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아이폰을 통해 애플의 신화 다시 쓰고 있는 인물. 스티브 잡스 영문 이름을 구글에 키워드를 넣고 검색을 해보면 웹문서만 해도 3천만 개가 넘는 자료가 쏟아집니다. 스티브 잡스와 관련된 책만 해도 정말 많이 출간 되었습니다. 스티브 잡스 이름만 들어도 광적으로 열광하는 팬들이 있지만, 반대로 스티브 잡스의 신비주의 전략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요. 오늘은 스티브 잡스에 대한 평가가 아닙니다. 사람마다 장단점이 다 있지요. 스티븐 잡스를 통해 자라나는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대학 중퇴? 아닙니다. 천재성 아닙니다.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 연출력입니다. 어제(8일) 새벽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4’. 스티븐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을 사람들은 예술이라고 부릅니다. 프리젠테이션과 관련된 책도 나올 정도이니까요. 디지로그. 이어령 교수가 쓴 책 제목이기도 합니다. 디지로그(Digilog)는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로 이행하는 과도기를 뜻하기도 하고 디지털 기반과 아날로그 정서가 융합하는 첨단기술을 뜻합니다.

 

아이폰은 디지털 기술의 집합체지요. 하지만 스티브 잡스 프리젠테이션은 아날로그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함축의 미, 집중력, 호소력, 흡수력 등 모든 것이 집결되어 있기 때문에 스티븐 잡스의 발표는 발표를 뛰어넘은 무대 연출, 연극에 비유되기도 하지요. 요즘 아이들은 글쓰기와 발표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집중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외국의 심리학자나 문명비평가들은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짜깁기 프리젠테이션 도구는 깊이가 없다는 거지요. 하지만 부정을 다시 역으로 생각한다면, 스티브 잡스 프리젠테이션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날로그적이 요소가 많기 때문입니다. 기업 경영자입장에서야 효과를 극대화 시켜 제품을 많이 만들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지만, 아이들이 그것까지는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자녀들에게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말씀하십시오.

무엇을 배우느냐고 물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아이디어. 아이디어는 독서와 관계(대화) 속에서 나옵니다. 메모하고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쓰는 행위를 하게 되면, 어떤 과제가 주어졌을 때 아이디어의 샘이 될 것이라고. 스티븐 잡스의 파워포인트는 생각의 힘에서 나온 것입니다. 다음은 주목하게 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흡인력. 이 것 또한 책읽기를 통해서 나옵니다. 큰 소리로 읽는 습관을 많이 가지고, 글을 쓰면, 생각이 정리 됩니다. 그러면 줄줄 따라 읽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발표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한 힘이 생기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기게 됩니다. 마지막으로는 디자인입니다. 디자인은 설계입니다. 색상이나 모양이 아니라 전체를 구성하는 계획, 로드맵을 짜는 행위입니다. 무대, 의상, 조명, 간결한 파워포인트 구성이 한 흐름 속에 녹아있지요. 아이들이 옷을 살 때 가능한 직접 사거나 선택하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보고, 느끼고, 사는 행위를 통해서 시야가 넓어지니까요.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을 통해서 열거한다면 책 한권 정도 나올 것 같아, 아이들 입장에서는 이정도만 이해시켜 주시면 좋을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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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농사 짓는 맛


개인적으로는 직장 선배인 그이를 ‘남성’ 전업주부로서 만나달라는 과제를 받았다. 나는 그와의 첫 만남, 그 기억 때문에 그이를 꽤 괜찮은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첫 출근하던 날 그이는 나를 서점으로 데려가 마음에 드는 책 한 권 고르라 했다. 어찌나 신선한 충격이었던지 첫 출근하던 날 그 느낌을 직장의 첫 인상과 동일한 것으로 놓고 여태 그리워하고 있는 중이다. 


그이가 귀농을 하겠다며 직장을 그만둔다고 했을 때 약간의 배신감과 부러움으로 속은 부글거렸지만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그리고 어느 날인가 농사는커녕 전업주부로 나타났을 때도 마찬가지로 놀라지 않았다. 그 모든 것이 그이라면 그럴 법했기 때문이다. 그이의 품성은 흔히 말하는 남성들에게는 흔하지 않은 정서(가령 첫 출근한 후배에게 서점에 데려가 책을 사준다던가), 즉 세심한 마음이 남달랐다.


정작 본인에게 들어 보면 전업주부로서 삶을 의도한 적은 없다고 한다. 조금 덜 쓰고 덜 먹고 덜 벌어도 되는 편안한 생태적인 삶을 원했다. 그런 삶 중에 귀농이라는 방식을 선택하여 여기저기 공동체 마을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손에 흙도 한번 안 묻혀보고 살아온 생판 초짜인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고 귀농을 하겠다고 나서자 아내는 제 살길을 찾아 나서야 했다. 당장 막 태어난 해담이 포함 세 식구 우선 밥 벌어 먹을 일 말이다. 간호사였던 아내는 시골에서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어 보건진료소장이 되었다. 첫 발령지는 진부령 기슭의 흘리. 보건진료소장으로서 아내가 먼저 농촌에서 자리를 잡게 되자 살림과 육아는 자연스레 그이 차지가 되었다. 그렇게 남겨진 역할에 순응하며 살다보니 어느새 5년차 전업주부로 살고 있다.


이 집 식구들은 시골에서는 대낮격인 8시는 되어야 잠자리에서 일어난다고 한다. 아침밥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아내가 추스린다. 까다로운 식성을 가진 사람도 없어서 밥상 보기도 간편하다. 바로 집 옆에 딸린 보건소가 직장이라서 출근이랄 것도 없이 아내가 옆방으로 옮겨가면 세 남자의 일상이 된다. 밥상 치우고 청소하고 아이들 치닥거리하면 금새 점심  때가 된다. 점심 차려먹고 빨래를 한다. 둘째 해찬이가 배출하는 하루 열 나무개의 기저귀를 손으로 빠는 것이 제법 일이다. 기저귀는 기본으로 세제 없이 치대어 빤다. 묵혀두지 않고 바로바로 빨아 버릇하면 세제 없이도 깨끗하게 빨 수 있다고 한다. 장보기도 간단하다. 두부, 콩나물, 시금치, 생선, 계란 기껏해야 이 정도다. 시골에 있다보니 이웃에서 얻어먹는 재미가 솔찬하다. 혼자서는 못하지만 이웃에서 장이나 김치 담글 때 가서 돕고 얻어 먹는다. 요즘은 집 주위에 있는 폐교에서 매주 행사가 있어서 거기서 남는 음식을 가져다 잘 먹고 있다. 우리 일행들도 그 동냥해온 음식으로 한 상을 잘 받아 먹었다.


전업주부로서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청소, 빨래, 요리, 육아를 무난히 수행 중이다. 적어도 바깥사람들이 보기에는 어느 정도 균형이 잡혀 있다는 말이다. 본인의 살림 솜씨에 품평을 해보라고 했더니 청소, 빨래는 어느 정도 하겠는데 요리와 육아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아무렴 요리와 육아가 설마 남성 주부에게만 벅찬 일 일까마는 아무래도 섬세함에 있어서 여성들이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단다. 옆에서 가만 듣던 아내는 그런 대로 잘 하고 있고 계속 나아지고 있다고 옆에서 역성을 들어준다. 찬장 열어보니 한살림에서 나온 요리책에서부터 대 여섯권이 쌓여 있다. 처음에는 요리책을 들춰가며 이것저것 연구하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요리책 없이 근근이 상을 차려내는 수준이라고. 간혹 잘 모르는 일이 있을 때는 서울에 계신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본다고 한다. 처음에는 남 부럽지 않게 키워놓고 공부시켜놨더니 무슨 살림이냐고 펄쩍 뛰던 어머니였지만 이제는 전화 너머로 살림에 필요한 여러 가지 정보와 지혜를 주고 받는다고 한다.

 

물 흐르듯 살다


살림 중에 뭐니 뭐니해도 가장 어렵고 큰 일은 해담이, 해찬이 뒷바라지다. 뭐가 잘 안되면 포기도 잘 하는 성격인데 육아는 잘 안된다고 그럴 수도 없는 일이라면서 살림 중에 최고난이도임을 거듭 확인시켜준다. 모든 것이 서툴렀던 첫 아이, 해담이보다 둘째 아이, 해찬이가 수월한 참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만만하지가 않단다. 특히 육아라는 측면에서 남성 전업주부로서 절대 극복하지 못하는 한계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모유수유를 했기 때문에 정서상 엄마를 우선하는 것은 본능이고,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으로 아이들에게 자리매김하고 있어서 어느 시점에서는 남성 주부로서 역부족을 느낄 때도 있고, 약간은 서운함도 느낀다고 한다. 특히 아이가 자다 깨서 울 때, 혹은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본능적으로 엄마를 찾기 때문에 이럴 때는 아내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젖을 물릴 수 있는 엄마만의 성역 같은 것이다. 


