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KACE입니다.

어느덧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해지고, 낮에는 포근한 가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이번주는 계속 일교차가 크다고 하니 겉옷 하나씩 챙기시는게 좋겠습니다.😊




오늘은 KACE에서 아동·청소년들의 권리 증진을 위해 송파구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찾아가는 아동·청소년 권리교육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타인을 배려하고 공감할 수 있는 차세대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송파구 관내 학교로 찾아가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이미지 참고해주시거나, 02-424-8377(대표번호)로 전화주세요!😄






💕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

안녕하세요. KACE입니다.


어느덧 4월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엊그제는 갑작스런 비와 강풍에 걸어다니기 힘들 정도였는데 별다른 일은 없으셨나요?


오늘 지역사회교육회관에서 보이는 하늘은 다행히 아주 맑아 보입니다.



좋은 소식 한가지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KACE가 2018년 서울시교육청학교와 마을이 만나는 교육공동체(SnS) 협력활동


연계기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대상으로 어려운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힐링 ART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교육공동체'와 '삶이 있는 학교'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아래 대상별 자세한 내용 확인해주시고,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신청바랍니다.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

안녕하세요. KACE입니다.

 

KACE는 1969년 설립되어 '학교를 주민의 평생교육의 장으로 개방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성장을 돕고

지역주민은 학교의 협력자가 되게 함으로써 자기지역과 학교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학교중심의 교육공동체운동'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학교개방을 시작으로 지역사회에서 주민들이 교육받을 수 있었던 것처럼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과 서울시는 올해 상호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하반기부터 산하 11개 교육지원청마다 각각 1개 학교에 평생교육 전용교실설치하고, 학교의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연중 학부모 및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합니다.

 

 

동작관악, 강동송파교육지원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평생교육 전용교실에 대한 소개입니다.

KACE는 앞으로 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학교에서 이루어 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동작관악교육지원청(교육장 이형범)은 서울남사초등학교에 학교평생교육 전용교실을 설치하였다. 

서울남사초등학교(교장 이종현)에서는 성인 학습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평생교육 전용교실성인용 책상 및 의자를 배치하는 등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재정비하였다.

이곳에서는 오는 1124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전에 부부부모자녀주변인 사이의 비폭력 대화를 위한 좋은 나, 더 좋은 너, 참 좋은 우리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이론 중심 교육이 아니라 실제적인 훈련과정으로 되어 있어 이번 교육을 통해 가정 내 대화에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동송파교육지원청(교육장 정정옥)은 명일중학교에 학교평생교육 전용교실을 설치하고, 도예과정 프로그램 전용공간으로 활용한다. 이곳에서는 매주 화요일나를 찾아가는 흙여행이라는 주제로 도예과정을 운영하며, 작품 제작을 위한 물레·가마시설을 완비하고 작품 전시실을 설치였다.

  나를 찾아가는 흙여행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습자들은 도자기술의 기본적인 훈련과 도안 등 감각적인 기술을 습득하여 학교·지역사회와 연계한 전시회 등 각종 문화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평생교육 전용교실학부모·지역주민과 학교 사이에 참여와 소통의 문화를 형성하고 학교교육에의 참여를 활성화하여, 학교와 지역사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평생교육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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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즐거운 교실만들기

 

학교에서 학생들을 관찰하다보면

그들 안에 꿈틀거리는 에너지를 발견하곤 한다.

매일 생겨나는 에너지들을

적절한 배출통로를 만들어 비워줘야 하는데,

학교라는 곳은 학생들에게 머리로만

에너지를 사용하게 만드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배출시킬 수 있는 양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복도를 뛰어다니고,

겨우 확보한 체육시간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축구에 열광하며,

수다로 남은 에너지들을 풀어내는 등의

모습들을 보게 된다.

 

 

분노감도 마찬가지다.

적절한 배출통로 없이 감정을 안으로만 삼키는 법들을 체득하고 있다.

나이에 맞지 않는 무리한 과정들을 소화해야 하면서 생겨나는 불만과 높은 기대감.

경쟁이 과열되고 서열이 만들어 지면서

가슴 속 깊은 곳에 ‘싫어!’라는 말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게 된다.

그 외, 여러 가지 감정들 또한 에너지들인데 매번 적절한 배출 통로가 없다보니

사소한 충돌에도 과한 감정다툼으로 발전이 되거나 현명한 대화보다는

힘의 논리로 더 큰 상처들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다 보니 때론 적절한 분출의 기회와 가슴 속 깊은 곳에 쌓여 있는 말들을

배출해 낼 적당한 자리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생각으로 교실에서 진행했던 몇 가지 사례를 아래 소개하고자 한다.

