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중학교 윤리시간.
윤리 담당인 김상복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황당한 수행평가를 내준다.
2달 동안 부모님을 칭찬하는 일기를 써오라는 것! 그후로 아이들의 비밀스런 칭찬 일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사춘기 아이들, 4줄짜리 칭찬 일기로 가족愛에 눈뜨다

아이들에게 주어진 수행평가는 바로 부모님을 칭찬하는 것!
부모님에게 칭찬 받아야 할 아이들이 오히려 부모님을 칭찬하다니!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아이들은 칭찬일기를 쓰면서 점차 부모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다. 



두 달이면 배우는 인생의 교훈
벌써 9년째 칭찬 수업을 해오고 있지만, 학기 초에 부모님을 칭찬하라는 숙제가 떨어지면 아이들의 반응은 해마다 한결같다. "뭐 이런 숙제가 다 있어!" 하면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사례 1>
칭찬 상황: 아빠가 요즘 담배를 안 피우고 계신다.
칭찬한 말: 아빠, 요즘 담배 안 피우니까 너무 좋다.
부모님의 반응: 니 말 들으니까 담배 생각난다.
나의 생각: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었다.
<사례 2>
칭찬 상황: 엄마가 가계부를 쓰고 있다.
칭찬한 말: 엄마 글씨 잘 쓴다!
부모님의 반응: 엄마 예전엔 춤도 잘 췄어.
나의 생각: 너무 과대평가하면 안 되겠다.



칭찬이 만든 변화
그러나 수업 시간에 칭찬했던 사례를 발표하게 해보면 부정적인 반응보다 긍정적인 반응이 훨씬 많다. 수행평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온 것이 아니라, 정말로 칭찬의 원칙들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성의껏 해온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이렇게 1~2주가 지나면 처음에 칭찬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아이들도 용기를 얻고 더 열심히 부모님을 칭찬하기 시작한다.
<사례 3>
칭찬 상황 : 가게에서 엄마와 아빠가 다정하게 일을 하실 때.
칭찬한 말 : 엄마와 아빠가 같이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부모님의 반응 : 웃으셨다.
나의 생각 : 오늘은 대박이다. 이렇게 반응 좋을 때는 없었다.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난다. 







눈물의 세족식

칭찬수업은 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학기가 끝나갈 무렵 그동안 학생들이 칭찬과제를 비밀리에 진행해오던 것을 가정통신문을 통해 부모님들에게 알리고 학교에서 자녀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수업을 하게 된다. 수업시간은 밤 8시부터 10시까지 두 시간. 김상복선생은 “낮에는 부모님들의 참여가 저조해서 퇴근 후인 저녁시간을 이용하게 됐다”며 “거의 모든 부모님들이 함께 자리하게 된다”고 했다.

부모님들이 모이면 학생들과 함께 그 동안의 칭찬사례들을 나누며 1시간 30분 동안 웃음 꽃을 피워나가게 된다. 네 줄 일기를 통해 자녀들의 변화뿐만 아니라 부모들의 변화도 크다는 것을 공감하면서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는 것.

마지막 30분은 칭찬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맨발로 기다리는 부모님들에게 자녀들이 세숫대야를 들고 다가가 “어머니! 아버지! 사랑해요!”라는 고백과 함께 발을 씻겨드리는 시간이다. 김상복선생은 “이 시간만큼은 어느 누구도 마음을 열지 않을 수 없다”며 “항상 부모님들은 눈물을 흘리며 자녀를 축복하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고 증언한다. 


  
      아이들의 '칭찬일기'를 모아서 펴낸 <엄마, 힘들 땐 울어도 괜찮아>


김상복 선생님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탓에 사랑이 무엇인지 관심이 무엇인지 모르고 지냈지만 우연한 기회에 칭찬과 조우하면서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김상복 선생님은 아내와 함께 쓰던 칭찬 일기를 교실로 가져와 아이들에게 수행평가로 내주었고 이런 작은 씨앗이 커다란 폭풍이 되어 나타났다.

김상복 선생님을 처음 알게된 건 2006년. 아직도 '칭찬전도사'로서 살고 계실지 문득 궁금해졌다. 
그는 여전히 칭찬전도사로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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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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