이야기 중에도 아이들이 몇 번이고 놀자고 매달린다. 태권도 시범도 보이고 그림도 그려주며 무한욕구를 표출하는 아이들을 노련하게 상대한다. 자상하게 아이들을 다루고 대화하는 모습은 천상 엄마다. 아이들이 워낙 순하여 그럴 일도 없어 보이지만 아이들에게 언제나 저렇듯 자상할까, 혹시 손 대 본 적이 있었을까 궁금해졌다. 물었더니 한 사건이 걸려 돌아온다. 아내가 출타 중이던 어느 날이었다. 큰 애 해담이가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데다 엄마가 보이지 않자 엄마를 찾으며 울기 시작했다. 아무리 달래도 소용 없는 일이었다. 몸이 달았다. 달래도 보고 혼도 내보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해담이는 울다 지쳐 기진맥진 하였고 이런 아이를 보다 못해 정신 차리라 뺨을 살짝 친다는 것이 힘이 실린 모양이었다. 일단 상황은 종료가 되었지만 해담이도 그이도 너무 놀랐다. 한참 후 해담이가 이 사건을 좋지 않게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니… 얼마나 큰 상처였을까. 가슴이 너무 아팠다. 아이를 붙잡고 앉아 그때 상황과 왜 뺨을 때렸는지 자분자분 설명을 해주고 미안하다고 했더니 알아듣더란다. 해담이는 윽박지르기보다 차분히 앉아 설명을 하면 잘 알아듣고 따르는 편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다보면 어디 그렇게 조곤조곤 설명을 하게 되는가? 올 해 새해 결심에 화 안 내는 해로 잡았다니 아이를 마음처럼 이성적으로 차분히 키우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임을 반증해준다.

 


5년차 남성 전업주부라고 소문 듣고 찾아왔는데 딱히 내 놓을 찬거리는 없다. 그냥 별스러운 것도 없고 큰 흠도 없이 평온하게 살고 있는 것이 자랑이라면 자랑이랄 수 있겠다. 다만 덜 먹고 덜 쓴다라는 생활 원칙으로 에너지를 적게 쓰는 방향으로 살아가려고 노력 중이다. 음식은 안 남기고 세제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아이들 옷은 대개 얻어다 입히고 천 기저귀를 사용하고 있다. 천 기저귀 개어내는 솜씨가 제법 노련하다. 진료소에서 1회용 컵을 안 쓰려고 컵을 가져다 놓고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아웅다웅하고 있다.
아이들이 커가니까 아이들 교육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아이는 어떻게 키우고 싶을까? 큰 욕심 없이 맑고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하는 것이 부부의 소망이란다. 아이들 교육에 있어 그이가 원칙주의라면, 아내는 유연한 편이다. 예를 들어 ‘텔레비젼’에 관해서라면 그이는 아이들이 아예 보지 않도록 없애버리자고 한다면 아내는 그 부작용을 염려하여 시간을 제한하고 아이들이 절제할 수 있도록 가르치자는 주의다. 지금은 아내의 의견에 힘이 실려 실행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그이는 원주에서 대안교육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아이들 교육에 관해서는 마을 하나가 교육의 장이 되는 마을 교육, 공동체 교육을 꿈꾼다.


살림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며 마지막까지 강조하고 있지만 참 천연덕스럽게 잘 해내고 있다. 물 흐르듯 순한 삶을 살고 있는 그이의 팔자가 꽤 괜찮아 보인다. 실제로 친구들이 많이들 부러워한단다. 왜 아니겠나. 나부터도 그런데…. 남성 전업주부를 소재로 한 영화도 나오고 남성 전업주부 15만 명 시대에 새삼 남성 전업주부가 특별한 삶을 산다고 수선을 떨기는 어렵다. 다만 이들 가족이 행복해보이고 마냥 부러운 것은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자연스럽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앞으로 아이들이 크면 농사일을 시작할 것이라고는 하지만 농사는 무슨 자식농사나 더 하고 살아가면 좋겠구만…. 이런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제 앞가림 할 정도가 되면 가족 사물놀이단을 만들어 세계 일주를 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강상헌  5년차 전업주부로 현재 아내, 두 아이와 경기도 양평에 살고 있다. 아이들이 좀 더 크면 가족 먹을거리 농사를 지어 볼 계획이다.



*살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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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틀에 걸친 지방 출장으로 녹초가 되었다. 몇 시간째 막히는 고속도로를 뒤로하고 간신히 도착한 휴게소에서 호두과자 한 봉지를 무심코 집어 들었다. 활짝 열려진 매대 앞으로 퍼지는 그 달콤하고 고소한 향을 뿌리치는 일은 쉽지가 않다. 갓 구워져 나온 따끈한 호두과자를 하나 베어 무니 폭신한 밀가루빵 사이로 뜨겁고 달콤한 팥이 입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아, 호두과자 한 알이 이렇게 사람을 녹이나 싶다. 먹다보니 많이 달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자꾸만 호두과자 봉지로 가는 손을 막기는 어려웠다. 그러다 결국은 한 알이 자동차 의자 아래로 떨어졌다. 몇 사람이 달려들어 이곳저곳을 뒤적거렸지만 작정하고 숨은 듯 찾을 수는 없었다. 과자에 대한 호기심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과일 없는 철에 곡식으로 만들어 먹기 시작한 과자


여러 기록에 따르면 원시 시대에 곡물을 으깨어 납작하게 구운 빵에 과일이나 꿀을 곁들여 먹었던 것이 과자의 시작이라고 한다. 서양의 경우 고대 이집트에서 곡물의 반죽을 굽거나 건포도를 넣어 달게 만든 것이 있었다하고, 고대 로마 시대에 이르러서 제분 기술이 발달하면서 여러 가지 다양한 과자가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원래 과자(菓子)가 나무열매 즉, 과일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삼국유사》의 <가락국기>편에 의하면 수로 왕조의 제사에 과(果)가 올려졌다고 하는데, 본래 과일이었으나 과일이 없는 철에 곡식가루로 과일 모양을 만들어 제사에 쓰면서 점차 오늘의 과자로 자리 잡게 된 것으로 보인다.


지금 우리가 흔히 접하는 과자는 14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서 제과제빵 장인에 의해 조금씩 만들어지던 것이,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제조 시설, 이른바 공장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더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보편적으로 생겨난 식문화가 주식과 주식 사이에 즉, 간식으로 과자를 즐겨 찾는 풍습이다.


우리가 간식을 먹는 이유는 간단하다. 주식만으로는 부족한 영양분을 제때에 공급하기 위해서인데 특히 적당한 당분의 공급을 통해 혈당을 24시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다른 영양소와 달리 당분은 우리 몸에 오랜 기간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활동에 필요한 당분은 그때그때 바로 공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몸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해서 혈당을 올린다. 혈당은 높아도 탈, 낮아도 탈이다.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이 점심을 먹은 후 4시간 쯤 지나 왠지 속이 헛헛하고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럴 때 적당한 간식은 뇌와 신경 세포에 빠르게 에너지를 공급해 피로감을 해소하고, 남은 오후를 다시 활기차게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그 외에도 간식이 필요한 이유는 사람마다, 또는 때에 따라 필요로 하는 에너지 양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신체적 활동량이 많지 않은 경우는 주식에만 충실해도 하룻동안 필요한 영양분을 모두 채울 수 있지만, 정신•육체적 노동 강도가 높거나 성장기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 하루에 네 끼를 먹어도 양이 차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성장기의 아이들은 한해 평균 5~6cm, 사춘기의 청소년은 12~15cm를 자라는데, 이 시기에 필요한 영양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는다면 성장도 보장되지 않는다. 이런 이들에게 간식은 그저 입만을 즐겁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몸속에 흡수되어 나름대로 충실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과자를 찾는 사람들


서울 황학동에 있는 대형마트의 과자 코너에 갔을 때는 마침 ‘빼빼로데이’를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각양각색 화려한 포장의 과자 상자들이 매장 내 곳곳에서 사람들을 맞이했고, 이에 부응하듯 과자가 진열된 매대에는 유난히 사람들이 북적였다.

