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가출하는 큰 아들, 왕따인 둘째 아들,

그리고 백수로 술만 마시는 남편.

저는 파출부를 하면서 하루하루 버티는 삶이었고,

우울증과 자살충동도 자주 찾아왔죠.

 

 

 

 

어느 날, 고 1인 큰 아들이 던진 말.

 “공부방에 나가려면 엄마가 부모교육을 받아야한데!”
아들에게 소리를 질렀어요.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교육이야!”

 

 

며칠 후, 우리 집에 찾아온 KACE멘토 선생님.
엉성한 살림살이가 창피해 가시라고 했건만,

사오신 사과를 내밀며 미소를 짓습니다. 

멘토 선생님과의 짧은 대화,

제 안에 있던 감정들이 쏟아져 나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그 이후로 선생님은 1년 동안 삶의 가치,

엄마의 역할, 가정의 소중함, 가족의 사명에 대해 가르쳐 주셨고,

큰 아들과의 화해하고, 둘째 아들의 우울증과 왕따에 대한 해결을 해 주셨어요.

 

 

 

 

 


제가 미래에 대해 꿈을 품고,

다정해지는 엄마가 되어가자 큰 아들의 가출도 멈추었고,
둘째는 말이 많아지기 시작했죠.

3년 후, 선생님의 도움으로 아빠는 알콜중독 치료를 받게 되었고,
큰 아들은 자기가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선생님 도움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겠죠. 

선생님은 막막한 제 삶에 찾아와

가슴으로 함께 아파해주는 따뜻한 가족이었으며,

가정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도와준 전문가셨죠.

 

 

 

우리 아들은 어서 취업을 해서

자기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합니다.
아직도 비닐하우스촌에서 살고 있지만

우리는 지금 ‘희망과 꿈’이 있기에 더 이상 불행하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멘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아이를 내 아이처럼"

위기가정과 따뜻한 손잡기 - 홈빌더 운동

 

 

아이들은 지금, 약하고 상처받는 존재에 불과하지만

언젠가는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날아오를 것입니다.

 

 

KACE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상처난 가족들의 가슴에 희망을 채우고

무너진 가정을 다시 세워

우리 아이를 내 아이처럼 돌보는

'홈빌더 운동'을 추진하려합니다.

 

 

이 운동에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분들의 응원과 후원입니다.

후원은 단순히 돈을 내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은

잘사는 사람이 많아지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외 당하는 사람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홈빌더 운동에 함께 참여하여

우리 아이들이 사회와 이웃으로부터 소외당하지 않고, 

 절망의 삶에서 희망의 삶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당신의 따뜻한 손을 내밀어주세요.

 


 

홈빌더 운동 문의: 02-424-8377

 

www.kace.or.kr

K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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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디자인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카이스트 배상민 교수는 디자인이란,

세상의 문제를 찾아내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이라고 말합니다.

 

배상민 교수가 사는 이유,

Dream. Design, Donate 

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공유해보겠습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색과 향으로

세상을 치유하는 나눔을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KACE 시민리더십센터

www.kac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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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규칙한 수면이 아동의 두뇌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과학자들이

최근 지능과 수면 습관을 연구한 결과,

불규칙한 취침을 하는 아이는 규칙적인 아이에 비해

독서와 수학, 공간 기술 시험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특히 어린이가 잠자리에 드는 시간 자체는

기초 학습 수행에 거의 영향이 없지만,

취침 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면

시험 점수가 낮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연구를 수행한 어맨더 새커 교수는

"어린 시절 수면 시간이 불규칙하면서

생체 시계를 교란시키고 기억과 학습 능력을

저해한다."며 "그런 아이는 정보 종합 능력도 미약해

성장해도 힘겨운 인생길을 가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면 습관에 따른 시험 점수 차이가 미미하더라도

아동기 불규칙한 수면의 영향이 성장 과정에서 누적돼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주목된다.

 

 

 


 

부모가 생활에서 가르쳐준 좋은습관들이

아이의 인생을 바꿉니다.

 

www.kace.or.kr

KACE 부모리더십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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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와 감성을 깨우치는 교실

자연과 이웃

 


 

 

 

 

 

지금 내 나이 즈음 되는 사람들 중

나처럼 자유롭게 자란 사람도 드물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어린시절의 주요무대는 동네골목과 산, 냇가였다.

아주 시골은 아니었지만 ‘안양’의 수리산 밑에 있는 병목안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자란 나는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즐거운 미소가 퍼진다.

 

 

봄이 되면 50원주고 문방구에서 접었다 폈다하는 작은 칼을 사서

엄마와 동네 아주머니, 친구들과 산에 올라 쑥을 캤다.