 

 

 

 

★ 날 힘들게 한 너, 사라져! (풍선을 통해서 분노감 배출하기)

 

 

 

 

시작 전, 잔잔한 음악과 함께 각자의 삶 속에서 자신을 힘들게 한 사람

또는 장소를 떠올려보게 한다.

 

그리고 가슴 속 깊숙한 곳에 감추어 둔 하고픈 말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풍선에 문장으로 또박또박 기록하도록 했다.

 

만든 풍선들을 마구 섞어 놓고 적혀있는 문장들을 읽어보도록 하면서

서로가 비슷한 고민들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도록 한다.

 

 

 

 

그리고 풍선을 공중에 띄우고 내면의 스트레스를 때리는 행위로 풀도록 활동을 시작한다.

사실, 손으로 때리는 것으로 풍선을 터지지 않는다.

이와 같이 내 안의 고민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도록 한다.

 

그래서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이겨내야 하고 고통도 나누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친구와 함께 활동을 하도록 한다. 몸과 몸 사이에 풍선을 넣고 터뜨려 보도록 한다.

 

풍선이 쉽게 터지지 않기 때문에 서로 몸을 꽉 끌어안고 땀을 뻘뻘 흘릴 정도의 힘을 사용해야 한다.

 경쾌한 음악과 함께 각자의 고민이 쓰인 풍선을 마구 터뜨리는 시간동안

교실의 온도가 상승할 정도의 굉장한 에너지의 분출을 보게 된다.

 

 

 

 

 

그리고 남은 풍선을 마구 뛰어서 밟고 터뜨리는 마지막 시간들.

그리고 그 안에서 소리를 지르며 몸을 던지는 아이들.

이렇게 배출한 뒤엔 자신을 사랑할 시간을 만들어 준다.

 

두 손을 심장 위에 올리고 눈을 감고 호흡하도록 한다.

 

그리고 힘든 것들이 많았음에도 잘 살아온 나에게 잘했다는 칭찬을 하도록 한다.

그리고 내안의 ‘나’에게 고마워, 이겨낼 수 있다는 말을 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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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할 때였다.

 

 

가출했다가 며칠 만에 돌아와 교실문을 열고 들어오던,

편의점에서 담배를 6보루나 훔쳤다가 CCTV에 찍혔던,

화가 나면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며 개를 보고 달려가

연필 깎던 칼을 휘둘렀던,

수업시간에 “씨발”이라고 말을 던지던,

 

 

그리고...

너무나 학교에 오기 싫어했던 녀석들이 있었다.

 

 

새벽까지 술주정과 체벌을 하는 아빠,

먹고 사는 문제로 인해 며칠 만에 집에 돌아오는 부모,

밤에 일해야 하는 부모들로 인해

녀석들의 가슴은 메말라 웃음도 눈물도 없었다.

 

 

이런 아이들에게 교과서를 들고 수업에 억지로 참여하게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는 듯 했다.

 

 

아이들의 멘토가 되고 싶었지만

담임인 나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고,

내가 하는 많은 활동을 거부하는 녀석들.

 

. . . . . . . . . .

 

 

뭔가 변화가 필요했다.

 

 

녀석들의 마음의 변화를 위해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러다 보니 여러 놀이들을 함께 하게 됐다.

교과서를 높게 쌓아보기도 하고,

신문지를 맨발로 찢어보고,

몸을 신나게 움직이게 만드는 최면술놀이 등

교실놀이와 연극놀이의 세계로 녀석들을 초대했다.

 

어색해 하던 녀석들은 조금씩 몸을 움직이고

즐거움 가득한 비명소리는 늘어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에 대한 경계심 또한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서 녀석들이 삶을 바라보는 눈을 바꿔주고 싶어서

색다른 수업들을 구상하게 됐다.

온 몸에 화장지를 감고 신문지와 함께 찢어보기도 하고,

석고붕대로 손을 떠보기도 했으며,

날달걀을 종일 들고 다니면서 부모가 갓난아이를 키울 때의 마음을 체험해 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눈물 흘리기 시작했고,

때론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교사인 나의 어떤 생각과 노력이 있느냐에 따라

반 아이들의 변화 또한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됐다.

 

 

 

함께 보낸 시간들 속에서 녀석들이 원했던 것은

사랑과 관심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인정받고 싶고 존중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존중해 주고, 들어주고, 믿어주자 녀석들 뿐만 아니라

 반 전체에 변화가 찾아왔다.

