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사람에게 있어 어떤 의미를 가질까? 한의학에서는 사람이 태어나 살아가는 과정을 정(精)과 혈(血)이 신(神)과 기(氣)의 작용으로 생(生)하여 장(長)하고, 수(收)하여, 장(藏)하는 것이라 일컫곤 한다. 정혈(精血)은 생명의 근원이라는 의미에서 천일생수(天一生水)라 하며, 부모의 정(精)이 모여 형체를 이루고 자라서 다시 나이 들고 노화되어 죽음으로 이르는 것은 마치 자연 속에서 물이 순환하는 것과 같다. 이처럼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은 물을 머금어 순환하며 살아간다. 사람의 수정란은 97%가 물이며, 신생아는 85%, 성장이 멈추는 24세 전후에는 70%가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의 몸에서 물의 비율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바로 노화이다.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물이란 것을 일상으로 쓰면서도 사람에게 특수한 공이 있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기 쉽다. 하늘이 사람을 낳으면 수곡(水穀)으로 기르니 물이 우리들의 생활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사람의 형체에 후박(厚薄)이 있고 년수(年壽)의 장단(長短)이 있는 것은 수토(水土) 관계에 많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니 지방의 남북을 나눠서 살펴보면 알 수 있는 것이다.’라고 하여 사람이 건강하고 장수하는 것은 물과 풍토에 기인한다고 했다. 그러고 보면 전 세계 장수촌에 맑은 물을 제공하는 수원지가 존재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어떤 물이 좋은가?

 

먹어서 몸에 더 좋은 물은 살아있는 물, 생기(生氣)가 넘치는 물이다. 특히 예로부터 약이 되는 물이라 불렸던 약수는 산소, 탄산, 철분, 미네랄 성분이 많이 든 맑은 지하수가 지표로 솟아오른 것이다. 인공수로는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수 특유의 차고 달콤한 맛을 지니고 있으며, 두꺼운 지층을 뚫고 대자연의 힘으로 정화된 이 자연 생수는 단연 물 중의 물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물의 생명력과 신비를 과대포장해서 수만 년 전 형성된 빙하가 녹은 물, 해양심층수 등이 각광받기도 한다. 각각의 기능수들이 미네랄 성분을 충분히 포함하고 있어 몸에 더 좋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물은 물 자체로서 중요할 뿐 미네랄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면 다른 식품으로 대체하는 것이 더 낫다.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물보다는 늘 가까이 두고 몸을 채워줄 수 있는 맑은 물 한잔이 더 의미가 있는 셈이다.

 

물을 어떻게 마실 것인가?

 

물은 그냥 먹는 것보다는 끓여 먹어야 살균효과를 볼 수 있지만, 끓이지 않은 물과 한 번 끓였다가 식힌 물의 성분에는 큰 차이가 없으므로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자연 그대로의 약수 온도는 대부분 15∼17℃ 정도인데 이 상태의 물맛이 가장 좋다고 하며, 차가울수록 물의 구조가 육각형에 가까운 육각수가 되어 건강에 더 좋다는 일부 의견이 있다. 다만 한의학적으로는 위기(胃氣)가 약해서 소화가 잘 안되고, 더부룩하고, 무기력한 사람들은 찬물보다는 따뜻한 물을 섭취해 위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양생(養生)에 힘써 왔던 선조들은 평생 수련을 하면서 양기(陽氣)를 훼손치 않기 위해 차가운 것은 일절 먹지 않고 물도 따뜻한 물만 먹었다고 하니, 위기와 양기를 기르기 위해서는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셔야 좋은 것일까?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하루에 물 8잔(200㎖ 컵 기준)을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권고한 바 있다. 성인이 하루 동안 땀이나 호흡, 대소변 등으로 내보내는 수분의 양이 2.5ℓ정도이고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물의 양이 약 1.4ℓ이므로 별도로 1ℓ 이상의 물을 섭취해야 균형이 맞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체중의 많고 적음, 수분 섭취량의 많고 적음 등 개인차가 있겠으며, 계절적인 요인과 활동량의 차이 등도 구분지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활동량이 많거나 체중이 많거나 여름이라면 요구되는 수분섭취량이 증가할 것이며, 활동량이 적고 체중이 적게 나가고 겨울이라면 요구되는 수분섭취량이 감소할 것이다. 따라서 하루에 꼭 물 8잔을 마셔야 건강에 좋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 상태와 활동 정도, 계절 등을 고려하여 섭취하는 것이 좋겠다. 무조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신장 기능이 미숙한 생후 6개월 이하의 유아들에게는 ‘물 중독’이 발생해 치명적인 상태가 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필요한 양 이상으로 섭취할 경우 체내에 축적된 수분으로 인해 부종이 동반되기도 한다.

 

물을 마시는 데에도 요령이 있다. ‘아침에 일어난 뒤 마시는 물 한잔은 보약이 된다’는 말도 있듯이 아침에 물을 마시면 밤새 몸에 쌓인 노폐물 배설이 촉진되고,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신장의 부담도 덜 수 있다. 또한 장운동을 원활하게 해주어 배변을 도와주기도 한다. 식전에 마시는 물은 공복감을 줄여줘 체중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하나 위산 분비를 자극해 속쓰림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식사 도중 또는 식사 직후에 물을 마시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 소화력을 약화시켜 위장 기능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된다.

 

물을 마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시로 조금씩 마시는 것. 한꺼번에 벌컥벌컥 마시는 것보다 조금씩 마셔야 흡수율이 더 높고, 씹어 먹듯이 천천히 마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물은 아래로 흐르는 겸손함을 가지며, 담는 그릇에 따라 어떠한 형태로든 변화될 수 있는 유연함을 가지고, 모든 물질을 수용할 수 있는 포용력을 가진다. 물을 잘 마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처럼 유연하게 삶을 사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보약이라 할 만하다.



글 허지원 원장(경희동의보감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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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아이들에게 시를 많이 만나게 해주세요! ^^

온 가족이 하루에 가장 많은 눈길이 머무는 곳에 시를 한편씩 걸어두세요.

사용하지 않는 달력의 뒷면도 좋고, 도화지에 시화를 꾸며도 좋습니다.

(지나간 달력의 걸이를 빼서 도화지 묶음에 끼워 쓰면 걸어두기 편리합니다.)

시를 고를 때도 아이와 머리를 맛대고 어울리는 시를 고르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시화를 꾸며보세요.

한 달에 한번이나 일주일에 한번씩 시를 바꿔가면 좋습니다.  

 

옛부터 읽기와 쓰기를 잘 하기 위해서 강조하는 것이 세 가지 있습니다.

바로 다독(多讀), 다사(多思), 다작(多作)이라고 합니다.

많이 읽으면, 저절로 많은 생각을 불러오게 되고,

따라서 쓰고 싶은 욕구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이것을 거꾸로 강요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대로 읽기를 가르치기 전에 잘 쓰기를 원하고,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생각 쓰기를 강요합니다.

 

다독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것이 시(詩) 읽기입니다.

그런데 동화나 역사이야기 인물, 과학책은 많이 읽기를 권하는데

시 읽기는 언어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중지능개념에서 볼 때도 언어지능이 가장 높은 사람을 시인으로 꼽습니다.

시 한편에는 언어의 기호적 의미, 숨어있는 감성적 의미,

그리고 과학적인 논리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 한편을 읽는 것은 바로 장편 동화 한 편을 읽는 것과 같다고 보아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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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대 출판계의 거장 장위안지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일은 독서다”라고 말했다. IT발전으로 광속으로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독서 없는 정보 홍수 속에서는 그냥 퐁당 아무생각 없이 가상세계에 빠져버릴 수 있다. 왜 독서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일일까? 책 만든 사람이라서 독서가 좋다고 말한 걸까? 아니다. ‘세끼 밥을 왜 먹는냐’ 라고 묻는 것처럼, 책을 왜 읽느냐고, 묻는 것처럼 어리석은 질문이다.