쭈그리고 앉아서 쑥을 캐는 것 자체는 힘겨웠지만

어른들과 등을 나란히 하고 저녁상에 오를 반찬거리 마련에

내가 어떤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에 어깨가 으쓱해졌던 것 같다.

 

 

여름에는 계곡에서 수영도하고 냇가 중간에 있는 큰 바위에 앉아

발을 담그며 노래도 부르고, 친구들과 수다도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가을에는 우수수 떨어지는 울긋불긋 낙엽도 주워 모으고,

밤 따러 간다고 동네 오빠들과 큰 장대를 들고

이리저리 산을 휘저으며 돌아다니기도 했다.

산에서 주워온 온갖 식물들을 모아 빻고,

잘라 소꿉놀이도 하고, 또래 친구들끼리 요리경연대회도 하였다.

 

 

겨울이면 사슴목장 입구에 비치된 사료포대를 가지고 얼음썰매를 타고,

전쟁놀이를 한답시고 눈을 뭉쳐 무기로 만들어 놓고,

냇가근처 웅덩이를 요새로 만들어 전쟁놀이도 하였다.

그 때 나는 어엿한 공주였다. 

대부분 남자였고 여자는 몇 명 없었기에 전쟁놀이를 할 때면 여자는 무조건 공주였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유치원에 다니지 못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만큼 재미있고

의미있게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내가 사는 마을사람들에게서,

혹은 마을의 골목에서, 마을의 자연 안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쑥을 캐고, 부추와 무를 뽑으면서 자연의 신비로움과 감사함을 배웠고,

계곡에 떠내려 오는 쓰레기들을 보면서 자연을 아껴야한 다는 것을 깨달았다.

함께 추억을 만들어가는 친구들의 소중함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전쟁놀이, 요리대회, 소꿉놀이 등

우리 나름대로 연기도하고 이야기도 만들어 내면서

정말 세상 걱정 없이 신나게 놀았던 것 같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서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삶에서 그것을 터득하였다.

일터 나가기에 바빠 아침밥과 저녁밥 챙겨주기도 벅차했던 부모님을 대신하여

두 살터울인 나와 동생을 하루종일 봐주시던 옆집 할머니,

비료포대를 아낌 없이 장난감으로 내어주시던 사슴목장집 아저씨,

점심을 챙겨주시던 이웃집 선희언니의 엄마,

그리고 동네 언니들과 오빠들, 또래 친구들.

모두가 나의 부모이자 선생님이었다.

 

 

이러한 나의 경험은 ‘나의 아이만을 생각하고,

나의 아이만 키우기에도 바쁜 오늘날의 우리 부모들이 더 넓은 안목으로

자녀들의 꿈과 내일을 만들어 가야하는 이유’를

머리만이 아닌 가슴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 KACE 회원홍보부 이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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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에 문단에 데뷔한 소설가 박완서는 여든에 숨을 거두기까지 쉼 없이 글을 썼다. 그가 77세에 펴낸 <친절한 복희씨>는 노년층 풍속을 세밀하게 그려내 우리나라 실버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최근에 나온 그의 유고집 <노란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 해 전 세상을 뜬 작가가 생전에 살았던 경기도 구리의 집은 아치울 노란 집으로 불렸다. 2000년대 초반 그 집에서 쓴 미발표 소설과 산문을 박완서 씨의 딸이 엮어서 만든 책 제목이 바로 <노란 집>이다.

 

 

총 여섯 마당으로 나누어진 글 중에서 첫 장 ‘그들만의 사랑법’은 짧은 소설 형식으로 주로 영감님과 마나님으로 표현되는 노부부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어쩌면 누추해 보일 수도 있는 노인의 삶을 때로는 쾌활하게 때로는 슬픔과 유머가 적당히 가미된 매우 오묘한 풍경을 보여주어 참 재미있게 읽었다. ‘속삭임’ ‘토라짐’ ‘동부인’ ‘나의 보배덩어리 시절’ ‘휘모리장단’ 등과 같이 우선 글 제목이 정겹고 친근했다.

 

 

‘토라짐’에서는 앙상한 뼈다귀로 남은 굴비 삽화가 등장한다. 점심상에 알배기 굴비를 올릴 때까지만 해도 마나님은 행복감으로 마음이 그들먹했다. 남편과 겸상을 해서 막 수저를 들려는데 딸한테서 전화가 왔다. 그런데 잠깐의 전화를 받고 돌아와 보니 며느리가 가져온, 한 마리에 오만 원도 넘는 영광굴비가 뼈만 남은 채 사라져버린 것이다. 영감님이 어찌나 알뜰하게 발라 먹었는지, 머리와 꼬리를 잇는 등뼈의 가시가 빗으로 써먹어도 좋을 정도다.

