요?

 

 

아버지도

힘들면 지치고

슬프면 기운빠지는

평범한 사람인걸요.

 

 

이제 아버지도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부터 행복하셔서

가족이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슬픔과 기쁨도

가족과 함께 나누고

가족과 함께 대화하고

가끔은 산책도 하고

힘든 고민도 공유하는

편안하고, 행복한

아버지였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8월 27일(월)

'아버지다움 연구소'가 개소식을 갖습니다.

 

 

이 시대의 '아버지 다움'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고,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버지들도 행복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1. 시                                                         

아버지
                                     -이원수
 
어릴 때
내 키는 제일 작았지만
구경터 어른들 어깨 너머로
환히 들여다 보았었지,
아버지가 나를 높이 안아주셨으니까.


밝고 넓은 길에서
항상 앞장 세우고
어둡고 험한 데선
뒤따르게 하셨지.
무서운 것이 덤빌 땐
아버지는 나를 꼭
가슴 속, 품 속에 넣고 계셨지.


이젠 나도 자라서
기운 센 아이.
아버지를 위해선
앞에서 뒤에도 설 수 있건만
아버지는 멀리 산에만 계시네.


어쩌다 찾아오면
잔디풀, 도라지꽃
주름진 얼굴인 양, 웃는 눈인 양
"너 왔구나?"하시는 듯
아! 아버지는 정다운 무덤으로
산에만 계시네.

 

 

 

 

 

#2. 수필                                                           

아버지의 등을 밀려


                                                                     -손택수

 

아버지는 단 한번도 아들을 데리고 목욕탕엘 가지 않았다.
여덟살 무렵까지 나는 할 수 없이
누이들과 함께 어머니 손을 잡고 여탕엘 들어가야했다.
누가 물으면 어머니가 미리 일러준 대로
다섯 살이라고 거짓말을 하곤 했는데
언젠가 한 번은 입 속에 준비해둔 다섯살 대신
일곱살이 튀어나와 곤욕을 치르기도 하였다.

나이보다 실하게 여물었구나,
누가 고추를 만지기라도 하면
어쩔 줄 모르고 물 속으로 텀벙 뛰어들던 목욕탕
어머니를 따라갈 수 없으리만치 커버린 뒤론
함꼐 와서 서로 등을 밀어주는 부자들을
은근히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곤 하였다.

그 때마다 혼자서 원망했고,
좀 더 철이 들어서는
돈이 무서워서 목욕탕도 가지 않는 걸 거라고
아무렇게나 함부로 비난했던 아버지
등짝에 살이 시커멓게 죽은 지게자국을 본 건
당신이 쓰러지고 난 뒤의 일이다.


의식을 잃고,쓰러져 병원까지 실려온 뒤의 일이다.
그렇게 밀어 드리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차마
자식에게도 보여줄 수 없었던 등
해 지면 달 지고, 달 지면 해를 지고 걸어온 길 끝
적막하디 적막한 등짝에 낙인처럼 찍혀 지워지지 않는 지게자국
아버지는 병원 욕실에 업혀 들어와서야 비로소
자식의 소원 하나를 들어주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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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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