 

• 어린이집을 운영하는데요, 어차피 아이들 간식은 챙겨줘야 하는데 뜻도 좋고 기왕이면 좋잖아요. 평소에는 잘 안 먹어도 이런 날엔 빼빼로를 아이들이 또 좋아해요. _ 김미선(42)
• 인근 군부대에서 근무하는 데 저희가 오늘 회식하거든요. 아무래도 과자 종류가 쉽고 부담 없기도 하고, 맛있잖아요. 그냥 막 뜯어 펼쳐놓으면 다들 달려들죠. _ 전익수(21)
• 거래처 방문할 때 가져갈 거예요. 담다보니 이런 저런 과자들을 담게 되었네요. 빈손으로 가는 것보다 오후에 먹을 거라도 들고 가면 센스 있고 좋잖아요. 또, 과자는 다들 좋아하죠. _ 전혜진(31)
• 여자친구한테 주려고요. 원래 친구가 군것질을 좋아하는데 한 번씩 이렇게 이것저것 포장해서 선물합니다. 재수 중인데 공부할 때 힘내라고요. _ 최지호(17)
대형마트에서 과자를 찾는 이유들은 제각각 달랐지만, 대부분의 공통점이 쉽고, 편하게, 기분 좋게 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이라는 점이었다. 선택의 기준은 일단 맛. 사람들이 과자에 기대하는 맛은 친숙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혀끝을 자극하는 강렬한 맛을 선호한다. 이날 만난 사람들 대부분도 맛과 인지도 정도만을 고려할 뿐 포장 뒷면에 나와 있는 제품 정보에 대해서는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이들과 함께 과자를 쇼핑하면서 이런 과자들의 정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날 선택한 과자는 총 14종. 오랜 세월 흔하게 많이 먹어온 과자부터 프리미엄 과자와 한과까지 골고루 카트에 담았다.

 

멀리서 온 밀가루와 첨가물로 맛을 내다

 


우선 이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집어든 ‘빼빼로’를 살펴보았다. 예상대로 주재료인 밀가루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수입산이고, 그 외 초콜릿 코팅에 쓰이는 코코아매스 역시 원산지가 불분명하다. 밀가루와 초콜릿 코팅만으로는 맛을 내기 어려웠는지 초콜릿향, 바닐라향, 팜브래드향 등 합성착향료와 함께 역시 정체 불명의 ‘곡류가공품’도 함유되어 있다. 밀가루 다음으로 많은 함량이 정제당인데 이 외에도 단맛을 보충하기 위해 물엿과 액상과당을 첨가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제조되고 있는 물엿과 과당은 상당수가 유전자조작된 미국산 옥수수를 이용해 만들어진다. 


군대에서 가장 많이 먹는다는 ‘초코파이’는 미국산 밀가루와 백설탕, 말레이시아산 팜유가 주요 원재료다. 초코파이 안에 들어가 있는 마시멜로를 만들기 위해 특히 많은 첨가물이 들어가는데 젤라틴과 유화제, 타라검 등이 들어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가미하게 된다. 젤라틴은 주로 수입되는 소와 돼지의 가죽, 힘줄, 연골 등에서 추출하는 단백질이다. 초코파이는 광우병 사태로 세상이 시끄러울 때도 오히려 시민들에게 힘이 되라고 제공되는 등 소리 소문 없이 팔려나갔다. 
 

오랜 세월 사랑을 받고 있는 ‘마가렛트’의 경우 담당연구원의 사진과 실명 아래 ‘내 가족을 생각하며 만들었다’는 표시까지 제품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다를 바 없다. 미국산 밀가루에 계란과 식물성유지로 만들었다는 케이크분말, 쇼트닝이 주재료다. 여기에 또다시 가공버터, 즉 마가린과 설탕을 범벅하면 기본 반죽이 마련된 셈인데 다양한 합성첨가물도 빼놓을 수 없다. 합성착색료와 MSG를 넣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전을 강조하면서도 바닐라향, 버터향 등 합성착향료와 D-소르비톨을 넣는 센스도 발휘한다.
불과 얼마 전에 발생한 쥐머리 스캔들을 딛고 일어서려는 듯 ‘새우깡’의 경우는 친환경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새우구이처럼 튀기지 않고 구웠다는 유처리방식에 대해 예쁜 그림까지 동원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그림으로 보아서는 대체 기름 성분이란 게 거의 들어가 있지 않은 것 같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담뱃불을 붙이듯 새우깡에 불을 대어 보았다. 불이 닿자마자 지글지글 기름타는 소리와 함께 금세 불이 활활 타오른다. 성분함량을 보니 90g중 무려 21g이 지방이다.

 

 

‘나를 어루만지는 엄마의 손길’이 무섭다


값이 20~30% 비싼 프리미엄 과자들은 사정이 좀 나을까싶어 살펴보았다. 우선 대형마트 자체 브랜드를 달고 있는 ‘우리밀 아몬드 찰떡쿠키’를 집어 들었다. 100% 우리밀을 사용한다는 이 과자는 밀가루 외에 주재료가 물엿, 백설탕, 과당 등으로 온갖 종류의 수입산 당분이 가득하고 그 외 인도네시아산 마가린, 말레이시아산 팜유, 호주산 가공버터 등 전세계 각지에서 공수해온 유지로 범벅이 되어 있다. 100% 우리밀이라는 말이 무색할 뿐이다. 더욱이 이들 대부분의 유지는 수소를 첨가해 만든 트랜스지방. 트랜스지방은 변칙적인 화학구조로 인해 먹으면 잘 분해되지 않고 혈관에 계속 쌓이는 경우가 많다.


건강을 생각해서 다양한 곡물을 넣었다지만 ‘식이섬유 곡물크래커’의 경우도 수입산 밀과 백설탕, 말레이시아산 쇼트닝이 주재료다. 여기에 그저 소량의 통밀, 검은콩, 흑미, 현미, 보리, 수수가 들어가는데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된 재료를 사용한다. 소비자는 이들 곡물의 정체에 대해 원산지 외에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다만 먼거리 이동을 위해 수확 후 처리를 거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며 제과 공장에 도달했을 것이라는 추측만이 가능할 뿐이다.


‘나를 어루만지는 엄마의 손길’이라는 ‘마더스핑거’ 과자들을 먹어보았다. 마더스핑거는 ‘스쿨존’이라는 별칭도 내세우면서 엄마의 5가지 걱정을 해결하였다는데 밀가루와 5가지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 점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중 ‘라이스가 부드러운 별’을 한봉 뜯었는데, 퍼져나오는 향은 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카스터드 케익’과 다를 바 없다. 성분함량을 살펴보니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사용했다는 점 외에 큰 차이점은 보이지 않는다. 엄청난 정제당과 쇼트닝에 D-소르비톨과 글리세린, 유화제까지 공장 과자에 들어가는 흔한 첨가물이 모두 들어가 있다. 유화제는 비누와 같은 계면활성제로 물과 기름이 잘 섞이지 않는 성질을 뒤바꿔놓는다.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 때 바다에 뿌려진 약품이 바로 유화제다. ‘라이스와 사랑에 빠진 치즈크랜베리’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내산 쌀을 이용했다는 것 외에 다른 재료들은 말레이시아, 덴마크, 칠레 등지에서 날아온다.


전통 수제방식으로 자연의 맛을 담았다는 ‘과일쿠키’를 먹어보았다. 고급 제품임을 과시하려는 듯 겉포장도 다른 공장과자와는 달리 누런 봉투에 철끈으로 봉해졌다. 봉투 안에는 망고쿠키와 오렌지쿠키가 각각 들어있었는데 둘다 공통적으로 주재료는 미국산 밀가루와 호주산 가공버터, 말레이시아산 식물성유지다. 여기에 각각 태국산 망고와 파파야, 미국산 피스타치오와 아몬드, 네덜란드산 오렌지껍질 등이 골고루 섞이게 된다. 이렇게 전세계에서 재배되는 열대 과일은 여러 가지 전후처리를 거쳐 제과용으로 유통되는데 우리는 그것이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서 제과공장의 반죽에 섞이게 되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한과나 쌀과자는 좀 나을까싶어 뜯어보았다. 그러나 전통산자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담미정 한과’의 주재료는 미국, 호주산 밀가루로 만든 인조미와 중국산 백미. 중국산 쌀로도 모자라 수입 밀가루로 가짜 쌀까지 만들어 한과를 만들고 여기에 설탕과 물엿을 흠뻑 씌우면 한과가 탄생된다. ‘참쌀설병’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쌀과자는 아예 제조지가 중국이다. 국내 굴지의 제과회사에서 중국의 제과업체에 하청을 주어 생산하고 있는데, 맛과 모양 등이 국내에서 주로 생산되어 유통되고 있는 쌀과자와 다름이 없다.