 

 

그러다 보니 난 더 이상 권위적일 필요가 없었다.

 내가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지 분명하게 알게 된 순간이었다.

 

 

이 경험을 토대로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이젠 심리극(사이코드라마)와 상담, 가족세우기와 관련된 일들을 하고 있다.

자살을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긍정적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만들어 주고,

무기력한 아이들에게 내면의 에너지를 확인시켜주며,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생명과 사랑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아주 작은 변화만으로도 나와 만나는 아이들의 인생이 긍정적으로 변화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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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캄보디아에서 Sra Pou라는 이름의 직업학교 건물이 완공되었습니다.
겉보기에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학교 건물과는 달리 알록달록한 이 건물이 특별한 이유는,
그저 예쁜 겉모습 때문만은 아닙니다.

바로 학교가 자리잡은 지역의 자연에서 온 재료들을 이용해 지역 주민들의 손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인데요,
지역 주민들이 집짓는 작업에 대한 교육을 받은 뒤 직접 손으로 지은 '핸드메이드' 학교라고 합니다.




스라 포우 Sra Pou마을은 프놈펜에서 외곽의 시골로 재배치되면서 많은 가정들이 취약한 기반시설과
안전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주거환경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렇게 특별한 학교가 생겨남으로써
이 마을에는 변화가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이 학교를 디자인한 핀란드의 건축사무소 Arhchitects Rudanko + Kankkune의 Hilla Rudanko와
Anssi Kankkunen는 2010년 봄, 캄보디아 아달토 대학에서 수업를 받기 위해 캄보디아에 왔다가
이 학교 건물을 디자인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수업 내의 작은 프로젝트에
불과했지만 이들이 의욕적으로 자금을 유치한 덕분에 실제 건물 완공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하고요.



 
큰 창문이 여러개 있는 이 2층짜리 건물은 주민들이 직접 햇볓에 말려 만든 벽돌로 지어졌고,
바람도 잘 통하고 채광도 잘되게 하기 위해 벽돌 사이에 구멍이 뚫려있기도 합니다.
현관은 지역주민들의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충분히 넓게 만들어졌고요.



사전에 직업교육을 받은 주민들의 손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이제 지역의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면서
주민들에게 직업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함께 모여 모임을 갖고 지역공동체를 위한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학교 건물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행복해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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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동무들에게


돋는 해와 지는 해를 반드시 보기로 합시다.

어른들에게는 물론이고 당신들끼리도 서로 존대하기로 합시다.

뒷간이나 담벽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 같은 것을 버리지 말기로 합시다.

꽃이나 풀을 꺾지 말고 동물을 사랑하기로 합시다.

전차나 기차에서는 어른들에게 자리를 사양하기로 합시다.

입을 꼭 다물고 몸을 바르게 가지기로 합시다.

 

 

 


 

 

어른들에게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치어다 보아 주시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보드랍게 하여 주시오.

이발이나 목욕 같은 것을 때맞춰 하도록 하여 주시오.

잠자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시오.

산보와 원족 같은 것을 가끔가끔 시켜 주시오.

어린이를 책망하실 때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자세 타일러 주시오.

어린이들이 서로 모여 즐겁게 놀만한 놀이터와 기관 같은 것을 지어 주시오.

대우주의 뇌신경의 말초는 늙은이에게 있지 아니하고

젊은이에게 있지 아니하고 오직 어린이들에게만 있는 것을 늘 생각하여 주시오.


우리들의 희망은 오직 한 가지 어린이를 잘 키우는 데 있을 뿐입니다.

다 같이 내일을 살리기 위하여 이 몇 가지를 실행합시다.

어린이는 어른보다 더 새로운 사람입니다.

 

 

 ‘어린 동무들에게’와 ‘어른들에게’는 동학운동을 하던 김기전, 방정환 등이 1923년 5월 1일 어린이날을 선포하며 발표한 <어린이날 선언문>에 있는 내용입니다. 80여 년 전에 쓴 이 당부의 말들이 여전히 새겨들어야 할 것들 뿐입니다.

 

 

 

 

 

 

 

 

 

사진을 찍은 강재훈 님은 이십 년 가까이 오지의 작은 학교들을 찾아가 사진에 담아왔습니다. 빠르고 큰 것만을 좇는 세태에 결국은 남아나지 않으리라는 걱정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가 찾아갔던 작은 학교들은 이미 대부분 문을 닫았습니다. 특집에 실린 사진들은 학고재에서 나온 그의 사진집《들꽃피는 학교, 분교》와 가각본에서 펴낸《산골분교운동회》에 실린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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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가 있은 지 한 달이 넘었다.
표심을 위한 선거공략이든, 진심을 담은 선거공략이든 당선자들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4년간 고군분투할 것이다.
그럴 거라 믿고, 그렇게 믿고 싶고, 그래야 할 것이다.