 

독서를 하는 사람보고 나쁜 짓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책. 책은 인류 발전을 이루게 한 원동력이다. 책이 없었다면 과거의 지혜가 오늘날 이어져 왔을까? 현재의 발전과 미래의 예측은 결국 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독서하는 사람을 예전처럼 많이 볼 수가 없다. 독서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읽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책을 고르고 읽는다는 행위는 생각의 힘을 가지게 만든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과거의 사람과 현재의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나 마찬가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을 나누는 것이 쌓일 때 지식과 지혜는 풍부해 지고 길러진다.

 

세상에서 가장 하기 싫은 것이 독서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을까? 있을 수 있다. 독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책을 읽을 여유를 갖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시간의 금. 현대인들은 너무나 바쁘다. 전화 받으랴, 컴퓨터 하랴, 쇼핑하랴, 시간이 없다. 습관 때문이다. 사실 시간은 나누어 쪼개 쓸 수 있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자투리 시간에 왜 책을 읽지 못하겠는가. 습관의 문제이자 의지의 문제다.

 

이 글을 쓰면서, 평생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감명 깊게 읽었거나 좋아하는 책들을 적어 나열해 보려 하니 막상 떠오르지 않는다. 정말 없는 걸까?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친 책들은 없는 걸까? 이런 질문을 계속 하면서 독서가 책이 이루어갈 세상을 그려보자. 가끔 책을 읽으면서, 책에 나온 좋은 뜻 생각대로 사람들이 산다면 어떤 세상이 열릴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 책에 담긴 뜻을 반추해 자신을 돌아 볼 수 있게 한다. 성찰의 시간을 주기도 한다. 세상에 참 많은 책들이 있는데, 지혜들이 쌓여있는데, 현실은 왜 이리 각박할까?

 

곡학아세가 판을 치고 있어서 그런 걸까? 평생학습이라는 말이 있듯, 평생독서 하는 세상. 독서는 지혜의 바통이다.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아버지와 어머니가 딸과 아들에게 전해주는 지혜의 끈이다. 원론적인 이야기가 될 줄 모르겠지만, 독서와 대화의 시간이 삭막해지는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가게 하는 길이 아닐까.

 

이번 한여름에는 꿈만 꿀 것이 아니라, 자녀들과 함께, 식구들과 함께, 방학 맞이 휴가 맞이 책을 선물하는 것이 어떨까? “한 여름날의 독서”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일이 독서라고 정의 내리자. 좋은 일 한다는 것이 독서라는 데, 마다 할 일 없지 않는가. 좋은 일은 하면 행복해 지는 것이 아닐까? 좋은 일과 행복을 멀리서 찾지 말고 독서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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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보건 기구(WHO)는 우울증이 2020년 무렵에는 관상동맥질환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질병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한국의 자살률은 세계 1위. 2006년부터 자살률이 더 급증하고 있습니다. 칸 국제 영화제에서 주목할 시선 부문 대상을 받은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에서도 주인공이 항우울제를 습관처럼 복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겉으로는 행복해 보이는데. 우울증. 왜 우울증에 빠지는 걸까요? 행복하다면 굳이 항우울증제를 먹을 필요가 없겠지요. 자신이 불행하다는 생각, 견딜 수 없는 고통, 고독 소외감, 스트레스으로 인해 우울증이 발생합니다.



사람은 행복을 추구하거나, 즐기기 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행복을 원합니다. 아마존 사이트를 가보면 행복을 가져오는 일곱 가지 습관, 아홉 가지 선택, 행복에 관한 14,000 여 개의 다양한 관점의 2,000종 이상의 책이 있습니다. 행복은 인간에게 있어서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지요. 항우울제 또한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찾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전문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하지만, 우울하다는 사실 그 자체가 행복하지 못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약물치료는 행복감을 증가시키지 못했습니다.

 

물질적으로 풍족하고, 안전하고, 건강하고, 정신 건강에 좋은 의약품과 치료법들이 있는 세상에 살고 있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우울과 불안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있습니다. 사람이 단 맛보다 쓴 맛에 더 자극을 더 예민하지요. 칭찬보다 비판에 더 민감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부정적인 의견(혐오적인 말)으로 상대방을 욕하면, 그 사람을 위로하기 위해 한 번의 욕보다 더 많은 칭찬이 필요하듯.

 

사람은 부정적인 것에 아주 민감합니다. 단 맛을 좋아하고 쓴 맛을 싫어하듯. 거친 표면보다 부드러운 것을 만지는 걸 좋아하지요. 평범한 얼굴보다 아름다운 얼굴을 보기 좋아합니다. 불협화음보다 협화음의 선율을 듣고 싶어 합니다. 행복이 유전자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물도 있지요. 행복해지는 것은 키 크는 것만큼 어렵다는 말도 유행될 정도였으니까요. 말도 안 되죠?

 

행복에 대해 생각할 때, 사람들은 세상 밖의 무언가에 몰입할 때, 타인과 함께 있고, 활동적이고, 스포츠를 하고, 사랑하는 사람에 열중하고, 배우고, 사랑을 나눌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자살한 사람의 글을 컴퓨터로 분석해보면 흥미롭게도 “우리”가 아닌 “나”란 일인칭 단수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자주 하지요. 돈으로 사는 행복에 대한 근거는 희박합니다. 하지만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요. 돈에 관한 문제 중 하나는 실제로 돈 자체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돈을 너무 탐욕스럽게 좇을 때 그들은 삶의 실제 기본적인 즐거움에 대해서 잊어 버립니다 가장 중요한 가치는 행복입니다.

 

“오직 하나의 질문만이 있다. 이 세상을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만약 당신의 일상이 초라해 보이면 그것을 나무라지 말라. 당신을 나무라고 스스로에게 삶의 풍족함을 이끌어낼 만큼 시적이지 않다고 말하라.” “먼저 자신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말하라.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라.” (릴케)

 

사람은 누구나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우울증은 이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가족 구성원 중에 우울한 증상을 보이면, 자세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아울러 정신질환에 대한 선입감을 지워야 합니다. 정신치료는 참 중요합니다. 정신장애가 사회적 장애로 가지 않아야 합니다.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처방은 관심과 대화입니다. 항우울제가 우울증을 결코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합니다.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도록 생각하고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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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두뇌는 우주를 닮았다

은하계에는 1000억 개가 넘는 별이 빛나고 있다. 그 별이 통신 회선으로 서로 이어져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그리고 접속 상황은 분 단위로 눈부시게 절환되어 나간다고 생각하면,

상상만으로는 도저히 감을 잡기 어려운 장대한 세계이다.

이런 세계가 바로 우리 개개인이 갖고 있는 뇌의 모습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1000억 개의 뉴런에 연결된 100조 개 이상의 시냅스

우리의 뇌에는 신호를 전달하는 세포 뉴런이 1000억 개 이상이나 모여 있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정보 사회를 이루고 있다.

뉴런을 확대해 보면 각 촉수가 중심 즉 세포핵에서 나뭇가지처럼 사방으로 뻗어 있음을 알 게 된다.  

이 뇌세포 가지는 신호를 받아들이는 수상돌기와 전달하는 축색돌라고 하는 시냅스가 100조 개 이상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시냅스와 시냅스를 연결하는 부분에 시냅시스 버튼이라는 볼록한 부분이 있는데  

사고과정(정신적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크기가 부풀어 오르면서 전달을 용이하게 하는 신호전달물질을 방출한다. <그림 참고>

 

 

 

뉴런에 남겨지는 신경경로 '기억흔적'

하나의 뇌세포는 매초 수십만 개의 연결점을 통해 들어오는 맥박을 수신할 수 있다.

거대한 전화 교환국과 같은 역할을 하는 세포는 수신되는 모든 정보 자료를 100만 분의 1초 만에 계산을 해서 적절한 경로로 다시 내보낸다.