 

 

앗, 마나님의 경악! “영감 입은 입이고 내 입은 주둥이요?” 말하고 싶지만 평생 제 입 밖에 모르는 영감과 살아왔거늘 새삼 웬 지옥 불같은 증오란 말인가? 하긴 저 영감이 무슨 잘못이람. 아들을 저따위로 키운 시어머니 탓을 하다가 난 또 뭔가. 내가 저 영감을 저렇게 길들인 걸. 자신을 다독거려도 보지만 그래봤댔자 남는 건 허망함밖에 없다. 한바탕 허망감이 휩쓸고 지나가니 다시는 열리지 않을 빗장처럼 마음이 무겁게 닫힌다. 그러나 영감님은 마나님이 왜 토라졌는지도 모른다.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순박한 우리네 남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렇듯 작가는 노년기 부부에 대한 넉살과 익살, 소시민적 행복의 허위의식을 은근슬쩍 꼬집는다. 읽다보면 우리 세대에 대한 애정과 연민이랄까, 누더기 옷에서 이 잡던 때를 그리워하는 궁상스러운 소리를 해대도 “그럼, 그렇고말고!” 하며 저절로 맞장구를 치게 된다.

 

 

우리는 늦도록 해로하는 부부를 보면 서로 등 긁어줄 사람이 있어서 얼마나 좋으냐고 부러워들 한다. 소설에서도 그런 대목이 나온다. 손자들한테 선물 받은 효자손이 집안 여기저기 굴러다니건만 영감님은 한사코 마누라 손만 찾는다. 차가운 효자손 대신 적당한 체온으로, 적당한 거칠음으로, 가려운 곳을 적당히 알아서 긁어주는 마누라 손은 영감님의 유일한 사치다. 마치 손길을 타는 어린애 같다. 이제 영감님의 등은 청년의 등도 아니고 장년의 등도 아니다. 삭정이처럼 쇠퇴해가는 노년의 몸이지만 마나님의 손길이 닿으면 온몸에 생기가 돋고 살아있는 역사가 된다.

 

 

하지만 마나님은 그 반대다. 한때 그녀의 가슴을 울렁거리게 만든 떡판처럼 든든하고 기름진 등판은 어디가고 영감님 등을 긁어주면 어쩔 수 없이 만져지는 굽은 등뼈 마디도 섬뜩하거니와 치마폭 하나 가득 떨어지는 허연 비듬과 늙은이의 강한 체취가 불러일으키는 혐오스러운 이물감 때문이다. 이러면 죄 받지 싶은 심각한 죄의식에 사로잡혔다가 도저히 억제할 수 없는 정직한 내면의 소리 같기도 하다.

 

 

문학작품 속에서만이 아니라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년기 삶에 대해 세상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회자 되고 있다. 과거 노인하면 나이가 든 늙은 사람을 말했다. 나이로는 보통 65세 이상을 노인이라 칭한다. 그러나 미국 의학협회에서는 노인의 정의를 달리한다. 자신을 늙었고, 배울 만큼 배웠고,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고 느낄 때라고 한다. ‘이 나이에 그깟 일은 뭐해.’라고 생각하거나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젊은이들의 활동에 아무런 관심이 없을 때, 현재보다는 좋았던 과거 시절을 그리워할 때 노인이라는 것이다.

 

 

확실히 요즘 노인은 예전의 노인이 아니다. 91세의 할아버지와 74세의 할머니가 식스팩을 자랑하며 세계 최고령 보디빌더로 기네스북에 오르는 세상이다. 그런가하면 올해 타계한 일본의 백한 살 할머니 시인의 스토리도 주목을 끈다. 아흔아홉에 낸 첫 시집 <약해지지 마>가 150만부나 팔리면서 실버 세대 창작 붐을 일으켰었다. 지금 일본에서는 환갑 넘은 신인 작가와 시인들이 줄줄이 등단하고 있다. 우리 신춘문예에서도 50.60대 당선자가 낯설지 않다.

 

 

노인 문제 전문가들은 이제 은퇴 후 8만 시간을 다시 짜야 한다고 주장한다. 8만 시간은 60세 은퇴자가 80세까지 20년간 수면, 식사 등을 빼고 자유로이 쓸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사실 요즘 은퇴자들은 100세까지 살 각오(?)를 해야 하니 20년을 더한다면 무려 16만 시간이 큰 강처럼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셈이다. 과연 나도 누군가에게 부담이 되지 않고 행복한 노년을 누릴 수 있을까...