 

좋은 과자를 찾아라

 

 


정확히 일주일 만에 업무용 차량을 다시 이용하게 되었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던 호두과자 한 알이 앞좌석 옆에 보란 듯이 그대로 떨어져 있다. 곰팡이라도 생겼을 거라 생각했는데 수분이 빠져 약간 딱딱해진 것 외에는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향긋한 냄새며, 반질반질 윤이 나는 겉모습이며 여전히 매력적인 그 자태 그대로다.


마침 봉지도 한편에 있어 그제야 주성분을 쭉 읽어본다. 호주와 미국산 밀가루, 중국과 미얀마산 팥, 미국산 호두, 말레이시아산 마가린에 마찬가지로 수입되었을 정제당이 주재료다. 봉지 안에 한 개 남아있던 호두과자를 반을 갈라 먹어보았다. 우려했던 생각과는 달리 고소하고 달콤한 맛만 여전하다. 다국적 원재료에 엄청난 정제당과 트랜스지방, 수많은 합성첨가물을 뒤로한 이런 맛이 오늘도 수많은 이들의 눈을 가리고 입맛을 지배하고 있다.


사람들은 여전히 간식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과자의 유혹은 쉽사리 끊어지지 않는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좋은 과자를 간식으로 삼는 것이다. 
 

주식과 주식 사이, 헛헛한 속을 달래는 것을 시작으로 오후의 나른함을 깨우고 나아가 신체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간식을 찾는다면 과자에 대한 인식부터 바꾸는 것이 먼저다. 애초에 그랬듯이 과자란 그저 공장에서 나오는 화학첨가물의 열량 덩어리가 아니라 자연의 것 그대로 내놓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좋다. 제철에 나오는 싱싱한 과일부터 시작해서, 감자, 고구마를 그대로 쪄서 내놓을 수도 있고, 여기에 하나 더 나아간다면 과일을 얇게 저며 말린 후 스넥으로 먹을 수도 있다. 우리밀 통밀가루를 기본으로 부침개라도 한 장 부치면 오순도순 모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금상첨화다. 그 무엇이 되었건 주식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신선한 1차 농수산물을 가장 단순하고 쉬운 형태로 조리하는 것이 좋은 군것질의 기본이다.


이마저도 귀찮다면 안전한 국내산 원재료를 이용해 단순하지만 투명한 과정을 거쳐 제조한 과자를 이용하면 된다. 다만 친환경인증 만을 내세워 원재료의 원산지나 기타 첨가물을 고려하지 않은 제품도 있으니 유의할 사항이다.   

 

 


우리는 공장과자를 먹지 않아요!

 

‘공장과자 안먹기’운동을 펼치는  마산YMCA 이윤기 씨

 

2004년 기독교환경연대에서 교회의 주일학교 아이들을 위해 ‘생명의 밥상교육 자료집’을 발행했는데 이때 처음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걸 계기로 아이들의 먹을거리 교육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게 되었는데,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즐겨먹는 과자가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바로 이듬해 마산YMCA의 아기스포츠단을 중심으로 ‘공장과자 안먹기’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미취학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데 그중에 일주일을 ‘공장과자 안 먹는 주간’으로 지정합니다. 이때에는 가족 전체가 함께하는 체험교육을 실시하는데 아이들은 공장과자를 딱 끊고, 부모님들은 가공식품을 이용하지 않는 식단을 짭니다. 과자를 끊는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큰 충격이기는 하지만 결연한 분위기의 서약식을 거쳐 스스로 다짐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약속에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 아이들은 공장과자의 문제점에 대해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고, 바른 먹을거리에 대해서도 가릴 줄 알게 됩니다. 지금은 공장과자 안먹기 운동이 전국 YMCA에 확산되어 한 해에 4천 가족 정도가 함께하고 있고, YMCA 외에도 다른 학교나 기관에서도 함께 하고 싶어 하는 곳이 많습니다.


아이들에게 강조하는 과자는 무조건 ‘산, 들, 바다’에서 나오는 음식입니다. 다함께 하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은 서로 토론하면서 이런 소박한 음식에 입맛을 들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나중에 초등학교에 진학한 후에도 다른 아이들과 구분이 되는데, 3,4학년이 되어서도 학교 앞 문방구에서 먹을거리를 사먹지 않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 아이들은 최소한 어떤 것이 좋은 음식인지는 알게 된 것이지요.


* 사진 이미지는 본문 내용과 특정 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 글 사진/김현경(살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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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가게 생선을 손으로 주무르고는 집으로 돌아와 그 손을 씻은 물로 찌개를 끓인 며느리. 이를 본 시아버지는 ‘그 손을 물독에 씻었으면 두고두고 먹었을 것’을 하며 며느리를 탓한다. 밥 한 술 떠먹고 반찬 삼아 매달아 놓은 굴비 한 번 쳐다보는 자린고비 이야기의 또 다른 일화다.


자린고비는 풍족하지 못했던 옛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그 전통은 50년대에서 70년대에 걸쳐 힘든 시절을 살아온 어머니 아버지들의 삶의 버팀목이 되었다. <유쾌한 구두쇠들>은 먹고 살기 힘든 어려운 시절을 거뜬히 이겨낸 그 시절 구두쇠들의 이야기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열일곱 사람의 구두쇠들은 저자를 포함해 저자들의 아버지와 스승, 어머니들이다.


아내와 외식할 때 1인분만 시켜 나눠 먹는다는 김집 청소년연맹 총재, 개천에 밥풀 떨어진 게 보이면 그 밥을 주워다 먹게 했다는 위당 정인보 선생, 수박을 다 먹고 나면 허연 껍질을 체를 치고 양념을 해서 나물로 만들어주신 코미디언 서세원씨의 어머니, 엿이 먹고 싶어 참을 수가 없어 얼결에 엿을 하나 사 먹고 난 후 한 달 내내 소금 반찬으로만 밥을 먹었다는 신경정신과 이나미 선생의 아버지.


치장하는 데는 돈을 아껴도 먹는 것만큼은 후해야 한다는 생각이 요즘 알뜰한 젊은 댁들의 일반적인 생각인데 어머니 아버지 시대 어른들은 어느 것 하나도 허튼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먹지 못할 밥을 미리 덜어놓지 않고 반찬을 묻혀 놓으면 불호령이 내려지고(이종대 유한킴벌리 사장의 아버지),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오는 음식상을 못마땅하게 여기며, 짠 것 하나 싱거운 것 하나 놓고 김치와 간장 놓으면 그만 족하다고 했다 (위당 정인보 선생).


먹는 음식의 절제는 생명 순환의 원리를 몸소 실천하는 데로 이어진다. “쌀뜨물, 개숫물, 청소하고 나면 나오는 물, 무슨 물이든지 먹을 만하면 돼지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돼지가 안 먹게 생겼더라도 마당에 찍 끼얹는 법이란 없다”며 꼭 거름장에 붓는 (최래옥 한양대교수의 아버지) 일은 평생을 농사지으며 살아온 옛 어른들의 물자조달방법이다. 남의 집에 가서 오줌똥을 못 누게 할 뿐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이 변을 보라고 대문간 옆에다 공동 화장실까지 만들어놓는다. 그것이 집에 거름 주고 가는 것이니까.


입는 것에 대한 절약 정신은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다른 세상 이야기로 들릴지 모른다.  옛날에는 지금처럼 하루에 한 번씩 옷을 갈아입는 법이 없다. ‘멋 내는 사람은 열흘, 보통사람은 보름, 아주 어려운 사람은 한 달’(‘정참판댁 오첩반상’중에서)을 입었다. 옷을 한 번 빨려면 다 뜯어서 빨았다가 다시 바느질을 해야 하는 처지였으니 당연했으리라. ‘해지면 기워서 입고 덧대서 입고, 소맷부리가 닳으면 조금씩 올려 입어 예복 한 벌로 평생을 지낸’어른도 (프란체스카 리 여사) 있다.