수신된 메시지나 생각, 재생된 기억 등이 하나의 뇌세포에서 다른 뇌세포로 전달될 때 방출된 화학물질로 생화학적 전자 경로가 만들어지는데

이 각각의 뉴런(신경)경로를 '기억흔적'이라고 부른다.

 

반복할수록 줄어드는 전자저항

우리가 한 가지 생각을 할 때마다 그 생각을 전달하는 경로에 가해지는 생화학적 전자저항은 감소한다.

이것은 숲속에 길을 내는 것과 비슷한 작업이다. 처음에는 나무 아래로 길을 헤쳐나가야 하기 때문에 힘들지만

다음에 그 길을 지날 때는 훨씬 수월할 것이고 그 길을 자주 통과하면 할수록 저항은 줄어들고 마침내 길은 아주 넓고 평탄한 도로가 된다.

두뇌의 기능도 마찬가지로 사고 패턴이나 사고 지도를 반복하면 할수록 그것에 작용하는 저항도 줄어든다.

다시 말하면 '정신적 사건'은 발생 횟수가 빈번할수록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두뇌활동구조는 방사형 사고형태

인간의 두뇌에는 약 1000억 개의 뉴런이 있고, 그 뒤에 0이 28개나 붙을 정도로 엄청난 결합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아노킨 교수는 [자연지능과 인공지능의 형성]이라는 논문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를 했다. 

하나의 뉴런이 이 정도의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두뇌 전체는 어느 정도일까?

한 개인의 뇌세포는 동시에 대략 10,000개 이상의 뇌세포를 연결하고 포옹할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 중에서 가장 큰 포옹이라고 할 수 있다.

뇌세포와 뇌세포간의 연결을 나타내는 구조를 방사사고 형태라고 표현할 수 있다.

중심점에서부터 무수한 가지처럼 사방으로 뻗어 있는 사고 형태다.  

 

무한한 연상결합을 펼쳐가는 두뇌활동

우리의 두뇌는 습관적으로 패턴의 완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하나, 둘, 셋'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뒤에 '넷'을 붙이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받는다.

마찬가지로 "빅 뉴스가 있는데 ‥‥‥ 아차! 미안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기로 약속했거든."이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우리의 이성은 그 이야기를 완성하고 싶은 충동을 받게 된다.

따라서 그 문제에 대해서 포괄적이고도 연속적인 사고활동이 일어나는데, 무한한 연상결합을 가능케하는 방사사고 형태를 취하게 된다.

 

디지털적 사고와 아날로그적 사고

최근에 들어 디지털적 사고와 아날로그적 사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적 사고란 기존의 지식이나 이미지를 모아 조합하고 결합하는 과정으로 정해진 회로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적 사고방식이다.

그러나 우리의 두뇌는 다섯 가지의 기능(수신-보유-분석-생산-통제)을 수행하면서

경험의 총체를 대입하고 활용하는 과정을 거치는 아날로그적 사고 형태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우리의 두뇌 활동은 디지털형식과 아날로그형식의 혼재라고 볼 수 있다.

 

두뇌활동에 효과적인 독서

마지막으로 두뇌와 독서의 연관성을 정리해보자.

독서를 통한 사고활동은 바로 위에서 말한 디지털형식과 아날로그형식의 혼재형식이다.

독서를 할 때 사고력은 (글자의 판독-단어의 합성-문장의 이해-상상-추리-비판-판단-창의-분석-종합-자기논리화-문제해결)의 12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거치는 동안 독자는 텍스트를 이해하고 분석, 판단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배경지식과 상호작용을 하며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

단순 암기 위주의 사고활동은 흔히 말하는 디지털적 사고방식으로 흑백논리에 빠지게 하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독서를 통한 사고활동은 무한한 연상결합을 가능케하는 방사사고 형태이며 아날로그적 사고방식이다.

뿐만 아니라 두뇌의 생화학적 전자저항을 줄이고 '기억흔적'을 높이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이 효과가 바로 자기주도적 사고습관의 바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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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강의를 가면 언제나 받는 질문이 있다.
'우리 아이는 만화책을 끼고 사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전집으로 책을 사주면 안 된다는데 정말인가요?' 참으로 답하기 난감한 질문들이다. 짠~ 하고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암튼, 그동안의 고민과 경험을 근거로 해서 내 의견을 열심히 전달한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은 질문을 던진 부모들의 몫이라 생각한다.

 

<만화책을 좋아하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하나?>

 나는 만화책을 햄버거에 비유한다.
 만일, A라는 아이가 있다고 하자.
 A는 편식이 매우 심해서 건강에 문제가 있을 정도다.
 김치는 매워서 안 먹고, 된장은 냄새가 난다고 안 먹는다.
억지로 먹이려들면 토하기 일쑤고, 배가 아프다고 뒹군다.
그런데 햄버거는 너무 너무 좋아라 먹어댄다.
그런 아이에게, 햄버거는 나쁘다며 끝까지 먹이기를 거부한다면 어떻게 될까?
결국 햄버거를 포기하고 김치나 된장을 먹게 될까?
그렇게 될 아이인지 아닌지는 부모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햄버거를 찾는 아이라면, 일단 타협이 필요할 것이다.
 햄버거로 입맛을 돋워 가끔은 다른 음식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조금씩 음식의 맛을 조절하여 김치나 된장에 접근하는 기회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B라는 아이가 또 한 명 있다고 하자.
 이 아이는 김치나 된장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A처럼 무조건 거부하는 것이 아니며
 햄버거를 더 좋아하기는 하지만 다른 음식도 별탈없이 먹을 수 있는 아이다.
 그런데 햄버거를 더 좋아한다고 그것만 자주 먹인다면 어떻게 될까.
 아이는 점점 다른 음식에서 멀어져 햄버거만 고집하는 A같은 아이로 변해 버릴  것이다.

 
 <만화책 어떤 문제가 있는가?>

그러면, 왜 만화는 김치나 된장이 되지 못하고, 햄버거 같은 음식에 지나지 않는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독서의 정의 가운데, 독자의 단계를 3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는 글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한 독자.
2단계는 글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면서, 글 속에 숨겨진 작가의 의도까지 추론하는 독자.
3단계는 2단계를 넘어서서, 자기만의 사고로 창의적 해석을 하는 독자이다.

많은 사람들이 독서의 힘을 강조하는 것은 바로 2단계~3단계 독자의 사고과정 때문이다.
그런데,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서려면 문학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작가의 의도를 겉으로 드러낸 글은 독자의 흥미를 쉽게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우화다. 10세 전후가 되면 상상의 세계에서 벗어나
현실세계에 접어들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우화 읽기를 거부한다.
2단계 독자까지 가려면 추론하는 사고과정이 필요하고, 
추론은 겉으로 드러난 내용을 근거로 보이지 않는 논리를 찾아내는 힘이다.

그런데, 만화는 애초에 만들 때부터 쉽고 즐겁게 읽기 위한 목적을 바탕하기 때문에
추론하는 사고과정을 위한 문학적 장치가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만화책으로 2단계 독자를 넘어서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학습만화는 어떤지 물어보는 학부모들도 많다.
모든 학습만화책을 샅샅이 훑어보지 않아서 뭐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학습만화의 기본은 만화가 아니라 학습이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학습만화를 기획하고, 직접 쓰고 그린 작가가 
그 학습이론을 아이들에게 인지시키기 위해 얼마나 고민하고 혼을 쏟았는지 짚어볼 필요는 있다.
가장 좋은 학습만화는, 그 학습이론에 정통한 학자 본인이 만화책을 그리는 것이다.
 과연 그런 학자가 만화를 재미있게 그릴 수 있을까?