 

 

최근 서울시가 ‘노인’ 명칭을 ‘어르신’으로 바꿔 사용하기로 했단다. 노인들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첫 조치라고 한다. 명칭 하나로 대접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노인 보다 어르신 하면 왠지 지혜와 연륜을 가진 어른이라는 뜻이 담겨져 있는 것 같아서 좋다.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에서 주인공인 늙은 어부를 이렇게 묘사했다. ‘머리가 허옇고 수척하지만 두 눈만큼은 바다 빛깔이고 쾌활함과 불굴의 의지로 불탄다.’ 머리카락은 은빛이지만 마음과 눈빛은 언제나 청춘인 어르신들, 그들에게 복이 있을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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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국어학, 사회학, 윤리학 관점으로 되짚고,

‘올바른 소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의 사례를 공유하

 

 

 

 

 

 

 

제31차 지역사회교육포럼 우리말의 위기와 희망이 지난 8일(금) 14시에 한국언론진흥재단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KACE(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차광은 회장)가 주관한 이번 포럼은 점점 변질되어 가는 ‘말 문화’를 바로 잡고 소통의 부재로 드러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위한 대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되었다.

 

 

기조강연을 맡은 민현식 국립국어원장은 <우리말의 위기와 희망>이라는 주제로 말과 글의 파괴가 심하고 여야, 지역, 남녀, 세대, 계층, 노사의 소통장애가 심각한 오늘날의 사회를 인식하여야하며, 이를 위해 가정과 학교에서 언어예절, 경청의 대화, 논리적 언어훈련을 통해서 말의 위기를 해결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류와 소통의 도구이자 인성의 전달 통로가 되어야할 언어가 오히려 세대 사이의 벽을 만들고 청소년들을 방황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언어가 가지고 있는 사회학적 함의를 고려해서 우리의 언어생활을 개선해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임상수 경인교육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간의 심리와 온라인의 특성을 분석하며, 익명적 세상으로 착각할 수 있는 사이버 세상에서 나타나는 언어의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하며, 자유 뒤에는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데 이에 대해 발생하는 사회문제는 국가적으로 법률, 기술, 교육의 여러 측면에서 대응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하다.

 

 

 

실제 올바른 소통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각 분야의 사례발표에서는 이남옥 서울부부가족치료연구소 소장이 ‘대화로 행복을 찾은 별별 가족이야기’와 우현숙 분당 야탑고 교사의 ‘선플운동으로 존중과 배려를 가르치는 교실’의 실제 사례를 통해 우리가 더불어 행복한 삶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소통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노력의 과정을 공유하였다. 또한 홍성민 경기대 장신구금속디자인학과 교수는 ‘자연이 전하는 말, 사랑’의 사례를 통해 ‘말’로 인해 인간 삶의 질은 달라지며, 개인을 넘어 한 사회의 풍토를 조성해 나가는 중요한 요인임을 강조하였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사람들은 “우리가 더불어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는데 ‘말’은 매우 중요한 도구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며, 이를 위한 체계적인 국어교육, 윤리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 말은 쉽게 바뀌기 힘든 우리의 문화이기에 위기와 희망을 잘 분별하여 긍정적 문화로 끌어내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 ,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보듬고, 서로를 품음으로써 존중과 배려의 ‘소통의 문화’가 되길 바라며, 이를 위해서는 생활에서 어떠한 실천을 해야하는지 등에 대한 대안 교육이 필요하다” 는 등의 소감을 말했다.

 

 

한편, 지역사회교육포럼은 1983년부터 매해 개최해 오는 토론의 장으로 KACE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사회교육운동의 방향과 철학을 수립하고자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현장실천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교육의 과제를 찾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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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연구가 토머스 프레이 박사에 의하면,

앞으로 10년 후 사람들이 종사하게 될 직업의 60%는 아직 발견 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 2030년까지 현재 직업의 50%가 사라질 것이고,

그 자리를 상상하기 힘든 새로운 직업이 메울것이라 한다.

그런가 하면 우리 아이들은 평균 19개의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 내다보는 학자도 있다.

 

그야말로 몸을 가누기 힘든 세찬 변화의 물결 한 가운데서

아이들의 20년, 30년 후를 내다보고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20년간 세계의 다양한 관습과 문화를 연구해온 송은주 박사는

끝없이 변화하는 세계의 흐름 속에서 장기적인 트렌드를 예측하고 전망하는

트렌드 분석가이자 글로벌 시티즌십 교육 전문가이다.

 

 

그녀는 아이큐가 높은 아이 등 인지지능이 높은 아이가 성공하던 시대에서,

비인지적 역량이라는 감추어진 자질이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비인지적 역량은 인지기능을 폭발적으로 상승시키며,

미래세대의 행복과 성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송은주 박사가 말하는 [Z세대가 갖춰야할 성공 요건]

 

1. 자기조절 능력

스스로 감정을 절제하고 관리하여 부정적인 행위는 배제하고 긍정적인 행위로 자신을 이끄는 힘

 

2. 연마 지향성

과제를 수행하면서 궁극적으로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데 목적을 두는 태도로 수행과정에서

난관을 만나거나 실패해도 그저 한 수 배우는 것으로 인식하는 태도

 

3. 투지와 인내력

어려운 문제의 해답을 찾아낼 때까지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매달리는 근성

 

4. 자기 효능감

어떤 일이나 상황에 처했을 때 그 일을 자신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정도,

즉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의 정도

 

5. 충동제어 능력

자신의 차례를 참을성 있게 기다리면서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고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능력

 

 .   .   . 