“북에서 피난 내려올 때 돈 대신 짊어지고 내려왔다는 명주 몇 필은 어머니 한복이 되었다가, 우리들의 원피스가 되었다가, 블라우스가 되었다가 마침내는 이불잇이 되곤 했다.”는 오숙희 선생의 회고에서 우리 어머니들의 위대한 살림솜씨와 알뜰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생활용품을 아껴 쓰는 일은 ‘새것’만 찾는 요즘 사람들에겐 좋은 본보기다. ‘성냥 한 개비를 칼로 길게 잘라 두 개비로 나누어 쓴’(김집 청소년연맹 총재) 것에서 나아가 ‘세수한 물로 머리 감고, 머리 감은 물로 세탁하고, 세탁한 물로 걸레 빨고, 걸레 빤 물은 화단에 뿌리는’프란체스카 리 여사 예는 물을 틀어놓고 이 닦고 목욕하는 요즘 사람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물자절약의 백미는 최현배 선생의 종이절약이다. “누런 색깔의 공책에 처음에는 연필로 수학문제를 풀고, 그 다음에는 잉크 펜으로 글씨 쓰고, 그 위에 붓으로 쓰고야 그 종이를 버렸다.”(여덟달 만에 건네주신 보약 중에서)‘유쾌한 구두쇠들’의 절약·절제주의가 20세기 어려운 시절을 견뎌온 어른들의 생활철학이라면, 21세기는 물자와 쓰레기가 넘쳐나서 벌어지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무한 소비주의가 빚어낸 에너지 고갈 문제를 풀어내는 신 구두쇠 철학이 등장한다. ‘스위치 자린고비’, ‘에너지 구두쇠’라는 신조어도 나타났다. 신 구두쇠의 기본은 절전이다. 가전제품을 멀티 탭에 연결하는 것은 기본이고, 열소비가 많은 백열등을 고효율 삼파장 전등으로 교체한다. 휴대전화 충전기는 초록불이 들어오면 전원을 끄고, 전기밥솥은 먹을 만큼만 밥을 지어 보온기능을 아예 쓰지 않는다. 작은 분량의 빨래는 그냥 손빨래로 처리한다. 이렇게만 해도 전기요금이 절반으로 준다. 3, 4년 전부터 시작된 내복 입기 운동은 에너지 절약운동의 대표적인 예다. 겨울에 내복을 입으면 체온을 3도 이상 올릴 수 있는 에너지 절감효과는 생각보다 대단하다. 한 사람이 1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만 줄여도 전국에서 4천 6백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못 쓰게 될 때, 새로 사야 해”하는 엄마의 말을 이해 못 하는 아이들. “춥게 지내면 골병들어”하며 한 겨울 조금 넉넉히 불을 때는 게 별 일 아니라는 사람들. 넘쳐나는 종이에 새 종이 쓰는 것에 별 거리낌이 없는 젊은이들이 있다.


승용차 대신 택시나 버스를 타고, 유행 지난 오래된 옷을 입고, 외식대신 집에서 밥해먹는 사람들을 존경하기보다는 “있는 사람이 더 지독해”하며 빈정거리거나, “저렇게 궁색하게 굴면 맨날 저 모양 저 꼴로 산다던데”하며 혀를 차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밥 지을 때 쌀 한 줌 덜어놓던 ‘좀도리 쌀’ 정신은 예나 지금이나 최고의 세상사는 지혜고 재산불리기 전략이다. 언젠가 다시 닥칠지도 모르는 어려운 시기를 대비해 무엇이든 갈무리를 해두어야 안심이 되는 어머니의 증세를 여성학자 오숙희 선생은 ‘피난열차 신드롬’이라 부른다 (‘천하무적 면바지의 추억’ 중에서). 하지만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을 대신해 시조창 인간문화제 김월하 선생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어려운 시절을 겪은 사람들이 고생고생 그 생고생한 시절을 되뇌며 ‘낱알 귀한 줄 알아라, 돈 귀한 줄 알아라’하고 수백 번 이야기해도 그 일을 겪지 않은 사람들은 그 아픔을 잘 모를 터이다.”

 

유쾌한 구두쇠들 -절약이 부자를 만들고 절제가  사람을 만든다-
공병우와 열여섯 사람, 석필 1994.

 1. 최래옥(한양대교수, 구비문학자)  똥은 내 집에서 누어라
 2. 석주선(복식학자)  광고지를 접어 만든 상자 사백개
 3. 김집(청소년연맹 총재) 성냥 한개피를 두 번 쓰는재주
 4. 구봉서(코미디언) 열두 장만 돌린 맏아들 청첩장
 5. 정정완(위당 정인보 선생 맏딸) 정참판댁 오첩반상
 6. 김진홍(목사) 머리칼로 책을 사주신 어머니
 7. 정수창(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맥주 한 잔에 담는 환경 생각
 8. 조세형(국회의원) 필수품 경제학과 사치품 경제학
 9. 조혜자(고 프란체스카 리 여사 며느리) 물 쪼끔, 전기 쪼끔, 기름 쪼끔
10. 남기심(국문학자, 고 최현배 선생 제자) 여덟 달 만에 건네주신 보약
11. 공병우(한글 기계화연구인) 너는 참 열심히 살았다
12. 서세원(코미디언) 작은돈은 어머니식으로, 큰돈은 아버지식으로
13. 이혜순(국문학자) 최초의 여기자가 남긴 조각보
14. 김월하(가곡 인간문화재) 티끌모아 태산된 나의 시조 수업
15. 오숙희(여성학자) 천하무적 면바지의 추억
16. 이종대(유한킴벌리 사장) 내 별명은 짜다 리
17. 이나미(신경정신과 전문의) 섞어찌개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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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 평론가 이범이 전하는 ‘학원비 절약형 자녀교육’

 




1

이들은 수능이 코앞에 다가오면 지금 공부한 것이 남아있을지 불안해하고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대부분 ‘무작정’ 공부를 합니다. 고3이면 공부를 12년을 했던 아이인데 노하우가 이것밖에 안 되는 것입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데 특목고 전문학원에서는 전 과목 뺑뺑이를 돌립니다. 학원에서 계획 ‧ 평가를 다 하니까 개인이 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재수생은 한 번 시험을 치러봤는데도 ‘무작정’ 하고 있습니다. 복습기술은 중학교 때부터 길러야 합니다. 체크하는 것이 복습의 출발점입니다. 어제 본 것을 다시 보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충분히 필요한 시간입니다. 체크를 하고 2~3일 안에 반드시 복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리기술도 중요합니다. 월간계획표를 세우지 마십시오. 그것은 인간으로서 안 되는 것입니다. 재수 없으면 하루 만에 어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27일분을 다시 고쳐야겠지요. 그래서 주간계획표를 짜야 합니다. 일요일 저녁에 짜는 것이 좋고, 실제로 당일이 되면 실행한 것을 써보는 것이 좋습니다.

 

노는 것도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몰아서 노는 아이, 매일 노는 아이가 있는데요. 저는 한 과목을 50분 이상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50분 이상 하면 효율이 떨어지는 내 한계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50분 하고 놀다가 과목을 바꿔서 50분을 공부했습니다.

 

책 중에 <성공하기 위한 7가지 습관> 이라는 책을 싫어합니다. 아는 사람 중에 7가지를 반대로 하는 사람이 있는데 엄청나게 성공했습니다.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생각엔 엄마들이 쓴 공부법 책이 가장 해롭습니다. 빗나가는 애한테 점잖게 얘기한 후 스터디 머신으로 만드는 책은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이들은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하는 말을 들으면 열 받습니다. 그건 개인에 해당되는 것이고 모두에게 맞는 건 아닙니다.

 

책을 보면서 힌트는 얻을 수 있지만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스스로 노하우를 익혀야 합니다. 아이가 머리가 안 좋아서 학원을 보내면, 머리도 안 좋은데다가 공부 기술도 없는 아이가 되고 고등학교 때에는 밀리게 됩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성적이 끝까지 간다는 말이 가장 어이가 없는 말로 들립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갈 때 실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100% 기술이 없어서 입니다. ‘무작정 열심히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은 공부를 깔보는 것이지요.

 

중학교 때 전 과목 학원을 다니지 마세요. 학원을 다니려면 목적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보완할 부분이 있다던가, 기간별로 과목별로 이용해야 할 때 필요합니다. 전 과목은 단기적으로 좋겠지만 장기적으로 해롭습니다. 인터넷강의를 많이 이용하십시오. 인터넷 강의의 가장 좋은 점은 돈을 아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EBS나 강남구청 강의, 메가 스터디 같은 사설 인터넷 업체들도 좋습니다. 좋은 점은 자기가 주도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기술이 다칠 일이 없다는 것이지요. 계획 ‧ 실행 ‧ 평가를 스스로 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주입식 강의이지만 공부기술을 해치지 않지요. 그리고 헷갈리는 부분만 다시 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공부의 유연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좋아하는 과목부터 하루에 20분 정도 듣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낫습니다. 단지 중요한 걸림돌은 채팅이나 게임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데스크 탑을 없애고 노트북으로 바꾸십시오. 노트북은 들고 나가면 됩니다. 그리고 약속을 해야 합니다. 하루에 한 시간만 한다는 식으로 약속을 하면 안 됩니다. 몇 시에서 몇 시까지 하겠다고 분명하게 약속을 해야 합니다. 이건 중독이라서 어쩔 수 없는 것이지요. 놔둬서 저절로 나아지지는 않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이런 것들이 중요합니다.