 

 <만화책 읽기의 비중은 어느 정도가 좋은가?>

그렇다고, 만화는 무조건 나쁘니 읽히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만화를 너무 탐닉하는 아이가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학교, 도서관, 서점에서 재미있는 만화책을 잠깐씩 보는 것은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런데, 집에 다양한 만화책을 구비하고 있다면 그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만화책을 실컷 들여다볼 수 있는 환경이라면
그 아이는 햄버거 같은 만화책에 점점 길들여지고 탐닉되어 가고 있는 중일 것이다.
다른 학부모 강의에 가서는 결정적인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다.
그러나 학부모들에게는 집에 있는 만화책을 모두 버리라고 강력하게 요구한다.
여기에 오는 아이들의 독서환경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부모님은 버리기 아까워서 이웃아이들에게 주거나 교회 같은 곳에 기증했다고 한다.
 내 아이는 망치면 안 되고, 다른 집 아이는 망쳐도 된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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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구미호’이야기가 그리웠던 이유?

 




 

어제 KBS에서 방송된 ‘구미호 : 여우누이뎐(16부작)’를 보았다. 구미호는 고대 동아시아의 전설에 나오는, 황금빛 털에 9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구미호는 한국 방송( TV,라디오)를 풍미했던 소재다. 전설의 고향이 떠오르고, 늦은 밤 할머니의 괴담 시리즈가 떠오른다. 컴퓨터 그래픽과 여러 소재와 주제를 짬뽕시킨 구미호를 보면서, 웃음이 나왔다. 조금 무서워지기를 바랐던 기대 때문인가?

 

한국판 구미호는 여우가 사람이 되고 싶은 꿈을 담고 있다. 하루만 버티면 사람이 될 수 있는데, 결국 다시 여우가 될 수 없는 운명. 사람이 약속을 파기 했기 때문이다. 2010년 구미호. 첫 회 방송이라 속단할 수 없지만, 주제는 단순한 것 같은데 너무 복잡한 장치로 기술적인 측면만 강조한 것 같다. 기술도 기술 나름 유치해 보인다.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르겠지만, 라디오 구미호보다 못한 것 같다.

 

어렸을 때는 밤이 길고 칠흑 같았다. 밤이면 밤마다 할머니에게 무서운 이야기 해주세요. 응석을 부리면, 할머니는 구구절절 이야기를 이어해주셨다. 때로는 반복되고, 과장이 넘쳤지만 그 이야기가 얼마나 좋았는가. 이야기에 무서워 화장실을 가지 못하고 오강에 오줌을 싸는 날이 늘어만 갔다. 또 하나는 라디오다. 텔레비전이 없었던 때라, 라디오에 귀를 대고 한 여름철, 귀신이야기에 흠뻑 빠지기도 했다.

 

세상이 발전하고, 형형색색 컬러 버전의 세상이지만, 그때 그 시절 할머니가 전해 준 구미호 이야기를 따라 갈 수 있을까? 핵가족화, 가족공동체와 마을공동체의 붕괴로, 그 많았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들이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물론 지하철을 타면 많은 어르신들을 만나지만 우울해 보이신다. 인터넷, 전자책, 문명의 이기 속에 아날로그 이야기가 그리워진다. 구미호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와호장룡처럼 대나무 밭에서 칼싸움 하는 장면도 너무 식상해 보인다. 이야기의 힘이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야기의 부재는 대화의 단절로 이어진다. 구미호를 보면서 할머니의 이야기가 그리워진 이유이기도 하다. 가정에서 이야기꽃이 피워지는 것이야 말로 멀티태스킹시대의 속도와 소외감을 줄일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아무튼 구미호는 너무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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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을 줄이고 조금이라도 채식 위주로 식생활을 바꾸어 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과 영화들을 소개 한다. 이것은 동물보호운동에 투신했거나, 채식 커뮤니티를 이끌고 있는 열혈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정보가 아니다. 그저 채식이 좋다는 진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나 차마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소심하고 평범한 이들을 위한 것이다.


채식이 왜 좋은지에 대한 이야기는 신물나게 들었을 테니 생략한다. 대신 질문을 하나 던지고 싶다. 채식이 그토록 지구를 살리는데도 일조하고 건강에도 좋건만 왜 막상 행동하는 이들은 적은가?


한국의 채식 인구 비율은 약 1%로, 고기 없이 못 살 것 같은 미국에 비해서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가 퍼지고 광우병 파동이 오면서 채식이 대안으로 제시되는 흐름은 나타났다. 언젠가 채식으로 돌아서리라고 마음먹은 잠재적 채식 인구도 주변에 종종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늘 갈등과 번뇌로 끙끙대고 있다. 지식과 제반 여건이 열악하다보니 막상 채식을 하려 해도 가시밭길이기 때문이다. 섣불리 “채식을 해보려고요.”라고 말을 꺼냈다가는 “암환자세요?” 같은 반응을 얻기 일쑤 아닌가. 어쩌다 찾아간 채식 음식점은 분위기가 낯설고, 사람들 틈에 끼어 외식하러 가면 메뉴판을 볼 때마다 고를 음식이 없어 식은땀이 흐르는 것이 한국 채식인의 현실이다. 게다가 커뮤니티나 채식을 위한 쇼핑 장소는 어쩌면 그리도 적은지. 당연히 살 수 있는 식재료나 물품도 한정되어 있다. 한마디로 치사해서 못 할 일이 한국에서의 채식이다. 웬만한 의지로 몸 던지기가 힘들다.


그러나 가장 힘든 상황은 역시 주변의 편견과 방해공작이다. 단백질 신화를 전면에 내세운 육식주의자들의 ‘주워들은 영양학 이론’에, 혹은 무조건적인 고기 권유에 번번이 무릎을 꿇어 왔는가? 기세에 눌려 제대로 된 반박조차 못 해 왔는가?


다음 목록이 육식주의자들에 맞서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바꾸는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1. 충격요법 - 진실을 알면 입맛이 변한다


동물에게는 한없이 잔인해지는 인간. 생명경시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한 육류산업의 이면을 알면 육식에 대한 정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고기를 끊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예전처럼 거리낌 없이 먹게 되지는 못할 것이다. 슈퍼마켓 진열대에 놓인 부분 포장육과 살아있는 동물을 연결시키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사람을 놀라게 하는 과정이 좀 찜찜하긴 하지만 사실 모든 선구적 채식주의자들의 계기는 이런 충격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미트릭스 Meatrix>

 

<매트릭스>가 아니라 <미트릭스>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다시피 매트릭스를 패러디 한 애니메이션으로, 5분이 채 되지 않은 길이로 현재 3탄까지 나와 있다. 사람들이 먹고 있는 육류가 어떤 과정을 통해 사육되고 공급되는지 무거운 주제를 압축적이고 재미있게 다루었다. 3분짜리 애니메이션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클릭해볼 것. 훌륭한 메시지는 시간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 http://www.themeatrix.com (한글 자막 있음)

 

 

책《독소 - 죽음을 부르는 만찬》

윌리엄 레이몽 / 랜덤하우스코리아


미국의 현실을 바탕으로 쓴 책이지만 어느 나라도 자유롭지 못한 현대 식생활의 심각함에 대해 다루었다. 매일 식탁에서 만나는 음식 중 많은 것들이 말 그대로 ‘독소’이며 그 영향은 비만, 암, 심장병, 당뇨, 식중독, 인간 광우병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육식은 둘째 치고 읽다 보면 밥맛 자체가 뚝 떨어지는 책이다. 고도 비만, 식량위기, 유전자 변형, 농약 등 여러 주제를 다루는 한편 책의 4분의 1 정도를 축산업 시스템의 야만성을 밝히는데 쓰고 있다. 광우병이라는 질병은 반드시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부분에서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육류가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도!

 

 

영화 <불편한 진실>

데이비스 구겐하임 감독 / 앨 고어 출연


2007년 앨 고어에게 노벨평화상을 안겨준 그 유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정말 불편하다. 지구 환경의 실태를 전하고 미래의 위험을 예측하면서 전 세계에 호소력 높은 영향을 주었던 이 영화가 그런데 육식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이 영화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지구 온난화의 원인을 간단하게 말하면 이산화탄소의 증가다. 그런데 이 증가에 혁혁히 공을 세우는 게 바로 축산업. 축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생각하면 대기오염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육식을 즐기는 이들에게 이 영화를 권한 다음 간단히 한마디 해주라. “저게 다 고기 때문”이라고.

