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밥 (함민복)

 
시 한편에 삼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가을 한파가 몸과 마음을 움츠리게 하네요. 이럴 때는 따뜻한 차보다 정겨운 말 한마디 글 하나가 사람을 훈훈하게 합니다. 함민복의 긍정적인 밥. 읽어보신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매번 읽을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는 시입니다. 칼바람 불고 겨울이 차고 투명한 얼굴을 내밀면, 주머니에 손이 들어갑니다. 호주머니에 돈도, 남은 희망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길 위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나눔(기부)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나눔은 시혜가 아닙니다. 서로에게 베푸는 고귀한 행위입니다. 나누면 즐거워지듯, 나눔을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의 마음이 서로 따뜻해지지요.

 

세상은 긍정적인 밥보다 부정적인 밥이 더 많습니다. 그런 생각과 말과 행동이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요. 오늘 하루 마무리 하는 시간, 잠시 긍정적인 밥이 되어 보았으면 합니다.

 
*이미지출처>>http://cafe.naver.com/byeulhamom.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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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밥/ 함민복

 
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여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1996, 창비

 

쌀미(米,) 쌀 한 톨에는 88방울의 농부들 땀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사람은 매일 밥을 먹습니다. 밥 식(食). 사람 인(人), 어질고 선량할 량(良)이 합쳐져 만들어진 글씨가 밥 ‘식’자입니다. 동학에서는 ‘밥이 하늘’이라고 합니다. 밥을 먹음으로써 시나브로 어질고 선량해져야 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이 밥을 먹는 것은 다른 동물이 밥을 먹는 것과 다를 바 없지요.

 
불교에서는 밥을 먹기 전에 다양한 게송을 합니다. 숟가락을 들기 전에 다섯가지 생각(오관게)을 하지요. 1, 이 음식이 어디서 왔습니까? 2, 제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습니다. 3,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4, 건강을 유지하는 약으로 알아 5, 진리를 실현하고자 이 음식을 받습니다. 이렇듯 밥을 먹으면서 감사, 참회, 지계, 중도, 정진의 마음가짐을 합니다.

 
이웃이나 친구를 만날 때 흔히 하는 말이 ‘밥 먹었어(식사하셨어요)?라는 말을 많이 하지요. 단순히 배가 고프냐, 뭘 좀 먹겠느냐 하는 것만 묻는 말이 아닙니다. 끼니를 거르지 않는다는 것은 별일 없이 지낸다는 뜻으로 통합니다.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 말이나 마찬가지지요. 결국 ‘밥’과 ‘먹는다’는 인사를 뛰어 넘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조상들은 밥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름들을 붙여서 사용했습니다.

 
첫째, 밥을 먹는 사람에 따라
수라 : 임금님이 먹는 밥
진지 : 양반이나 윗사람이 먹는 밥
입시 : 하인이나 종(계급이 낮은 천민)이 먹는 밥
메 : 귀신(제사 지낼 때 차리는)이 먹는 밥

둘째, 곁들여지는 반찬에 따라서 구분 지었습니다.
강다짐 : 국이나 물이 없이 먹는 밥
매나니 : 반찬 없이 먹는 밥
곱삶이 : 두 번 삶아 지은 꽁보리밥
소금엣밥 : 반찬이 소금뿐인 밥

셋째, 어떻게 지어졌는가에 따라서 구분 지었습니다.
진밥 : 물기가 많게 지어진 밥
된밥 : 물기가 적게 지어진 밥 (아주 된밥 →고두밥)
언덕밥 : 한쪽은 질게, 다른 한쪽은 되게 지은 밥
삼층밥 : 실수를 하여 위, 아래로 진밥과 된밥이 층층이 지어진 밥
선밥 : 충분히 익지 않은 밥
탄밥 : 너무 익어 타버린 밥

 
넷째, 밥을 먹는 형편(시기)에 따라서 구분 지었습니다.
드난밥 : 드난살이(남의 집에서 임시로 붙어 지내는 생활)를 하면서 얻어먹는 밥
구메밥 : 옥의 벽 구멍으로 죄수에게 넣어주는 밥 (‘콩밥’ 과 비슷한 말)
기승밥 : 논밭에서 김을 맬 때 집에서 가져다 먹는 밥
사잇밥 : 아침밥과 점심밥 사이, 점심밥과 저녁밥
사이에 먹는 밥(새참)
밤 밥 : 밥늦게 먹는 밥 (‘야식’ 과 비슷한 말)

 
다섯째, 그릇에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서 구분 지었습니다.
감투밥 : 그릇에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서 구분 지었습니다.
고깔밥:에는 다른 밥을 담고 그 위에 쌀밥을 수북이 담은밥
뚜껑밥 : 밑에 잡곡밥을 담거나 아예접시 따위를 깔고 그 위에 밥을 담아서 겉으로만 많아 보이게 하는 밥


이렇듯 밥이란 단어 하나에도 다양한 뜻이 담겨 있습니다.
밥을 먹을 때, 밥을 먹으면서 대화할 때 '긍정적인 밥'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으면 합니다.

밥을 의무방어처럼, 생존하기 위해 먹는 것을 넘어..
밥에 담기 뜻을 헤아려 보는 것이 필요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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