 
2

우리나라 엄마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아이가 바로 옆집 아이입니다. 같은 반에 누구는 뭘 배우는지 관심이 굉장히 많아요. 그 학부모 중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면 고강도 사교육을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영어학원 하나 다니는 것 빼고는 바둑, 피아노 등을 다니게 하는데 그것도 싫다고 하면 안 보냅니다. 옆집 아이한테 관심 갖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왜냐하면 옆집 아이가 경쟁상대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옆집 아이는 유행이나 기획 상품일 경우가 많지요. 사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이상한 기획 상품이 하나 있는데요. 한자급수 따는 것입니다. 그것 따면 성균관대 동양학부 일부대학 국문과 사립대에서 일부 점수를 줍니다. 다시 말해 한자는 대입이랑 상관없다는 것이지요. 취업과는 상관이 있습니다. 한자급수를 따는 것은 아이들한테 취업준비를 시키는 것입니다. 기업에서는 왜 한자를 따질까요? 일할 때 필요하면 인터넷을 보면 됩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 임원진들이 한자를 중시하는 세대라서 그렇습니다. 수직적인 커뮤니케이션 때문인데 그 분들이 은퇴하는 것은 10년도 안 남았습니다. 한자가 지금은 유행하지만 10년 후에는 지속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면 한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냐고 물어봅니다. 제 생각에는 급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감각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같은 글에 다른 뜻이 있다는 것을 알면 됩니다. '사구 : 모래 사 언덕 구' 하는 식으로 예측능력이 생기면 됩니다.

 

사교육에서 엄마를 구워삶기 가장 좋은 것이 수학입니다. 왜냐하면 수학공부에 대해서 모두들 상처가 많지요. 소비자가 다 공포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 시장이 될 수 없는 것이지요. 수학을 조금 하면 심화 ‧ 경시를 합니다. 한국수학올림피아드에 입상하려면 ‘죽도록’ 공부해야 합니다. 월화수목금금금 다녀야지요. 거기에다가 재능까지 요구합니다. 이것은 기술의 영역이지요. 나머지는 다 들러리입니다. 나중에 밑거름이 되지 않겠냐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은 수학공부를 시킬 때 초등학교 때 반복연산 수학을 하는데 이것이 일본 것입니다. 연산을 잘하면 수학을 잘하는 것으로 착각을 합니다. 고등수학부터 단순연산의 의미가 없어집니다. 외국은 시험 볼 때 계산기를 들고 들어가 시험을 보는데요. 연산은 수학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초등학교 수학은 설명을 하게 시켜보아야 합니다. 원리나 풀이과정을 알게 풀어야 합니다. 답 빨리 내서 고등수학을 잘 하는 것이 아니지요. 중학교 때부터 원리의 체계가 생깁니다. 기억과 경험에 의해서 푸는 것이 습관이 되면 원리를 배우지 못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고등학교 수학을 잘 할 수 있는 방식이 더 떨어집니다. 어려운 문제는 기억과 경험으로 풀지 못하거든요. 원리를 아는 것이 경제적인 공부입니다.

 

영재는 테크닉이 필요없습니다. 선행학습을 하려면 중2 때 이과로 갈 사람은 그때가 찬스입니다. 초등학교 때 정석 푸는 아이가 있는데 수능 1등급을 받지 못합니다. 초등학생이 정석을 푸는 것은 기계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가능하지만 학교진도와 벌어지면 많이 잊어버리고 적응능력도 떨어집니다. 중2 수학은 고등수학과 상관이 없습니다. 중3부터 연관이 있지요. 그때 이중진도를 나가면 됩니다. 중2 때 중3 것을 같이 나가면 1년이 끝나고 이과 수학 하면서 논술을 준비해야 하거든요.

 

이과 논술은 긴 서술형 수학, 과학 문제입니다. 논술이 아니지요. 수학, 과학 진도가 다 끝나야 논술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선행학습이 좋지는 않지만 이과는 필요하지요. 한국의 공부벌레들이란 책이 있지요. 고등학교 100명을 뽑아서 설문조사를 한 것입니다. 거기 보면 수학선행을 한 시점을 보면 평균이 중2입니다. 무조건 초등학교 때 정석 푸는 것은 아니지요. 수학적 재능을 타고난 것 때문에 착시현상이 생긴 것입니다. 언어는 후천적이고 수학은 선천적인 경우가 많지요.

 
3

다음엔 영어 얘기를 하겠습니다. 미국 14개 대학에서 중도 탈락한 인종을 조사해보니 한국이 44%로 일등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대학교육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는 정답 빨리 찾는 것에 익숙하고 객관식이 많습니다. 미국 한 고등학교 시험 문제를 보고 놀랐습니다. 그쪽에서는 세계사, 세계지리가 굉장히 중요한 과목입니다. 세계사 문제로, 영국군 한 명이 총탄이 비 오듯 쏟아지고 있는 참호 속에서의 상황 묘사인데 ‘위 영국군사가 당시 유럽정치의 어떤 맥락과 과정을 거쳐서 저 상황에 처했는지와 앞으로 그 병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설명하라’ 는 문제였습니다. 우리와 수준이 다릅니다.

 

우리는 수능이나 내신 모두 객관식이지요. 다른 나라는 아예 서술형이거나 논술형입니다. 우리는 정규수업시간에 SAT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이러면 새로운 것 만들어내기, 자기생각 정리가 안 되지요. 아이비 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받았는데 일주일에 400페이지가 되는 영어논문을 읽어야 합니다. ‘이것을 읽고 너의 아이디어가 무엇이냐’ 는 질문에 답을 해야 합니다. 숙제가 많이 나오는데 많이 읽고 자기 생각을 써야 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중도 탈락률이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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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는 중2 남자아이가 있었는데 축구전문기자가 꿈이라고 합니다. 영어학원을 다니기 싫어했지요. 그래서 두 달만 다니자고 타협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피파홈피에 들어간 적이 있느냐고 한 후 영어학원 다니면서 그 사이트 가서 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효율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제 아이가 동물을 좋아합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 년 구독료가 삼만 오천 원입니다. 구독할 필요도 없습니다. kids.nationalgeographic.com에 가면 다 있습니다. 관심분야가 있으면 그것을 위주로 해야 합니다. 학원은 보조적인 것이지요. 저는 타임즈에서 영화관련 기사를 주로 봤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한 시간 대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지요. 문법은 중학교 때 한 학기만 잡고 하면 됩니다. 일본식 문법서는 폐해가 많다는 것을 알고 영어로 된 문법서만 보았습니다. 쓸데없이 외워야 할 문법내용을 최소화해주거든요. 어휘도 중학교 때부터 체계적으로 하면 됩니다. 어휘 관련된 좋은 책이 많으니까 꾸준히 하면 되고요. 영어의 실력이 남다른 애들은 어휘 책을 안 봐도 됩니다. 주제별 소재별로 찾아보고 소재적, 연관어를 스스로 정리하면 됩니다. 어휘학습서는 상황을 고려해서 쓰면 됩니다.

 

얼마 전에 분당에 있는 학교 3군데를 갔었습니다. 그곳에서 '공부는 뭡니까' 하고 물어보았거든요. ‘지식을 머리에 쌓는 겁니다’, ‘외우는 거요’하고 대답했습니다. 공부는 지식을 머리에 쌓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당연히 대학입시도 지식을 묻는 것이라고 엄마들은 생각합니다. 하지만 역량을 테스트하는 문제가 많습니다. 언어영역이 대표적인데요. 처음 본 지시문으로 독해력, 추론능력을 테스트합니다. 논술은 논증 능력까지 봅니다. 지식을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지요. 출제자의 의도를 추론하는 능력을 테스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언어영역은 감으로 찍는다는 미신이 생긴 것이지요.

