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결혼도 선택인 시대이다.
경제력만 있으면 혼자 살아 가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세상이 되었다.
마트에 가면 혼자 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먹을 거리와 용품들이 넘쳐나고
혼자 즐길 수 있는 취미나
여가생활도 얼마든지 많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경제적 자립이 가능하다면
결혼했던 사람들도 쉽게 이혼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결혼은 성공적 인생을 위한
훌륭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영국 끝에서 런던까지 가는 가장 빠는 방법은?’
영국의 한 신문사에서 독자들을 상대로
큰 상금을 걸고 했던 유명한 현상 공모이다..
‘유레일을 타라’, ‘콩코드 비행기가 빠르다’, 등
수천 통의 응모작이 신문사로 들어왔다.
그런데 당선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좋은 동반자와 함께 가는 것!’.
정말 공감이 가고 교훈적인 에피소드라고 생각한다.
길고 긴 인생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치는데 있어
돈이나 지위 혹은 직업적 성취도 중요하지만
언제나 내 곁에서 나를 지지해 주고 인정해 주고 믿어주고
사랑해 주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동반자와 함께 하는
결혼생활이야말로 행복한 인생의 여행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한국 부부의 행복지수는?
누구나 행복하게 오래 살기를 소망하며
시작하는 결혼생활 이지만,
실제 행복한 결혼은 어느 정도 되는 것일까?
매년 5월이 되면 가정의 달을 맞아 각종 기업과 단체 에서
“행복한 가정 만들기” 혹은 “효과 적인 부부 의사소통” 등에 대한
강연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강의 중에 청중들에게 “행복 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손 들어 보세요” 라고 요청하면
대략 20%이내의 청중들이 손을 드는 것 같다.
몇 년 전 미국에서 한 결혼 문제 전문가가 했던 비슷한 조사에서는
약 5%의 사람이 자신의 결혼생활에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대답했고
10%는 결혼생활을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그저 그런 결혼과 어쩔 수 없이 참고 사는 결혼생활의 비율이 85%로 나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 조사에 의하면
부부의 행복지수가 100점 만점에 60점 정도라고 한다.
겨우 낙제점을 면한 정도인데,
연령대 별로 살펴보면 30대는 78%,
4-50대는 95%가 부부로서의 행복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수치로 보면 중년의 부부에게 행복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사치로 보일 정도다.
결혼 생활 을 한 기간에 비례해
부부의 행복지수가 떨어 진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 부부의 자화상 이다.
결혼식 준비는 하지만 결혼생활준비는 하지 않는다.
몇 년 전 모 국내은행에 토요일에 강의 갔다가
교육담당자에게 “ 왜 평일에 하시지 토요일에 교육을 하십니까?
직원들도 좋아하니 않을 텐데요..”라고 물어 봤다가 의외의 대답을 들었었다.
주 5일제 근무를 도입하고 나서 직원들이 주말에
부부싸움이 늘었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는 것이다.
도입 초기에는 여행도 가고 했겠지만 경비 때문에
매주 여행 다닐 수도 없고 그러다 보니
부부가 주말 이틀을 함께 보내야 하는데 부부가
여가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도 모르고 익숙하지 않으니
서로 싫은 모습만 보게 되니 부부싸움이 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부싸움하느니 자기계발을 하라는 취지에서
토요일에 연수원에 과정개설을 했는데
직원들이 예상을 뛰어 넘는 호응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였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주말 이틀도 가족과 함께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모르고 살아 가는 것이 우리의 실상인 것이다.
그러니 긴 인생의 여정을 함께 해야 할 결혼생활은 말할 것도 없지 않겠는가?
주변을 둘러 보면 결혼을 앞둔 사람들이 집이나
가전제품, 예단이나 예물, 결혼식장과 신혼 여행 등 물질적 준비는
열심히 하는 거 같은데 정작 중요한 새로운 관계에 대한 준비
즉 결혼 생활에 대한 준비는 별로 하지 않는 것 같다.
진학이나 취업, 승진은 매 단계마다 치열하게 준비하고 공부하면서
왜 결혼에 대해선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까?
직장에서 경영자나 관리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리더십을 공부하고
훈련 하면서, 한 사람의 배우자로서의 역할,
좋은 부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결혼으로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 지면
당연히 부부간에 말하는 방법과 상대를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따라야 하는 것이다.
2007년 한국 미혼 남녀들에게 ‘결혼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남녀 모두 각각 58.4%, 61.0%의 비율로
‘배우자와 조화롭게 잘 살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을 꼽았다.
흔히 결혼비용에 대한 부담이나 육아에 대한
부담감이 결혼을 망설이게 하는 주요인으로 꼽히지만
부부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데서 오는
두려움도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부 사이에 대화하는 방법,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 등 부부가 상대를 이해하고
더 나은 관계를 만드는데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소통의 기술들을 배우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자녀를 훌륭하게 양육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 또한 좋은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좋은 부부 관계는
아이들 장래와 정서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남편에게 정서적 만족감을 얻지 못하는 여성일수록
아이들에게만 매달리는 의존적인 사람이 되기 쉽고,
모든 걸 다 바친 아이들이 자라서 자신의 품을 떠나면
허무함, 배신감, 쓸쓸함으로 인해서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된다.
또한 아이들도 스스로 성숙할 자유를 경험하지 못해서
마마보이나 공주병에 걸린 아이로 성장하고 커서도
독립된 인격체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거기다가 결혼한 자녀들을 자신의 절대적인
영향권 안에 두려는 부모들은 자신은 물론
자녀들의 부부관계까지 망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결국 부부가 서로 믿고 사랑하며 부부관계를 행복하게
영위해 가는 일은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엄청난 정신적 실질적 유산을 물려 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제 좋은 ‘부모 되기’ 에서 ‘행복한 ‘부부 되기’를 위한 교육을
확산시켜야 할 중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