지역의 발전은 지방자치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간다.

그렇다면 학교는? 당연히 교장이다.

문득 서울 Y중학교의 특별한 날이 떠올랐다.
그 날은 바로 10월 24일, 애플데이(Apple Day 화해의날)이다.
이날만큼은 오해도 풀고, 사소한 일을 이른 고자질쟁이가 될까봐
선생님께 하지 못했던 말도 속 시원히 털어놓는다. 




미안하day 사과한day 고맙day
Y중학교는 10월 한 달을 '미.사.고. = 미안하데이, 사과한데이, 고맙데이'로 정했다.
'미안하day'에는 사과하고 싶은 사람이 편지를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고,
'사과한day'에는 각 학교 Peace Maker가 그 편지를 사과와 함께 전달하며,
사과편지를 받은 사람이 '고맙day'에 화해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다시 홈페이지에 남기면서
작은 갈등이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Peace Maker의 집과 화분을 기억하세요
Peace Maker 프로그램은 Y중학교와 인근 학교가 연합하여 실시한 '학교폭력 예방활동'이다.
각 학교의 학생, 교사, 학부모를 피스메이커로 임명해 폭력없고 평화로운 학교를 만들고자 했다.
이들은 학교폭력의 실태와 대처방법을 배우고,
흡연·폭력·금품갈취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학교 인근의 위험 지역을 지도에 표시하여
그 주변상가를 방문해 학교폭력의 실태를 알리고 학생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도움을 주도록 했다.
피스메이커의 집에는 청소년이 위험에 처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긴급연락처가 적힌 화분을 비치하여
학생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도움을 주었다.






4년 후, 그것은 없어졌다

4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미사고데이와 피스메이커가 존재할까?
씁쓸하지만, 지금은 '없다'.
하나의 이벤트처럼 교장이 바뀌고서 그것은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변화, 새로움도 좋지만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분명 시간이 필요하다.
시행착오도 겪어야 하고, 조금씩 보완해가기 위한 워밍업 시간이 필요하다.
좋은 것은 하나의 전통처럼 이어가면 좋으련만.
어떤 것이든 자신이 최초로 시작하길 원하는 걸까?

꼭 필요한 것인데 없는 것, 그것을 새롭게 시작하고
좋은 것은 더 좋게 변화시킬 수는 없는 것일까?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긴 하지만 분명 지자체는 자치장하기 나름이고 학교는 교장하기 나름이다.



학교 조직은 꼬리잡기다
학교 조직은 꼬리잡기와 같다.
꼬리잡기 술래가 혼자서 아무리 움직여본들 전체를 움직이기는 어렵다.
하지만 꼬리잡기 맨 앞에 있는 사람이 움직이면 술래는 같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말해도 최종결정권을 가진 교장이 아니라고 하면 더딜 수밖에 없고,
교장이 바삐 움직이면 모든 사람들이 함께 신나는 곳이다.

학교요? 교장하기 나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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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죽기 직전까지 배워야 한다는 할머니 말씀은 옳다. 공부라고 요즘 애들 잡는 그런 공부만 있는 건 아니니 괜스레 심리적 압박을 느낄 필요는 없다.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공부는 의무교육도 아니고, 시대 흐름에 떠밀려 획득해야할 자격증 시험 과정도 아니다. 즐기면서 배우면 그 뿐이다. 자유의지로 모였으니 생각이 비슷한 좋은 친구를 사귈 수도 있고, 그 동안 몰랐던 재능이 드러나 다시 꿈을 꿀 수 있는 용기가 생길 수도 있다. 제 스스로 찾아 하는 공부는 맛있다. 일단 시작하자.

 

 

 자발적 인문학 공부

 

인문학이라는 단어에 겁먹지 말자. 인문학이란 바꿔 말하면 ‘어떤 분야이든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의 모든 종류의 공부’일 뿐이다. 내가 왜 이러고 사나 싶은 사람, 사는 게 뭐 별 거 있나 싶은 사람, 좀 더 잘 살고 싶은 사람, 좀 더 게을러지고 싶은 사람, 잘난 척 하고 싶은 사람, 겸손해지고 싶은 사람 등 누구나 배우면 되고 배울 수 있다.