 

 

송은주 박사가 말하는 [미래의 문제 해결사를 키우는 습관]

 

팀프레이

(협업 통해 문제해결하기)

 

융합하기

(경계를 부수고 융합하는 습관)

 

실패 즐기기

(실패를 두려워하지않고 극복하고 즐기는 습관)

 

정보 창조하기

(정보를 그대로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 정보를 모아 새로운 이론을 창조하려는 습관)

 

스스로 지적능력 채우기

(부모나 교사와 거래하지 않고 호기심이라는 동기에 의해 자신의 지적욕구를 채워 나가도록 단련하는 습관)

 

 

발췌 : 송은주 박사의 [우리는 잘 하고 있는 것일까?]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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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진 한 주 였습니다.

아침, 저녁에 불어대는 쌀쌀한 바람으로

목이 칼칼하시거나, 기침감기에 걸리신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오늘은 가을철 감기에 좋은 차를 함께 나누려고합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지요?

차 한잔으로 몸도 챙기고,

누군가와 다정한 대화를 나눠보시는 시간 가져보아요.

 

 

 

 

 

 

향긋하고 매콤한 맛이 매력적인

생강차

 

겨울철 심한 기침에 효과가 있다.
식욕을 돋우고, 위장의 연동운동을 순조롭게 하여 소화를 도와준다.
생강을 잘 씻은 후 껍질을 벗기고 얇게 썰어 말린 생강을 건강이라고 하는데요

몸 안의 차가운 기운을 제거하는 작용이 그냥 생강보다 더 강하기 때문에 말려서 만들어 놓으면
좋다고 합니다. 설탕이나 꿀과 함께 마셔도 좋죠.
단, 눈이 충혈이 잘되거나, 종기가 났을때는 먹지 않는게 좋다고 합니다.

 

 


기침과 거담에 좋은

도라지차

 

쌀쌀한 맛으로 인해 입맛을 되찾아 주는데 그만인 도라지차는
정장, 강장의 효과도 있지만 진해, 거담제로서 더 잘 알려져 있는데요.
도라지의 주성분인 사포닌이 가래를 삭히고 기침을 멈추게 해 주기 때문이랍니다.
강한 약효때문에 도라지만 끓여바시면 구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감초와 함께 끓여마시면 좋구요.
목이 아프거나 편도선염이 심할때 마셔도 된다고 합니다.

 

 

 

 

 

새콤달콤 비타민C가 풍부한

유자차

 

새콤한 맛과 향기가 좋은 유자차에는 구연산이 푸부하게 들어있는데요.
귤보다 3배나 많은 비타민C가 함유되어있어 피로회복 효과가 크고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식욕을 돋우고

소화가 잘 되게 도와준다고 합니다.

 

유자의 속살과 껍질에 많이 들어있는 헤스페리딘이라는 성분은

비타민P와 같은 효력을 가지는데요.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 혈관이 파열되어 생기는 뇌출혈 또는 피하출혈 등을

방지하는 작용으로 겨울절 중풍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촉촉한 피부과 저항력을 위한

참깨차

 

가을과 겨울이 찾아오면 건조한 날씨 때문에 피부 가려움증이 많아 지는데요
여러원인이 있겠지만 피부가 약해지고 건조해지며

지방분이 부족해서 올수가 있다고 합니다.


이때 참깨가 좋은데요.참깨에는 리놀렌산과 비타민E가 많아 피부의 건조를 막아주며

피부병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주는 식품이기 때문이랍니다.

말린검은 참께를 잘 씻고, 말린 쌀과 함께 죽처럼 끓인뒤 마시면 좋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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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연가

|함수연| 만남 2013. 10. 14. 12:27

오랜만에 광화문 거리를 찾았다.

거기에는 아직도 내 청춘이 머물러 있어

언제라도 뜨거운 손을 내밀 것만 같고

왠지 모를 아련한 설움 같은 것도 있었다.

 

 

학창시절, 나는 광화문 근처에 있는 학원에서 대학입시를 준비했고

20대 초반에는 YMCA 사진반 동아리 친구들과 어울려

무교동과 청진동을 어지간히 들락거렸다.

 

 

또한 연애시절에는 남편의 직장이 안국동에 있어

약속장소는 대개가 광화문 근처 그 어디쯤이었다.