 

지식은 정신을 차리고 나중에 노력하면 따라 잡는 것도 가능하고 만회가 됩니다. 역량은 초등학교, 중학교까지가 중요합니다. 고2때까지 역량을 못 키운 애들은 어떻게 해도 안 됩니다. 영어도 그렇습니다. 제가 아는 어느 분은 아이가 6살이 되어도 영어를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강남의 최고급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데 그 동네에서는 거의 천연기념물이지요. 언제 시작하는지는 얼마나 고급영어를 할 수 있는지와 상관이 없습니다. 아이가 얼마나 고급한국어를 하는지가 문제가 됩니다.

 

독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엄마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뉴스를 보는 것을 권유합니다. 중학교 때부터 시사주간지를 봐야 합니다. 문학서적도 그렇고 공통점은 아이들이 철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지요. 내가 아닌 남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시사주간지는 가장 논술적인 글이 많습니다. 주기도 주간지가 적당합니다. 주간지가 언어영역에 나오는 지문과 많이 겹칩니다.

 

그와 더불어 토론과 읽기를 많이 권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30분도 좋으니까 말을 시켜야 합니다. 독해는 읽기만 해도 좋아지지만 추론과 논증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안 되는 것이 쓰기와 말하기 교육입니다. 학교수업을 빼고 나면 나머지 공부는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대신 면접 ‧ 논술 ‧ 토론의 차이는 많이 납니다. 이것의 특징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런 것은 전략적으로 조기에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진국의 교육일수록 말하기 ‧ 쓰기를 강조하는데 우리나라는 전혀 없지요.

 

*구미도서관에서 열렸던 교육평론가 이범 선생의 교육강좌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참고하거나 도움되는 내용이 있으면 좋겠네요, 버릴 것은 버리고 얻을 것은 얻어내고...^^(좁쌀세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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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24색 크레파스를 선물 받고
설레이는 마음에 밤잠을 설치던 때가 있었습니다.
누구나 그런 기억 하나는 간직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부러질까 조심조심, 나무도 그려보고, 하늘을 파랗게 물들였다가, 붉게도 물들였다가...
 

아이들은 그렇게 그림을 그리며
자신의 희망도 그려나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난이라는 이유로
넉넉하고 양질의 미술재료를 얻지 못해
마음껏 꿈과 상상의 날개를 펼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 예쁜 아이들이
자신의 잘못도 아닌 가난 때문에
배움의 기회 균등하게 가지지 못하고
꿈도 키우지 못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



오늘 전해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경제적 어려움을 가진 아이들에게
풍족한 배움의 기회를 주고
더불어 재사용과 재활용까지 장려한
미국 시카고의 한 프로젝트입니다.

그 이름은 “Creative pitch”




미국 시카고의 Brain forest 라는 디자인 회사 의해 처음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쓰레기통에 쓰다 버려진 마커, 프로젝트 샘플, 충분히 쓸 만한 종이등을 발견하고
동네 공립학교 미술 선생님들에게 나눠준 것이 시작이 되어
현재는 Creative pitch 라는 공식 단체를 만들어 70개 학교의 50,000 학생들과
전문 미술치료프로그램, 청소년 보호소등으로 다양한 미술재료 무료로 전해주고 있습니다.


▼ Creative Pitch warehouse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는 후원,기부 받은 다양한 미술재료들.





▲ 이 프로젝트를 진행시킨 브레인 포레스트의 주역들.


처음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현재는 일반 시민의 기부나 크리에이티브 업무에 종사하는 단체나
디자인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더 많은 양질의 재료들을 보내줄수있게 되었구요.

하지만, 단순히 모든 학교와 보호소, 프로그램에게로 미술재료들이 전해지는 것이 아니죠.

좀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반드시 학교나 단체의 학생들의 80%이상이
평균 이하의 생활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이여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다 나누어 주고 싶겠지만
아마도 그들은 최고로 균등한 교육의 기회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는것 같네요.


간단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재사용과 재활용으로 환경보호는 물론 사회환원으로도,
미술교육의 육성과 더불어 지역사회의 참여 기부문화 장려까지


▲ 전해받은 미술재료들과 함께 행복해하는 어린아이들.


이 세상에 나눌 수 없는 것은 없습니다.
자신의 재능, 끼, 교육... 
책상 서랍 속에 잠자고 있는 헌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 보배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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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와 교육이야기(두 번째)






나비효과. 어떤 일이 시작될 때는 아주 작지만 결과는 매우 큰 차이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나비효과는 다양한 분야에 쓰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고등학교 선생(에린 그루웰 Erin Gruwell) 이 쓴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The freedom writers diary). 원작을 토대로 만들어진 힐러리 스웽크(에린 그루웰 역)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프리덤 라이터스‘. 이 영화는 그루웰 선생이 학 고등학교에서 학생 150명과 함께 글쓰기를 통해 나비효과를 일으켜 낸 책읽기와 글쓰기의 중요성을 재확인 시켜 준 영화입니다.

 

학교 폭력, 마약, 성폭행, 무질서가 난무하는 곳에서 학생들은 자포자기, 청소년기에 가장 중요한 가치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었지만, 국어 선생의 노력으로 학생들은 책 읽기에 도전합니다. 학생들에게 던져진 책은 안네 프랑크: 어느 소녀의 일기(Anne Frank: The Diary of a Young Girl)≫와 <즐라타의 일기: 어느 사라예보 아이의 삶(Zlata's Diary: A Child's Life in Sarajevo)>. 학생들은 이 책을 통해, 자아를 다시 발견하고 세상과 사물이 이치, 인간, 존엄 등 다양한 가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글쓰기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 걸까요? 학생뿐만 아니라 부모세대도 마찬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 멀티태스킹. 컴퓨터를 하면서 밥을 먹고, 텔레비전 소리를 듣고, 휴대폰 통화를 동시에 해결합니다. 당연히 집중력결핍증후군에 빠질 수 있지요. 집중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독서와 글쓰기입니다. 자신이 읽고 고민하고 글을 쓰는 능력개발이야말로 사고력을 깊고 풍부하게 만들 수 있지요. 글을 잘 쓴다는 기준은 없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풀어 적게 하는 습관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지요.

 

일본에는 생활협동조합이 발달되어있습니다. 주부모임에서 가장 중요하게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글쓰기 발표회입니다. ‘500자 프로그램’ 등 다양한 글쓰기 문화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글쓰기를 통해 발표하고 대화하고 토론하는 과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겁니다.


 


   ▲ 그루웰 선생과 함께 글쓰기 효과를 이루어낸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주인공들.
      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한자리에 모였다. 

그루웰 선생과 학생들이 이루어 낸 나비효과는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됩니다. 나비의 날개 짓이 값진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지속성이 중요하지요. 참고 이겨내고 배려하고 마찰을 줄여가면서 가는 과정. 시중에 글쓰기를 위한 책들은 너무나 많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글쓰기는 기교가 아니라, 자기표현이 중요합니다. 문법과 원칙에 얽혀 고민하다보면 글이 잘 써지지 않지요. 대화하듯, 대화 옮기듯 글을 쓰고 책을 읽다보면 자신만의 글쓰기 원칙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문학적 행위지만 문학에 가두어 놓을 필요가 없습니다. 인터넷, 정보의 홍수, 속도전에서 집중력을 상실하는 만큼 위험한 것이 없지요. 그 해결 점의 첫 단추를 글쓰기를 통해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서로의 이야기를 글(서평이나 고민 등)로 나눌 수 있는 블로그를 운영해 본다든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서 만든 프리덤 라이터스 재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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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한 비영리 기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아이는 사춘기 엄마는 성장기’ 2남 1녀를 둔 엄마와 장남이 함께 쓴 책입니다. 부제는 사춘기, 내 아이와 마음이 통하는 비폭력 대화. 대화는 소통의 꽃이라 불립니다. 모든 일이 대화로 풀리며, 끝납니다. 하지만 잘못된 대화는 서로에게 상처가 되며, 폭력을 부릅니다. 말 자체가 폭력이 될 수 있지요. 대화 자체가 없는 문화는 더 위험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 되는 단어 들을 꼽으라면, 소외, 고독, 우울, 화, 대화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서문을 쓴 주성민 이사장은 자녀들에게 존댓말을 쓴다고 합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지요.

 

예전에 강호동의 무릎팍도사에 출연했던 안철수 교수. 안철수 씨는 그 때 인상적인 말을 많이 했지만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안철수 씨 어머니의 존댓말. 아들이 아이였을 때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한 번도 반말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부모님들 입장에서 보면 참 힘들어 보입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대화의 첫 단추는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자세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요. 이 책을 쓴 엄마와 아들이 주고받은 대화(글)를 읽어 보면서 나는 과연 대화할 때 어떠했는가를 돌이켜 보니, 부끄러워집니다.