 

 

배우는 기쁨에 흠뻑 빠지고 싶다면 <연구공간 수유+너머>

 

한국 대중지성 담론을 이끌고 있는 연구자들의 생활공동체다. 공부를 향한 열정과 즐거움이 대단하다. 인문학 강좌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분위기가 소박하고 진솔하며 친근해 마음이 한결 가볍다. 그들 스스로도 머리와 입으로 이루어진 지식인과 공부하면 할수록 생활에 대한 실감이 사라지는 공부는 경계한단다. 책도 읽고 영화도 읽는 금요인문강좌,《임꺽정》과《동의보감》등을 읽고 이야기 하는 세미나, 고전강독, 미술강좌, 표현강좌, 청소년고전학교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일주일 내내 열리는 별별 주제의 세미나는 일반인들에게도 열려있다. 요가, 빵 만들기 같은 몸으로 하는 운동에도 열중하는 연구원들의 일상과 공부 내용이 홈페이지에 빼곡히 올라있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www.transs.pe.kr, 02-3789-1125

 

 

소외된 그리고 새로운 문화 잡종에 주목하는 <문지문화원 사이>

 

‘예술의 근간을 이루지만 당장의 상업적 요구에서 떨어져 있어 소외되고 있는 분야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잡종들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흥미롭고 전문적인 강좌들이 많다. ‘위기의 부동산-부동산 문제의 이해와 대안’같은 특강과 ‘나만의 요리책 만들기’ 같이 귀에 익숙한 강좌도 있으니 겁먹지 말고 모두 둘러보길 권한다. 강좌 소개가 잘되어 있어 이것만 봐도 공부가 되는 것 같다. 새 계절마다 새로운 아카데미가 시작되며 여름 아카데미의 경우 인문ㆍ사회, 과학, 문학, 연극ㆍ공연, 디자인ㆍ미술, 독립미디어 워크숍, 이야기창작학교, 글쓰기학교, 미디어아트랩 분야에 40여 개의 강좌가 있다. 학문적, 예술적, 직업적으로 새로운 자극을 모색하기에 손색이 없을 듯싶다.
www.saii.or.kr, 02-323-4207

 

 

일상의 인문 정신과 교양을 갈망하는 이를 위한 <풀로엮은집>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인문, 교육, 철학, 문학, 예술, 교양 강좌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으로 차고 넘친다. 일상의 인문 정신과 교양을 갈망하는 일반인들의 참여가 높다. 12개의 온라인 아카데미와 저렴한 단 한 번의 결제로 30일 동안 무한 반복 청취가 가능한 온라인 아카데미가 있으니 취향과 시간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당대의 핵심적 주제에 대해 고민하는 상상특강도 인기가 높다. ‘문화적 진정성과 지적 수준을 확보한 기획, 눈높이를 낮춘 세련된 진행’이라고 자평한다. 아이들과 떠나는 인문 놀이 여행인 고무신 학교도 운영 중이다. 교육 외에도 음악소풍, 세계문명기획, 푸른음반 프로젝트 등 재기발랄한 활동들이 많아 홈페이지를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www.puljib.com, 02-734-5953

 

 

* 이 밖에, 비제도권 철학의 대표적인 연구 공간으로 동서양 철학사를 화려하게 수놓은 인물들의 사상과 예술 장르들에 대한 철학적인 이야기들이 실감나게 전개하고 있는 철학아카데미 www.acaphilo.or.kr, 02-2279-2871,  탄생 배경이 '한의학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가 가능한 공간'이었던 만큼 동양철학강좌를 많이 갖추고 있는 고전아카데미 www.classics.or.kr, 02-583-6566, ‘미친 교육’에 대항한 현실 교육의 대안과 정치, 철학, 신학, 문학 영화 및 인류 공통어 에스페란토 등의 강좌가 준비되어 있는 인문학 연구모임 다중지성의 정원 daziwon.ohpy.com, 02-325-2102, 매월 토론을 통해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확인하고, 서로의 지혜를 모으는 정기 콜로키움을 운영 중인 지행네트워크 jihaeng.net / 02-823-4926와 지역 생활협동 네트워크 민중의집 www.jinbohouse.net, 02-333-7701에서 운영 중인 회원 혹은 관심있는 이들이 기획하고 직접 강사로 나서는 생활의학ㆍ생태주의ㆍ논어강독 시민강좌, 영화감상 및 토론강좌인 쪽방극장들도 눈여겨보자.

  

 

 제대로 ‘안녕’하기 위한 공부

 

누구나 때가 되면 떠나야 한다. ‘죽음’이란 단어가 지닌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입에 올리기 꺼려하지만 잘 죽는(Well dying) 일은 곧 잘 사는(Well being) 일이기도 하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도 얻을 수 있다.