그러니 광화문은 십 대부터 내 온갖 추억이 서린 다정한 거리였다.

 

 

버스에서 내리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역시

교보문고 빌딩에 걸린 ‘광화문 글판’이었다.

 

 ‘또로 또로 또로 / 책 속에 귀뚜라미 들었다 / 나는 눈을 감고 /

귀뚜라미 소리만 듣는다’ (김영일의 동시 ‘귀뚜라미 우는 밤’)

 

 

 

정말 하늘 맑은 가을이구나...

이 날 글판에 걸린 ‘귀뚜라미 우는 밤’은 독서의 달에 딱 맞는 감성적 시구였다.

 

달 밝은 밤, 멀리서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는

서정적이면서도 마음의 평화를 준다.

그래서 귀뚜라미에게 가을의 전령사라는 말을 붙였나 보다.

 

 

서울 중심가의 계절 변화는 광화문 글판이 옷을 갈아입으면서

시작된다고 어느 신문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1991년 당시 교보생명 창업주인 신용호 회장이 광화문 네거리에 사옥을 지으면서

 “기업 홍보는 생각 말고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자”고 제안하여

시를 내걸기 시작했다고 한다.

 

 

 

 

벌써 20년이 넘었다.

이제는 계절과 호흡하는 당당한 문화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아

 광화문을 찾는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과 여유를 선사한다.

어느 해인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문장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있다.

 

 

때맞춰 광화문 광장에는 벼룩시장도 열렸다.

이순신, 세종대왕 동상을 중심으로

 길게 타원형의 시장 거리가 형성되었다.

중고 의류와 가방은 물론 아기자기한 공방을 옮겨놓은 듯

크고 작은 수공예품들이 아주 많았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들이 어우러져 있는 풍경은

시골의 오일장보다 훨씬 더 소박했다.

나는 혼자였고 특별히 바쁜 일도 없었던 터라

보물찾기 하듯 찬찬히 둘러보았다.

 

 

천천히 걸을 때에만 비로소 보이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도 이채로웠다.

도심 속 타임머신 여행이랄까.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햇볕은 여전히 따가웠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대부분 긴 소매 차림이었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여서 더위도 피할 겸 눈요기를 멈추고

 근처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 잔을 시켰다.

 

 

 아, 도심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셔본 게 얼마만인가.

잠시 그윽한 커피 향과 낭만적 풍미에 취해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쿵, 쿵, 쿵!” 가을바람을 깨우는 북소리가 들려왔다.

매주 일요일 오후 네 시,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무대에서

 펼쳐지는 문화마당 시간이었다.

 

 

북, 장구, 꽹과리, 기타, 드럼 등 우리 악기에 서양 악기를 더해

구성된 퓨전타악그룹의 사내 네 명이 신들린 듯 흥겨운 우리 가락을 연주한다.

우리 전통악기는 대개가 빠른 것에서 느린 것으로 옮겨가지만

이들의 공연은 계속 빠름-빠름-빠름으로만 이어졌다.

 

 

그러니 신날 수밖에. 외국인들도 더러 있었다.

내 앞줄에 앉았던 등산복 차림의 아저씨들은 아예 일어나서 덩실덩실 춤까지 춘다.

시간이 흐를수록 땀에 흠뻑 젖은 연주자들과 돌계단을 꽉 채운 관객들은

완전히 하나가 되어 신명의 카타르시스를 발산한다.

이 날 공연 중 유일한 여성 멤버가 들려준 노래는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애간장을 녹이는 목청은

끊어질 듯 이어질 듯 가을바람에 실려 멀리멀리 퍼져갔다.

 

 

공연이 끝나자 무대 앞에는 음료수와 도넛 같은 먹을거리가 놓여졌다.

공짜 구경에 대한 답례치고는 약소했지만 이 또한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한 시간의 공연이 끝나고 나니 거의 저녁 시간,

벼룩시장도 진작에 파장을 했으니 그 넓은 광장은 순식간에 텅 비었다.

거기 모여든 가장(家長)들은 이제 자기 식솔들을 거느리고 어디론가 저녁을 먹으러 갔겠지...

 

 

집으로 가는 길, 그런데 지하철 5호선 광화문 역 바로 앞에

 ‘가을’이라는 카페 간판이 보였다.

반가운 마음에 단숨에 2층 계단을 올라갔으나 정기휴일이라는 안내문만 얌전히 붙어있었다.

 

 

겉모습은 변했어도 세종문화회관 뒤쪽에는

아직 칠공팔공 세대들의 정서가 남아있는 술집들이 더러 있었다.

종로빈대떡집과 사계절을 각각 상호로 내걸고 있는 카페들.