 

 


 2. 건강만세 - 오래 살고 싶으면 바꾸자


채식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퍼졌다. 더구나 친구나 가까운 지인이 채식주의자일 경우 그 설득력은 더욱 커진다.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피부가 맑고 고우며, 몸무게 여부를 떠나 움직임이 가볍다. 암환자를 위한 식단부터 다이어트를 위한 해독식단에 이르기까지 몸에 좋다는 식이요법은 모조리 채식이다. 채식이 비타민, 미네랄, 철분, 항산화물질, 속속 발견되는 새로운 영양성분까지 모조리 제공해주는 반면 육식이 주장하는 영양소는 이제나 저제나 단백질과 몇몇 비타민뿐이다. 채식을 반대하는 전문가들조차도 육류는 붉은 살코기를 피하고 최소한으로 섭취하라고 할 정도니, 건강만세를 부르짖는 이들에게는 이 점을 특히 강조하라.

 

 

책《자연을 닮은 식사》

에릭 마르쿠스 / 달팽이


채식을 처음 시작하거나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입문서 구실도 훌륭히 한다. 첫 장은 건강 이야기로 시작해서 점점 심도 깊은 주제로 들어간다. 환경오염문제, 식용동물에 대한 진실, 채식을 하면서 높아진 삶의 질 등 다양한 문제를 조금씩 다루고 있다. 책 말미에 붙은 한국판 채식 관련 정보도 알차다.

 

 

영화 <슈퍼 사이즈 미 Super Size me>

모건 스펄록 감독 / 모건 스펄록 출연


패스트푸드가 몸에 해롭다는 게 정말일까? 어느 정도일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한 다큐멘터리. 감독인 모건 스펄록 자신이 직접 출연해 한 달 동안 맥도널드 메뉴만 먹으며 겪은 변화를 영상으로 담았다. 코믹한 터치가 돋보이며, 무엇보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가는 모습이 백 번의 말보다 더 생생하게 패스트푸드의 해악을 경고한다. 패스트푸드는 육류와 가공식품의 폐해를 동시에 담고 있는 식품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책《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 1, 2》

존 로빈스 / 아름드리미디어


채식주의자들에게는 오래전부터 바이블이나 다름없는 책. 배스킨라빈스의 상속자였으나 전 재산을 마다하고 유제품과 육식의 해악을 알린 저자의 이력 또한 유명하다. 육식이 어떻게 사람들의 건강과 세상을 조종하고 파괴하는지 원론적인 곳부터 짚어냈다.

 

  

 

 3. 폼생폼사 - 예뻐지고 싶은 사람을 위하여


제레미 러프킨은《육식의 종말》에서 육식 문명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고기는 남성의 특권을 상징해왔다’고. 최근 일본에서 시작된 유행어 초식남이 안겨주는 남성상을 떠올려 보면 채식과 육식의 이미지가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을 터이다. 이런 이미지에 사로잡혀 육식을 고집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나름 방법이 있다. 이미지에는 이미지, “요즘은 채식이 대세! 트렌드!” 라고 외쳐보면 어떠할 지.

 

 

책《스키니 비치》
로리 프리드먼, 킴 바누인 / 밀리언하우스


제목이 일단 수상하고, 표지는 더 수상하다. 그리고 책에 둘러진 띠지의 광고 문구(빅토리아 베컴, 제시카 알바. 할리우드 스타들의 필독서!)를 보면 마치 다이어트 책 같기도 하다. 그러나 한두 페이지 넘기다 보면 뼛속까지 채식주의를 다룬 책임에 깜짝 놀라게 된다. 일을 하자니 살은 빼야겠고, 굶자니 힘은 없었던 모델과 모델 에이전트가 어느 날 채식에 빠져 건강전문가로 전업을 한다. 이들이 바로《스키니 비치》의 저자다.

 

 

영화 <슈퍼차지 미 SuperCharge Me>
제나 노우드 감독 / 제나 노우드 출연


<슈퍼 사이즈 미>에서 영감을 얻은 감독이 역발상으로 만든 다큐멘터리 필름이다. 홍보직에서 일하고 있던 제나 노우드가 30일 동안 유기농 생채식만 하면서 어떻게 자신이 변해가는 지 필름으로 담았다. 짧은 시일이지만 무려 11kg이나 몸무게가 줄었고 피부 상태는 최상, 괴롭던 불면증마저 사라졌다. ‘자연식 미녀 탄생’ 이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도 잠시 소개되기도. 국내 출시는 되지 않았으나 www.jennanorwood.com 에서 DVD를 주문하면 국제배송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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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미(米)자에 담긴 의미를 찾아서



엄마는 현미와 콩, 여러 가지 잡곡이 섞인 밥을 매 끼니마다 맛있게 먹는 네 모습이 참 예쁘단다. 우리 서희가 잔병치레 없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것이 다 밥의 힘인 것 같아. 그런데 이 생각은 엄마만 했던 게 아니야.

 
유명한 히포크라테스도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못 고친다고 했고, 우리 조상님들은 먹을거리가 제일 훌륭한 보약이라고 해서 밥을 불사약不死藥, 반찬을 불로초不老草라고 했다는구나. 우린 매일 먹기 때문에 밥의 가치와 땀방울을 잘 모르는 것 같아.

 

그래서 조상님들은 하늘을 살폈단다

 
우리 집 주변에 많은 논이 보이지? 지금 논에는 작은 모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

 
많은 노력과 정성으로 키워낸 벼가 작년 가을 태풍 때 다 쓰러지는 것을 보면서 엄마는 농사란 하늘과 땅의 도움 없이는 절대 지을 수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단다. 사람이 아무리 똑똑하고 농사기술이 뛰어나도 자연의 보살핌 없이는 불가능한 것 같아. 어찌 보면 사람은 그저 관리만 하고, 농사는 태양과 비와 바람, 흙이 짓는 것인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예로부터 우리 조상님들은 하늘의 기운을 잘 살펴서 씨를 뿌리고, 수확을 하며 농사를 지었단다.

 

 

작년 수확 때 거둬둔 볍씨야

 

 

어떤 농사든 마찬가지겠지만 벼농사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씨앗인 볍씨를 준비하는 일이야. 볍씨 준비는 지난 수확철부터 시작해. 종자로 쓸 볍씨는 벼베기 약 열흘 전쯤에 잘 익은 것을 빨리 베는데, 겉으로 보기에 ‘아직 베기에는 아깝다’는 느낌이 들 때가 가장 좋아. 벨 때는 반드시 낫으로 베야해. 콤바인 같은 기계로 세게 때리듯 베면 볍씨가 충격을 받아 건강하게 자라기 힘들거든.

 

베고 나면 꼭 거꾸로 매달아 그늘에서 말린단다. 천천히 말려야 영양분이 잘 살아있고, 볏대에 남은 영양분이 볍씨에 잘 모아져. 잘 말랐으면 털어내야 하는데, 이때도 볍씨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하나하나 손으로 털어내야만 해.

 

 

진달래 화전 먹는 청명에는 건강한 볍씨를 고르지

 

 

서희가 올 봄에도 열심히 따먹고 엄마랑 화전 부쳐 먹던 진달래 생각나니? 만물이 소생하기 시작하는 청명(4월 5일경) 앞뒤로 진달래가 피면 볍씨를 담그고 못자리를 골라.

 

아무리 잘 익은 볍씨라고 해도 다 종자로 쓸 수 있는 건 아니야. 그중에서도 특히 튼튼하고 실한 종자를 골라야 하는데, 제일 좋은 방법이 소금물에 담가보는 거란다. 달걀이 옆으로 누워 뜰 정도로 소금 농도를 짙게 해서 아래로 가라앉은 볍씨만 종자로 써. 잘 여문 볍씨는 아래로 가라앉거든.