 

 

다음을 풍요롭게 하는 <아름다운 이별학교>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는 학교다. 강좌는 죽음을 앞두고 알아야 할 핵심적인 내용들로 구성된다. 죽음에 앞서 자신을 돌아보는 일에서부터 다양한 죽음의 사례(호스피스)를 통해 보는 아름다운 죽음, 장기 기증의 의미와 안내, 특히 상속법과 법적인 유언장을 작성하는 강좌는 다른 곳에서는 듣기 힘든 특별한 강좌다. 주최 측은 어떻게 하면 좀 더 의미 있고 아름답게 삶을 정리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지만 삶에 지친 이들에게 더 권하고 싶다. 
www.beautifulfund.org, 02-730-1235

 

 

* 각 지역 노인복지관에도 관련 강좌가 마련되어 있다. 더 나아가 말기환자들이 고통 없이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호스피스 교육에도 관심을 가져보면 좋겠다. 각당복지재단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 www.kakdang.or.kr, 02-736-1928

 

 

신세대 시니어 다시 날다 <행복설계아카데미>


풍부한 삶의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시니어들이 비영리 단체에 재취업 형태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비영리기구(NPO) 활동가 양성 교육 프로그램이다. 120시간 동안 진행되는 NPO 기본 교육과 NPO 현장 탐방, 인턴 체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료 후 대안학교, 지역시민단체, 국제구호단체 등의 비영리단체에 상근활동가, 자문위원, 자원활동가 등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교육 자료, 참가자들이 직접 올린 참가 후기와 NPO 탐방기, 일터 정보들이 자세히 담겨 있다.  
happy.makehope.org, 02-2031-2120~6

 

 

 자연, 평화, 나의 삼각관계에 관한 공부

 

 

현장에서 직접 듣는 생명평화 메시지 <생명평화학교>


여름과 겨울 각 한 차례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되며 생명과 평화를 기본으로 하여 주제는 매번 달라진다. 지난 겨울에는 도법 스님과 생명평화탁발순례단이 지난 5년간의 순례를 통해 제시한 화두인 ‘단순 소박한 삶을 위하여’를 주제로 삼아 생명평화 100대 서원 절 명상, 숲길 걷기, 공동체 대화 및 단순 소박한 삶과 마을운동, 아쉬람, 공동체 마을 만들기 같은 강연으로 채워졌었다. 가족 단위 참여도 가능하다.
www.lifepeace.org, 063-636-1950

 

 

초록별을 위한 실천이 넘치는 <녹색교육센터>

 

녹색연합에서 운영하는 교육센터. 아이들 대상 프로그램이 특히 알차다. 매년 여름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중학생 대상 미래세대 섬 환경 캠프, 야생동물학교부터 어린이 백두대간생태학교, 초록별지구학교 같은 어린이 녹색캠프와 시민 대상 기후변화 연속강좌, 비움과 나눔의 잔치라는 이름의 녹색 단식과 명상, 정말 알고 보존해야할 빼어난 자연 유산을 향해 떠나는 녹색순례 등 아기자기 하고 경쾌한 현장 프로그램이 많아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www.greenedu.or.kr, 02-6497-4855

 

 

일상과 세계의 평화를 꿈꾸는 <나눔문화>


시적 감수성이 풍부한 진행이 인상적이다. 100회 전통의 월례모임인 나눔문화포럼은 사회 문화 경영 영성 사회운동 과학기술 등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의 강연과 참가자들의 질의로 이루어진다. 우리 시대 핵심 현안을 꿰뚫는 지성과 각 문화권 전문가들의 현장감 있는 연속강좌인 평화나눔아카데미, 매주 토요일 고전 100권 읽기로 실력을 쌓고 토론하는 대학생나눔문화 등이 있다. 빈민지역 아이들과 직접 농사를 짓고, 밥상을 차리고, 좋은 책을 읽고 쓰는 주말체험학교도 운영 중이다. 홈페이지에서 강의 내용을 볼 수 있다. 
 www.nanum.com, 02-734-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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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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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는 개가 많다. 일부러 데려다 키운 건 한 마리도 없다. 계절 따라 그 숫자가 조금씩 차이 있는데 가장 많을 때는 아무래도 봄 아닐까 한다. 울타리 없는 숲 속 작은 학교에 동네 개들뿐만 아니라, 어디서 온지 모르는 개들까지 네댓 마리가 떼로 몰려다닐 때도 있다. 대부분 집 안에서 키우던 애완견 같은 것들로 몸집이 작은 녀석들이다. 노인들만 사는 시골에 어울리지 않는 그런 개들이다. 아마 도시 아파트에서 키우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시골에 보내졌든지, 주인한테 버림받고 어떻게 흘러왔든지 막연히 짐작할 뿐이다. 그러다 자기들끼리 짝을 지어 새끼를 낳기도 하고.따스한 봄볕이 내리쬐면 개들도 늘어진다. 개가 어떻게 그렇게 네 다리를 뻗고 잠들 수 있는지 처음 보고 깜짝 놀란 일이 있다. 개는 웅크리고 잠드는 줄만 알았다. 방심도 이만저만 아닌 그 자세를 우리는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학교 주변을 산책하려는 기미가 보이거나, 저 아랫동네 버스를 타러 내려갈 때면 어느새 따라나선다. 우쭐우쭐 신나서 앞장서기도 한다. 들꽃 흐드러져 교실 밖 숲 속에서 수업할 때면 저도 한 자리 차지하고 수업을 듣는다.