 

 

대표적인 곳이 ‘가을’ 카페였는데

그 곳은 1990년 대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사무실이

광화문 현대해상빌딩에 세 들어있을 때 우리가 자주 들렀던 술집이었다.

 

 

술을 마시다가 마음이 동하면 주인에게 기타를 청해 받아

이문세와 김광석을 노래하는 직장인들을 볼 수 있는 곳.

우리 동료 중에서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

기타를 잘 치고 재즈를 즐겼던 그녀, 당시 30대였던 그 도 어느덧

50줄에 들어선 회귀한 청춘이 되어 버렸다.

 

 

그로부터 나흘 후, 고대 안암병원으로 동료 선생님 병문안 갔다가

다시 ‘가을’ 카페를 찾았다.

이 선생, 송 선생이 함께 했다.

 

 

초저녁인데도 실내는 이미 만원사례!

손님들은 우리처럼 거의가 인생의 가을을 맞은 사람들이다.

자신의 나이만큼 자신의 때깔로 단풍들거나 들고 있는 사람들...

 

 

첫 스테이지는 무명의 여자 가수 등장.

첫 노래는 김종찬의 ‘당신도 울고 있네요’

다음은 장현의 ‘미련’ 그리고 엘비스 프레슬리의 명곡(?)이 이어졌다.

모두가 우리 세대들이 즐겨 불렀던 노래들이다.

 

 

정겨운 옛 노래를 들으니 아직도 마음은 청춘인데

몸만 저만치 가고 있는 느낌이다.

벌써 여러 명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일어나

적당한 몸짓으로 테이블 양 옆을 빙글빙글 휘젓는다.

 

 

그들의 유연한 몸짓에 자리에 앉은 이들의 박수 세례가 윤활유처럼 쏟아진다.

거리낌 없는 저 자유!

가슴이 뜨거워진다. 옆자리의 송 선생은 사진을 찍어 누군가에게 카톡으로 전송한다.

‘흥겹다’ ‘즐겁다’라는 단어로는 모자랄 이 중년 남녀들의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일까.

추억? 향수? 또 다른 목마름?

 

 

 

서른 즈음, 두려울 게 없었고 청춘은 마냥 머무는 것인 줄로만 알았다.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다 이룰 것 같았다.

젊음이 떠나간 지금, 그럼에도 광화문은

내 무수한 과거를 알고 있기에 김광석의 노래처럼

‘또 하루 멀어져 가도’ 그 거리에 서면 나는 여전히 설렌다.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니고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니다.

세월이 저 혼자 그렇게 훌쩍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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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김경집| 완보완심 2013. 10. 4. 13:56

 

아직 달이 완전히 꽉 차진 않았지만 이미 휘영청 밝은 가을밤입니다.

수연재 창밖으로 보이는 고속도로에도 꼬리를 문 전조등과

후미등의 불빛이 이어집니다.

 

 

 

멀리 그리고 오래 떨어져 있다가도 이렇게 한 날을 잡아 모든 가족들이

함께 모여 살아온 이야기 살아갈 바람 등을 나누며

모처럼 한 솥의 음식을 먹는 명절을 코앞에 두고 있는 그런 초가을 밤입니다.

 

 

예전과 달리 교통수단이며 통신시설이 있어서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연락하고 오갈 수 있지만

이렇게 무모하게(?) 고향으로 달려가는 건 참으로 대단한 일이지요.

 

 

고등학교 시절 국어시간에 배웠던 두보(杜甫)의

 <<악양루에 올라(登岳陽樓)>>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고향에 가고 싶어도 고향인 장안 일대가 적의 여전히 적의 점령하에 있어서

가지 못하는 애절한 심정을 담았지요.

 

 

만년에 가족과 헤어져 장강을 정처 없이 떠돌다

우리의 추석에 해당하는 중양절에 지었던

<<등고(登高)>>는 절절하게 애잔합니다.

 

 

그 시가 중국의 시 가운데 최고의 반열에 오른 때문이 아니라

거기에 담겨진 그의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더욱 다가옵니다.

예전에는 그저 시험공부로 배웠을 뿐 정서적 공감은 솔직히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시심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습니다.

 

<<두시선집>>을 읽다가 한 수를 읽어봅니다.

 

 

못 가는 고향

 

강물이 푸를수록

새하얀 물새

청산엔 타는 듯

붉을 꽃떨기...

 

이 봄도 그렁저렁

가고 있는 걸

이 몸은 어느 해나

돌아가련고?

 

江碧鳥逾白 山靑花欲然

今春看又過 何日是歸年

 

 

 

불과 스무 자 한 자 한 자마다 꾹꾹 눌러 담긴

곡진한 사연과 애절함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그리고 행간마다 서린 깊은 속내의 절절함이 애잔하게 다가옵니다.