 

볍씨 담그기가 끝나면 볍씨를 소독한단다. 관행논에서 사용하는 볍씨는 화학약품으로 소독하지만, 친환경 농법에서는 냉온탕법으로 소독해. 온도내림을 방지하기 위해 4,50도씨의 물에 마른 볍씨가 든 자루를 30~50초간 담가두고, 다시 다른 통에 준비해둔 60도씨 물에 10분간 담가 자루 속 볍씨들이 잘 섞이게 흔들어 줘야 해. 그 다음 재빨리 찬물에 넣어 자루 속의 더운 기운을 식혀줘. 벼눈이 익어버리면 안되니까 빨리 해야 한단다. 이렇게 하면 병균은 물론 벼이삭 선충까지 예방할 수 있어.

 

볍씨를 소독했으면 이제 볍씨를 물에 담가 싹을 틔울 차례야. 물에 5일에서 7일 동안 담가두어야 하는데, 그냥 푹 담그는 것이 아니라 낮 12시간은 담갔다가 밤 12시간은 빼놓고 다시 담그는 과정을 매일 반복한단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볍씨에 적당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야. 산소가 너무 많으면 잎사귀보다 뿌리 발육이 더 좋아져서 전체적인 생장에 좋지 않거든. 예부터 곡우(4월 20일경) 전에 종자를 담가야 수확이 많고, 삼월 곡일에(음력 3월 8일) 볍씨를 담그면 모가 잘 자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지.

 

 

 

감꽃 피는 곡우에는 못자리를 준비하고

 

 

곡우에는 못자리를 준비해. 아마 6월 초쯤이면 감꽃이 피기 시작할 거야. 진달래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옅은 노란색으로 피는 은은한 감꽃이 엄마는 더 예쁘단다.

 

자, 그럼 못자리 준비를 시작해볼까? 우선 모판에 흙을 깔고, 씨앗을 넣고, 다시 흙을 덮고 나서 물을 준단다. 이렇게 모판을 만들고 씨앗을 넣으려면 일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온 가족이 나서거나 동네사람들이 품앗이를 하며 서로 도와. 지난 일요일, 아빠가 한살림 공동 못자리에 가서 도와주신 것처럼 말이지. 우리 사는 동네에도 할아버지 할머니들만 계셔서 못자리 만드는 일이 점점 힘들어진다고 하니 참 안타까운 일이지.

 

 

 

자, 이제 여섯 잎 모를 키우자

 

 

모에는 보통 여섯 잎 정도가 달려있지? 첫 잎이 나오는 데 하루이틀, 두 번째 잎은 이삼일, 여섯 잎이 나올 때까지는 40일에서 45일 정도 걸리는데, 우리 조상님들은 여섯 잎이 났을 때 뿌리를 끊어내고 모내기를 했어.

 

모에 네 번째 잎이 나올 때쯤부터 모는 이유기에 들어가. 말하자면 씨젖의 양분이 다 떨어져서 모 스스로의 힘으로 크는 거란다. 씨젖의 양분이 떨어질 때에 맞춰 잎과 뿌리의 기능이 활발해져서 스스로 크는 힘이 커진다니 자연의 이치는 정말 오묘하고 놀랍지 뭐니. 그래서 관행농법에서는 이때를 모내기의 적기로 잡고 있대. 아직 씨젖의 양분이 남아 있을 때 옮겨 심어야 뿌리도 잘 내리고 몸살도 적다는 거지. 그러나 어린모를 심다보니 많은 포기의 모를 심게 되고(보통 10~15개), 그래서 가지를 잘치지 않는다는구나. 모는 가지치기를 잘해야 벼이삭이 많이 열리는데 말이지. 또 못자리에서 따뜻한 상태로 더 자라야 하는 모를 옮겨 심으니 모의 온도가 낮아져서 물이나 땅의 양분을 덜 흡수하는 곧은 뿌리를 많이 내리게 된대. 그래서 친환경 농법에서는 두 번째 가지치기 후, 곧 여섯 번째 잎이 나올 때 모내기를 해. 무조건 빨리 모내기를 한다고 빨리 많은 양을 수확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여섯 번째 잎이 나올 때까지는 그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아기를 돌보는 것처럼 많은 정성을 기울여야 해. 뿌리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온도 관리가 중요한데 물로 온도를 조절한단다. 또 부족한 양분을 보충해서 충분히 자라도록 해줘야 하고. 관행농법에서는 비료 주고 나면 끝날 일을 온도 관리, 물 관리, 양분 보충을 하면서 모를 키워내는 거야.

 

이렇게 모를 키워내는 사이 모를 옮겨 심을 본답도 준비해둬야 한단다.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 땅을 두세 번 갈아서 잡초를 없애고, 논둑을 30센티미터 이상 높이로 만들어 모든 벼에 물이 고르게 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해. 나물과 꽃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던 자운영(비료로 쓰기 위해 키우는 풀)도 모내기 2주 전에는 갈아엎어서 땅의 힘을 높여야 하고 말이지.

 

 

망종, 대추꽃이 피면 모내기를 시작해. 그럼 뻐꾹새는 부지런히 모내기를 하라고 재촉하지

 

 

 

예로부터 모내기의 적기는 6월 6,7일경인 망종 때라고 했어.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서일까, 지금은 예전보다 조금 빨리 모내기를 하는 것 같아. 5월 중순 소만이 지나 모내기를 시작해서 5월 말까지 전국 곳곳에서 모내기가 이어진단다. 대추꽃이 피면 모내기를 시작하고, 치자꽃, 밤꽃이 만발하면 모내기가 한창이며, 뻐꾹새는 모내기를 부지런히 하라고 운다니 농부들의 지혜며 말들이 참 놀랍고 어여쁘지?

 

친환경 농법에서 모내기의 핵심은 적은 수의 모를 매우 드물게 심어야 한다는 거야. 15포기를 심는 관행농법과 달리 두세 포기를 한 줄로 심어야 하는데 신기하게도 이렇게 보잘것없고 초라해 보이는 친환경 농법의 모가 나중에 더 가지치기를 많이 해서 이삭도 많이 달리고 건강하게 잘 자란다는구나. 많이 심으면 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벼가 건강하게 자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웃자라서 잘 쓰러지고 이삭도 적게 열린대. 벼들도 너희들처럼 마음껏 자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줘야 하는데 사람의 욕심이 지나쳐서 벼들이 힘들게 크나봐.

 

 

 

 

신나는 단오잔치 후엔 잡초와의 싸움이지

 

 

 

모내기를 끝내면 곧 단오가 돌아와. 우리 가족 모두가 한살림 단오잔치에 가서 논에 오리도 넣어보고 고사도 지냈던 것 서희도 생각나지? 이 날은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풍년제가 열리는 날이야. 본격적인 농사와 여름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날이기도 하고.

 

모내기를 하고 나서도 농부들은 모가 뿌리를 잘 내렸는지 꼼꼼히 살펴봐야해. 뿌리 내림이 좋아야 벼가 가지치기를 잘한다는 건 당연하겠지? 그래서 특히 물 관리가 중요해. 따뜻한 물을 충분히, 깊게 대주어야 가지치기도 잘하고 잡초도 덜 자라거든.

 

그러고 나면 이제 잡초를 잡기 위한 농부들의 본격적인 경주가 시작된단다. 유기농하면 첫째도 풀매기요, 둘째도 김매기라고 할 정도로 잡초 제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거든. 오리와 우렁이가 풀매기를 도와주는 친구들이긴 한데 요즘은 조류독감 때문에 오리농법을 거의 못할 것 같아. 오리는 잡초를 먹기도 할 뿐 아니라 잡초씨가 트는 것을 막고, 벼에 달라붙어 있는 벌레까지 잡아먹는데다가, 오리가 싸는 똥은 거름이 되었는데 참 속상하지 뭐니.