‘레골라스’라는 개가 있었다. 이마에 털이 듬성듬성한 것이 당시 인기 있던 영화의 캐릭터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었다. 어디서 왔는지 몇 살인지 알 수 없었지만 아이들과 가장 오래 가장 친근하게 지냈다. 생긴 건 비록 초라했지만 영리해서 아이들 사랑을 많이 받기도 하고, 아랫동네 내려가 연애도 곧잘 하는 녀석이었다. 입학할 때부터 학교에 살고 있었는데 졸업하고 놀러왔는데도 아직 그 모습 그대로 있는 레골라스를 보고 놀라워하던 아이들이 많았다. 그러던 그 녀석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늘 곁에 있을 것 같더니 어느 날부터 안 보이자 아이들이 몹시 궁금해 했다. 종적을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세월이 지나 아이들 사이에서 전설이 하나 만들어졌다. 이 땅에서 목숨이 다한 줄 안 개 한 마리가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개 신선이 되었을 것이라는.


어느 핸가는 피부병이 심해 털이 숭숭 빠지고 그 자리에 진물이 흐르는 개 한 마리가 나타난 적이 있었다. 몰골로 보아 주인에게 버림받은 게 분명했다. 마침 여학생 중에 동물조련사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가 있었다. 어디서 피부병 약을 구해다 발라 준다, 식당에서 밥을 갖다 준다, 목욕시킨다, 정성을 다했다. 피부병의 고통과 배고픔에 떨면서 다른 개들 사이에도 끼지 못하던 그 녀석이 불과 며칠 만에 살아났다. 푸른 빛깔 도는 약을 바른 자리에 꾸덕꾸덕 딱지가 앉아 아이들에게 ‘부침개’라는 이름도 얻었다. 피부병이 다 나아갈 무렵 부침개의 엄마가 되어버린 그 아이는 옷만들기 시간에 예쁜 옷까지 만들어 입혔다. 모든 아이들의 귀염둥이가 되었다.


그러니 우리 학교에는 개들이 모여든다. 개들끼리 서로 통해서 친구들을 불러 모으는 모양이다. 온통 ‘개판’이 되었을 때, 아이들은 식구총회를 열었다. 개 문제로 안건을 삼은 적이 지금까지 두 번 있었다. 개들이 수업을 방해하거나 누구를 해치는 것은 아니다. 기숙사에서 곤히 자는데 갑자기 네댓 마리가 한꺼번에 짖어 대서 잠을 자주 깨운다든지, 방학에 학교를 모두 떠나게 될 때 그 개들은 뭘 먹고 살까 걱정스럽다든지, 이따금 떼로 몰려다니며 애써 가꾼 밭을 망쳐놓아 마을 할머니가 항의하는 일이 생길 때 회의는 열렸다. 회의는 사뭇 진지했다. 안 그래도 개판이 싫은 몇몇 아이들은 강경하기도 했다. 팔아버려야 한다, 그렇게 귀여우면 집에 데려가서 키워라, 학교에 못 오게 혼내줘야 한다, 등등. 그러나 결론은 늘 같았다. 강경파들도 말을 위한 말일 뿐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다. 개들도 학교가 좋아 모여드는데 어찌 막을 수 있단 말인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마음속으로 결론을 내린다. 그러면서 개들끼리 주고받는 말을 상상해 보기도 하는 것이다.
“거기 가면 우리를 옭아매는 목줄이 없어.”
“우리에게 억지로 시키는 게 없어.”
“우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거기는 행복한 곳이야.”