 

 

고향을, 부모를, 동기간을 만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정체성의 뿌리를 상실하는 것이고,

그래서 늘 자신을 다잡고 보듬는 원형의 자궁을 본성적으로 그리워하는 것이겠지요.

 

 

여우도 제 고향을 바라보며 머리를 둔다지요.

우리의 수구초심(首丘初心)도 유전자 속에 이미 깊이 내재된 모양입니다.

그곳에서 자랐건 그저 부모님의 고향이건 조상의 묘가 있는 선산이며

고향집이 주는 독특한 가족사의 연대감을 확인하는 것이

바로 명절이 주는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어머니까지 지난해에 돌아가신 뒤

명절이 주는 느낌은 이전과는 전혀 새로운 정서로 다가옵니다.

언제든 통화할 수 있었고,

 당신이 몸 져 누우시고 귀도 어두우셔서 통화는 하기 어려워도

 아무 때나 달려가 손을 잡을 수 있었던 어머니가 떠나신 후

이제 당신의 묘에 가야만 만날 수 있게 되니 이전의 추석이나 성묘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지난 주말에 형제들 모여 소분(掃墳, 흔히 벌초라고 하는)을 했습니다.

이전에는 주로 선산 지키시던 작은아버님이 해주셨고,

돌아가신 뒤에는 사람을 사서 했었는데, 이번에는 직접 하기로 했습니다.

 

 

예초기를 준비하긴 했지만 묘에 오르는 길목 주변에 잡목이 자라서 길부터

정비해야 했기에 모두 도회의 손방들인 우리 형제들은 겁이 나서

예초기는 아예 차에 모셔두고 낫을 들었습니다.

 

 

솔직히 낫질이라곤 한 번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으니

요령보다는 힘으로 했다고 하는 게 맞을 겁니다.

다행히 둘째형님이 낫질을 잘해서 아마도 절반 이상을 했을 겁니다.

 

 

그렇게 산에서 부모님을 뵙는 소회가 애잔했습니다.

이제는 그곳에 가야만 뵐 수 있습니다.

보듬고 쓰다듬던 손길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으로 아주 가깝게 느껴지는 어떤 교통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부모님의 존재는 당신들이 기거하시는 곳이 아니라

당신들과 마음과 뜻이 통하고 이어지는 곳임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런데도 아둔한 저는 그것을 어떤 물질적 공간으로만 인식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90 평생을 늘 당신 자식들 걱정하고 기도하시던 어머니가

이젠 쉰 중턱 어느 결에 넘어선 아들의 가슴 속에 자리를 차지하고 계셨던 것이지요.

아, 부모가 바로 고향임을 알았습니다!

당신이 이제 더 이상 계시지 않는데도 그 먼 길 달려가는 건

이젠 당신의 혼령이 머무는 그 곳이 바로 고향 자체임을 알았던 거지요.

 

 

물질적 공간이 아니라 정신적 공간이 훨씬 더 너르고 깊다는 걸

어찌 미욱하게 이제야 알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성묫길에만 만날 수 있다는 좁은 소견으로 어찌 이 세월 살아왔는지

참 부끄럽고 어리석습니다.

 

 

어쩌면 이것도 나이가 들어가는,

애들 눈으로 보면 늙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러하겠지요. 너무 일찍 그걸 알고 느끼면서 어찌 정신없이 살아 갈 수 있었겠습니까?

아마도 모두 제 나이에 걸맞게 깨닫고 느끼며 살아가라고

그렇게 절묘하게 시간의 칸을 질러놓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추석 한가위 명절이라 해도 흥분이나 설렘은 없습니다.

그래도 어머니를 뵐 수 있으니 이미 마음은 그곳으로 달려갑니다.

적당히 선선하고 맑은 가을바람이 은근쩍 소슬한 기운까지 들먹입니다.

길고 맵던 여름 무더위 때는 이 시간이 올까 싶더니

그래도 제 시간 맞춰 물러가는 겸손은 갖췄습니다.

 

 

저 또한 그런 겸손과 너그러움을 이 가을에 배워야겠습니다.

휘영청 꽉 찬 보름달에 아직은 테두리 하나쯤 덜 찬 달이지만 그 빛은 교교합니다.

그 달빛 쏟아지는 읍성 한 바퀴 거닐며 많은 것을 생각합니다.

모든 이의 마음에 고향이 주는 푸근함과

너그러움의 위로가 지친 삶의 피폐함을 덜어 내주는 그런 명절 밑이기를 빌어봅니다.

 

 

여전히 꼬리를 물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행렬 위에도 부드러운 달빛이 쏟아집니다.

그 달빛 가득 안고 세세히 빚어 가으내 우리 모두 따뜻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달빛이 참 곱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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