 

다른 방법으로는 왕우렁이를 놓아기르는데 오리보다 풀을 훨씬 잘 먹는 대식가라고 하는구나. 그렇지만 벼 포기 사이에서 자라는 피는 우렁이도 해결하지 못하니 사람이 손으로 직접 뽑아줘야 해. 우렁이의 도움을 받으려면 우렁이가 제초를 잘 할 수 있게 논바닥을 고르게 해야 하고, 도망가지 못하게 물꼬도 망사로 받쳐주고, 황새 등의 피해를 막는 것도 중요해.

 

 

처서 지나 신비한 벼꽃이 피고

 

 

장마와 삼복더위를 보내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한다는 처서(8월 23일 경)가 되면 벼꽃이 필거야. 벼꽃이 한창 피는 처서에 비가 오면 쭉정이가 생겨서, 이삭 팰 때 비 한 방울은 눈물 한 방울이란 말이 생겨났나봐. 부끄럽지만 엄마도 아직 벼꽃을 본 적이 없어. 벼꽃은 오전 10시쯤부터 두 시간 정도만 핀대. 벼는 꽃 하나에 암술 수술이 모두 들어있고, 오전에 한 번, 두 시간 정도만 꽃을 피우기 때문에 타가수분(벼의 꽃가루가 다른 식물의 암술머리에 붙는 일)이 거의 되질 않는대. 그래서 잡종이 잘 나오지 않고, 사람이 새로운 종자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는구나.

 

병충해도 참 어려운 문제야. 긴 장마에 잎도열병이나 혹명나방, 벼멸구가 기승을 부린다는 뉴스를 자주 봤을 거야. 농약을 치는 관행농법에서도 병충해가 심하면 논을 갈아엎기도 하는데 친환경 농법에서는 얼마나 어렵겠니. 친환경 농자재가 있기는 한데 농약만큼 효과적이진 않아. 친환경 농자재도 화학약품이 아닌 자연에 가까운 것으로 만들었으니까 말이지. 그래서 땅의 힘을 살리고 미생물을 살리면서 최대한 벼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미리 마련해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거란다.

 

 

 

가을, 이제 잘 익은 벼를 베자!

 

 

드디어 가을이면 이렇게 잘 자란 벼를 수확해. 정확히 이삭 팬지 45일 정도면 수확할 수 있어. 벼는 상강(10월 23일 경) 전에 베어야 한대. 서리를 맞으면 이삭이 부러지기 때문이지. 요즘엔 거의 콤바인이라는 기계를 사용해서 탈곡을 해. 예전엔 홀태나 탈곡기로 했었어. 한살림에서 하는 가을 행사인 메뚜기 잡기에 참여해 보면 벼를 낫으로 베고 홀태나 탈곡기에 벼를 탈곡할 수 있단다.

 

탈곡된 벼는 바로 먹을 수는 없고 정미소에 가서 도정을 해야 해. 겉껍질(왕겨)만 벗겨낸 것이 현미이고, 쌀겨층을 50퍼센트만 벗겨내어 쌀눈을 남겨둔 것이 5분도미란다. 현미는 단백질, 지방, 칼슘, 섬유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깎으면 깎을수록 영양분이 적어져. 그러니 현미가 백미보다 영양분이 훨씬 풍부하겠지? 하지만 아무래도 거치니까 꼭꼭 씹어 먹어야 해.

 

봄에 뿌린 볍씨를 가을이 되어 수확할 때까지 농부의 손길이 여든여덟 번 필요하다니 얼마나 많은 노력과 애정이 필요한지 상상이 가니? 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처럼 농부의 손길뿐만 아니라 정성어린 관심과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 서희가 엄마아빠의 사랑 속에 크는 것처럼 벼도 농부의 사랑 속에서 크는 걸거야.

 

작년에 엄마는 무더위가 끝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참 좋아했었는데, 그 때 농부들은 수확을 앞둔 벼가 바람에 쓰러질까봐 밤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논에 나와 일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미안했단다. 밥맛이 좋은 쌀은 더 잘 쓰러진다고 하더라. 올해는 농부가 마음 졸이는 일이 없기를, 하늘님이 잘 보살펴 주시길 기도하자구나. 정성껏 키운 쌀도 열심히 먹고! 물론 중국쌀, 미국쌀이 아닌 우리 쌀을 말이지!

 

여든여덟 번 농부 손을 거쳐

 

벼 한 알, 이렇게 한 그릇 밥이 돼요

 

 

 

 

*날짜는 올해 기준이며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예년보다 모내기가 조금 빨라졌으며, 변덕스런 날씨 탓에 수확날도 들쭉날쭉 하다.


글/이상희(살림이야기)
 

*참고: <벼가 자란다> (김시영 그림, 보리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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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듀앤스토리
:

더 이상 가정에서 진짜 ‘맛’을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출처 http://www8.cao.go.jp/syokuiku

 

 

이야기 하나. 세계적 요리사 제이미의 굴욕

 
맛없기로 유명한 영국 요리계의 위상을 높인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어처구니없는 정크푸드만 먹고 자라는 아이들을 걱정해서 공립학교 급식 개선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이 계획은 ‘제이미의 스쿨 디너Jamie’s school dinner’라는 TV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에 방송되었고, 영국은 난리가 났다. 제이미는 어떻게든 냉동식품이 아닌 신선한 요리를 만들어 주려하고, 이미 혀가 초콜릿 바와 감자튀김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그 요리들에 뜨악하게 반응한다.

 

 이야기 둘. 소년, 드디어 넘어가다

 
뉴욕의 험악한 범죄 사건들을 다루는 미국 드라마 <로 앤 오더LAW & ORDER:성범죄수사대>에서 거대비만 소년이 살인 피의자로 법정에 선다. 갓 열다섯을 넘은 형제들도 모두 거대비만이고, 넉넉지 못한 공립학교 친구들도 비만율이 높다. 온갖 성인병을 다 지닌 이 소년은 “먹고 살기 바쁜 부모님은 냉동음식을 데워주었을 뿐”이라고 말하고, 결국 사건이 종결되기도 전에 동녀합병증으로 쓰러지고 만다. 비슷한 사정의 아이들은 자연의 맛이 무언지를 모른다. 설상가상 이윤을 위해 학교 안에 탄산음료와 과자 자판기를 설치해놓은 식품회사들. 정해진 시간에만 자판기를 가동하는 규칙을 세웠지만 이미 그 맛에 중독된 아이들은 책상 속 가득히 과자와 초콜릿 바를 재워놓고 끊임없이 먹어댄다.

 

 이야기 셋. 미식가의 실체

 

친구와 함께 한 쇼핑몰 식당가에 앉았다. 짬뽕을 시켰는데 한 젓가락 먹고서는 도저히 더 먹을 수가 없었다. 유난히 화학조미료 맛이 강했기 때문. “아예 들이부었네”하며 투덜대는 내게 친구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조미료 맛’이 어떤 맛이냐며 진지하게 물었다. 친구의 어머니는 간혹 다른 집에 놀러갔다 오시면 “어떻게 살림한다는 집에 미원도 한 봉지 없냐”고 흉을 본다 했다. 당연히 친구는 화학조미료가 전혀 들지 않은 밥상에 앉아본 적이 없었다. 결국 지금은 애교 수준으로 화학조미료를 첨가한 음식과, 심하게 조미료 덩어리인 음식조차 구분할 수 없다. 평소 이 친구는 자신이 미식가라고 주장해왔다.