우리 학교는 개들도 행복한(?) 곳이다. 잘은 모르지만 우리 아이들도 다른 곳 아이들보다 상대적으로 행복한 듯하다. 살아 있는 생명들에게 행복의 요건은 어쩌면 단순하다. 스스로 자발성을 발휘해서 제 존재 가치를 만들어 가는 일. 그리고 곁에서 그런 모습을 그대로 보아주고, 기다려주고, 놀라워해주는 것. 그것은 사랑이 아닐까. 우리 학교는 그래서 ‘사랑과 자발성’을 큰 가치로 두고 있다.


보충수업, 야간자습, 학원 없이도 공부하고, 다른 재능들을 찾아내고, 아무 내세울 것 없는 아이도 사랑받고 존중받으면서 자신감을 갖는다. 열띤 토론을 통해 생활규칙을 스스로 만들어 가면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기쁨도 느낀다.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교사들은 늘 설렌다. 한 학기, 일 년 사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에게서 배우기도 한다. 그저 지켜봐 주거나 얘기를 들어주거나 아이들 문제에 개입할까 말까 망설이는 게 교육의 전부다. 그래도 잘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놀라워 해주는 게 교사의 일이다.


나는 사실 교육에 대해서 잘 모른다. 이십년 남짓 아이들 앞에 섰으면서도 그렇다. 다만 어떻게 하면 교육이 잘못된다는 것을 대강 짐작할 뿐이다. 어떤 것들이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무기력하게 하고, 마음을 병들게 하고, 폭력적이 되게 하고, 죽음에 이르게까지 할 수 있는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그러나 어쩌랴, 나라의 교육정책이나 학교나 교사나 부모나 모두 한통속으로 아이들을 반교육적으로 옭아매고 있으니.


아이들은 물건들처럼 규격화되고 수치화되고 있다. 높은 수치는 취하고 낮은 수치는 버려지는 교육정책에 따라 학교는 재편되고 교사는 복무하고 부모는 끌려간다. 아이들은 점점 야성을 잃어가고 시들시들 늙어간다. 누구나 교육문제를 안타까워한다. 잘못되어 있음을 알면서도 사회가 그러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변명한다. 교육정책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나, 어떤 분야의 전문가나, 소위 지식인이나, 하물며 교사나 ‘부모의 입장’에만 서면 똑같아진다. 이 구조에서 ‘내 아이만은’ 살아남아 최상위 등급이 될 것을 굳게 믿는다. 그러니 이 사회가 바뀔 리 없고 교육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나는 요즘 가정교육이 무엇보다 소중함을 새삼 느끼고 있다. ‘내 아이만은’이라는 욕심이 없는 집 아이는 표정에서부터 속마음까지 그렇지 않은 집 아이와 너무도 다르다. 부모의 욕심이 아이를 그르치고 있는 게 교사 눈에는 보인다. 안타깝지만 그런 아이에게는 학교에서도 해줄 것이 없다. 물론 그 부모도 학교에 기대하는 바가 없겠지만. 결국 교육문제를 푸는 일은 가정을 이룬 어른들, 바로 부모들이 아이를 어떤 마음으로 대하느냐 하는 문제에 달려있을지 모른다. 모든 이들이 자기 가정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진정 사랑한다면 욕심을 내려놓고 아이들을 봐야 한다.

나와 내 아내와 내 형제와 자식은 모두 세상에 던져진 미지의 씨알들이다. 우리는 움이 틀 때에 한 번 놀란다. 잎이 날 때 또 한 번 놀란다. 꽃이 필 때 또다시 한 번 놀란다. 열매가 열릴 때 진정 놀란다. 그리고 그 열매를 먹으면서 비로소 우리는 인생을 놀라움으로 진정 알게 되는 것이다.
나나 아내나 형제나 자식에게서 어떤 움이 틀지, 그 움에서 어떤 잎이 날지, 또 자라서 어떤 꽃이 필지, 그 꽃이 지고는 어떤 열매가 맺을지 모르면서 키우고 가꾸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란 놀라움의 연속이다.
내 가정에서는 노랑꽃이 피었다가 빨간 열매가 맺게 되어 있는데, 분홍꽃이 피어야 하고 주홍 열매가 맺어야 한다고 결정해놓고, 그런 방향으로 가정을 이끌어가려고 한다는 것은 어리석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은 놀라움의 연속이 아니라 실망의 연속일 것이다.

 
글을 쓴 남호섭 님은 경남 산청 간디학교 교사로 십 년째 아이들과 지리산 품에서 살고 있습니다. 동시집 《타임캡슐 속의 필통》과 《놀아요 선생님》을 내기도 했습니다.(살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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