 

이 책을 쓴 엄마(이윤정)는 이야기 합니다. 대화 문화는 하루에 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연습을 통해서 습득된다고, “ 서로 존중하는 대화는 가정에서 시작해서 직장, 공동체 등에 이르기까지 갈등을 해결하고 질서를 유지하고 화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고 민주적인 방법일 뿐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에 절실한 시대적 요청입니다” 가정은 제 1학교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자녀들이 부모로부터 배우는(영향 받는) 것이 크기 때문입니다. 자녀들은 독립할 때까지 부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요즘 청소년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사랑과 연민이라고 합니다. 고독감과 우울증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대화부족이거나, 말의 폭력으로 상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문이 닫히면 쉽게 열기가 힘들지요.

 

아이들은 부모에게 배우고, 부모는 아이들에게 배웁니다. 아이들 교육 못지않게 부모교육 또한 너무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합니까. 어른들도 한 때 아이들이었지요. 환경은 달랐지만, 비슷한 고민을 하고 갈등을 일으키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잊어버리지요. 요즘 아이들이 자라라는 환경은 너무나 다릅니다. ‘차이’를 인정할 줄 알아야지 마음이 문이 열리고 대화가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비폭력 대화법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가장 필요합니다.

 

비폭력대화에서 ‘공감’은 다른 사람이 무엇을 관찰하고 느끼고 무엇을 필요로 하고 부탁하는지 귀 기울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어떤 선입관이나 판단도 떨처 버려야지 공감은 가능합니다, 공감이란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그곳에 그 사람과 함께 있는 것,

 

안철수 교수도 언제나 모든 사람에게 존댓말을 썼다고 합니다. 군대에서도 군의관으로 근무할 때도 사병에게 반말이 나오지 않아서 “이것 좀 해줄래요” 정도. 부부싸움도 존댓말. 이런 배경에는 안철수 어머님이 계셨습니다. 안철수 어머님은 언제나 아들에게 존댓말을 썼다고 합니다. 하루는 학교를 지각, 택시를 타고 학교로 가는데, 그의 어머님께서는 “학교 잘 다녀오십시오”라고 말을 건넸다고 합니다. 택시 기사아저씨가 나중에 혹시 형수님 되시는가 물을 정도였다고 하니……. 안철수 씨는 직원들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위아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역할분담만 있다는 것. 그의 존댓말과 겸손은 오늘날 안철수를 있게 했다면 과언일까요? 존댓말이 아니라 남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미국의 인기앵커이자 미국역대 두 번째 갑부인 앤더슨 쿠퍼는 말했습니다. “ 인간이 되는게 먼저다‘라고.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이루어지거나 바꾸지 않겠지요. 노력하는 자세와 변해보겠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다음이 학습입니다. 사춘기 자녀들 둔 부모님들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부모님들이 비폭력대화의 문을 열어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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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섹터로 불리는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 제3섹터가 비영리기구 영역이라면 제4섹터는 돈을 벌어 비영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영역을 일컫습니다. 사회적기업과 제4섹터 개념은 아직 분명하게 정의 내려지지 않은 진화하는 개념으로 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정부나 언론에서 정확한 영역 구분없이 말을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의 유누스 총재. 그라민 은행은 가난한자들을 위한 은행으로 불립니다. 그라민 총재가 몇 차례 한국을 방문하면서 마이크로 크레딧(무담보 신용대출) 사업이 널리 알려지게 되지요. 최저 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웃들이 삶을 꾸려나가게 하는 이 사업은 세계 각지에서 시나브로 확대되었습니다. 외국에는 사회적 기업이 너무 많습니다. 영역도 다양하고 풀어가는 사업 방식도 다르지요. 돈을 벌어 좋은 곳에 쓴다. 대안적이고 생태적인 삶을 이루어 내기 위한 사업 등.




*아쇼카 홈페이지 대문이미지

 
오늘 소개 시켜 드릴 곳은 빌 드레이튼이 세운 ‘아쇼카’. 아쇼카가 만들어지면서 사회적 기업가, 사회적 투자, ‘사회적 벤처캐피탈이라는 용어가 보편화 되기 시작합니다. 5만 달러로 시작된 아쇼카기금은 현재 3500만 달러가 넘었지요. 아쇼카는 사회적 기업가을 발굴해 지원하는 '사회 변화 허브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쇼카의 지원 기준은 사람. 사업비가 아니라 생사회적 기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생활비(평균 3,4 년)를 지원하는 것이지요. 단 생활비 명목으로 받은 돈은 자유롭게 써도 됩니다. 하지만 돈을 받기 위해서는 아쇼카 펠로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까다롭기로 알려진 코스를 통과해야 합니다. 지옥코스라고 불리정도로 어려운 심사과을 거쳐야 하니까요.

 
자료(보노보 혁명)에 따르면 펠로 선정기준은 네 가지. 창의성, 기업가적 자질, 사회적 영향,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도덕적 품성입니다. 3단계의 강도 높은 심사를 거쳐야지만 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교육이 핵심이지요. ‘아쇼카 펠로’로 선정된 사회적 기업가는 2,000 명이 넘는다고 합다.


사회적 기업가는 다시 사회적 기업가를 낳고, 사회에 환원한 영향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큽니다. 몇 천 만 명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니까요. 사람을 중심에 놓고 투자하는 아쇼카를 보면서, 한국 사회에서 움트기 시작한 사회적 기업  환경을 돌아도 봅니다. 빠른 창업보다도 창업인의 자세와 인품 등 종합적인 판단과 교육을 통해서 사회에 자리매김시키는, 희망을 살려내는,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지, 점검해 볼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당장 급한 불을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흔들림 없이 사회적 기업가로 커 나가기 위한 교육체계와 심사, 피드백 등. 종합적이고 멀리 보고 길게 보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는지.......... 

 

사람을 키우는, 사람에 대한 투자. 한국에도 아쇼카 같은 비영리섹터들이 많이 생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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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브레멘 만병초(그리스어로 장미나무) 공원(Rhododendron Park)에 가면

 특별한 보물이 숨겨져 있습니다.

얼른 보아서는 눈치 채기가 어렵습니다.


자세히 관찰해 보아야 찾을 수 있답니다.


 

바로 유엔인권선언 조문 하나 하나가 공원의 숲길과 잔디밭 경계마다 새겨져 있습니다.

 "inscrire - 인권을 써 봅시다"라는 국제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홈페이지 대문 이미지입니다.

파리에서 유토피아까지!

(☞홈페이지 둘러보기)

 

이 프로젝트는 프랑스의 예술가 프랑수와즈 샤인 (Franoise Schein)의 아이디어로 시작되었지요.

그녀의 생각은 1989년 이래 파리, 브뤼셀, 스톡홀름, 하이파, 리스본, 베를린, 리오 그리고


브레멘에서 그 꿈이 이루어졌고 계속, 유토피아(?)까지 긴 여정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참여해서 판넬을 만들고 있는 장면>




<파리,독일 지하쳘역 내 명기되어 있는 인권선언문!>




한국의 경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아동,청소년을 위한 인권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인권에 대한 이해와 학습은 중요합니다. 사람에 대한 존경와 예의, 배려, 관용을 배울 수 있으니까요!!

사람으로서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권리. 인권. 


미국의 주요 대학에서는 사랑, 정의, 인권 등 사람이 살아가면서 간직해야 할
키워드 단어 하나를 놓고 세계의 석학을 모셔다가 강의를 한다고 하지요.

대표적인 것이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가 진행하고 있는
'정의란 무엇인가'입니다.
정의 하나를 놓고 고대 철학자들의 생각에서 부터 현대까지 정의를 조명하는 겁니다.
학생들로 부터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1948년에 선포된 인권선언문.

그중에서 교육과 관련된 내용을 소개시켜 드릴까 합니다.


제26조

1. 모든 인간은 교육받을 권리를 갖는다. 교육은 최소한 초등기초단계에서는 무상이어야 한다.
초등교육은 의무적이어야 한다.
기술교육과 직업교육은 원하는 누구나 받을 수 있어야 하며,
고등교육은 실력있는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개방되어야 한다.

2. 교육은 인격의 온전한 발전과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대한 존중을 강화하는 데로 나아가야 한다.
교육은 모든 나라들과 인종 또는 종교집단 사이에서 이해, 관용, 우호관계를 증진시키며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유엔의 활동을 촉진해야 한다.

3. 부모는 자녀에게 제공되는 교육의 종류를 선택함에 있어 우선권을 갖는다.


한국의 공원이나 공공시설에도 인권선언문이 쓰여져 있을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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