 

출처 http://www8.cao.go.jp/syokuiku

 

 

‘딸기’와 ‘딸기 맛’

 

길게 말할 것도 없이, 우리는 모두 제대로 된 미각을 잃어가고 있다. 화학조미료와 식품첨가물의 공격은 점점 더 교묘해져서 자연의 맛과 인공적인 맛의 구분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그나마 어른들은 ‘진짜 맛’이 무엇인지 대략 알고 있다.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가 많지 않았던 때에 어린 시절을 반 정도 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자연과의 소통을 잃어버린 첫 세대인 아이들은 딸기우유의 ‘딸기 맛’이 진짜 딸기 맛이라고 생각하고, 가공식품에 익숙해져 엄마의 손맛을 싱겁거나 뭔가 모자라다고 느끼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의식주 문제 그 이상이다. 일단 올바른 판단력을 상실한 미각은 여러 가지로 심각한 혼란을 일으킨다. 위에서 말한 드라마의 주인공도, 자신의 몸에 치명적인 양의 위험물질이 들어올 때까지 알아채지 못했다.

 

 
이탈리아 어른들의 고민

 

 맛 교육의 본거지는 사실 가정이었다. 집안마다 전해져오는 입맛도, 가려야할 음식도 부모가 자식에게 가르치면서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나 맞벌이가 일반화되어 있고, 점점 사먹는 음식이 다양해지는 사회에서 더 이상은 그런 기대를 할 수 없다. 그러면 어쩌나? 아이가 입맛을 잃거나 건강을 해치면 엄마들을 비난하면서 집에 들어앉힐까? 아니면 조리사라도 고용해야 하나?

 

요리에 대한 애정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이탈리아 사람들도 같은 고민을 해왔다. 그리고 결론을 냈다. 집에서 못 하는 미각교육, 학교에서 맡겠다고 말이다. 주체는 바로 슬로푸드 운동본부이다.

 

 
전 국민이 똘똘 뭉친 ‘미각 찾기’ 대작전

 

 슬로푸드는 다국적 기업의 대량 생산 식품과 패스트푸드 물결에 대항해 전통음식 보존과 제대로 된 미각을 즐기자는 기본 뜻을 가진 단체이다. 창립자 카를로 페트리니는 로마에 맥도널드 매장이 생기는 것을 보고 기겁을 했고, 1986년에 슬로푸드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식문화의 발원지격인 이탈리아라 해도 간편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온전히 막지는 못했다. 특히 아이들은 강한 패스트푸드의 맛에 금세 빠져들었고, 한번 엇나간 미각은 계속 정크푸드를 찾게 했다.

 

그래서 1998년부터 이탈리아 교육부와 공동으로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미각이 무엇인지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지금껏 900명이 넘는 교사들을 훈련시켰고, 수많은 아이와 부모들의 미각 인식을 변화시켰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아이들은 학교 운동장 구석에 만든 텃밭에서 직접 유기농 채소를 키우고 거둔다. 늘 슈퍼마켓에서 비닐로 포장된 채소만 보아 온 아이들은 날마다 바뀌는 식물의 모습을 보며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지니게 된다. 주문하면 5분 안에 나오는 음식이 아니라 며칠, 때로는 몇 달을 기다려야 열매를 맺는 게 과일이고 채소임을 비로소 안다.

 

재배한 채소를 어떻게 하면 맛있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지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학교로 방문하기도 한다. 전통적인 조리법에 대한 교육도 되는 셈이다. 모든 과정은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밀착적으로 이루어진다.

 

슬로푸드 본부의 미각교육 담당자들은 “중학교만 되어도 교과과정에 치여서 미각교육에 할애할 시간이 없습니다. 가공식품에 덜 물든 시기이기도 하니 초등학교 때가 교육에 가장 적합하지요.” 하고 말한다.

 

사실 중고등학생들에게도 교육을 하는 게 이상적일 테지만, 호기심 많고 활동적인 이들에게는 ‘천천히 slow’ 살자는 슬로푸드의 기본 철학 자체가 무리일 때가 많다. 그러나 미각교육을 경험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맛에 대해 객관적인 태도를 취한다.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점의 광고에 무조건적으로 고개를 끄덕이지도 않는다.

 

 

 
우리나라는? 옳지, 아라중학교

 

 

사실 우리나라야말로 미각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매운맛과 짠맛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식문화 때문이기도 하고, 시행된 후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 학교급식도 걱정거리이다. 집 밖에서 아이들이 대체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지 알 수 없으니, 미각 상태가 어떤지도 모른다.

 

국내에서도 미각에 대한 중요성은 조금씩 부각되고 있지만 체계화된 교육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식품회사의 부설 연구소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비정기적인 강좌를 열기도 하지만 널리 퍼지지는 못하고 있다. 중요성을 깨달은 일부 학교나 단체에서 자체적으로 도모하는 식이다.

 

모범적인 예에는 제주도의 친환경 급식 학교들이 있다. 2003년부터 전국 최초로 유기농 급식을 실시한 제주도 아라중학교 학생들은 “만성 비염이 나았어요”, “입맛이 확실히 바뀌었구요, 집중력이 높아진 걸 느낍니다” 하며 효과를 직접 느끼고 있다. 그러자 제주도에서는 2005년부터 친환경 급식 시범학교들을 지정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친환경 식자재들의 특성상 안정적인 공급이 어렵기는 하지만 아이들의 바뀐 입맛과 모습에 학부모들은 고등학교까지 이런 흐름이 죽 이어져가길 원하고 있을 정도이다.

 

 

아이들에게 효과적으로 미각교육을 하려면 건강에 좋다는 식으로의 접근이 어렵다. 아무리 환경과 몸에 좋은 음식이라 하더라도 맛이 좋지 않다면 아무도 먹지 않는다. 진정한 맛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혀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서서히 입맛을 길들이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체계적인 프로그램 마련이 급선무이다.

 

그런 교육의 끝에 나타날 수 있는 가장 좋은 결과는 이렇지 않을까? 아이들이 맛있어 하는 음식, 몸에 좋은 음식, 좋아하는 음식이 온전히 일치하는 것!

 

 

일본도 시작했다 - 식육(食育) 기본법

 

출처 http://www8.cao.go.jp/syokuiku

 

 

평균 수명도 높고 건강한 식단 전통을 이어온 일본 역시 먹을거리 걱정, 아이들 걱정은 드높다. 발 빠르게 외국 식문화를 받아들인지라 쌀과 채소, 해조류 위주의 식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다채로운 요리들로 인해 먹을 게 너무 많아서이다.

 

미식 붐은 거세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따랐다. 일본은 아토피성 피부염이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하다. 먹을거리의 ‘모양’을 중시하는 문화 탓에 식품첨가물의 사용량도 엄청나 각종 문제를 일으킨다. 십대들의 끔찍한 범죄와 정신적인 파탄을 식생활과 연결지어 언급하는 전문가들도 늘어났다.

 

결국, 국가가 나서서 2005년 ‘식육(食育) 기본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국민의 식생활·식습관·식문화의 안전성과 관련된 문제를 더 이상 ‘집에서 알아서 할 문제’로 생각하지 않겠다는 의지이다.

 

법의 내용은 음식에 대한 의식개선, 올바른 식습관에 대한 정보 제공과 실천 지원, 더 나은 식문화 만들기 등 크게 세 가지 범주이다. 그리고 각 범주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목표가 감탄이 나올 정도로 꼼꼼하게 매겨져 있다. 예를 들면 2010년까지 현재 10.7퍼센트인 아동비만율을 7퍼센트로 떨어뜨리고, 21퍼센트 수준인 급식의 지역 농산물 비중을 30퍼센트로 올린다는 식이다.

 

아이들이 바른 먹을거리를 고르는 능력을 기르고, 먹는 과정에서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며, 바른 식사 예절과 문화를 익히게 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골자로 하고 있다. 2006년에는 일본식 식단을 기준으로 하는 ‘균형 잡힌 식사 안내서’를 만들어 전담 교사를 전국 학교에 배치하여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 법을 구심점으로 시민단체나 지역 주민들이 실천하고 있던 운동들이 하나로 모이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인 면이다.

 

* 윤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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